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필자가 「더 킹 오브 파이터즈(이하 KOF)」를 처음 접한 건 94년, 군복무를 하고 있을 때였다.
94년 7월 초, 전방으로 동원훈련을 떠나면서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서거했다는 소식을 들은 필자와 부대원들은 달리는 포차(필자는 포병이었다. 포를 견인하는 트럭을 포차라 부른다) 속에서 “이대로 전쟁이라도 나는 거 아니야”하며 근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전군에 비상 경계령이 내려지긴 했지만 다행히 상황은 더 악화되지 않아 며칠간의 동원훈련은 무사히 끝났고, 부대로 복귀한 필자는 동원훈련을 훌륭히 수행했다는 칭찬과 함께 포상휴가를 받아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오락실에 들러 「KOF」 시리즈의 첫 작품 「KOF 94」와 처음 만났다.
▲ 「KOF 94」의 팀 선택 화면. 8개 팀 중에 한국도 들어있었다 |
▲ 최종 보스 루갈의 등장 모습. 뒤에 있는 동상의 캐릭터들 모습이 캡콥의 「스파」와 비슷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
입대하기 전까지 오락실에서 각종 대전 격투 게임을 섭렵하던 필자에게 「KOF」는 큰 충격이었다. 다양한 게임에서 등장했던 캐릭터들이 하나의 게임에 모두 모여 대전을 펼친다는 당시로서는 파천황적인 설정과 기존의 1:1 배틀이 아닌 3:3의 팀 배틀이 가능하다는 점은 금새 그 게임에 빠져들게 했다.
사실 각기 다른 작품에 등장하던 캐릭터들이 하나의 작품에 모인다는 설정은 「수퍼로봇대전」 시리즈가 먼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수퍼로봇대전」은 서로 다른 애니메이션에 등장했던 유닛들과 캐릭터가 게임을 통해 함께 구현된 것일 뿐, 여러 게임에 등장했던 캐릭터들은 하나의 게임에 종합선물세트로 등장시킨 건 「KOF」가 원조라 할 수 있다.
특히 대전 격투 게임처럼 캐릭터들의 밸런스와 기술 판정이 각각인 작품을 하나의 게임으로 통일시켜 등장시킨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니, 「KOF」는 그래서 더 대단한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뭐, 군복무를 하면서 짧은 휴가 기간 동안 즐겼다는 점도 「KOF 94」를 필자의 뇌리에 깊이 각인시키는 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게 사실이지만.
▲ NEOGEO로 발매된 「KOF 94」. 카트리지 타입이라 CD에 비해 로딩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이 무척 비쌌다 |
▲ 「KOF」 시리즈의 최신작 「KOF 2003」. PS2로는 10월 28일 발매될 예정이다 |
강산이
한 번 바뀌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바뀐다고 했다. 10년이라는 세월의 장구함을 대변해주는 말일 것이다. 「KOF」 시리즈도 「KOF 94」에서 시작해 「KOF 맥시멈 임팩트」까지 어느 덧 10년을 맞았다. 10년이 지나면서 「KOF」 시리즈는 어떻게 변해왔을까?
대전 격투 게임의 전성기와 함께 절정의 인기를 누려 온 「KOF」 시리즈. 그러나 어느 때부터인가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작품이 아닌, 소수의 마니아들만이 찾는 게임이 되어버렸다. 다른 대전 격투 게임이 그랬던 것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복잡화, 고난이도화의 길을 걸어 「KOF」 시리즈를 새롭게 시작하는 게이머들이 줄어들었던 것이다.
그렇게 세월은 계속 흘렀다. 「KOF」 시리즈의 몰락(몰락까지는 아닌가?)과 함께 사운이 기울기 시작한 제작사 SNK는 결국 회사가 문을 닫는 지경에까지 처하고 말았다. 화무십일홍이라 했던가? 게임기 사업에까지 영역을 넓혔던 SNK치고는 참으로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다. 어쨌거나 우여곡절 끝에 SNK 전 멤머들은 ‘SNK 플레이모어’로 다시 태어났고 「KOF」 탄생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그리고 기존과는 다른 방향성의 「KOF」를 게이머들에게 선보이게 됐으니 그것이 바로 「KOF 맥시멈 임팩트」다.
▲ 「KOF 98」부터 게임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
과거의
팬들에게 바치는 속죄양
결론적으로 말해 「KOF 맥시멈 임팩트」는 기존의 대전 격투 게임이 상급자를 대상으로 계속 변화, 발전해온 것과 달리 중급자 이하를 겨냥하고 만들어진 작품이다. 가드 캔슬을 이용한 공격과 방어, 스타일리쉬 아츠 시스템 등 초보자들이 익숙해지기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 게 사실이지만, 대전 격투 게임을 어느 정도 즐겨왔던 사람들이라면 금방 익숙해지도록 시스템이 최적화됐다.
비록 마니아들에게 호평을 받았던 건 사실이지만, 스트라이커 시스템으로 대표되는 KOF 시리즈를 갈수록 복잡하게 만들었던 시스템들을 과감히 없애고 기본기와 특수기, 그것에서 이어지는 필살기와 초필살기 등 「KOF」 시리즈가 초기에 추구했던 ‘간단하면서도 화려한 공격’을 다시 부활시켰다. 어느 정도 대전 격투 게임을 해왔던 게이머들이라면 「KOF 임팩트」에서 화려한 공격을 쉽게 성공시킬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복잡하지 않은 조작으로 말이다.
「KOF 맥시멈 임팩트」에서 새롭게 도입된 ‘스타일리쉬 아츠’ 시스템 역시 게임에 쉽게 익숙해지도록 도와준다. 스타일리쉬 아츠란 방향키와 버튼의 조합으로 일련의 연속기를 간단히 펼쳐내는 시스템을 말하는데, 「버추어 파이터」, 「철권」, 「DOA」 시리즈 등 많은 3D 대전 격투 게임에서 도입하고 있는 일종의 연속기와 같은 의미다. 간단한 스타일리쉬 아츠 공격만으로도 꽤 큰 대미지를 줄 수 있으므로 초보자들이라면 우선 이것부터 익히길 권한다. 물론 스타일리쉬 아츠에는 다양한 활용법이 있어 초보자뿐만 아니라 고수들에게도 중요한 시스템이다. 스타일리쉬 아츠 공격을 캔슬해서 필살기로 연결하거나, 특정 스타일리쉬 공격 이후 초필살기로 연결하는 전술, 상대를 벽 쪽으로 몰아넣은 후 스타일리쉬 아츠와 캔슬, 필살기를 조합해 단숨에 역전을 노리는 전술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과거 중, 고등학교 때 「KOF 94」를 처음 접했던 게이머들은 10년이 지난 지금 20대 중반 또는 후반의 사회인이 되어있을 것이다. 대학에서 학업에 전념하거나 군복무, 또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계속 복잡해져만 가는 「KOF」 시리즈와 멀어졌던 사람들. 그러나 이제는 어느 정도 경제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는 과거의 팬들. 그런 사람들에게 과거의 향수를 다시 맛보여주기 위해 「KOF 맥시멈 임팩트」가 등장한 것은 아닐까? ?
▲ 「KOF 맥시멈 임팩트」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스타일리쉬 아츠. 캐릭터마다 10종류 이상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 |
▲ 스타일리쉬 아츠 중에는 상대의 의표를 찌르는 기술도 많다 |
SNK 플레이모어의
가정용 오리지널 작품
「KOF 맥시멈 임팩트」는 SNK 플레이모어가 가정용 게임으로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다. 그래서 그런지 ‘미션 모드’, ‘프로필 모드’, ‘3번째 복장’, ‘CG 엔딩’ 등 혼자서도 오래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다양한 보너스 요소를 게임에 담았다.
그러나 플레이어가 메인 메뉴에서 스토리 모드나 미션 모드를 잘못 골라 다시 메인 화면으로 돌아가고자 할 경우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시스템 적인 불편함(일단 모드를 시작한 후 스타트 버튼을 눌러 메인 메뉴로 돌아가는 커맨드를 실행해야 한다)이 있고, 3D로 바뀌면서 기대보다 화면 연출이 싱거운 점, 횡이동을 제외하면 2D와 3D의 차이를 별로 느낄 수 없다는 점 등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어쨌거나 SNK 플레이모어의 가정용 첫 오리지널 작품은 팬들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사람들마다 이 작품에 대한 평가는 각각이겠지만, 필자 개인적으로는 앞으로도 「KOF 맥시멈 임팩트」처럼 고수들뿐만 아니라 중급 이하의 실력을 지닌 게이머들도 맘편히 즐길 수 있는 대전 격투 게임이 계속해서 등장했으면 한다.
▲ 미션을 만족시킬 때마다 보너스를 얻을 수 있다 |
▲ 높은 레벨의 미션은 특정 조건을 만족시켜야 도전이 가능하다 |
▲ 개중에는 상대의 체력 500%+회복, 공격력 250%, 자신의 체력 50% 등 황당하기까지 한 미션도 있다 |
▲ 엔딩에 흐르는 CG 무비. 아쉽게도 전 캐릭터 공통이다 |
보너스, 보너스!
「KOF 맥시멈 임팩트」의 숨겨진 요소들을 몇 가지 공개한다. 게임을 즐기다 보면 대부분 얻을 수 있는 요소들이지만, 그래도 정확한 조건을 알면 괜한 고생은 덜 수 있을 것이다.
미션 모드의 레벨 업 조건
게임을 시작하면 Lv1 미션을 고를 수 있다. 하지만 Lv2 이후의 미션은 특정 조건을
만족시켜야만 등장하는데, 그 조건을 공개한다.
① Lv2 미션: 미션을 5개 클리어한다.
② Lv3 미션: 미션을 12개 클리어한다. 단, 스토리 모드를 한 번 클리어했어야
한다.
③ Lv4 미션: 미션을 24개 클리어한다. 단, 듀크를 고를 수 있어야 한다.
미션 모드의 숨겨진 아이템
클리어하지 않은 상태의 미션을 하나 클리어할 때마다 숨겨진 아이템을 하나씩
얻을 수 있다. 숨겨진 아이템은 총 43개로 숨겨진 스테이지 3개와 각 캐릭터들의
모델 1 컬러 20가지, 모델 2 컬러 20가지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스토리 모드의 숨겨진 요소
알바와 소와레의 스토리 모드를 클리어하면 최종보스인 듀크를 고를 수 있게 된다.
또한 각 캐릭터의 스토리 모드를 클리어하면 그 캐릭터의 프로필을 얻을 수 있고,
캐릭터마다 리깅 모델(독특한 아이템을 장착한 모델. 단순히 겉치장이다)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프로필은 프로필 모드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이것 역시 보너스~ 보너스~. 왼쪽이 신 캐릭터 미니온의 2P 복장, 오른쪽이 유리의 2P 복장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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