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켓몬스터 썬/문'이 지난 18일 정식 발매됐다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전세계 수많은 ‘포덕’들이 기다리던 ‘포켓몬스터’ 시리즈 최신작 ‘썬 & 문’이 지난 18일 정식 발매됐다. 햇수로 치자면, 벌써 20년... 당시 게임을 즐기던 소년과 소녀 트레이너들이 모두 어른으로 진화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어떤 면에서는 조금 유치하게 느껴질 법도 하지만, 여전히 ‘포켓몬스터’라는 단어가 주는 울림은 여전히 수많은 게이머를 설레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이번 ‘포켓몬스터 썬/문’에 그토록 많은 관심이 몰리는 이유도 그런 부분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출시 전 영상에서 보여준 ‘알로라 지방’으로의 새로운 모험, 생전 처음 보는 포켓몬과의 만남, 그리고 전투의 흐름을 뒤집는 일발역전의 ‘Z기술’까지, 모든 면에서 발전한 모습은 한동안 시리즈에 심드렁했던 사람의 이목마저도 집중시킬 정도였다.
과연 ‘포켓몬스터 썬/문’의 재미는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의 재미를 선사할까? 그리고 기존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난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을까? 이제는 한참 낡아버린 트레이너 모자를 쓰고, 기자 역시 이 부분을 확인해보기 위해 ‘알로라 지방’으로 떠나봤다.
‘이국적인’ 느낌 잘 살아있는 모험
‘포켓몬스터 썬/문’의 목표는 전작과 다르지 않다. 3마리 스타팅 포켓몬 중 하나를 선택해 다양한 지역을 여행하며 성장하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포켓몬을 모으고, 이를 기반으로 마지막에는 최고의 트레이너가 되는 것이다. 실제로 새로운 포켓몬과의 만남, 라이벌과의 대결, 그리고 ‘알로라 지방’에서 사람들을 괴롭히는 ‘스컬단’과의 일전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대신, 게임은 ‘알로라 지방’이라는 이국적인 지역의 특성을 잘 살렸다. 가장 큰 변화는 바로 기존 ‘체육관’을 계승하는 ‘섬 순례’와 ‘시련’이다.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알로라 지방’을 대표하는 4개의 섬을 돌면서, 다양한 ‘시련’을 진행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단순히 체육관 관장을 이기는 것에 머물렀던 반복적인 전작과 달리, 이제는 특정 아이템을 모으거나, 포켓몬을 잡아오는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게 된다.
▲ 플레이어가 탐험하게 될 '알로라 지방'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 체육관을 계승하는 '시련'을 경험하게 된다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이런 일련의 활동은 마치 ‘뉴질랜드’나 ‘하와이’에서 볼법한 ‘전사의 시련’ 같은 느낌을 잘 담아내고 있다. 실제로 시련의 막바지에는 일반적인 포켓몬보다 강력한 ‘주인 포켓몬’과의 싸움이 기다리고, 나중에는 섬의 ‘왕’이라 불리는 노련한 트레이너와도 겨루기 때문에, 일반적인 ‘체육관’ 대전과는 확연히 다른 몰입감과 기존에 없었던 신선함을 동시에 준다.
이 외에도, 모험 진행 중에는 다양한 즐길거리가 따라붙는다. ‘포켓라이드’로는 소처럼 생긴 ‘타우로스’를 타고 호쾌하게 부딪혀 바위를 부수는 쾌감을 느끼고, ‘포켓몬파인더’로는 귀여운 포켓몬 사진을 찍는 소소한 재미를 경험할 수 있었다. 또한, 맡겨놓은 포켓몬들이 쉴 수 있는 ‘포켓리조트’ 공간까지 추가됐다. 다시 말해, 대전 말고도 포켓몬으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를 마련한 셈이다. 이처럼 다채로운 활동은 마치 게이머로 하여금 휴양지에 놀러 온 것과 같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 '포켓라이드'와 '포켓몬파인더'는 물론...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 '포켓리조트'로 마치 휴양지에 온 기분을 만끽!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Z 기술’로 전략의 수 늘어도, 대전의 묘미는 그대로!
‘포켓몬스터’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전투 역시 새로워졌다. 가장 대표적인 변화는 바로 ‘Z 기술’이다. ‘Z 기술’은 이번 ‘포켓몬스터 썬/문’에 새롭게 도입된 요소로, 특별한 ‘Z 크리스탈’의 힘으로 포켓몬 내면의 잠재력을 각성시키는 기술이다. 전투 중 딱 한번만 사용할 수 있지만, 그만큼 강력한 피해를 입히는 일종의 필살기로 생각하면 쉽다.
‘Z 기술’은 적합한 타입의 포켓몬과 ‘Z 크리스탈’이 필요로 한다는 제약이 있지만, 엄청난 위력을 자랑한다. 실제로 초반에 받은 ‘노멀 타입 Z 크리스탈’만으로도 웬만한 포켓몬은 모두 쓰러뜨릴 수 있을 정도였다. 여기에 타입에 따라, 엄청난 속도로 적을 돌진하거나, 수많은 손이 어둠에서 뻗어 나오는 등 고유한 연출을 선보여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한 편이다.
▲ 'Z 기술'의 연출은 보는 재미도 상당한 편!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이 외에도, 전투 기술의 효과를 그 이름 아래에 보여주는 부분이나, 전투가 끝난 이후에 포켓몬을 직접 돌보며 상태이상을 풀어주는 ‘포켓리프레’ 등 기본적인 전투 편의도 여러모로 개선됐다. 특히 상성 효과를 안내해주는 부분은 포켓몬이나, 기술 타입 간의 상성을 잘 모르는 초보 유저들에게 반가울 만한 부분이었다.
▲ '포켓파를레'와 다르게, 상태이상도 해결하는 '포켓리프레'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물론, 그렇다고 대전이 쉬워진 것은 결코 아니었다. NPC 트레이너의 전략도 그만큼 다양해져, 상대하기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때로는 플레이어처럼 수시로 포켓몬을 교체하기도 하며, 다양한 종류의 아이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심지어 ‘Z 기술’도 사용하기 때문에, 자칫 잘못했다가는 다 이긴 대전도 역전 당하기 일쑤다. 그만큼 전투는 역대 작품 중에서도 가장 도전적인 난이도를 자랑한다.
▲ 물론, 나만 사용하는게 아니니... 조심하자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필드에 등장하는 야생 포켓몬 역시 ‘동료’를 부르는 기능이 추가되어, 포획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변수가 늘어났다. 일단 ‘동료’를 부른 상태에서는 포획이 안되기 때문에, 기껏 체력을 깎아둔 희귀 포켓몬이 동료를 불러서 방해하는 경우가 부기지수였다. 무엇보다 이런 ‘동료 부르기’를 연달아 사용해서, 전투가 끝없이 이어지는 ‘무한의 고리’가 펼쳐지기도 했다.
전작보다 조금 어려워졌지만 그럼에도 플레이어를 계속 잡아두는 힘은 전략의 다양성에서 나온다. 앞서 말했듯이 NPC 트레이너와 포켓몬 모두 노련해졌기 때문에 플레이어 역시 전작처럼 특성이나 타입 상성을 생각하지 않고 레벨로 밀어부치는 전략은 부족하다. 다시 말해 내가 목표로 한 대상의 특성과 타입, 능력을 파악하고 이에 맞춰 팀을 구성하는 전략이 요구되는 것이다. 내가 생각해낸 답으로 원하는 목표를 이뤘을 때의 성취감은 게임 속 주인공이 아니라 플레이어인 내가 진정한 '포켓몬' 트레이너로 한 단계 더 성장한 듯한 감정을 줬다.
확장된 ‘통신’ 기능, 전세계 트레이너를 ‘페스서클’로 만나다
‘포켓몬스터’ 시리즈는 매 작품마다 꾸준히 ‘통신’ 기능을 확장해왔다. 초기에는 단순히 주위 사람과의 포켓몬 교체와 대전에 그쳤다면, 이제는 전세계 플레이어와 만날 수 있는 ‘교류의 장’을 만드는 수준에 이르렀다. 실제로 이번 ‘포켓몬스터 썬/문’에서도 ‘통신’ 기능을 집약한 ‘페스서클’이 존재했다.
‘페스서클’은 인터넷 통신으로 대전과 교환 기능에 접속할 수 있는 일종의 로비로, 놀이공원과 같은 콘텐츠를 더한 게 특징이다. 실제로 ‘페스서클’에는 다양한 시설물이 존재하며, 플레이어가 이를 직접 체험해보거나, 어떤 시설을 배치할지 직접 설정이 가능하다. 한 예로, ‘호러하우스’에서는 무작위 아이템을 얻거나, ‘점집’에서는 다양한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직접적으로 플레이에 도움을 주는 시설을 배치해, 플레이어가 꾸준히 방문할 이유를 제공했다.
▲ '페스서클'로 새로운 만남의 장이 구축됐다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페스서클’에 대기하고 있는 ‘게스트’다. ‘페스서클’에 입장해서 조금만 대기하면, 여러 지역의 플레이어들이 ‘게스트’로 입장한다. ‘게스트’로 할 수 있는 활동은 그리 많지 않다. 단순히 해당 플레이어에 대한 정보를 살펴보거나, 특정한 의뢰가 있는 ‘게스트’에게 간단한 질문을 답해주고, 시설물 이용에 필요한 ‘페스코인’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게스트’는 플레이어가 다른 사람과 함께 놀이공원을 즐긴다는 색다른 느낌을 준다. 여기에 '페스코인'으로 포켓몬과의 친밀도나 새로운 도구 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포켓몬스터’의 끝없는 발전 가능성, 다시 한번 느꼈다
사실 ‘포켓몬스터 썬/문’을 접하기 전만해도, 새로운 포켓몬 수가 81종으로 전작보다 적은 편이라 걱정이 앞섰다. 이 부분을 가리기 위해, 많은 콘텐츠를 우겨 넣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다.
그러나, 직접 경험해본 바로는 이번 신작이야말로 시리즈 중 ‘발전’이란 무엇인가를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기존 구성에서 탈피한 새로운 플레이, 빈틈 없이 게임의 모든 전략 요소를 활용하는 대전, 그리고 한 단계 발전된 ‘통신’의 묘미까지 모두 빠짐없이 보여준다. 사실상 ‘포켓몬스터’의 큰 틀에서 벗어나, 한 단계 높은 곳에 첫 발을 내디딘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나 전작의 거듭된 흥행 실패가 있었기에, 이런 발전이 더욱 돋보이고, 기존 팬들에게도 희망적으로 다가온다. 이처럼 꾸준히 발전된 모습을 보일 수만 있다면, 향후 나올 후속작 역시 기대해봐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 다시 한번, 모험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사진출처: 공식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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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 이찬중 기자입니다. 자유도 높은 게임을 사랑하고, 언제나 남들과는 다른 길을 추구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coooladsl@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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