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플레이했던 게임을 또 하네. 재밌나요?” …이 말은 내가 「사쿠라대전~뜨거운 열정으로~」를 플레이하며 지겹도록 들었던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밌다’, 이 한 마디로 자신있게 장담할 수 있다. 하지만 이건 필자가 단순히 「사쿠라대전」을, 후지시마 코스케의 캐릭터를 너무나 좋아하기 때문에 나온 말이 아니다.
▲ 물론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사쿠라대전의 큰 특징
중 하나임에 틀림없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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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대전(시리즈의 첫 작품)」은 새턴판, 드림 캐스트판, PC판 모두 각 캐릭터를 클리어했다. 조금 더 깊게 들어가볼까? 드림 캐스트판에 이르러서는 「사쿠라대전 메모리얼 팩(게임 내용은 전혀 달라진 게 없고 탐나는 관련상품이 동봉되어있었을뿐)」까지 구입해 모두 클리어했으니 최소한 24번(여주인공 6명×4회)을 클리어한 셈이 된다. 뭐, 이 정도로 즐겼으니 주변 사람들에게서 “아예 뽕을 뽑아라”라는 말을 듣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
어쨌거나 이렇게 「사쿠라대전」을 많이 플레이했으니 ‘같은 만화를 몇 번씩 봐도 매번 같은 장면에서 감동해 눈물을 흘리는’ 특기를 가진 필자로서도 「사쿠라대전~뜨거운 열정으로~」를 플레이하기 전에는 “별 재미 있겠어?”라고 걱정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우려는 플레이 시간 30분을 넘기면서 눈녹듯 사라졌고, 신선한 놀라움과 감동적인 스토리에 점점 빠져들게 됐다. 기본은 같은 시나리오인데, 대체 왜 이런 것일까?
그 이유는 새로운 시나리오, 과거에는 본 적 없는 새로운 컷이 추가되고 계속해서 등장하는 LIPS(분기 선택), 서브 캐릭터들에게도 신뢰도가 설정되는 등 리메이크 작품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개량이 가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과거의 「사쿠라대전」에는 그다지 없었던 ‘연쇄’의 존재가 강화된 점과 전투 시스템이 눈금칸 이동에서 게이지 양에 따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ARMS’로 바뀐 공이 크다. 여러 화에 걸쳐 스토리가 전개되는 연쇄 이벤트뿐만 아니라 아주 사소한 행동 하나가 생각지도 못한 결과로 이어져 칭찬을 받거나 혼나는 모습…. 이 ‘연결’이 정말로 재밌다.
▲ 어떤 분기들은 일정 시간이 경과하면 새로운 선택지가 나타나기도 한다 |
정성들여 심은 배추나 코스모스가 열매를 맺고, 맥주병이었던 수영실력이 결국에는 능숙해진다거나 ‘몸이 멋대로…’라고 변명하면서 목욕탕을 엿보지만 결국 들통나 경멸을 받는 등 마치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듯한 반응을 보이는 게임 캐릭터들이 점점 사랑스러워져 스토리에 저절로 녹아들어 간다. 연쇄를 통해 다양한 장면이 이어지는 시스템에 매료되어 걷잡을 수 없이 몰입된 것이다.
또한 전투 시스템이 「사쿠라대전 3」에서 채용된 ARMS로 새롭게 바뀜으로써 전투가 매끄러워지고 전략성에 변화를 줄 수 있게 되어 과거에 「사쿠라대전」을 즐겨봤던 사람도 처음부터 다시 전략을 짜야하는 등 완전히 새로운 느낌으로 플레이할 수 있게 됐다.
참! 생각지도 못하게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이 곳곳에 들어있다는 점도 「뜨거운 열정으로」의 매력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메탈 기어 솔리드」의 스네이크처럼 박스를 뒤집어 쓰고 포복 앞구르기를 하는 마리아(이 장면이 글로만 표현된다는 점은 무척 아쉽다), 정면으로 돌격하라는 지시를 내리면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 벽을 향해 정통으로 부딪히는 사쿠라 등 ‘푸하핫’하며 웃음을 자아내게 만드는 장면이 가득하다. 이밖에 등장인물 하나하나의 표정이나 대사, 연출, 배경 등 세심한 부분까지 다시 그려진 무비와 쾌적한 게임 시스템 환경도 만족스럽다. 요약하자면 새턴판 「사쿠라대전」 이상으로 정성을 다해 만들어진 작품이란 소리. 게다가 매끄러운 한글화까지 거친 작품이니 비록 24번을 클리어했더라도 다시 플레이할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지 않을까?
▲ 적절한 타이밍에 등장하는 유머와 위트는 게임이 지루해지지 않도록 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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