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실비실한 녀석들은 가라!! 2004년 골프게임 막둥이
올 한해 동안 유저로부터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온라인게임
장르를 꼽으라면 역시 ‘골프 게임’이다. ‘샷 온라인’, ‘팡야’를 필두로 등장하기
시작한 온라인 골프게임은 마이너 장르였음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 본격적인 온라인 골프게임 시대를 연 온네트의 ‘샷 온라인’과 엔트리브 소프트의 ‘팡야’ |
이번 리뷰에서 다룰 ‘당신은 골프왕(이하 당골왕)’ 역시 골프를
소재로 한 온라인 캐주얼게임이다. NHN에서 서비스하고 지난 8월부터 오픈 베타테스트에
돌입한 당골왕은 앞서 두 게임에 비하면 후발주자다. 하지만 사실적인 경기방식과
엽기적이고 코믹한 캐릭터를 적절히 혼합시켜 앞서, 게임들과는 차별성을 두고 있다.
▲ 이 게임으로 당신은 골프 KING~(G 하나가 빠지면…. 으음… -_-) |
귀엽고
아기자기? 그런 것 개나 준지 오래다!!
당골왕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독특한 캐릭터 디자인이다. 게임에는 총 6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들의
생김새를 보면 흡사 서양만화와 같이 과장되게 표현되어 있다. 척 보기만 해도 ‘아~
이 캐릭터는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겠구나~’하고 이해할 수 있을 정도. 귀엽고 깜찍하지만
짜증날 정도로 개성이 없는 팡야의 캐릭터에 비해 어떻게 보면 순수하다고나 할까?
▲ 각 캐릭터들 간의 특징이 뚜렷하다(솔직히 버터 냄새가 풀풀 풍긴다 -_-) |
▲ 한 손으로 퍼팅을 한다? 이런 과장된 캐릭터들의 행동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
이런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게임에서 벌이는 각종 코믹한 오버액션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웃음을 짓게 만든다. 다소 과장되고 오버 된 면이 없지 않지만 나름대로의 확실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우습게보면
큰 코 다친다!!
캐릭터가 우습게 보인다고 게임자체를 너무
우습게 봤다간 큰 코 다칠 수가 있다. 적어도 팡야처럼 초보자가 첫 게임에서 바로
버디를 잡아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일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 게임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라면 ‘더블 보기’나 ‘+3’과 같은 스코어를 무수히 많이 보게 된다 |
단순무식한 팡야와는 달리 샷을 하기 전에 따져봐야 할 것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바람의 풍속과 풍향은 물론, 공이 놓여 있는 지면의 종류와
그에 따른 클럽(골프채)의 선택, 지형의 굴곡과 장애물의 위치, 샷의 방향, 클럽의
종류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꼼꼼히 살펴야만 한다. 만약 이를 무시하고 아무 생각
없이 샷을 한다면 반드시 OB와 같은 큰 낭패를 겪게 된다.
▲ 조금이라도 타이밍이 어긋나면 공이 옆으로 엄청나게 휘어버린다 |
샷 자체의 난이도는 높은 편이다. 당골왕에서는 샷을 할 때 타이밍을 정확하게 맞춰야만 공을 원하는 곳으로 보낼 수가 있다. 만약 조금이라도 어긋난다면 공은 좌, 우 방향으로 엄청나게 휜다(훅이나 슬라이스). 이로 인해 유저는 매우 신중하게 주의를 기울여서 공을 쳐야 한다.
▲ 러프에서 우드로 공을 친다고? 팡야에선 가능할지 모르지만 이 게임에선 말 그대로 택도 없는 소리다 |
그렇다고 해서 게임이 너무 어렵다는 것은 아니다. 게임은 각 상황에 최적화된 클럽과 샷의 방향을 유저에게 자동으로 추천해주기 때문에 초보자라도 쉽게 ‘감’을 잡을 수가 있다. 그리고 인터페이스나 컨트롤 부분 또한 간단하게 구성되어 있다.
▲ 현재 공이 있는 지면에 최적화된 클럽과 샷의 방향을 자동으로 추천해준다 |
결론적으로 당골왕은 사실성을 강조하지만 매니악한 수준은 아니다. 사실성과 캐주얼성의 중앙에서 조화를 이룬다고나 할까? 굳이 이 게임의 난이도를 다른 게임과 비교 하자면 ‘어처구니없이 쉬운’ 팡야와 ‘더럽게 어려운’ 샷 온라인의 중간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게임
하라는 거냐? 말라는 거냐?
당골왕의 단점으로는 우선 빈약하다
못해 좌절하게 만드는 도움말(게임 가이드) 기능이다. 이 게임에서는 별도의 튜토리얼
모드를 제공하지 않는다. ‘연습 모드’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이는 그저 황량한 필드에
유저를 내던지기만 할 뿐이다…. 초보자들은 그 어느 곳에서도 게임 시스템에 대해서
배울 수가 없다.
▲ 연습 모드. 황량한 코스에서…, 여기서 뭐 하라는 거냐? |
그렇다고 해서 홈페이지에 게임 가이드가 자세히 나와 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홈페이지는 ‘퍼팅 시스템’, ‘지형의 높낮이 확인하는 방법’ 등 게임의 일부 중요요소에 대한 설명을 하나도 찾을 수가 없다. 이 때문에 처음 퍼팅 하는 유저라면 그저 감에 의존한 채 공을 칠 수 밖에 없다. ‘골프’라는 스포츠에 대한 설명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 처음 퍼팅을 할 때는 그저 감으로 공을 치는 수밖에 없다. 나 골프왕 안 시켜줘도 좋으니 제발 설명 좀 해줘!! |
▲ 팡야의 홈페이지를 봐라!! 골프의 기초 룰, 상식 등에 대한 자세한 가이드 등 얼마나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는가? |
서비스사에게 묻고 싶다. 대체 ‘버디’나 ‘보기’와 같은 기초적인
점수계산 방법조차 설명이 없다면 골프의 ‘골’자도 모르는 초보자들은 어떻게 게임을
하라는 것인가? 게임하고 싶으면 알아서 필드에 나가 골프 배워오라는 건가? 국내
온라인게임 유저들이 전부 다 세리 옹이나 타이거 선생쯤으로 착각하는가? 유저를
위한 최소한의 배려가 아쉽다.
썰렁하다~!!
썰렁해~!!
현재 당골왕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부족한 컨텐츠를
꼽을 수가 있다. 달랑 있는 게임모드라고는 ‘개인 스트로크’와 ‘팀 매치’
딱 두개. 클로즈테스트도 아니고 오픈한지 2개월이 넘었건만 컨텐츠는 여전히 빈약하다.
샷온라인은 빵빵한 선영 짱을 내세우고 팡야는 연예인, 국회의원까지 동원해 엄청난
물량공세로 유저 끌고 있는 이 마당에 썰렁한 경기장에 짱 박혀서 골프공이나 때리고
있으란 말인가?
▲ 게임에 접속하면 오로지 ‘개인 스트로크’ 아니면 ‘팀 매치’, 둘 중 하나. 시시하다!! 차라리 선영 짱하고 골프나 치러갈란다!! |
그나마 2인 대전(한 컴퓨터에서 2명의 유저가 같이 게임을 즐기는 모드)모드를 지원하지만 이정도로는 유저들의 까다로운 취향을 맞추기 힘들다. 현재 미구현 상태로 있는 ‘미션 모드’나 ‘대회 모드’를 하루빨리 오픈하고 아울러 다양한 컨텐츠 확보가 시급하다. 안 그러면 그나마 모인 갤러리들 다 빼앗길까 걱정된다!!
누가
매트릭스 찍고 싶다고 했냐?
또 한가지 개선해야 할 점으로는
불편한 카메라 워크가 있다. 이 게임의 카메라는 유저가 샷을 하면 그 순간부터 공을
밀착해서 따라가거나, 추적하는 방식으로 공이 멈출 때 까지 계속해서 수시로 바뀌게
된다.
▲ 이런 불편한 카메라는 필요 없어! 난 그저 내가 친 공이 어떻게 날아가는지 확인하고 싶을 뿐 |
그런데 이런 카메라 워크는 다이내믹한 화면을 연출할 수 있지만 게임을 하는 유저의 입장에선 오히려 불편하다. 내가 친 공이 어떤 궤적을 그리면서 날아가는지, 바람의 영향을 얼마나 받는지 등에 대해 전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누가 골프게임 하면서 매트릭스 찍고 싶다고 했나? 무슨 놈의 카메라를 이렇게 돌리는가? 차라리 다양한 카메라 워크를 유저들에게 옵션으로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미래가
밝은 게임
현재 오픈 베타테스트 중임을 감안하면 당골왕은
분명 미래가 기대되는 게임이다. 우선 캐릭터나 시스템 등 당골왕만의 독특한 게임성을
잘 살렸다. 앞으로 다양한 컨텐츠들을 계속 추가해 나간다면 당골왕은 분명 온라인
골프게임의 대세를 바꿀 것이라 생각된다. 물론 항상 유저들의 요구를 경청하는 겸손한
서비스 마인드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