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대표의 유려한 일러스트로 기대를 모은 CCG ‘데스티니 차일드’가 10월 론칭을 앞두고 출사표를 던졌다. 시프트업은 22일(목), 서울 강남 사옥에서 미디어와의 만남을 갖고 지난 테스트 결과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하여 발표했다. 현장에는 김 형태 대표 외에도 기획 전반을 총괄한 최주홍 팀장과 퍼블리셔인 넥스트플로어 관계자가 자리했다.
▲ '데스트니 차일드'의 시프트업 최주홍 기획팀장(좌)와 김형태 대표(우)
앞서 8월 진행된 ‘데스티니 차일드’ 데스트는 준수한 성과를 거뒀다. 참가자 접수부터 약 1만8,000여 명이 몰린 가운데 10시간만에 조기 마감됐고, 테스트 내내 유저 재방문률도 준수했다. 첫날 게임을 즐긴 유저 가운데 91%가 다음날 다시 발걸음 했으며, 일주일 후에도 72%가 복귀했다.
김 대표는 “이제껏 개발한 게임 중에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축배를 들기에는 이르다. 테스터 가운데 20% 가량이 불만족을 표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주로 무미건조한 전투와 짜증을 유발하는 ‘노가다’, 그리고 극악한 소환(캐릭터 획득) 확률을 문제로 지적했다.
▲ 테스트에서 엇갈린 평가를 낳은 바 있는 '데스트니 차일드'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피드백 하나도 놓치지 않는다, 소환 확률부터 AI까지 전면 개선
피드백을 수렴한 시프트업은 대대적인 콘텐츠 개선에 나섰다. 우선 초보자의 첫 난관이라 할 수 있는 4성 캐릭터 획득이 수월해진다. 기존에는 10회 연속 소환을 하면 무료 1회를 더해줬지만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되진 않았다. 대신 앞으로는 10회 소환 시 4성 캐릭터 하나가 무조건 나오도록 바뀌었다. 또한 R, S등급이 폐지되고 1~3성 획득 확률도 조정됐다.
▲ 미소녀는 어디에!? 유저의 눈물을 쏙 빼놓던 소환 확률이 대폭 향상된다
단조로운 전투 시스템과 수준 낮은 AI도 보다 손봤다. 강력한 효과를 지닌 ‘버프’와 ‘디버프’ 스킬이 대거 추가돼 무조건 공격력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보다 전략적인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여기에 공격과 방어 모두 어중간하던 ‘공방형’ 직업은 과감히 삭제되고 대신 ‘디버프’를 전문으로 하는 ‘구속형’이 추가됐다.
치명상을 입은 동료를 두고 엄한 상대를 치료한다거나, 주먹구구로 싸우다가 어이없이 전멸하는 AI도 여기까지다. 이제 어떠한 행동을 취하기에 앞서 목표의 진화 정도와 직업, 속성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최적의 결과를 도출하게 된다. 이러한 AI 향상을 통해 PvP도 한층 흥미진진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 화려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지루하던 전투, AI 개선으로 전략의 깊이가 생긴다
유저가 직접 이루는 ‘최애캐’ 상향, 총선거를 비롯한 차기 콘텐츠
정식 서비스를 위한 신규 콘텐츠도 충실히 마련됐다. 먼저 ‘온천’은 캐릭터 육성과 커뮤니티의 재미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장소다. 이곳에서는 따뜻한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다른 유저와 수다도 떨며 경험치와 오닉스를 챙기는 것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두근거리는 ‘온천’ 테마 스킨은 이곳에서 ‘목욕 수건’을 모아야만 획득할 수 있다.
다음으로 ‘데스티니 차일드’만의 독특한 요소인 ‘총선거’가 투입된다. 총선거란 300여 명에 달하는 캐릭터가 사용률, 활약상, 유저 지지도 등에 따라 순위를 겨루는 실시간 인기투표다. 선거는 2주간 진행되며 1차 후보 12명 가운데 최종적으로 1~3위가 선정된다. 여기에는 사용률과 같은 플레이로그뿐만 아니라 공식 카페에서 보여지는 여론 추이가 큰 영향을 끼칠 예정이다.
▲ 여러 매력적인 캐릭터의 온천 비주얼을 수집하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
총선거 당선은 곧 실질적인 특혜로 이어진다. 1~3위 캐릭터는 SS클래스로 만들어지며 스페셜 스킨도 주어진다. 유저들의 성원에 따라서는 유명 성우를 기용해 목소리를 녹음하거나 전용 시나리오 추가, 심지어 주제가 제작도 가능하다. 만약 인기에 비해 성능이 낮다고 판단되면 전격적인 상향도 추진한다. 즉 유저가 직접 능동적으로 밸런스를 잡아가는 것이다.
▲ 유저들의 지지가 곧 캐릭터 상향으로 이어진다, 김 대표의 야심작 '총선거'
또한 고레벨 유저를 위한 ‘에픽&레이드’가 출시 후 한 달 안에 업데이트될 것이다. 콘텐츠 분량은 2017년 할로윈 특집까지 비축되어 있다고 한다. 다만 동종 장르인 ‘확산성 밀리언 아서’도 한 달 분량을 자신한 콘텐츠가 단 3일만에 소모된 전례가 있으므로 마음을 놓을 순 없다. 김 대표는 “‘블레이드앤소울’ 개발 당시 세 달을 보고 만든 콘텐츠가 2주만에 끝나버리고 유저들이 떠나갈 때 많이 속상했다. 업데이트 속도에 대한 고려 없이 그래픽 리소스의 품질을 너무 높여놓은 탓이다. 당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원활한 업데이트가 가능하도록 준비했다”고 호언했다.
끝으로 게임에 색다른 맛을 더해줄 콜라보레이션도 더 많이 준비 중이다. 현재 ‘데스티니 차일드’에는 김 대표를 비롯한 시프트업의 작업물 외에 ‘공각기동대’로 잘 알려진 ‘시로 마사무네’와 ‘라스트 엑자일’의 ‘무라타 렌지’ 등 유명 아티스트가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더욱 놀랄만한 작가들과 협업이 논의되고 있으며, 다른 게임사와도 흥미로운 기획을 얘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 '공각기동대' 시로 마사무네 외에도 여러 작가와 협업한다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창의력 위축 차단하기 위해, ‘데스티니 차일드’ 18금 선언
김 대표는 “그림이 너무 야하지 않냐는 얘기를 20년째 듣고 있다”고 토로했다. 신체 특정 부위를 과장하는 화풍 때문에 지스타를 위해 준비한 그림이 검열된 적도 있다고. ‘테스티니 차일드’ 또한 성적 묘사에 대한 설문조사애서 약 41%에 달하는 응답자가 선정적인 인상을 받았다고 답했다. 이에 그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받고 싶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유저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싶지는 않다’고 답했다.
고민을 거듭한 시프트업과 넥스트플로어는 ‘데스티니 차일드’를 18세 이용가, 즉 ‘18금’으로 서비스하기로 결정했다. 그렇다고 노골적으로 성인용 작품을 만들겠다는 의도가 아니라 외적인 규제로 창의력이 위축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다. 다만 iOS는 성인 등급이 아예 없는지라 부득불 청소년을 위한 ‘옷 입은’ 일러스트가 제공된다. 두 기기간 차이점은 오직 옷의 유무이며 서버 및 내부 콘텐츠는 완전히 동일하다.
▲ 안드로이드(좌)와 iOS(우)의 수위 차이는 이 정도, 판단은 여러분의 몫
하나의 캐릭터를 두 가지 버전으로 만들다 보면 아무래도 업데이트가 늦어질 수 있다. ‘데스티니 차일드’는 가뜩이나 일러스트에 움직임을 부여하는 라이브 2D를 사용하여 작업량이 많다. 우려를 접한 김 대표는 “라이브 2D가 적용된 후에도 간단한 어레인지가 가능하다”고 안심시키며 “그리고 라이브 2D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은데, 실제 모바일 기기로 보면 훨씬 좋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첨언했다.
김 대표의 팬 중에는 10대도 적잖다. ‘데스티니 차일드’가 18세금이 되면 그만큼 수익을 포기해야만 한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매출 때문에 무리한 과금을 의도하지 않겠다며 “오래 서비스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처음으로 모바일게임을 만들다 보니 어려운 점이 많았고, 유저들에게 실망을 끼치기도 했다. 하지만 욕을 먹으면서도 열심히 고쳐서 점점 더 가치 있는 게임이 되어가고자 한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끝으로 최근 김 대표가 언론에 너무 자주 노출되어 신비감이 떨어졌다는 ‘일부’ 팬의 의견을 전했다. 너털웃음을 터트린 김 대표는 “워낙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이라 애초부터 신비감 같은 것은 없었다. 되려 작품이 준비되기 전까지 외부와 많이 소통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할 따름이다. 앞으로는 일러스트로만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로서 직접 유저 여러분과 소통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길 원한다. 나를 아주 만만하게 봐줬으면 좋겠다”라며 발표를 끝맺었다.
▲ 과연 18금 결단은 빛을 발할 것인가? 오는 10월에는 악마랑 놀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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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이 가득한 게임을 사랑하는 꿈 많은 아저씨입니다. 좋은 작품과 여러분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고 싶습니다. 아, 이것은 뱃살이 아니라 경험치 주머니입니다.orks@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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