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쾌한 액션 게임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게임 ‘데빌메이크라이’의 최신작이 드디어 국내에 정식 발매됐다. 스타일리시 액션 게임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내고 3개의 시리즈 동안 발바닥에 땀나도록 뛰어다닌 캡콤의 ‘데빌메이크라이’. 이제는 ‘단테’를 대신해 ‘네로’라는 새로운 주인공을 기용해 더블 주인공제를 도입한 ‘데빌메이크라이4’, 두 명의 주인공은 과연 어떤 액션으로 게이머를 감탄하게 해줄까?
▲ 데빌메이크라이4 동영상
순수와 젊음, 패기의 새 주인공 네로
마검사파다를 신으로 모시는 도시 포르투나. 그곳의 젊은 교단 기사 네로가 이번 ‘데빌메이크라이4’의 주인공이다. 매사에 부정적이고 시니컬한, 사춘기 소년 같은 스타일. 교단 기사단장인 크레도의 동생 키리에를 좋아하고 있다. |
▲ 네로, 사실은 지기 싫어하고 주먹부터 나가는 스타일일지도… |
사실상 이번 시리즈의 메인 주인공인 네로는 심플한 조작으로 화려한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도록 디자인된 캐릭터로, 모터 달린 검 레드 퀸과 한번에 2발의 총알이 나가는 개조 피스톨 블루 로즈를 사용한다. 네로의 오른팔은 악마의 그것인데 쭉쭉 늘려서 멀리 있는 적을 당겨오는 기술 ‘스내치’와 직접 적을 잡아서 메다 꽂는 ‘버스터’를 사용할 수 있다.
▲ 한 번에 2발씩 발사되는 피스톨 블루 로즈 |
단테와의 결정적인 차이점이 바로 이 스내치에서 나오는데, 적과 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스내치로 단숨에 당겨오기 혹은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멈추지 않는 연속 공격을 펼칠 수 있다.
▲ 업그레이드하면 화면의 절반 거리까지 당겨오는 스내치 |
악마의 오른팔로 적을 직접 타격하는 버스터는 사용하는 적에 따라서 모션이 다양하게 바뀌는데, 시원시원한 액션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뻥 뚫릴 정도로 멋지다. 악마의 오른팔을 가진 네로인 만큼 단테처럼 데빌로 변신해 공격력을 높일 수 있는데 이때 버스터 모션이 변하기도 한다. 모든 적들의 버스터 모션을 전부 찾아보는 것도 네로를 플레이하는 재미라 할 수 있다.
▲ 데빌 상태에서 버스터를 사용하면 더욱 파워업한 트리거버스터가 발동 |
한편 네로는 익시드라고 불리는 고급 테크닉을 하나 가지고 있는데, 익시드를 사용하면 레드 퀸의 공격을 좀 더 화려하고 강하게 만들어 준다. 다만 익시드를 자유자재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공격 타이밍에 맞춰 왼쪽 트리거 버튼을 완벽한 타이밍에 눌러줘야 하기 때문에 손에 익히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익시드 게이지를 모으더라도 근거리 공격 한번에 게이지가 한 칸씩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활용하기는 다소 힘이 든다. 다만 성공시의 쾌감은 더할 나위 없다.
▲ 익시드가 걸린 공격은 불과 함께 공격력과 이동거리가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
망가지는 스파다의 아들, 단테
스토리 상으로는 네로와 단테간의 어떠한 혈연이나 관계에 대해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혈기 넘치는 네로를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형 역할로 등장하는 단테. 그는 게임 초반에는 사건의 중심에 서기도 하지만 갈수록 개그 캐릭터로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새로운 무기를 얻을 때마다 충격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루시퍼를 얻을 때는 거의 경악에 가깝다. |
▲ 단테, 원래 이런 캐릭터였나… |
단테는 1탄에서 사용했던 검 리베리온과 길가메쉬, 그리고 새로운 무기 루시퍼, 이렇게 3가지 근거리 무기와 에보니&아이보리, 코요테-A(샷건), 그리고 판도라 이렇게 3가지의 원거리 무기를 사용한다.
▲ 단테의 신 무기 루시퍼는 적에게 꽂아놓고 일격에 터트리는 식으로 사용한다 |
각각 3종류 나눠진 무기들은 게임 도중 언제든지 바꿔서 사용할 수 있고, 시리즈 3번째 작에서 사용됐던 4가지 전투 스타일(엔딩을 본 후에는 하나가 더 추가되어 5가지가 된다)도 언제든지 변경할 수 있다. 다양한 무기가 나오지 않는 것은 좀 아쉽지만 무기를 바꾸려면 메뉴 화면에 들어가야 했던 전작들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이라 할 수 있다.
▲ 소드마스터 스타일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라이징드래곤. 승룡권 타이밍을 잘 맞춰서 데빌 트리거를 사용하면 진(眞)승룡권처럼 히트. 모으는 시간이 길어 쉽게 사용할 기술은 아니다 |
단테의 공격패턴은 시리즈 1탄과 3탄의 것을 섞은 형태로 이루어져 있는데, 새로 추가된 2가지 무기는 다소 특이한 공격패턴을 가지고 있다. 먼저 근접무기인 루시퍼는 공중에 검을 여러 개 띄워놓고 퍼트리거나 한 점에 집중시켜 터트리는 형태로 공격하는 무기다. 반드시 소드마스터 스타일과 같이 써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이 까다롭지만 매우 화려한 것이 특징. 원거리 무기인 판도라는 로켓도 나가고, 공중에서는 발칸으로, 부메랑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무기. 별도의 판도라 게이지가 존재해서 게이지를 모으면 아규먼트라 불리는 탈 수 있는 메카닉 형태로도 변신한다.
▲ 판도라는 기본적으로 로켓형태를 주로 이용한다 |
▲ 판도라 아규먼트의 연출도 충격이지만 데미지는 가히 일격필살! |
시리즈의 4번째 작품, 악마는 성장한다
이번 ‘데빌메이크라이4’는 1편처럼 충격적이지 않고, 2편처럼 실망스럽지도 않다. 또 전체 볼륨은 3편보다 작아 보인다. 스토리는 사실상 큰 진전이 없다.
하지만 스타일리시한 액션, 화려한 볼거리는 현재까지 나온 액션 게임 중 최고라고 할 수 있다. 퍼즐 같은 게이머를 골치 아프게 하는 요소는 최대한 줄이고, 대부분을 전투와 화려한 이벤트 영상으로 채워 놓았다.
?▲ 프로모션에서 많이 내비쳤던 트리쉬와 레이디. 게임상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
시리즈 전통적으로 가이드 라인이 부족했던 점도 개선이 이루어졌다. 여전히 목적지가 어디인지, 어떤 퍼즐을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알려주지는 않지만, 화면 우측 하단에 생겨난 미니맵은 대단히 유용하다. 특히 게이머가 들어온 입구 방향을 표시해주기 때문에 길을 왔던 길을 돌아가는 불상사를 막아준다는 점이 매우 편리하다.
스타일 랭크를 올리려면 심장에 무리가 갈 정도로 버튼을 연타해야 했던 전작과는 달리 이번에는 연타 위주 스킬이 대폭 줄어들어 연타 비중이 상당히 줄어든 점도 개선된 점이다.
▲ 연타만 하면 스타일 랭크가 올랐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안 맞고 다양한 기술을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
레드 오브로 기술과 아이템을 구입했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스킬만 구입할 수 있는 프라우드 소울이라는 별도의 오브가 생겨나서 회복 아이템을 사느라 레드오브를 모두 소모하던 초보자를 배려한 부분도 눈에 띈다. 프라우드 소울로 구입한 스킬은 전부 환불이 가능하기 때문에 잘못 구입한 스킬은 언제든지 되돌릴 수 있다.
악몽과도 같았던 DMD(Dante Must Die) 모드 역시 난이도가 대폭 하락했고, 까다로운 적들의 수도 상당히 줄어들었다. 액션게임에 약한 게이머를 위해 간단한 입력으로 멋진 연속기를 낼 수 있는 오토매틱 모드도 추가되어 있어서, 이 정도면 악마 같은 난이도로 게이머를 괴롭혔던 ‘데빌메이크라이’의 시리즈치고는 꽤나 유연해진 모습이다.
▲ 복잡한 액션은 싫고 스토리만 진행하고 싶다면 오토매틱을 추천 |
단테는 더 이상 주인공이 아니다. 5편은 어떨까?
바이오해저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되었다가 스타일리시 액션으로 선회한 ‘데빌메이크라이’ 시리즈는 1편에서의 어두운 분위기를 3편에서 훨훨 털어버리고, 좀 더 경쾌한 스타일의 액션 게임이 되었다. 이전 시리즈처럼 형과 동생이 싸워야만 했던 슬픈 이야기는 4편에서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어두컴컴한 고성과 지옥의 언저리를 벗어나 밝은 대낮으로 무대를 옮긴 ‘데빌메이크라이4’는 시리즈의 주인공인 단테를 대신할 수 있는 2번째 주인공 네로를 남기고 마무리 지어진다.
▲ 차세대기로 넘어오더니 햇빛이 비추는구나!! |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의 주인공 네로와 거의 변화가 없는 단테. 다음 시리즈에도 당연히 단테는 등장하겠지만, 생소한 스타일인 네로의 컨트롤에 완벽히 적응하는 게이머들을 보면 이제는 굳이 단테가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상관없지 않을까 싶다. 류가 주인공이 아닌 ‘스트리트파이터3’, 록맨보다 제로가 더 인기가 좋은 최근의 ‘록맨’ 시리즈처럼 ‘데빌메이크라이’ 시리즈도 이번 4편을 기점으로 주인공의 세대교체를 시도하는 게 아닐까?
▲ 서글픈 세대교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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