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사형을 당할 운명인 당신은 디렉터라는 의문의 인물에 의해 당신의 의도와는 관계없는 살인게임에 참가하게 된다. 살인게임의 표적은 바로 당신 '제임스 얼 케쉬'다. 당신은 이 살인게임에서 사냥당할 것인가? 아니면 사냥을 할 것인가? 운명은 이제 당신의 선택에 달렸다.
▲사냥당할 것인가? 사냥을 할 것인가?
GTA시리즈로 범죄액션게임이라는 장르를 열었던 락스타 게임즈에서 충격적인 작품인 맨헌트를 PC버전으로 내놓았다. 출시된지 이미 상당기간이 흐른 게임이지만 근래 유럽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으로 인go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게임 맨헌트, 문제의 그 게임을 다시 재조명해본다.
락스타 게임즈만의 게임
락스타 게임즈의 게임들은 사회적인 병리현상을 자신들만의 시각으로 뒤틀어 게임 속에 등장하는 비정상적인 캐릭터들로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10월경 PS2로 선보일 락스타 게임즈의 GTA: 산안드레스 |
주인공을 살인게임의 타겟으로 만든 디렉터라는 인물은 스너프 무비를 찍기 위해 돈으로 경찰을 매수, 주인공을 폐허가 된 도시로 납치하고 주인공을 죽이려는 헌터들과 그런 헌터들을 갖은 방법으로 죽이는 모습을 촬영해 영화로 만든다.
이런 일반인들의 상식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은 실제로 '사형참극'과 같은 유명 스너프 무비를 찍기위하여 자행되고 있다. 돈을 위해서 사람의 목숨도 영화의 소재로 사용하는 헐리우드의 어두운 단면을 디렉터라는 정신병자와도 같은 캐릭터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앤딩에서 주인공이 매스컴을 통해 단순히 정당방위라는 이유로 예전에 지은 죄마저 무죄로 선고되는 부분은 사회와 매스컴의 도덕성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든다.
이런 부분만을 보면 맨헌트는 분명 좋은 의도을 가지고 사회의 어두운 면을 꼬집는 훌륭한 게임으로 보이겠지만 문제는 그 이야기를 풀어가는 게임자체의 문제성이다.
GTA와는 완전히 다른 노선의 게임
광대한 도시를 배경으로 매우 자유도 높은 플레이가 가능했던 GTA와 달리 맨헌트는 매우 고립되고 일방적인 스테이지 구성으로 진행된다. 사고를 치지만 않으면 대다수의 NPC들이 호의적이었던 GTA와 달리 맨헌트의 경우는 등장하는 모든 NPC들이 주인공을 죽이려고 눈에 쌍심지를 키고 마을을 돌아다니기 때문에 공간의 제약은 더욱 심하다.
게임의 진행방식은 어찌보면 매우 단순하다. 그냥 다 죽이면 된다(가끔씩 사람을 구할 때도 있긴하다). 하지만 주인공을 죽이고 싶어서 환장한 헌터들은 그리 녹녹한 상대들이 아니다.
적을 살해하는 방법은 스플린터 셀과 같은 잠입액션과 흡사한데 어둠 속에 숨어있다가 지나가는 적을 덥치는 것 외에도 적들이 몰려있을 경우 앞으로 나타났다가 꽁지빠지게 도망쳐서 적을 흩어놓고 한놈씩 죽이는 등 최대한 은밀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이러한 것이 맨헌트를 게임다운 모습으로 보여지게 하는 부분이지만 무자비한 '살인'이라는 측면에서 GTA보다 게이머에게 악명을 떨치고 있다.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더 잔인하게 죽여라
이런 은밀한 진행방식은 더욱이 락스타 게임즈에서 등장했던 다른 게임들과 달리 단계별로 준비되어있는 살해방식으로 몰입도를 높인다.
이 게임은 녹색, 노란색, 붉은색의 3단계의 패턴을 통해 적을 살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적에게 은밀하게 다가가 죽이게 될 경우 그냥 목만 조르던 장면이 목을 꺽어 피를 토하게 만드는 등 더 잔인한 화면을 보여준다.
또 이런 잔인한 연출은 실시간 동영상으로 새롭게 보여주기 때문에 게이머들은 더욱 은밀하고 잔안하게 적을 죽여야 한다.
게이머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어떻게 사람을 죽일까에 대해 모든 관심을 집중해야 하고, 고생끝에 헌터들을 잔인하게 죽일수록 게임을 진행하는 쾌감을 얻게 된다. 이런 반복적인 간접 살인체험이 아직 정신이 덜 성숙된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단지 이 게임이 해외에서 X등급을 받았다는 점에 위안을 삼을뿐...
일탈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하지만 매우 위험한..
인간은 사회의 정해진 틀을 벗어난 행동을 할때 어떤 쾌감을 느낀다고 한다. 사람을 마음대로 때리고 죽이는 이런 행동은 사회적 제약으로 인해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기는 매우 어렵다. 하지만 가상의 세계인 게임은 다르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경험하지 못한 일탈을 게임을 통해 자유롭게 맛볼 수 있다. 맨헌트는 좀 더 자극적이고 강렬한 일탈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게임이다. 하지만 이 게임이 주는 일탈은 단순한 해방감을 떠나 유저의 정신마저 깨부숴버릴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영국에서 맨헌트를 즐기다가 자신의 친구를 죽인 소년과 죽임을 당한 소년의 비극을 다시한번 생각하며 더 이상 게임으로 인해 이 세상에 비극이 생겨나지 않기를 기원한다.
*관련 뉴스 보기
살인게임 `맨헌트` 영국에서 아예 퇴출당해 [2004/07/30]게임상 수상한 맨헌트 “넌 살인범 제조게임!” [2004/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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