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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슬레이트에 "윈도우8" 깔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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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8을 삼성전자의 태블릿 PC에 얹어 공개했다. PC 뿐 아니라 모바일을 염두에 둔 MS의 새로운 운영체제 윈도우8의 힘을 어필하는데 휴대성이 강조된 슬레이트PC가 선택된 것이다. 바로 그 슬레이트가 윈도우 7과 함께 먼저 나왔다. 물론 그 자체로도 쓸 만하지만 윈도우 8과 궁합을 맞추면 어떨까? 슬레이트에 윈도우 8 개발자 버전을 깔아 직접 써 봤다.



<> 터치 제대로 활용, 재미에 있어선 '굿'

윈도우 8이 모바일 용으로 설계되어서인지 윈도우 7을 사용했을 때 보다 슬레이트PC를 들고 사용하는 데에는 더 편리했다.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이고 터치를 이용할 일도 더 많기 때문이다. 윈도우 7이 깔린 슬레이트에도 윈도우 바탕화면과 터치에 맞춘 UI를 더해 손가락으로 작동하기에 편리했지만 애초부터 깔끔하게 정리된 윈도우 8의 메트로 UI는 딱 맞는 옷을 입었다는 느낌이다.

윈도우8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윈도우(XP/7)와 많이 다르다. 윈도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바탕화면이 하나의 실행창일 뿐이다. 시작 버튼을 누르면 시작 메뉴 대신 새 사용자인터페이스인 ‘메트로UI’가 뜬다. 메트로UI는 MS가 유저들이 자주 사용할 것 같은 프로그램을 박스 형태로 구성하여 나열한 것으로, 박스는 옆으로 기차처럼 길게 늘어져 있다. 창 전환은 왼쪽 끝 베젤에서부터 잡아당기듯 그으면 나오고 구동중인 프로그램을 모두 보려면 창을 전환하듯 오른쪽으로 화면을 쓸어 넘기면 된다.

윈도우8이 메트로UI를 손으로 그어가며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도 쉽고, 프로그램을 접근하는 것도 더 빠르다. 익스플로러 창에 들어가 검색을 하고 기사를 보는 것도 윈도우7 보다는 훨씬 수월하다. 한 손으로 터치하며 페이지를 이동하는 것과 메모장에 타이핑하는 것 자체는 일반 태블릿을 사용하는 것만큼 좋았다.

아직은 메트로 UI에 맞춰 만든 애플리케이션이 적은 만큼 터치 인터페이스가 부각될 수 있는 부분은 윈도우8에 들어 있는 다양한 메모장이다. 스케치북에 크레파스를 칠하듯 이용할 수 있는 메모장부터 공책처럼 줄이 그어져 있는 메모장, 윈도우7에서도 볼 수 있는 스티커 메모장까지 다양한 메모장은 어떠한 자세와 상황에서도 필기는 물론이고 간단한 스케치까지 할 수 있다.

물론 아쉬운 부분 있다. 기본 제공되는 펜으로 메모장에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일은 수월했으나 손으로 그렸을 때는 닿기도 전에 접촉이나 된 듯 미리 그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손으로 터치하는 일이 많은 제품에 이러한 민감한 반응은 ‘오류’로 느껴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는 터치스크린 오류로 윈도우 8에서 직접 수정되거나 드라이버를 통해 정상 작동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 모바일용 OS 윈도우8, 무거운 슬레이트PC엔 '글쎄'

윈도우8을 적용한 슬레이트PC가 터치할 일이 많은 것은 좋았지만, 이동 중 사용하기에는 다소 불편했다. 오래도록 들고 영화를 보고 웹을 검색하기에는 버거운 무게를 지녔기 때문이다. 한 손으로 들고 메트로UI를 넘기며 글씨를 쓰는 일도 힘들다. 갤럭시 탭이나 아이패드처럼 지하철 안에서 뉴스를 보고 영화를 보기에 슬레이트PC는 너무 무겁다. 무릎 위에 올려놓고 사용하거나 독에 꽂아 사용하는 것이 더 편리하고 부담도 없다. 더 작은 사이즈의 제품들이 나온다면 아이패드나 갤럭시탭 등과 경쟁해도 좋겠다.

이전에도 윈도우는 태블릿 PC용 운영체제를 통해 터치 인터페이스를 흡수해 왔다. 특히 윈도우 8은 기본부터 싹 바꾸어 모든 화면이 터치에 꼭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하지만 벌써 슬레이트의 기본 운영체제인 윈도우 7대신 8을 쓰는 것은 무리가 있다. 슬레이트의 터치 인터페이스 자체도 쓸모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직 정식 베타 테스트도 시작하지 않은 만큼 애플리케이션 등 활용성은 많이 떨어진다. 일반 윈도우 소프트웨어만을 쓴다면 오히려 기본 윈도우 7이 낫다. 이렇게 가볍게 움직이는 윈도우라면 좀 더 작은 크기의 장치에 윈도우 8을 맞추면 어떨까라는 기대를 키우기에 충분하다.

윈도우 8은 이르면 내년 출시될 계획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에서 '한 방' 먹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야심차게 내놓은 새 운영체제가 터치 스크린 달린 PC를 만나 다시 날아오를 것을 기대해 본다.

미디어잇 정소라 기자 ssora7@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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