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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역사의 매니아들이여, 여길봐라!(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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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보 코에이가 발빠른 행보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을 거두게 만들어준 작품 ‘결전’이 국내에도 등장했다. 일본의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웅장한 그래픽과 전략성으로 많은 전략시뮬레이션 매니아들을 사로잡은 게임이자 하드웨어 초기에 PS 2의 성능을 톡톡히 보여준 작품이다. 조금 늦은감이 많지만 이 인기게임 결전이 코에이코리아에 의해서 국내에도 정식발매되었다. 삼국지처럼 친근하게 접근할 수 없는 일본역사이기 때문에 게임에 대한 느낌이 다소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지만 게임의 스케일만큼은 압권이어서 전략시뮬레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분명히 금방 친숙해질 것이다.

2년전 게임 결전, 시기를 타지 않는 게임
2년이나 지난 게임이 이제야 등장했다는 비평도 일부에서 쏟아지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이미 결전은 삼국지를 배경으로 한 2편이 출시된지 오래며 1편은 말할 것도 없이 오래되었다. 2년이 넘게 지난 타이틀을 왜 국내에서 이제야 출시하는 것인가 하는 문제점을 제시하고 있지만 2년전 게임이라도 게임의 퀄리티는 지금 나오는 게임들과 크게 다를바 없어 국내팬들이 즐기기엔 전혀 무리가 없다. 만약 결전이 결전 2와 마찬가지로 삼국지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게임이라면(즉, 같은 소재라면) 입이 쉴틈없이 뒤늦게 발매된 것을 비판했을 것이다. 마치 진삼무쌍 2를 발매하지 않아서 비판을 했던 것처럼. 하지만 결전은 일본의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하고있기 때문에 그 ‘분위기’와 ‘맛’이 달라 시기와는 상관없이 한번쯤 즐겨볼만 할 것이다.

가상의 전쟁터는 아직 미완성?
이 게임을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느끼게 될만한 것은 역시 웅장함이다. 코에이에서 지금까지나온 ‘삼국지’ 시리즈나 ‘신장의 야망’ 시리즈에서 느껴보지 못한 웅장함 말이다. 물론 이것은 그래픽이 가져다주는 시각효과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역시 하드웨어의 성능을 최대한 활용하여 연출하고 싶은 부분을 확실하게 연출하는 게임을 만든 것이 기특하다. 따라서 같은 역사시뮬레이션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신장의 야망 시리즈와 ‘온도차’가 많이 난다. 한 화면에 수십명의 대군들의 전투를 담아내는 연출이라든지, 일기토를 할 때의 느낄 수 있는 사실감, 총포공격, 대포공격을 할 때의 박력 등이 지금까지 코에이표 시뮬레이션 게임이 시도하지 못했던 ‘거대함’을 표현해냈다고해도 오버하는 말은 아닐 것이다. 물론 표현력에도 한계가 있었는지 병사들이나 말, 대포, 창들의 ‘빽빽함’에 비해서 전쟁터의 ‘허전함’이 대조를 이루면서 싸우는 장소가 허전해서 뭔가 ‘맛’이 안난다는 것은 문제. 배경도 조금 정교하고 어느정도 있을 것을 갖췄다면 좀 더 멋진 가상의 전쟁터를 구현할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한편의 아쉬움도 남는다.

게이머들의 선택폭 좁아
게임의 연출이나 화려함에 중점을 두어서인지 다른 게임들에 비해서 자유도가 많이 떨어진다. 게임을 하면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제한되어있으며 스테이지를 클리어해나가는데 있어서는 다른 많은 메뉴에 모두 신경쓸 필요없이 단순히 전략만 조금 잘 짜서 전쟁만 잘하면 된다는 점은 너무나 아쉽다. 많은 사람들이 삼국지 시리즈를 사랑하는 이유가 자신이 직접 할 수 있는 부분이 많고 그것에 따라 게임진행에 있어서 여러 가지 영향을 직접적으로 미치기 때문에 ‘자유도에 따른 변화’에 대한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자신이 뭔가를 하고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결전은 제한되어있는 것이 많고 선택문도 너무 다양성이 떨어져서 ‘짜여진대로 흐른다’라는 느낌이 강하다. 단순히 시나리오를 즐기기에는 이만큼 좋은 것이 없겠지만서도 역시나 역사시뮬레이션, 전략시뮬레이션에서 ‘짜여진대로 흐른다’라는 것은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장단점이 있다는 얘기지만 짜여진대로 흐르는 와중에서도 좀 더 높은 자유도를 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역사를 왜곡? 흥미를 중시!
일본역사를 어느 정도 알고있는 사람이라면 결전에서 여러부분에서 역사와는 다르게 심지어는 말도 안되도록 왜곡된 부분이 많다는 것을 절감할 것이다. 이것은 역사를 왜곡했다고해서 비판해야하는 것인가?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역사를 왜곡했다기보다는 흥미성을 중점으로한 게임을 탄생시킨 것이며 지금까지 코에이가 역사적 사실을 중요시해왔다면 이번에는 약간의 비틀기(?)로 흥미성이라는 신종양념을 가미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했다고 보는 편이 좋을 듯 하다. 은근슬쩍 왜곡한 것도 아니고 대놓고 “얘들아~ 이거봐라! 우리가 역사를 왜곡했단다~”라고 말하고 있는 코에이인데 귀엽게 봐줄 수밖에. 실제로 게임상에 있어서도 이런 부분 때문에 재미적인 측면에서 많은 이익을 봤다고 생각이 드니 코에이의 신선한 도전에 마냥 박수를 보낼 뿐이다. 참고로 결전 2편에서 삼국지세계에는 ‘메테오’, ‘썬더’ 등의 마법도 등장한다. -_-

역시 한글화는 만족도 OK
역시 한글화는 잘한다. 한글폰트는 물론이고 음성부분은 특히나 마음에 든다. 전체적으로 일본판에 비해서 박력이 떨어지는 것이 느껴지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만족할만한 수준. 일부의 성우들이 빈약하고 힘빠지는 연기로 게임에 맥을 끊어버리기도 하지만 주연급 성우들의 연기는 대부분 만족할만한 수준이어서 일본판의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을 듯. 진삼국무쌍, 기타루맨에 이어서 코에이코리아의 한글화 실력을 다시 한번 인정하게 될 것이다.

결국은 매니아용 게임
이 게임은 일본역사를 어느 정도라도 알고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을 것이며 제한된 자유도 따위가 문제되는 일은 없으리라. 그래서 일본역사를 잘 알고있는 일본에서는 그렇게 히트작이 되었던 것이리라. 반면 일본역사에 대해서 잘 알고있지못한 일반층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그러면 이 우수한 게임도 접근이 어려운 역사시뮬레이션게임으로 전락돼버릴지도 모른다. 따라서 결전은 상당히 ‘매니아’적인 색깔로 물들어져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 물론 일본역사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게임을 회피하게 될지 게임을 하면서 일본역사에 대한 친근감과 재미를 만들어나갈지는 게이머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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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전 2002. 05. 23
플랫폼
비디오
장르
전략시뮬
제작사
코에이테크모
게임소개
'결전'은 16세기 일본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삼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동군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서군 이시다 미츠나리가 격전을 펼친 '세키가하라 전투'를 게임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군단제어엔진'을 통해...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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