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블랙홀
눈을 휘어잡았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겠다. 이 게임은 잡지 광고를 볼 때부터 사람을 끌어들이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게임 개발을 시작한 지 3년만에 세상의 빛을 보게 된 자이언트: 시티즌 카부토(이하 자이언트)는 해괴한 디자인, 골때리는 설정 그리고 요상스러운 게임 시스템을 가진, 소위 ‘엽기’로 표현할 수 있는 요소들로 뒤섞여진 게임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굉장히 재미있다’는 것. 이 게임은 흥미로운 게임 시스템에 유치하면서 골때리는 유머를 적절히 삽입해 게이머의 엔도르핀을 분출시킨다. 또한 한번 잡으면 마우스를 놓지 못하게 만드는 몰입도는 최근 출시된 게임들 중 보기 드물 정도로 강력하다. 전형적인 액션 게임이나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에 질린 게이머라면 이 게임이 ‘게임 불감증’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게임은 20세기의 마지막을 함께한 게이머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표현하고도 남음이 있다.
일단 넘치고 보는 유니트의 개성
자이언트의 개성을 만드는 일등공신은 바로 등장 종족이다. 이 게임에는 메커린, 시 리퍼 그리고 카부토의 3종족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넘치는 개성만큼 색다른 게임 진행방식을 가지고 있다. 메커린은 뛰어난 조직력과 과학 문명을 바탕으로 한 공격을, 시 리퍼는 카부토를 소환했을 정도로 뛰어난 마법력과 고전적인 무기를 사용한 공격을, 그리고 카부토는 왼손, 오른손을 거칠 것 없이 휘두르며 닥치는 대로 부수는 공격을 사용해 자신들의 적에게 대항한다. 이중 카부토의 ‘먹고 낳기’식 게임 시스템은 신선한 충격 뿐 아니라 알 수 없는 메스꺼움을 느끼게 할 정도다(카부토는 자원을 닥치는 대로 먹고 엉덩이로 새끼를 낳는, 그야말로 자웅일체의 극치를 보여준다). 등장 종족들의 디자인은 어떤 게임에서도 본적이 없는 독특한 것들이며 이 중 시 리퍼는 지나치게 선정적인(어디까지나 ‘등급 심의위원회’의 시각에서) 디자인을 한 덕분에 옷을 한겹 더 껴입는 불이익을 당하기도 했다. 캐릭터의 개성이 강한 것은 여러모로 볼 때 대단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 강한 개성은 결국 캐릭터를 다루는 일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각 종족마다 사용하는 방식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키를 충분히 숙지하지 않으면 마법 한번, 발길질 한번 사용해보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허다하다.
게임 불감증을 치료해줄 새로운 시스템
자이언트에서 주목할 부분은 특수한 게임 시스템이다. 자이언트의 전투는 모두 3인칭 시점의 액션 게임 스타일로 진행된다. 마우스룩을 지원하고 ‘WASD’키를 이용해 방향을 움직이는 등의 인터페이스는 액션게임에서 그대로 따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은 전략시뮬레이션이다. 그것은 ‘자원’과 ‘생산’개념이 게임에 존재한다는 것에서 기인한다. 자원으로는 노동력인 ‘스마티’와 그들을 먹여살리는 음식인 ‘빔프 고기’가 있는데 게임에 등장하는 종족에 따라 이것을 활용하는 방법이 다르다. 멕커린은 스마티에게 빔프 고기를 전달해주고 대신 그들로 하여금 건물을 짓도록 하는 방법으로 자원을 활용한다. 스마티가 지은 건물들은 업그레이드가 될수록 더욱 강력한 무기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이를 메커린 부대원들에게 각각 나눠줄 수 있다. 시 리퍼는 스마티와 빔프 고기를 모두 자신들의 마나를 제작하는데 사용하며 이를 이용해 강력한 마법을 구사한다. 카부토는 활용 따위를 생각할 필요없이 닥치는 대로 집어먹으면 그만이다. 카부토는 일정량의 자원(?)을 집어먹으면 새끼를 칠 수 있는데 이 새끼는 대장이자 기지(base)인 카부토를 지키는 역할을 한다(다른 종족과 달리 카부토는 엄청난 덩치 때문에 따로 기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
눈앞에 놓고도 믿을 수 없는 현란한 그래픽
자이언트의 개발이 시작된 때는 3년 전 부두 1이 하드웨어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 때였다. 하지만 이 게임의 그래픽 수준은 결코 부두 1의 그것이 아니다. 오히려 워낙 화려하고 정교해서 현재 고사양으로 분류되는 컴퓨터라도 제대로 구현해내지 못할 정도다. 곳곳에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광원효과를 제쳐두고서라도 물이 흔들리는 효과, 캐릭터 디자인의 디테일, 부드러운 동작 등은 이 게임의 제작 기간이 3년이 넘은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고 남음이 있다. 게임 자체가 곳곳에 웃긴 요소가 가득하고 분위기상 밝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게임 그래픽 역시 동화적으로 표현됐다. 물론 엄청난 그래픽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지만 그런 그래픽은 엄청난 고사양의 컴퓨터에서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밉매핑(Mipmapping)과 같은 그래픽 기술은 최신 그래픽카드가 아니면 지원하지 않으며 이 옵션을 끈 상태에서 게임을 하더라도 엄청난 버벅임을 감수해야 한다. 물론 이는 옵션에서 부담을 주는 사항을 모두 꺼놓으면 해결되는 일이지만 옵션을 전부 끄면 말 그대로 부두 1의 그래픽이 눈앞에 펼쳐진다(캐릭터의 모습이 삼각형 여러 개를 붙여놓은 것처럼 보인다면 더 이상 논할 가치가 없지 않겠는가?).
속도위반은 환영받지 못한다더라
자이언트는 여타 게임과 비교해 지나치게 시대를 앞서갔다는 생각이 든다. 고사양 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튀는 개성은 현대 게이머에게 어필하기에 다소 무리가 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재미있다. 만약 자신의 컴퓨터 사양이 낮다면 일단 이 게임을 구입한 후 컴퓨터를 업그레이드 했을 때 꺼내서 해보자. 시대를 앞서가는 게임은 시대가 지나서야 그 재미가 드러나며 그 재미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더라도 바래지 않는 법이니 말이다.
눈을 휘어잡았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겠다. 이 게임은 잡지 광고를 볼 때부터 사람을 끌어들이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게임 개발을 시작한 지 3년만에 세상의 빛을 보게 된 자이언트: 시티즌 카부토(이하 자이언트)는 해괴한 디자인, 골때리는 설정 그리고 요상스러운 게임 시스템을 가진, 소위 ‘엽기’로 표현할 수 있는 요소들로 뒤섞여진 게임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굉장히 재미있다’는 것. 이 게임은 흥미로운 게임 시스템에 유치하면서 골때리는 유머를 적절히 삽입해 게이머의 엔도르핀을 분출시킨다. 또한 한번 잡으면 마우스를 놓지 못하게 만드는 몰입도는 최근 출시된 게임들 중 보기 드물 정도로 강력하다. 전형적인 액션 게임이나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에 질린 게이머라면 이 게임이 ‘게임 불감증’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게임은 20세기의 마지막을 함께한 게이머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표현하고도 남음이 있다.
일단 넘치고 보는 유니트의 개성
자이언트의 개성을 만드는 일등공신은 바로 등장 종족이다. 이 게임에는 메커린, 시 리퍼 그리고 카부토의 3종족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넘치는 개성만큼 색다른 게임 진행방식을 가지고 있다. 메커린은 뛰어난 조직력과 과학 문명을 바탕으로 한 공격을, 시 리퍼는 카부토를 소환했을 정도로 뛰어난 마법력과 고전적인 무기를 사용한 공격을, 그리고 카부토는 왼손, 오른손을 거칠 것 없이 휘두르며 닥치는 대로 부수는 공격을 사용해 자신들의 적에게 대항한다. 이중 카부토의 ‘먹고 낳기’식 게임 시스템은 신선한 충격 뿐 아니라 알 수 없는 메스꺼움을 느끼게 할 정도다(카부토는 자원을 닥치는 대로 먹고 엉덩이로 새끼를 낳는, 그야말로 자웅일체의 극치를 보여준다). 등장 종족들의 디자인은 어떤 게임에서도 본적이 없는 독특한 것들이며 이 중 시 리퍼는 지나치게 선정적인(어디까지나 ‘등급 심의위원회’의 시각에서) 디자인을 한 덕분에 옷을 한겹 더 껴입는 불이익을 당하기도 했다. 캐릭터의 개성이 강한 것은 여러모로 볼 때 대단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 강한 개성은 결국 캐릭터를 다루는 일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각 종족마다 사용하는 방식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키를 충분히 숙지하지 않으면 마법 한번, 발길질 한번 사용해보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허다하다.
게임 불감증을 치료해줄 새로운 시스템
자이언트에서 주목할 부분은 특수한 게임 시스템이다. 자이언트의 전투는 모두 3인칭 시점의 액션 게임 스타일로 진행된다. 마우스룩을 지원하고 ‘WASD’키를 이용해 방향을 움직이는 등의 인터페이스는 액션게임에서 그대로 따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은 전략시뮬레이션이다. 그것은 ‘자원’과 ‘생산’개념이 게임에 존재한다는 것에서 기인한다. 자원으로는 노동력인 ‘스마티’와 그들을 먹여살리는 음식인 ‘빔프 고기’가 있는데 게임에 등장하는 종족에 따라 이것을 활용하는 방법이 다르다. 멕커린은 스마티에게 빔프 고기를 전달해주고 대신 그들로 하여금 건물을 짓도록 하는 방법으로 자원을 활용한다. 스마티가 지은 건물들은 업그레이드가 될수록 더욱 강력한 무기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이를 메커린 부대원들에게 각각 나눠줄 수 있다. 시 리퍼는 스마티와 빔프 고기를 모두 자신들의 마나를 제작하는데 사용하며 이를 이용해 강력한 마법을 구사한다. 카부토는 활용 따위를 생각할 필요없이 닥치는 대로 집어먹으면 그만이다. 카부토는 일정량의 자원(?)을 집어먹으면 새끼를 칠 수 있는데 이 새끼는 대장이자 기지(base)인 카부토를 지키는 역할을 한다(다른 종족과 달리 카부토는 엄청난 덩치 때문에 따로 기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
눈앞에 놓고도 믿을 수 없는 현란한 그래픽
자이언트의 개발이 시작된 때는 3년 전 부두 1이 하드웨어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 때였다. 하지만 이 게임의 그래픽 수준은 결코 부두 1의 그것이 아니다. 오히려 워낙 화려하고 정교해서 현재 고사양으로 분류되는 컴퓨터라도 제대로 구현해내지 못할 정도다. 곳곳에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광원효과를 제쳐두고서라도 물이 흔들리는 효과, 캐릭터 디자인의 디테일, 부드러운 동작 등은 이 게임의 제작 기간이 3년이 넘은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고 남음이 있다. 게임 자체가 곳곳에 웃긴 요소가 가득하고 분위기상 밝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게임 그래픽 역시 동화적으로 표현됐다. 물론 엄청난 그래픽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지만 그런 그래픽은 엄청난 고사양의 컴퓨터에서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밉매핑(Mipmapping)과 같은 그래픽 기술은 최신 그래픽카드가 아니면 지원하지 않으며 이 옵션을 끈 상태에서 게임을 하더라도 엄청난 버벅임을 감수해야 한다. 물론 이는 옵션에서 부담을 주는 사항을 모두 꺼놓으면 해결되는 일이지만 옵션을 전부 끄면 말 그대로 부두 1의 그래픽이 눈앞에 펼쳐진다(캐릭터의 모습이 삼각형 여러 개를 붙여놓은 것처럼 보인다면 더 이상 논할 가치가 없지 않겠는가?).
속도위반은 환영받지 못한다더라
자이언트는 여타 게임과 비교해 지나치게 시대를 앞서갔다는 생각이 든다. 고사양 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튀는 개성은 현대 게이머에게 어필하기에 다소 무리가 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재미있다. 만약 자신의 컴퓨터 사양이 낮다면 일단 이 게임을 구입한 후 컴퓨터를 업그레이드 했을 때 꺼내서 해보자. 시대를 앞서가는 게임은 시대가 지나서야 그 재미가 드러나며 그 재미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더라도 바래지 않는 법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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