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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1080'부터 '안셀'까지, VR 향한 엔비디아의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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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들이 운집한 엔비디아 코리아 미디어 컨퍼런스 현장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옛말처럼, 신기술은 그에 걸맞은 신형 하드웨어가 받쳐주어야 비로소 빛을 발한다. 게이밍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시장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세계 최대 GPU 개발사 엔비디아에서 내놓은 ‘새 부대’는 과연 무엇일까?

엔비디아 코리아는 17일(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미디어 컨퍼런스를 갖고 출시를 앞둔 신제품 및 소프트웨어를 정식 공개했다. 화제의 11세대 아키텍처 파스칼 기반 게이밍 GPU ‘지포스 GTX 1080’은 물론 VR 전문 개발킷 ‘VR웍스’와 차세대 게임 캡처툴 ‘안셀’도 모습을 드러냈다. 행사장 한 켠에는 기술데모 ‘VR 펀하우스’ 시연도 마련됐다.

먼저 앞서 연단에 오른 엔비디아 코리아 이용덕 지사장은 “10세대 ‘맥스웰’을 발표한지 2년 만에 다시 이 자리에 섰다”며 운을 띄웠다. 이어 “엔비디아는 전세계 IT업체 중 매출 대비 R&D 투자를 가장 많이 회사다. GPU 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 덕분에 오늘 파스칼 기반 GTX 1080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앞으로 2년 후 또 한번 혁신적인 기술로 여러분을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 신형 GPU 'GTX 1080'을 소개하는 엔비디아 코리아 이용덕 지사장

본격적인 발표는 엔비디아 닉 스탐 테크마케팅 시니어 디렉터가 직접 GTX 1080은 손에 든 채 진행했다. 그는 엔비디아의 네 가지 비전으로 ‘새로운 예술, 새로운 소리, 새로운 기술, 새로운 왕’을 꼽았다. 여기서 새로운 예술이란 기존 캡처툴보다 한 차원 높은 기능을 지원하는 ‘안셀’을, 새로운 소리와 기술은 ‘VR웍스’를, 그리고 새로운 왕이란 물론 ‘지포스 타이탄X’에게 왕좌를 물려받을 ‘GTX 1080’을 뜻한다.

타이탄X 1.7배 성능! 새로운 왕 ‘GTX 1080’

‘GTX 1080’은 엔비디아에서 개발한 최초의 파스칼 기반 GPU다. 11세대 아키텍처 파스칼은 과거 맥스웰에 비해 전반적인 성능이 크게 향상되었으며 메모리 대역폭과 전력 효율성에서도 우수하다. 특히 8GB GDDR5X 메모리를 탑재하여 256비트 메모리 인터페이스에서 초당 10Gb 속도로 실행돼, 일반적인 GDDR5 제품군보다 2배 가까이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 '타이탄X'보다 성능은 높고 전력 소모는 낮은 새로운 왕 'GTX 1080'
(자료제공: 엔비디아)


▲ 'GTX 1080'을 통해 구동한 최신 게임의 인게임 스크린샷
(자료제공: 엔비디아)

이외에도 16나노미터의 핀펫(FinFET, 3차원 입체 구조의 칩 설계 기술) 공정 기술을 통해 72억 개에 달하는 트랜지스터가 장착됐다. 이를 통해 전력 효율성은 이전 세대의 3배 이상으로, 180와트 전력만으로 1,700MHz 이상의 클럭 속도가 나온다.

종합적으로 ‘GTX 1080’은 전세대 프리미엄 기종이었던 ‘타이탄X’의 1.7배 성능을 지녔으면서, 전력 소모는 ‘GTX 980’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대규모 그래픽 연산 처리를 요구하는 VR 구동에 적격이라 할 수 있다. 특히 SMP(Simultaneous Multi Projection)와 같은 VR을 겨냥한 신기술이 다수 적용되어, VR 구동에 있어서 만큼은 ‘타이탄X’의 2.4배 성능까지 기대할 수 있다.


▲ 특히 VR을 겨냥한 신기술이 다수 적용되었다, 이미지는 SMP의 원리
(자료제공: 엔비디아)

특기할만한 점은 기존 레퍼런스 GPU가 파운더스 에디션으로 변경되었단 것이다. 레퍼런스 GPU란 여러 제조사에서 기준으로 삼을 수 있도록 기기를 정의하는 기본적인 제품을 뜻한다. 엔비디아는 이제껏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레퍼런스 GPU를 1~2개월간 판매한 것 외에는 하드웨어 제조사들과 경쟁을 피해왔다. 그러나 이제 레퍼런스 GPU가 하나의 브랜드로 올라서며 상황이 바뀌었다.

레퍼런스 GPU는 기기를 정의하는 최소한의 ‘기준’인만큼 실제로 사용하기에는 디자인이나 주변기기 성능이 미흡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가격은 엔비디아가 제시한 MSRP(Manufacturer's Suggested Retail Price, 생산자 권장가)를 넘어서지 않는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파운더스 에디션은 탄탄한 내구성과 고성능 쿨러, 날카로운 외관을 갖춰 여느 제조사 생산품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당연히 1~2개월 만에 판매 중단도 없다.


▲ 더이상 1~2개월짜리 레퍼런스 GPU가 아니다, 브랜드화된 파운더스 에디션
(자료제공: 엔비디아)

성능을 끌어올린 만큼 가격도 더는 MSRP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GTX 1080’의 MSRP는 599달러이나 파운더스 에디션은 699달러(한화 약 82만 원)이다. 성능과 가격이 살짝 낮은 보급형 ‘GTX 1070’ 또한 MSRP는 379달러인데 반해 파운더스 에디션은 499달러(한화 약 58만 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국내 정식 발매는 오는 27일 ‘GTX 1080’이 먼저 나오고, 2주 후인 6월 10일 ‘GTX 1070’이 뒤따른다.

원하는 시간·장소·각도로 찍는다, 새로운 예술 ‘안셀’

차세대 캡처툴 ‘안셀’은 게임 속 카메라 구도와 내용 전개에 구속될 수 밖에 없는 스크린샷 캡처의 한계를 극복하고,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완벽한 장면을 이미지에 담을 수 있도록 돕는다. 게임플레이 중 ‘안셀’을 사용하는 것만으로 카메라의 제약에서 벗어나 전후좌우 심지어 상하까지 원하는 곳으로 마음대로 시점을 움직일 수 있다.


▲ 카메라의 제약에서 벗어나 마음껏 구도를 잡을 수 있는 '안셀'
(자료제공: 엔비디아)

이외에도 시간 정지는 물론 앵글 변경과 줌 인/아웃까지 자유자재이며, 캡처에 앞서 즉석에서 밝기 조정 및 색상 보정, 필터 적용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낮에 찍은 스크린샷을 저녁처럼 꾸미거나 원본과 전혀 다른 느낌의 분위기를 연출해볼 수 있다.

취향에 맞게 구도와 효과를 손보았다면 다음은 원하는 방식으로 결과물을 저장할 차례다. ‘안셀’은 본래 화면의 해상도보다 최대 32배까지 향상된 초고해상도 스크린샷 캡처를 지원한다. 무려 4.5기가픽셀 이미지로 저장된 스크린샷은 거대 포스터 제작 등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으며, HDR(High Dynamic Range) 기능을 지원하는 TV나 모니터로 즐기기도 좋다.


▲ 초고해상도 스크린샷은 멀찍이 놓인 책의 내용까지 보일 정도
(자료제공: 엔비디아)


▲ 본래 해상도의 최대 32배, 무려 4.5기가픽셀 이미지로 저장 가능하다
(자료제공: 엔비디아)

만약 VR기기로 스크린샷을 감상하고 싶다면 360도 파노라마 촬영 기능을 추천한다. 자동으로 모노 혹은 스테레오 모드로 360도 파노라마를 구성하여 ‘구글 카드보드’를 비롯한 VR기기에 어울리는 전방위 스크린샷을 캡처해줄 것이다.

물론 이런 강력한 기능은 개발사 지원 없이 수행할 수는 없다. 현재 ‘안셀’ 지원이 확정된 타이틀은 ‘더 비디전’, ‘더 위트니스’, ‘로브레이커’,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 ‘파라곤’, ‘노 맨스 스카이’, ‘언리얼 토너먼트’ 리부트가 있으며 향후 더 많은 작품이 추가될 예정이다. 닉 스탐 디렉터는 ‘안셀’ 지원을 위해서는 대략 40줄 정도의 코드면 충분하다고 첨언했다.


▲ 이제 스크린샷에 담긴 추억을 VR 기기로 현장감 넘치게 되새겨 보자
(자료제공: 엔비디아)

시각은 물론 청각과 촉각까지 구현한다, 새로운 기술 ‘VR웍스’

엔비디아는 VR을 위한 GPU를 만드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VR 소프트웨어 개발킷 ‘VR웍스’를 선보였다. 여기에는 그간 엔비디아가 VR 기술을 연구 및 개발하며 쌓은 노하우가 그대로 녹아있는데, 가령 눈 앞에 밀착한 화면으로 인한 시점 왜곡과 멀미 증상을 해소하기 위한 신기술 ‘렌즈 매치드 쉐이딩(Lens Matched Shading)’과 ‘싱글 패스 스테레오(Single Pass Stereo)’ 등이 대표적이다.

‘렌즈 매치드 쉐이딩’은 모니터에 맞춰진 기존 렌더링 기법과 달리, 처음부터 VR 특유의 렌즈 왜곡을 계산해 보이지 않는 부분은 렌더링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싱글 패스 스테레오’는 VR기기 좌우 디스플레이가 단일 지오메트리 패스를 공유하여, 사실상 두 개의 화면을 렌더링했던 기존 기술과 비교해 부작용도 적고 작업량도 절반으로 줄어든다.


▲ VR이 되면 요구 성능은 최대 7배까지 뛴다, 여기서부터 고민이 시작된다
(자료제공: 엔비디아)

단순히 시야만 3D 그래픽으로 덮는다고 완벽한 VR 환경이 구축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현실에서 듣는 소리들은 수많은 물체에 반사되고 흡수되며 변형된 결과물이다. 기존의 게임 사운드는 직설적으로 원하는 소리를 들려줄 뿐, 음파가 물리적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실제 세계의 소리까지 반영할 수는 없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VR웍스’에는 새로운 물리 연산 기반의 오디오 기술 ‘PTA(Path Traced Audio)’가 탑대좼다. ‘PTA’는 모든 광원에서 발생한 빛과 반사광을 구현하는 옵틱스 레이 트레이싱 엔진을 활용해, 소리의 움직임과 확산을 시뮬레이션 하고, 가상현실의 환경적 특성에 따라 이를 실시간 변경하는 것이 특징이다.


▲ VR에는 그에 걸맞은 그래픽뿐만 아니라 사운드도 필요하다
(자료제공: 엔비디아)

끝으로 궁극의 VR 체험을 위한 촉각 구현이 남았다. 현장감을 증폭하기 위해서는 그래픽과 사운드 외에도 정확한 물리적 반응과 촉각적인 상호작용을 놓칠 수 없다. 가상 오브젝트가 현실과 동일하게 사용자의 움직임에 반응하지 않으면, 결국 VR에서 위화감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출시 혹은 공개된 VR 컨트롤러는 대부분 위치 추적과 촉각 인식(햅틱) 기술을 조합해 촉각적인 상호작용을 제공한다. 여기서 엔비디아는 물리 엔진을 활용해 컨트롤러와 가상 오브젝트 간의 상호작용을 감지하고, 게임이 물리적으로 정확한 비주얼 및 촉각 반응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 단계 더 나아갔다. ‘VR웍스’를 통해 가상의 물리적 반응을 모델링 한 뒤 폭발, 수면의 파장 등 모든 상호작용을 현실에서처럼 정확히 시뮬레이션하고 반응하도록 할 수 있다.


▲ 정확한 물리적 반응과 촉각적 상호작용이 있어야 위화감이 생기지 않는다
(자료제공: 엔비디아)

‘VR웍스’의 모든 성과는 농구공 던지기, 풍선 터트리기, 물총 쏘기, 권투 등 여러 미니게임들로 구성된 기술데모‘VR 펀하우스’를 통해 체험할 수 있다. 엔비디아는 ‘VR 펀하우스’의 모든 소스를 오픈하여 누구나 관련 기술을 응용하고, 새로운 미니게임을 만들어 공유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 컨퍼런스 한 켠에서는 'VR 펀하우스' 시연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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