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퀘스트가 가지는 단어의 의미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는 일본의 국민 게임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모든 일본 게이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타이틀이다.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와 오래 전부터 일본식
RPG의 양대 산맥을 이루어왔고 이로 인해 양 게임의 팬들 사이에서는 어느 작품이
뛰어나냐를 놓고 거센 논쟁을 일으키는 등 여러 가지로 경쟁을 하는 게임이기도 하다.
1986년 패밀리 컴퓨터로 처음 등장해 시리즈로 발전해온 드래곤 퀘스트는 2004년
드래곤 퀘스트 V의 리메이크 작을 시작으로 드래곤 퀘스트 Ⅷ를 발매하는 등 변함없이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드퀘 8. 조금은 화려한 느낌이다 |
▲ 전투 화면의 변화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 것인지 무척 기대된다 |
2D에서 3D로 환골탈태
수퍼패미컴
판과 가장 눈에 띄게 차이나는 점은 당연히 그래픽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듯이
2D에서 3D로 바뀐 그래픽의 부분의 변화는 전작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지금까지
리메이크된 여러 작품을 살펴보면 이번 드퀘 5처럼 2D에서 3D로 그래픽이 완전히
바뀐 경우는 거의 없다. 이는 리메이크 작품이 원작의 팬을 많이 의식해서 제작되므로
그 향수를 저버릴만한 극단적인 변화는 자제하기 때문. 하지만 스퀘어에닉스는 발매
전 공개한 동영상을 통해 그런 염려를 불식시켰고, 게임이 발매되어 직접 플레이해보자
지금까지의 걱정이 기우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 이랬던 화면이 |
▲ 이렇게 변했다 |
세상은 여전히 용사를 원했다
PS
시절까지만 해도 RPG의 가장 흔한 소재는 용사(히어로)였고 그 용사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선과 악의 대립을 그린 내용이 큰 줄거리를 이루었다. 하지만 PS2로 플랫폼을 바뀌면서
강화된 하드웨어 성능 덕택에 표현할 수 있는 기술 범위가 대폭 확장되었고, 이로
인해 중세 용사의 스토리뿐만 아니라 현대, 근미래를 바탕으로 하는 다양한 RPG가
등장했다. 이에 따라 게임을 오래 즐겨 온 게이머들은 화려하고 현란한 최신 RPG
속에서 무엇인가 허전함을 느끼게 되었다. 고향에 대한 향수라고 할까? 그 아련한
그리움을 만족시켜줄 게임을 찾게 된 것이다. 드퀘 5의 발매는 그런 게이머들을 위해
이루어졌다.
스토리에는 거의 손대지 않을 채 최신의 새로운 그래픽으로 무장한 이번 리메이크 작품은 오래 전부터 게임을 즐기던 사람들에게는 아련한 향수를 맛보게 하는 동시에 최신 게임에서 찾지 못했던 그 무엇인가를 만족시키며, 요즘 게이머들에겐 말로만 듣던 과거의 명작을 최신 그래픽으로 즐겨 볼 기회를 준 것이다.
드퀘 5의 캐릭터 디자인을 맡은 사람이 토리야마 아키라 씨라는 점도 이런 부분에서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드래곤볼을 통해 국내에 널리 알려진 토리야마 아키라 씨의 그림풍은 이전부터 드래곤볼을 알고 지내왔던 올드 게이머들과 최근에 드래곤볼을 접한 게이머들을 동시에 만족시키며 리메이크 작품의 인지도 기여에도 공헌한다.
▲ 그림체 자체만으로도 왠지 용자라는 단어와 잘 어울린다 |
▲ 맵 역시 이런 식으로 표시되기 때문에 분위기를 잘 살린다 |
게임과 함께 흐르는 시간
드퀘
5는 주인공의 유년기와 청년기를 다루고 있어 거시적인 시간의 흐름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또한 필드를 돌아다니면 배경 그래픽과 광원을 통한 적들의 그래픽까지 바뀌는
등 미시적인 흐름까지 충실히 반영한다.
게임 초반 플레이어는 주인공의 유년기를 조작하게 된다. 아직 글을 읽지 못하는 유년기의 주인공. 개인행동은 가능하지만 아버지의 도움 없이는 필드를 안전하게 이동할 수 없고 책장이나 문서를 조사할 수는 있지만 그 내용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일들을 거치며 시간이 흐르고, 주인공이 청년이 되면 어렸을 적 알지 못했던 것들을 조사해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인간관계에도 동일한 영향을 미치는데, 예전에 알던 사람들 역시 시간이 흐르면 모습은 바뀌지만 그 인간관계는 이어지고 주인공의 모험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 시간의 흐름에 따라 캐릭터의 모습도 바뀐다 |
▲ 아이라서 아직 글을 읽지 못한다 |
▲ 아버지를 따라 모험을 떠나는 주인공 |
업그레이드 리메이크
앞서
언급했지만 드퀘 5는 단순한 리메이크 작품이 아니다. 그래픽의 변화는 물론 수퍼패미컴
판에 없었던 세세한 대사들이 추가되었고 또한 2D 그래픽이 3D로 바뀌면서 이전에
없던 그래픽과 맵들도 다수 추가됐다. 또한 이동 시에도 조금 달라졌는데, 동료들
간에 대화가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 시리즈처럼 게임 내용의
중요한 힌트나 정보를 담고 있는 건 아니지만 게임의 지루함을 달랠 수 있을 만한
가벼운 대사들과 캐릭터들의 성격을 이햐하기 위한 재밌는 대사들이 준비되어 있으니
플레이해보면서 직접 확인해보자.
언어의 장벽은 여전히 아쉽다
완성도
높은 작품성과 오케스트라를 연상시키는 웅장한 배경음악. 진행하면 진행할수록 게임
속으로 몰입시키는 스토리의 매력은 플레이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도 남을 만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많은 게이머들은 안타깝게도 스토리의 매력을 맛보기 어렵다.
우리나라 말이 아닌 일본어 작품이기 때문이다. 좋은 해외 작품을 국내 게이머에게
소개함으로써 시장을 키워나가는 노력. 당장 이득을 볼 수는 없어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하는 퍼블리셔. 이런 곳이 하나 둘 쯤은 있었다면 좋겠다는 푸념 아닌 푸념과
함께 글을 마치고자 한다. 드퀘 8은 과연 정식발매가 될까?
▲ 이런 세세한 대사도 알아들을 수만있다면 큰 재미를 준다 |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