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사실성을 논하지 말라
우리나라는 징병제라 많은 젊은 남자들이 ‘군대’라는 독특한 문화와 조직을 경험한다. 26개월이라는 긴 세월을 군대에서 보내지만 사실 총만 몇 차례 쏘아보는 것이지 전투나 전쟁을 실제 경험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그렇지만 레인보우 식스부터 카운터 스트라이크까지 3D 밀리터리 액션게임에서 흔히 ‘굉장히 사실적이다’라는 평이 쉽게 등장한다. 과연 사실적이라고 누가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도대체 3D 밀리터리 액션게임에서 사실적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대부분의 개발사들은 실제 특수부대원의 의견이나 전쟁 자료를 수집하여 게임을 제작하지만 그런 것들은 참고가 되는 것일 뿐 100% 게임으로 구현되지 못한다.
개인적인 생각에 ‘사실성’은 게이머가 컨트롤하는 캐릭터의 움직임과 적들의 인공지능, 실제 무기 재원과 비교되는 게임상의 무기능력 등으로 판단될 것이다. 그리고 거의 모든 액션게임들은 무엇보다도 인공지능에서 실패를 거두기 일쑤였다. 바로 여기에서 사실성이라든가 현실적이지 못하다 등의 의견이 흘러나오는 것이다.
고스트 리콘의 적들은 바보가 아니다
레드 스톰사는 레인보우 식스와 절교를 선언하며 긴 시리즈를 마쳤다. 그리고 모든 것을 새롭고 효율적이며 쉽게 만들고자 ‘고스트 리콘’을 개발했다. 새로운 엔진에 고효율의 휘발유를 가득 싣고 제 2의 성공을 기대한 것이다.
그래서 그래픽은 훌륭하다. 미션이 끝날 때마다 부대원의 능력치를 증가할 수 있도록 설정하며 롤플레잉의 레벨 업 개념을 도입한 것도 좋다. 단순하지도 않고 복잡하지도 않는 오묘한 미션과 맵들도 마음에 든다. 하지만 치명적으로 높은 사양을 요구하고 있다. 아무리 시스템의 부하를 적게 설정해도 여러 명의 적이 등장하면 프레임이 끊어지면서 정상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실성’과 관계된 적들의 인공지능은 아이큐 100을 못 넘는 것 같다. 난이도를 올리면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거리에서 게이머를 사살할 뿐. 그저 그런 수준을 못 벗어난다. 바보는 아니지만 똑똑하지도 않다. 가장 실제적이라 평가받고 있는 ‘오퍼레이션 플래쉬 포인트’의 예를 들자면 게이머가 엄폐물 뒤에 숨었을 때 적들은 사격을 중지하고 머리위로 수류탄을 던질 정도다.
델타 포스가 부러웠나
만약 고스트 리콘이 어렵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사격의 정밀도가 상상을 뛰어넘는 적들의 능력에 있다. 보통 시야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적들은 용케도 아군을 발견하고 쉽사리 사살한다. 그리고 그에 응전하는 아군도 엄청난 능력으로 적군에게 대응하는데 게이머만 도대체 어디서 총알이 날라오는 것인지 감도 못 잡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야외전이기 때문에 더욱 그런 현상이 심화된다. 델타 포스가 추구한 넓은 대지의 실외전 게임이 갑자기 고스트 리콘에서 그 맥을 잇고 있는데 레드 스톰사은 탁 트인 대지에서 전투를 하고 싶어 근질거렸던 모양이다. 그렇지만 확실히 델타 포스보다는 많은 면에서 완성도가 높다.
그러나 미션 중반을 넘어가면 야외전에서 시가전으로 장소를 옮긴다. 고스트 리콘의 시가전은 로그 스피어보다 완성도가 조금 떨어지지만 야외전에서 시가전으로 다양한 전투를 배치하는 것은 게이머들의 긴장감을 지속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는 곧 재미로 연결되는 구실도 하는 것이다.
대세를 인정하지 않는 용감함
고스트 리콘은 매우 잘 만든 게임이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충분한 사양만 된다면 고스트 리콘에서 만족감을 얻을 것이다. 그러나 고스트 리콘은 야외전이라는 것과 인공지능이라는 점을 너무나 의식하여 의도하지도 않았던 지루한 게임을 만든 것은 아닐까.
3D 액션게임의 미덕이 화끈한 한 판 승부라면 고스트 리콘은 ‘먼 거리에서 정확한 사격’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람보는 이제 정말로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의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정말로 오랜 플레이타임이 필요하다. 게다가 멀티플레이는 ‘기다림’의 극한을 달려 상대방이 먼저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움직이지도 못한다. 심장박동을 탐지하는 센서가 없기 때문에 누가 먼저 발견하느냐가 승부이기 때문이다.
결국 고스트 리콘은 밀리터리 게임의 본질로 다시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액션과 시뮬레이션 중에서 시뮬레이션에 무거운 비중을 주면서 게이머들에게 전장의 체감온도를 높이고자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는 대체로 성공하고 있지만 액션을 더욱 선호하는 일반 게이머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가가 성공의 핵심이다.
우리나라는 징병제라 많은 젊은 남자들이 ‘군대’라는 독특한 문화와 조직을 경험한다. 26개월이라는 긴 세월을 군대에서 보내지만 사실 총만 몇 차례 쏘아보는 것이지 전투나 전쟁을 실제 경험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그렇지만 레인보우 식스부터 카운터 스트라이크까지 3D 밀리터리 액션게임에서 흔히 ‘굉장히 사실적이다’라는 평이 쉽게 등장한다. 과연 사실적이라고 누가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도대체 3D 밀리터리 액션게임에서 사실적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대부분의 개발사들은 실제 특수부대원의 의견이나 전쟁 자료를 수집하여 게임을 제작하지만 그런 것들은 참고가 되는 것일 뿐 100% 게임으로 구현되지 못한다.
개인적인 생각에 ‘사실성’은 게이머가 컨트롤하는 캐릭터의 움직임과 적들의 인공지능, 실제 무기 재원과 비교되는 게임상의 무기능력 등으로 판단될 것이다. 그리고 거의 모든 액션게임들은 무엇보다도 인공지능에서 실패를 거두기 일쑤였다. 바로 여기에서 사실성이라든가 현실적이지 못하다 등의 의견이 흘러나오는 것이다.
고스트 리콘의 적들은 바보가 아니다
레드 스톰사는 레인보우 식스와 절교를 선언하며 긴 시리즈를 마쳤다. 그리고 모든 것을 새롭고 효율적이며 쉽게 만들고자 ‘고스트 리콘’을 개발했다. 새로운 엔진에 고효율의 휘발유를 가득 싣고 제 2의 성공을 기대한 것이다.
그래서 그래픽은 훌륭하다. 미션이 끝날 때마다 부대원의 능력치를 증가할 수 있도록 설정하며 롤플레잉의 레벨 업 개념을 도입한 것도 좋다. 단순하지도 않고 복잡하지도 않는 오묘한 미션과 맵들도 마음에 든다. 하지만 치명적으로 높은 사양을 요구하고 있다. 아무리 시스템의 부하를 적게 설정해도 여러 명의 적이 등장하면 프레임이 끊어지면서 정상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실성’과 관계된 적들의 인공지능은 아이큐 100을 못 넘는 것 같다. 난이도를 올리면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거리에서 게이머를 사살할 뿐. 그저 그런 수준을 못 벗어난다. 바보는 아니지만 똑똑하지도 않다. 가장 실제적이라 평가받고 있는 ‘오퍼레이션 플래쉬 포인트’의 예를 들자면 게이머가 엄폐물 뒤에 숨었을 때 적들은 사격을 중지하고 머리위로 수류탄을 던질 정도다.
델타 포스가 부러웠나
만약 고스트 리콘이 어렵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사격의 정밀도가 상상을 뛰어넘는 적들의 능력에 있다. 보통 시야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적들은 용케도 아군을 발견하고 쉽사리 사살한다. 그리고 그에 응전하는 아군도 엄청난 능력으로 적군에게 대응하는데 게이머만 도대체 어디서 총알이 날라오는 것인지 감도 못 잡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야외전이기 때문에 더욱 그런 현상이 심화된다. 델타 포스가 추구한 넓은 대지의 실외전 게임이 갑자기 고스트 리콘에서 그 맥을 잇고 있는데 레드 스톰사은 탁 트인 대지에서 전투를 하고 싶어 근질거렸던 모양이다. 그렇지만 확실히 델타 포스보다는 많은 면에서 완성도가 높다.
그러나 미션 중반을 넘어가면 야외전에서 시가전으로 장소를 옮긴다. 고스트 리콘의 시가전은 로그 스피어보다 완성도가 조금 떨어지지만 야외전에서 시가전으로 다양한 전투를 배치하는 것은 게이머들의 긴장감을 지속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는 곧 재미로 연결되는 구실도 하는 것이다.
대세를 인정하지 않는 용감함
고스트 리콘은 매우 잘 만든 게임이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충분한 사양만 된다면 고스트 리콘에서 만족감을 얻을 것이다. 그러나 고스트 리콘은 야외전이라는 것과 인공지능이라는 점을 너무나 의식하여 의도하지도 않았던 지루한 게임을 만든 것은 아닐까.
3D 액션게임의 미덕이 화끈한 한 판 승부라면 고스트 리콘은 ‘먼 거리에서 정확한 사격’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람보는 이제 정말로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의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정말로 오랜 플레이타임이 필요하다. 게다가 멀티플레이는 ‘기다림’의 극한을 달려 상대방이 먼저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움직이지도 못한다. 심장박동을 탐지하는 센서가 없기 때문에 누가 먼저 발견하느냐가 승부이기 때문이다.
결국 고스트 리콘은 밀리터리 게임의 본질로 다시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액션과 시뮬레이션 중에서 시뮬레이션에 무거운 비중을 주면서 게이머들에게 전장의 체감온도를 높이고자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는 대체로 성공하고 있지만 액션을 더욱 선호하는 일반 게이머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가가 성공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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