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스`라는 연애 시뮬레이션을 선보였던 아트림 미디어의 최신작 `제로: 흐름의 원(이하 제로)`은 색다른 마케팅 방식으로 국내 게이머들에게 소개되고 있는 게임이다. 제로 프로젝트로 명명된 이 계획은 국내에서는 아직 익숙하지 않지만 외국에서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이 출시하면 그에 따른 캐릭터 사업이나 만화, 애니메이션 등을 통하여 수익을 올리는 데에서 착안한 것으로 게임의 홍보와 아울러 다각적인 수입 구조를 추구하는 방식이다. 게임 `제로: 흐름의 원`은 이 제로 프로젝트의 핵심으로 어드벤처 게임의 특징인 캐릭터와 스토리를 최고의 무기로 삼고 있다.
어드벤처라는 간판을 내 건 제로
기본적으로 제로는 일본식 어드벤처를 모태로 하는 게임이다. 제로의 설정에서 드러나는 것들, 예를 들어 정도를 넘어선 교사와 오빠를 오빠 이상으로 따르는 동생, 그리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밤새 몸부림치는 여인 등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일본의 비주얼 노블 내지는 어드벤처의 다분히 오타쿠적인 냄새를 풍기고 있으며 그것을 운명과 업보, 전생이라는 상자 속에 숨겨두고 있다. 3장으로 이루어진 이야기의 전개는 물 흐르는 것처럼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여기저기서 억지스러운 부분이 존재하며 일본 어드벤처 게임을 넘어서는 요소를 찾기 힘들다. 제로는 전 장을 통틀어 많은 수의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뛰어나진 않지만 만화 등에서 많이 보아오던 어느 정도의 수준에 이른 캐릭터이다.
하지만 게임이 일관된 줏대라는 것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3개의 장을 하나의 이야기로 묶기 어려우며 주인공을 괴롭히는 다른 세계의 꿈이나 운명, 그리고 다른 세계라는 무거운 소재가 쉽게 게이머의 감정에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 어드벤처 게임은 필수라고 할만큼 등장 캐릭터들의 개성을 확실하게 드러내며 게임을 주도해 나가야만 한다. 감정 이입이라는 것은 캐릭터의 개성에서 비롯되며 성공한 어드벤처 게임은 그러한 개성이 십분 드러나는 게임이었다. 그러나 제로는 캐릭터가 게이머에게 어필할 수 있는 깊이가 모자르다. 깊이 있는 캐릭터라는 것은 주인공이 몇 살이며 근방의 깡패들에게 유명한 싸움꾼이라는 등의 설정이나 캐릭터 그래픽의 표정변화에서 나타나지 않는다. 비록 다른 종류의 어드벤처 게임이지만 원숭이섬의 저주에 등장했던 `가이브러쉬`는 훌륭한 해적이 되겠다는 의지말고는 아무런 목표가 없지만 그런 그의 확연한 신념에서 나오는 행동들이 원숭이섬의 저주에서 그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이유가 됐다.
시뮬레이션이라는 간판을 내걸 수 없는 제로
오프닝에서 특별히 제작된 곡에 발맞추어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샷을 보여주는 것은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애교스런 시도였다. 하지만 애교로 봐줄 수 없는 것이 존재하였으니 그것은 바로 제로가 자랑하는 `시뮬레이션` 전투이다. 제로에서는 3가지 위치에 따라 캐릭터가 구사하는 기술이 틀리다는 점, 공격력과 방어력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 이외의 전술적인 측면에서의 시뮬레이션이라고 불릴만한 어떠한 장치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반면에 캐릭터를 키운다는 것이 롤플레잉의 성격을 띄기는 하나 그마저 스토리 진행을 위한 보스 급 캐릭터와의 전투를 위한 것임에 비추어 볼 때 점수를 따기에는 역시 미약한 감이 있다. 정적인 미를(-_-;) 잘 살린 전투 화면은 전투를 한다고 생각되기 보다 말판과 같은 역할만 담당하는 듯 하다. 사실 액션의 담당은 전투화면이 아닌 하이라이트인 캐릭터나 메카닉이 각 기술을 구사할 때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컷에 있었다. 애니메이션의 기본은 최소한의 그림들로 최대한의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하는데 제로는 애니메이션의 기본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최대 효과로 승화시키는 데에는 실패했다. 4장 이하의 샷이 구현하는 현란한 애니메이션 액션(-_-)의 세계는 정말 예상치 못했던 것이었다. 액션이 전혀 없는 액션영화를 누가 돈을 주고 볼지 의문스럽다.
이렇듯 전투를 흥미롭게 만들 법한 요소들이 어느 하나 갖추어지지 못했다는 것은 제로라는 게임이 완성되지 못한 반쪽 게임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음 스토리로 진행하기 위해 꼭 보스를 이겨야 하는 게임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오버하는 듯한 성우들의 음성을 들으며 몇 장의 그림으로 반복되는 애니메이션 컷을 보는 것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는 게이머라면 그러한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말이다.
게임은 게임으로서 평가를 받아야 하거늘…
제로 프로젝트는 국내 최초의 멀티 컨텐츠를 표방하며 각기 다른 분야에서 시도되는 하나의 프로젝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성공하는 것보다 게임으로서 제로가 좋은 평가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드벤처+시뮬레이션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내 걸만큼 제로라는 게임이 프로젝트의 간판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문제이다.
어드벤처라는 간판을 내 건 제로
기본적으로 제로는 일본식 어드벤처를 모태로 하는 게임이다. 제로의 설정에서 드러나는 것들, 예를 들어 정도를 넘어선 교사와 오빠를 오빠 이상으로 따르는 동생, 그리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밤새 몸부림치는 여인 등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일본의 비주얼 노블 내지는 어드벤처의 다분히 오타쿠적인 냄새를 풍기고 있으며 그것을 운명과 업보, 전생이라는 상자 속에 숨겨두고 있다. 3장으로 이루어진 이야기의 전개는 물 흐르는 것처럼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여기저기서 억지스러운 부분이 존재하며 일본 어드벤처 게임을 넘어서는 요소를 찾기 힘들다. 제로는 전 장을 통틀어 많은 수의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뛰어나진 않지만 만화 등에서 많이 보아오던 어느 정도의 수준에 이른 캐릭터이다.
하지만 게임이 일관된 줏대라는 것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3개의 장을 하나의 이야기로 묶기 어려우며 주인공을 괴롭히는 다른 세계의 꿈이나 운명, 그리고 다른 세계라는 무거운 소재가 쉽게 게이머의 감정에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 어드벤처 게임은 필수라고 할만큼 등장 캐릭터들의 개성을 확실하게 드러내며 게임을 주도해 나가야만 한다. 감정 이입이라는 것은 캐릭터의 개성에서 비롯되며 성공한 어드벤처 게임은 그러한 개성이 십분 드러나는 게임이었다. 그러나 제로는 캐릭터가 게이머에게 어필할 수 있는 깊이가 모자르다. 깊이 있는 캐릭터라는 것은 주인공이 몇 살이며 근방의 깡패들에게 유명한 싸움꾼이라는 등의 설정이나 캐릭터 그래픽의 표정변화에서 나타나지 않는다. 비록 다른 종류의 어드벤처 게임이지만 원숭이섬의 저주에 등장했던 `가이브러쉬`는 훌륭한 해적이 되겠다는 의지말고는 아무런 목표가 없지만 그런 그의 확연한 신념에서 나오는 행동들이 원숭이섬의 저주에서 그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이유가 됐다.
시뮬레이션이라는 간판을 내걸 수 없는 제로
오프닝에서 특별히 제작된 곡에 발맞추어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샷을 보여주는 것은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애교스런 시도였다. 하지만 애교로 봐줄 수 없는 것이 존재하였으니 그것은 바로 제로가 자랑하는 `시뮬레이션` 전투이다. 제로에서는 3가지 위치에 따라 캐릭터가 구사하는 기술이 틀리다는 점, 공격력과 방어력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 이외의 전술적인 측면에서의 시뮬레이션이라고 불릴만한 어떠한 장치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반면에 캐릭터를 키운다는 것이 롤플레잉의 성격을 띄기는 하나 그마저 스토리 진행을 위한 보스 급 캐릭터와의 전투를 위한 것임에 비추어 볼 때 점수를 따기에는 역시 미약한 감이 있다. 정적인 미를(-_-;) 잘 살린 전투 화면은 전투를 한다고 생각되기 보다 말판과 같은 역할만 담당하는 듯 하다. 사실 액션의 담당은 전투화면이 아닌 하이라이트인 캐릭터나 메카닉이 각 기술을 구사할 때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컷에 있었다. 애니메이션의 기본은 최소한의 그림들로 최대한의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하는데 제로는 애니메이션의 기본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최대 효과로 승화시키는 데에는 실패했다. 4장 이하의 샷이 구현하는 현란한 애니메이션 액션(-_-)의 세계는 정말 예상치 못했던 것이었다. 액션이 전혀 없는 액션영화를 누가 돈을 주고 볼지 의문스럽다.
이렇듯 전투를 흥미롭게 만들 법한 요소들이 어느 하나 갖추어지지 못했다는 것은 제로라는 게임이 완성되지 못한 반쪽 게임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음 스토리로 진행하기 위해 꼭 보스를 이겨야 하는 게임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오버하는 듯한 성우들의 음성을 들으며 몇 장의 그림으로 반복되는 애니메이션 컷을 보는 것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는 게이머라면 그러한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말이다.
게임은 게임으로서 평가를 받아야 하거늘…
제로 프로젝트는 국내 최초의 멀티 컨텐츠를 표방하며 각기 다른 분야에서 시도되는 하나의 프로젝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성공하는 것보다 게임으로서 제로가 좋은 평가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드벤처+시뮬레이션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내 걸만큼 제로라는 게임이 프로젝트의 간판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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