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3월, 시리즈의 최신작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 10(이하 실황야구 10)’이 발표되었다. 그리고 이 게임은 수퍼패미컴 시대부터 실황 야구를 즐겨왔던 필자의 주목 소프트 1위로 단숨에 등극했다. 하지만 최신작을 플레이해볼 수 있을 거란 기쁨과 함께 필자를 엄습해온 건 작년 ‘실황야구 9’의 동호회 리그전에서 41승 99패라는 참담한 기록과 함께 꼴찌를 기록한 굴욕이었으니….
▲ 언제 봐도 정다운 실황야구 시리즈의 로고 |
그런 필자에게 있어 ‘실황 야구 10’은 하극상을 위한 철호의 찬스였다. 작년에 “선배한테는 ‘실황야구 ×’라는 특수능력이 붙어있다고요”라고 놀렸던 후배에게 통쾌하게 복수할 기회였던 것이다. 2년 연속 꼴찌는 절대 사양하겠어! 이런 굳은 결의와 함께 실황야구 10에 빠져들었다. 작년에는 플레이 시간 부족으로 인해 좋은 석세스 선수를 거의 만들 수 없었고, 이로 인해 리그전 선수들의 능력이 아무래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실황 야구 10은 다르다.
그 이유는 실황야구 9부터 등장해 10에서 본격적으로 도입된 ‘계승 캐릭터’의 존재 때문. 그 팀에서 작성한 선수가 팀 메이트로서 등장해 그 캐릭터가 갖고 있는 특수능력을 배운다거나 조건을 만족시키면 우정태그 연습이 가능해지는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계승 캐릭터는 모든 구단에 등장하는데, 파워풀즈 구단은 모든 구단에서 작성한 선수가 최고 4명까지 등장한다(다른 구단은 1명까지). 이걸 활용하면 지금까지 좋은 선수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사랑을 받지 못했던 파워풀즈 구단으로도 다른 구단에 뒤지지 않는 우수한 선수들을 만들 수 있다.
지금까지 석세스는 운의 요소가 강해 플레이 시간이 긴 사람이 압도적으로 유리했다. 또한 게임 초보자들은 요령을 알 수 없어 좋은 선수를 만들 수 없었던 게 사실이다. 물론 이번에도 플레이 시간은 중요하다. 하지만 짧은 플레이 시간으로도 계승 캐릭터를 만들 수 있고, 그 계승 캐릭터들은 게이머가 과거에 들였던 노력만큼 다음 플레이에서 보답해준다. 초보자는 과거의 자신(계승 캐릭터)에게 도움을 받으며 새롭게 성장하고, 성장한 자신은 더욱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숙련자는 계승 캐릭터 작성시, 나중의 만들 캐릭터에게 가르치게 하고 싶은 특수능력을 배우게끔 해 더욱 우수한 선수를 만들 수 있다.
▲ 파워풀군(주인공)의 어렸을 적 모습. 동경하던 간바레 파워풀즈(GP) 구단의 경기를 바라보고 있다 |
▲ 그리고 시간이 지나 GP 구단에 입단한 파워풀군. 오늘의 경기는 우승자를 가리는 일본 시리즈 최종 경기다 |
▲ 9회말 2사에 주자 한 명을 두고 2-3으로 뒤진 상황. 상대 투수의 회심의 역투에 주인공의 방망이가 불을 뿜는다 |
▲ 깨끗한 굿바이 투런 홈런! 흘러나오는 테마곡과 함께 오프닝 무비 보고 있노라면 가슴 속에서 울컥 치밀어오르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다. 아띠~ 눈물나잖아 |
필자는 실황야구 시리즈를 플레이해 오면서 파워풀계 구단을 좋아해 매번 이 팀으로 선수들을 만들어왔다. 그러나 처음부터 고를 수 있는 팀이라서 그런지 초보자들도 클리어할 수 있는 파워풀계 구단으로는 좋은 선수를 만들기 어려웠다.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다른 구단으로 플레이해 선수를 만들고, 그 선수들로 주력을 삼았다. 그러나 이번 10에서는 계승 캐릭터들 덕분에 파워풀즈 선수를 주력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계승 캐릭터에게 좋은 특수 능력을 하나씩만 배우게끔 해서 메인 선수로 우정태그나 특수 이벤트를 일으켜간다. 이렇게 거듭된 노력과 행운이 겹친 순간! 마침내 능력이 높은 우수한 파워풀즈 선수가 만들어진다. 게다가 이 과정을 수십회, 수백회 반복해 자신만의 팀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이것이 지금까지의 시리즈와 비교해봐도 확연히 다른 실황야구 10만의 장점이다. 후후후, 이제 그 밉살스러운 후배 녀석들을 이길 수 있겠지….
얼마 전, 실황야구 10의 동호회 리그전이 다시 열렸다. 그리고 그 결과 87승 53패의 성적으로 3위에 입상하고 말았다! 파워풀즈 선수들이 공격, 수비에서 모두 대활약했기에 기쁨은 더욱 컸다. 과거에 필자가 키워냈던 선수들과 비교해보면 실황야구 10은 지금까지의 어떤 시리즈보다 충실한 선수육성이 가능하다. 교통사고, 다이조부 박사의 수술 등 운만으로 좌우되는 요소가 많긴 하지만, 부단한 노력을 통해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팀을 작성할 수 있다. 고생고생해서 키운 캐릭터가 시합에서 활약하는 순간, 그 기쁨이란! 이래서 석세스 모드를 쉽게 단념할 수 없는 것이리라.
마지막으로 팁 하나. 아무리 플레이를 거듭해도 만족스러운 선수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실황야구 10을 잘하는 친구를 찾아 계승 캐릭터를 빌리자. 우수한 계승 캐릭터만 있으면 좋은 선수를 만들기가 527%쯤 쉬워지니 말이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사실 필자도 동호회 후배들을 격파하기 위해 계승 캐릭터 몇 명을 회사 동료에게서 빌려 육성했다(^^). 쉿! 비밀이에요~.
▲ 그 동안 천대받아왔던 파워풀즈계 팀. 이제 활짝 비상의 날개를 펴자 |
▲ 계승 선수를 이용하면 이렇게 좋은 능력을 쉽게 얻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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