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 2와 리볼트 등을 통해 국내 게이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온 어클레임이 시즈엔터테이먼트과 손잡고 국내에 PC게임을 정식발매한다. 그 첫번째 타이틀인 글래디에이터는 과연 어떤 게임인지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나는야 로마의 검투사~
게임의 간략한 스토리는 이렇다. 로마의 황제인 트라야누스(Trajan)가 사악한 신들과 계약을 맺은 아룬티우스(Arruntius)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자. 트라야누스에게 자유를 약속 받은 검투사 쓰렉스(Thrax)는 트라야누스 황제 시대의 마지막 글래디에이터로써 아룬티우스의 병사들과 투기장에서 싸움을 벌이게 된다.
무시무시한 싸움 끝에 승리를 얻었으나 아룬티우스가 내놓은 괴물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 쓰렉스. 하지만 로마를 건국한 쌍둥이 로물루스와 레무스의 힘으로 다시 한번 신의 전사로써 부활하게 된다. 그리하여 주인공은 사악한 신들과 아룬티우스의 손에서 로마제국을 구원하기 위한 고독한 싸움을 시작한다.
게이머는 쓰렉스가 되어 모험을 하면서 신의 힘이 담긴 아티팩트들을 통해 새로운 능력을 얻으며 그 힘으로 아룬티우스와 사악한 신들이 보내는 적들과 싸워 승리를 얻어야 하는 권선징악적인 내용의 게임이 바로 글래디에이터다.
단순무식한 재미를 추구한다
게임을 시작하면 웅장한 투기장의 모습과 관람객들의 모습이 섬세하게 표현된 화려한 그래픽에 놀라게 된다. 특히 라이트맵효과(일명: 뽀샤시 효과)덕분에 그래픽이 한층 더 고급스러워 보이는 것이 그 특징.
전투시의 효과도 매우 뛰어나 검을 맞을 때마다 살점이 떨어져나가고 피투성이가 되는 적의 모습은 물론 아예 사지가 떨어져나가고 내장이 튀어나오는 등 어떻게 심의에 무삭제로 통과가 됐는지 신기할 정도로 표현의 수위가 높다.
게임의 조작방식은 매우 단순해서 단지 타겟팅된 적을 약과 강공격의 3단 콤보를 버튼을 연타해 물리치면 된다. 이런 조작방식으로 인해 적이 3~4명씩 나오는 튜터리얼에는 쉽게 지루함을 느끼지만 20~30마리의 적이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1단계부터는 이러한 단순한 조작방식 한번에 적을 쓸어버리는 쾌감으로 작용한다.
특히 적을 거의 한방에 죽일 수 있는 ‘파워 오브 헤라클래스’와 적을 죽일때마다 공격속도가 2~4배씩 늘어나는 스킬들로 인해 전투의 타격감을 더욱 극대화시켜준다.
조금만 더 신경썼으면 좋았을 것들..
이 게임을 접한 필자를 가장 곤혹스럽게 했던 점은 바로 스타트 버튼을 누르라는 메인타이틀 화면이었다(-_-;;). 일반적으로 엔터나 스페이스바, 혹은 마우스 왼쪽버튼을 클릭하면 시작되는 다른 게임들을 생각하고 위의 버튼들을 눌렀다가는 요지부동의 타이틀 화면에 적지 않게 당황하게 된다는 것.
▲게임을 시작하려면 스타트를 누르시요~ |
▲참 오랜만에 리드미 파일을 읽어보게 만든 게임이었다(-_-;) |
게임의 리드미 파일의 키설명을 읽어보니 스타트 버튼이 설정돼있어 당황스러웠고, 컴퓨터 게임에 왠 스타트인가 다시 한번 당황했다.
위의 일례처럼 이 게임은 콘솔쪽으로 최적화된 조작체계를 그대로 가지고 PC로 출시돼 익숙하지 않은 초반에는 이질적인 느낌을 준다. 물론 게임 안에 들어가서 조작키를 변경하는 방법도 있지만 비디오 게임처럼 여러키를 동시에 누르는 조작을 많이 요구하기 때문에 이 게임의 진정한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패드로 플레이할 것을 권장하는 바이다.
PC 게임의 숨겨진 명작
소리 소문 없이 나온 게임인데다가 패키지 디자인도 약간의 촌티(?)를 풍겼기 때문에 초반부터 재미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게임을 접했었지만 지금에 이 게임을 보는 시각은 달라졌다.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점프나 모든 액션들이 상황에 맞춰서 액션키 하나만 눌러주면 모두 해결되는 것이나 적을 타켓팅하면 자동적으로 피하고 버튼만 연타하면 공격이 나가는 단순한 조작 방식에 쉽게 쿠소게임으로 취급할지도 모른다.
▲이정도의 적은 적도 아니다 |
▲드롭킥 작렬(-_-;) |
하지만 튜토리얼을 지나 스킬을 얻고 스테이지를 진행할수록 쏟아져 나오는 적을 잡는 재미에 맛들이기 시작하면 플레이를 하면 할수록 점점 게이머를 끄는 묘한 매력이 있다.
특히 다양한 스킬들이 매우 단순하게 발동돼 말그대로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적들을 단지 베어버린다는 생각만으로 게임에 임할 수 있다. 뭔가 꽉 막히고 답답할 때 이 게임을 한번 플레이하면 답답했던 것이 뻥 뚤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화려한 그래픽과 괜찮은 사운드, 액션게임에 약한 사람이라도 쉽게 조작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한 조작방식은 물론 살점이 떨어져나가고 내장이 척출되는 하드코어한 액션은 뭔가 어설픈 캐릭터의 움직임과 맞물려서 매우 매력적인 B급 게임의 향기를 뿜어낸다.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기에는 게임의 완성도가 너무 높다 |
오직 명작과 걸작만이 패키지 시장의 모든 것을 좌우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성이 인정되는 훌륭한 B급 게임이 살아 갈 수 있는 토대가 갖추어진 게임시장이야 말로 정말로 훌륭한 게임이 나올 수 있는 발판이 되지 않을까?
중소개발사들과 다양한 B급 타이틀들이 와레즈와 P2P의 탐욕스러움으로 아사직전에 이른 PC패키지 시장에서 자신의 건재함을 알리고 있는 이 타이틀이 형장의 이슬처럼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일이 없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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