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종족이다. 그런데?
배틀렐름
엔진으로 만들어진 장보고는 청해진, 신라, 일본, 당 등 4가지 나라들로 플레이가
가능하다. 역사적 사실에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한 이 게임은 종족별 특성을 살리기
위한 흔적이 엿보인다. 영웅별로 사용할 수 있는 필살기는 개발을 통해 2가지로 늘릴
수 있으며 영웅의 능력이 상황에 따라 대단히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적절히 이용하는
것이 좋다. 여기까지 설명했으면 대부분의 독자들은 감을 잡았으리라 확신한다. 그렇다.
워크XXX가 생각나지 않는가! 이것은 비단 시스템 뿐만이 아니다. 영웅이 출현하는
그래픽 효과나 지형을 보여주는 일련의 느낌, 그리고 유닛들의 전투장면도 매우 흡사하다.
해상왕 장보고는 육군이었단 말이냐!
해상왕
장보고는 얼핏 생각하면 왠지 해상전이 중요한 시스템으로 적용되었을 거라 생각하기
쉽다. 필자도 게임을 시작하며 해상전투가 많을 것으로 염두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기본 유닛으로 배가 전혀 제공되지 않는다. 캠페인 모드인 궁파 이야기를
플레이할 때 수송선이 몇 번 나타나긴 하지만 실제 플레이와는 아무관계가 없다.
대신 메카닉 유닛(이라고 하는)으로 우격차나 궁차(둘다 공성무기), 그리고 뜬금없이
수송선(유닛 수송용 비행정)이 나온다. 약간 묘한 기분이 든다. 왜 배가 없을까.
그래도 장보고인데.
묘한 부분은 좀 더 찾아볼 수 있다. 청해진 진영의 영웅들은 모두 선한 이로 묘사되어 일본군도 가끔 도와주는 등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신라진영은 기본유닛만 선한 편(?)이고 영웅은 희대의 간신으로 묘사된다. 대표적인 인물이 김흥괴. 굳이 선악의 구별을 유치하게 따질 생각은 없다. 어차피 제목이 장보고인 이상 청해진 진영으로 인심이 기울게 되는 것은 당연하게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일본 진영에 이르러서는 영웅 셋이 전부 괴물로 등장하는 ?등의 기염을 토하는데(물론 당나라가 악의 축으로 등장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아무래도 종족별 특성을 살린다는 개념을 잘못 적용한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여기서 잠깐!
기본적인
플레이 방식이 다른 게임과 비슷하다고 해서 그 게임을 무작정 무시할 수는 없다.
장보고는 그렇게 사장되어서는 안 될 게임성이 있다. 이 게임의 아기자기한 재미를
하나씩 읊어보자면, 그 중 한가지는 음성이다. 유저 매뉴얼을 살펴보면 분명 성우가
4명뿐인데 매우 다양한 목소리가 등장한다. 플레이하는 도중 웃음을 참기 어려웠는데
당나라의 일꾼을 클릭하면 “신라 일꾼을 시키지”라는 푸념이 들려오는 것이었다.
그 목소리는 가히 일품이다. 그밖에도 갖은 유닛들의 대화는 진지하게 게임에 몰두하다가도
폭소를 금치 못할 상황을 연출하는 기이한 힘을 보여준다. 시나리오 모드에서 플레이할
때는 브리핑 이후 간단한 동영상이 나오는데 등장인물을 매우 코믹하게 묘사해 보는
재미를 늘려준다.
그리고 유닛과 건물이 작다. 이것은 초보 게이머가 쉽게 게임에 적응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물론 이것은 기존의 유사 게임에 익숙한 게이머에게는 만들다 만(?)듯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또한 매뉴얼과 패키지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DVD 케이스에 게임과 매뉴얼을 함께 넣어서 제공하는 이 방식은 앞으로 활성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잠깐의 여유를 부려보자
유닛의
부드러운 움직임이나 그래픽 효과는 괜찮은 편이다. 사운드 부분은 매우 아쉬운데
성우의 음성은 대체로 만족스럽지만 종족별 차이점은 영웅 외에는 별로 없기 때문에
분위기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배경음악이 너무 썰렁해 때로는 유닛의 음성이 귀찮게
느껴질 때도 있다. 장보고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들 보다 간단한
조작으로도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과 귀여운 유닛, 장르의 특성을 잘 갖추었다는
점에서 초보 플레이어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산 게임이고
따라서 한국적 요소가 많이 가미되어 있다는 것도 마음에 든다. 한번씩 플레이를
하기에 전혀 하자가 없는 게임이다. 버그만 좀 줄여준다면 말이다.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