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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들으면서 즐기는 한글판 RPG(라퓨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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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비디오게임을 즐기던 사람들을 살펴보면 일본어를 하지못해서 시스템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느렸던 점은 물론이거니와 스토리는 아예 배제해두고 화면만을 보고 대강 어떤 내용인지만 알면서 플레이했기 때문에 나오는 대사는 모두 스킵해버리는 웃지못할 과거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 국내에 정식으로 PS 2가 들어왔고 예상했듯이 한글판 RPG가 등장했다. 그것은 바로 마알왕국 시리즈로 국내에도 매니아층을 상당수 형성하고 있는 니폰이치소프트가 제작한 RPG 라퓨셀이다. 카마에 의해서 한글화된 이 게임, 과연 얼마나 높은 완성도를 보이고 있을까? 게이머들은 일본식 RPG가 주는 매력을 접할 수 있을 것인가?



기막힌 한글화, 바로 이거다
단순히 메뉴나 설명 등이 한글화되는 것과 스토리를 한글화해내는 것은 차이가 있다. 전자의 경우에는 일본말을 한글로 그대로 바꿔주고 폰트만 예쁘게 제작되면 완벽한 한글화가 탄생되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캐릭터의 대사 한마디 한마디를 정확하게 게이머들에게 전달해줘야함은 물론 일본어의 어휘를 한국적인 정서에 맞춰서 전달해줘야하는 어려운 과제를 가지게 된다. 그렇다면 PS 2최초의 한글판 RPG인 라퓨셀의 한글화는 어떠할까? 필자가 일본판으로 이미 라퓨셀을 즐겨본 결과 한글판 라퓨셀의 대사는 거의 완벽할 정도로 아니 좀 더 칭찬을 곁들이자면 완벽 그 이상으로 멋진 한글화를 이루어냈다. 일본어의 어휘를 유창하게 한글로 바꿈은 물론 그 특유의 우스꽝스러운 대사들도 멋지게 한국식으로 바꿔주어서 게이머들이 원작의 느낌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한 점은 정말 칭찬해줄만하며 RPG게임 한글화의 표본을 보여준 셈이다.



필자가 감히 장담하건데 대사를 번역한 이는 분명히 일본어 실력이 유창하면서도 이 게임을 직접 즐겨본 게이머임이 틀림없다. 대사번역을 단순히 일본어만 잘하는 사람에게 맡기면 뭔가 어색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 라뷰셀의 대사번역은 게임을 직접 즐겨보면서 게임을 파악한 뒤 상황마다 가장 적합한 대사를 한국식으로 바꾼 것이다. 이는 앞으로 국내에서 RPG게임을 번역할 때 ‘좋은 번역’이 되기 위해서는 ‘일본어가 유창한 게이머’를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은 아닌가 싶다. 또한 폰트도 상당히 깔끔하고 보기가 좋아 기본좋게 텍스트를 읽어나갈 수 있다는 점도 높이 평가해줄만 하다.



깔끔한 그래픽, 심오한 맛은 떨어져
그래픽은 하드웨어가 PS 2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아주 만족할만한 그래픽은 아니지만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동화풍의 그래픽을 보여주며 보기편한 그래픽을 제공한다. 꼭 화려한 그래픽을 추구하려 하는 지금 게임시장에서 2D의 아기자기한 그래픽을 보니 예전 슈퍼패미컴의 그리웠던 게임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게임은 전체적으로 평이하게 진행되지만 몰입도가 뛰어나고 캐릭터들의 코믹한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폭소를 자아내며 니폰이치 소프트 특유의 위트로 게이머들을 피식 웃게 만든다. 게이머들이 거부감없이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쉬운 스토리도 게임재미의 한몫을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너무 가볍게만 게임이 진행되다보니 심오한 맛은 떨어진다. 애당초 심오한 맛을 추구하는 타이틀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다른 심오한 맛을 가진 S.RPG를 즐기던 게이머라면 많은 실망을 할 것이다. 퀘스트의 오우거배틀 시리즈를 생각하면 전체적인 완성도 측면에서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오우거배틀이 심오한 맛을 추구했다고 하면 라퓨셀은 편안한 맛을 추구한다고나 할까? 즉, 라퓨셀은 대작이 아닌 평작이라는 얘기인데 게이머들 입장에서 때로는 대작보다 평작이 반가울 때도 있다. 그냥 쉽게 접할 수 있고 아무생각 없이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라퓨셀이다. 게임 뒤에 남는 여운은 없지만 게임중에는 즐거울 수 있는 그런 작품이다.



화려함이 게임의 전부는 아니다
라퓨셀은 다른 게임들과는 달리 한번 시작하면 상당히 오래도록 게임을 즐기게끔 만들었다. 게임을 하면서 대작이라는 엄숙한 분위기에 익숙해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 영화도 보고나면 상당히 여운이 남는 영화가 있는가하면 그때 그때 웃기는 장면이 자주 쏟아져나오는 코미디 영화도 있다. 흥행정도나 선호도를 조사해보면 꼭 전자의 경우와 같은 영화가 높은 점유율을 나타내는 것만은 아닌 것을 보면 그만큼 층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어렵지 않은 예로 영화와 게임을 빗대어 비교해보자면 오우거배틀 시리즈가 [마이너리티 리포트] 정도의 SF영화라고 할 때 라퓨셀은 [신라의달밤], [두사부일체] 정도의 코미디 영화라고 하겠다. 즉, 라퓨셀은 화려한 면을 보이지는 않지만 세세한 부분에 많은 신경을 써서 볼거리로서의 즐거움이 아닌 즐김의 재미를 제공해주고 있는 것이다.



결론 라퓨셀은 훌륭한 평작
비록 라퓨셀이 하드웨어 성능에 비해서 떨어지는 퀄리티를 보이고 있다면서 비판을 받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비판들이 참 우습다. 게이머들이 눈만 높아졌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라퓨셀의 그래픽은 굉장히 섬세하면서 정감이 있는 화면을 제공한다. 캐릭터의 움직임도 2D이긴 하지만 정겨우며 게임에서 [아이템합성], [몬스터교육] 등 할거리도 상당히 많이 제공해주고 패러디 장면들도 자주 등장하는 등 아기자기한 잔재미를 느낄 수 있다. 전투에서는 다소 복잡하긴 하지만 게이머에게 창의적인 플레이를 요구하고 있으며 게이머는 전투에 있어서 다양한 방법으로 공략법을 만들어낼 수 있다. 스테이지별 밸런스의 문제가 약간은 있어보이지만 전투 시스템을 십분 이해하면 전략성 있는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좋다. 단, 음악부분은 듣다보면 나름대로 귀에 익숙해지지만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은 곡들도 상당히 존재해서 음악 부분에 있어서는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다.



이 게임은 여러 가지면에서 군더더기가 적으며 강한 전개력을 가지고 있어서 이런 류의 RPG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른바 최근 게이머들이 자주 얘기하는 ‘게임 불감증’에 걸려 허우덕거릴 일도 없을 듯 하다. 아이러니한 말이 될지도 모르지만 이 게임은 ‘훌륭한 평작’이다. 가볍게 게임을 접해서> 즐겁게 게임을 하고> 가볍게 게임을 끝낼 수 있는 작품이다. 라퓨셀은 과거 PS를 뒤흔든 명작 ‘파이날 판타지 7’ 이후 최근까지 끊임없이 등장하는 스펙터클한 연출을 보이는 ‘대박을 꿈꾸는 게임들’이 판치는 가운데 과거 슈패패미컴 시절 2D의 아기자기한 그래픽으로도 충분히 그 이상의 재미를 느꼈던 RPG의 느낌을 가져다주는 게임이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해본다. 지금 만약 ‘파이날 판타지 6’과 같은 게임이 라퓨셀 수준의 퀄리티로 발매가 되었다면 게이머들은 과연 어떤 평가를 내렸을까? 화려한 것만이 게임의 전부는 아니다. 라퓨셀을 해본다면 이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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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장르
SRPG
제작사
게임소개
PS 2 최초의 한글판 롤플레잉게임이 등장했다. 그것은 바로 니혼이치 소프트에서 만든 라 퓌셀이다. 깔끔한 게임 그래픽과 코믹한 캐릭터 디자인이 게이머들에게 친숙한 분위기를 전달해준다. 더욱이 일본판 음성은 그대...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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