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손으로 역사를 바꿔나간다
항상 재미있는 소재로 게이머들을 즐겁게 했던 IO인터렉티브, 그들이 히트맨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새로운 장르와 소재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소련이 미국을 점령했다는 가상의 시나리오 속에서, 소련의 손아귀에서 미국을 하나씩 되찾아가는 반군들의 이야기를 그린 프리덤 파이터가 바로 그것이다.
프리덤, 자유로운 게임 시스템
프리덤 파이터의 가장 큰 장점은 손쉬운 인터페이스에 있다. 후반부에는 동료들을 12명까지 거느리고 다니며 명령을 내릴 수 있는데, 단지 세 개의 키만으로 공격, 방어, 후퇴, 정찰 등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놀랍다. 동료들의 인공지능도 훌륭한 편이어서 적이 있는 장소를 이동할 때는 원하는 지점만 선택해주면 가까운 엄폐물에 숨어서 적을 공격한다. 수류탄이 날아오면 “그레네이드!”라고 외치면서 몸을 날리는가 하면, 고정형 머신건이 보이면 그것을 이용해 사방으로 난사하는 ‘똑똑한’ 모습을 보여준다.
레벨 디자인도 수준급이어서 정면으로 곧장 쳐들어가면 항상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되지만 주위를 잘 살펴보면 적들이 주둔한 곳의 뒤를 친다거나 건물 위로 올라가는 등 좀 더 유리한 위치에서 기습을 가할 수 있다. 무조건적인 돌격보다는 기습의 느낌이 강해 마치 자신이 게릴라가 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프리텀 파이터의 주요 시스템 중 에는 카리스마 포인트라는 것이 있는데, 미션 목표를 달성하거나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이 포인트는 나중에 동료들을 얼마나 더 많이 거느릴 수 있는지에 직결되기 때문에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미션진행 방식은 일직선 루트가 아니다. 맵은 서로 상호작용을 이뤄나가기 때문에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게임을 진행해가야만 한다. 예를 들어 맵의 한 지역에서 공격용 헬기가 이륙하는 ‘헬리패드’를 폭파하면 맵 전체에서 헬기가 등장하지 않는 등, 뛰어난 레벨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히트맨 시절부터 이어져온 고급스럽고 웅장한 배경이라든지, 낮은 사양에서도 아무런 끊김없이 돌아가는 그래픽, 스테이지가 끝날 때마다 제공되는 이벤트 동영상 등은 프리덤 파이터의 몰입감과 가치를 증명해주는 요소들이다.
그저 단순한 슈팅게임?
이 게임이 가진 최고의 단점은 바로 멀티플레이가 지원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Xbox에서 컨버전된 게임이기 때문이지만, PC 버전에서도 멀티플레이의 추가가 없다는 점은 틀림없이 아쉬운 부분이다. 또한 동료들의 인공지능에 비해 적의 인공지능은 너무나 형편없다. 수많은 아군이 기다리는 곳으로 ‘흐리멍텅~’하게 다가오다가 전멸하기도 하고, 바로 옆으로 다가가도 알아채지 못하는 등 요즘의 게임치고는 인공지능의 수준이 아주(!) 떨어진다. 총기의 효과음도 너무 맹맹해, ‘쏘는 맛’이 적다. 게이머들은 ‘탁탁’거리는 작은 소리보다는, 크고 박력 있는 ‘쾅쾅’ 소리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법인데….
조준 시스템이 난해하다는 것도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마우스의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시점이 1인칭으로 변하면서 좀더 정확하게 조준할 수 있는데, 문제는 이런 시스템 속에서도 착탄의 범위가 일정하지 않아서 대충 총을 ‘갈겨대야’ 맞는 꽤 희한한 결과가 나온다는 것. 때문에 멀리 있는 적을 조준할 때도 정확성이 올라가기는커녕, 그저 좀더 크게 볼 수 있는 용도로만 사용된다는 말이다.
너무나 아까운 게임
하지만 프리덤 파이터가 가진 특유의 재미와 몰입감은 위와 같은 단점을 충분히 억누르고도 남는다. 개인적인 바람이라면 한글화되어 이 게임의 훌륭한 시나리오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 갈수 있었으면’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젠 물 건너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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