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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포지: RTS와 TCG의 절묘한 황금비율을 찾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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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S와 TCG의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되다

RTS와 TCG는 서로의 지략을 겨루고자 하는 동일한 목적의식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겨루고자 하는 방식”에 대한 표현의 차이는 그 두 게임을 각자 다른 장르의 틀로 정형화 시키기에 이르렀다. 포화상태가 되어버린 RTS장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타 게임들에서 접해볼 수 없는 새로운 스펙트럼을 선사해줄 수 있는 짝이 필요했고, EA 산하의 개발사 Phenomic은 그 배필로 “전략 겨루기”에 대한 또 다른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던 TCG를 선택했다.

 

 

요즘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장르를 접목한 새로운 게임들이 조금씩 등장하고 있는 이 때에, 야심 차게 첫 발을 내디딘 배틀포지는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4가지 종족, 입맛대로 골라보세요

플레이어는 배틀포지의 세계에 존재하는 4가지 종족들을 사용해서 자신만의 덱(Deck)을 구성할 수 있다. 불(Fire)/얼음(Frost)/자연(Nature)/암흑(Shadow)으로 나눠진 이들은 프로토스/테란/저그와 같이 다가가기만 해도 미사일이 난무하는 달콤살벌한 사이와는 다르다. 다양한 속성의 덱을 섞어 전략을 구사하는 TCG처럼 4가지 종족을 취향에 따라 혼용할 수 있기에, 자신이 주력으로 다루는 종족과 함께 다른 종족의 장점을 부수적으로 취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자면 방어 방면 특수기술이 특화되어 있는 얼음 계열 소환물들을 주력으로 내세우면서 자연 계열만의 특징인 치유 마법을 다루는 카드를 함께 사용하여, 순수 얼음 종족만을 사용하는 것보다 더욱 견고한 군대를 구성하는 식이다.

 

▲양다리, 문어다리도 가능합니다

 

처음 플레이를 시작할 때에는 한 가지 종족으로만 이루어진 기본덱을 받게 된다. 여기에 게임 내에서 카드 부스터팩을 구입하여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카드들을 모아 자신만의 전략이 녹아있는 덱을 구성할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덱을 미리 구성하여 저장해두었다가 자신이 출발하려는 스테이지나 대전하려는 상대에 맞춰 그 설정을 바로 불러올 수 있는 인터페이스는 전투 시작 전마다 일일이 카드를 세팅해야 하는 불편함도 덜어주고 자칫 게임플레이 흐름에 방해가 될 수도 있었던 “덱 구성 소요시간” 문제를 보완하는 매우 적절한 선택이었다.

 

▲나만의 덱을 자유롭게 구성/저장할 수 있는 친절한 인터페이스

 

▲대기실에서 적 유닛을 소환하여 자신이 짠 덱의 모의 전투를 진행해볼 수도 있다

 

현재 게임 내에 공개된 카드는 100장의 소환물, 48장의 건물, 52장의 마법 카드로 이루어진 “Twilight (1st) Edition” 세트이다. 플레이어는 이 200여 가지의 카드 중 단 20종만을 자신의 덱으로 등록하여 전투에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각 카드마다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는 시스템까지 있기 때문에, 자신과 완전히 동일한 카드와 전략을 사용하는 플레이어를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일반적인 RTS들이 가진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전략의 교복화” 현상을 TCG적인 선택성을 통해 상쇄한 성공적인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미션 성공 보상으로 얻을 수 있는 업그레이드 카드의 사용은 필수적!

성능 향상 업그레이드 외에 카드 중첩갯수 업그레이드도 가능하다

 

 

역동적인 플레이의 향연을 즐겨라!

배틀포지의 전투는 맵에 입장함과 동시에 거의 바로 유닛을 생산하고 적과의 교전을 시작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진행을 자랑한다. RTS의 전술과 전략에 있어 일종의 불문율과 같았던 자원채취→건물 짓기→유닛 생산→전투개시라는 틀을 과감히 탈피하고 TCG와 같이 필드에 카드형태로 등록된 유닛을 즉시 소환해내는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기존의 다른 RTS게임들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경이로운 플레이 속도를 이뤄낼 수 있었다.

 

▲유닛을 소환할 때마다 왠지 모르게 떠오르는 장면

 

그러나 RTS의 뼈대와도 같은 각종 자원/지형의 활용 부분을 완전히 배제해버린 것도 아니다. 맵에 존재하는 오브젝트들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용하느냐에 따라 자신이 필드에 소환할 수 있는 카드의 범위와 전투의 흐름이 완전히 달라지게 되는 시스템을 절묘하게 혼합해둔 탓이다.

 

 

먼저 Power Well은 카드를 사용하는데 필요한 자원으로, 스타크래프트의 미네랄이나 가스와 같은 존재이다. 한 개의 Power Well당 1500의 한정된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정 주기로 Power를 생산해내기 때문에 이를 많이 정복할수록 운용할 수 있는 전체적인 자원의 폭과 유닛의 추가량이 늘어나게 된다.

 

Monument는 일반적인 RTS의 ”본진”과 동등한 구조물이다. PvP나 시나리오 시작시 기본 1개를 보유한 상태로 출발하게 되며 자원을 생산해내는 Power Well 만큼이나 매우 중요하다.

 

자신이 소유한 Monument의 속성과 개수가 많을수록 더욱 강력한 능력을 가진 카드를 소환할 수 있으며, 반대로 아군의 Monument가 모두 파괴되면 더 이상 유닛을 소환하거나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Monument 자체의 체력도 높은 편이고, 적이 다가올 경우 자체적으로 요격하는 방어성능도 갖춰져 있긴 하지만, 아군의 “심장”과도 같은 존재이므로 이를 누가 얼마나 점령하고 지켜내느냐에 따라 해당 전투의 승패가 갈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투가 진행되는 맵에는 성벽을 건축할 수 있는 지형이 따로 존재한다. 일정량의 Power를 소비하여 해당 지형에 별도의 내구도를 가진 성벽을 쌓을 수 있는데, 일단 설치한 후엔 적에 의해 파괴되거나 본인이 성문을 개방하지 않는 이상 아군/적군 모두 이곳을 지나가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성벽 위에는 원거리 유닛을 배치하여 근거리형 적들의 침입을 요격하는 것이 가능하며, 성벽의 안쪽에 공격 타워를 함께 소환해두면 보다 효율적인 방어진을 구축할 수 있다.

 

▲성벽을 지배하는 자가 전투를 지배한다!

 

 

승리는 머리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쟁취해야 한다

뭐니뭐니해도 전투를 실제로 진행해나가는 유닛은 전장의 주인공이요, 가상 세계에서 플레이어의 의지를 실천하는 분신이다. 그런 면에서 비교해볼 때 배틀포지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카드 소환물들은 TCG스러운 부분 보다는 RTS적인 요소가 더욱 강한 편이다.

 

TCG에서의 유닛은 일단 전장에 출전한 순간, 플레이어의 머리 속에 그려진 공간에서 정해진 룰을 기준으로 각자 주어진 턴에 따라 순서대로 사이 좋게 공방을 주고받는다. 그러나 배틀포지가 추구하는 전투 스타일은 이와 달랐다. 카드로 소환한 유닛을 직접 조종하여 시각적으로 표현된 맵을 활보하고, 다양한 지형 요소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각자의 유닛들이 가진 능력을 겨루는 광경은 영락없는 RTS의 모습이었다.

 

▲유닛을 잘 다루려면 꼼꼼한 손길은 필수요소

 

머리로 나와 상대방의 카드 유닛이 가진 특징을 파악하는 것 못지 않게, 정확한 마우스 컨트롤을 통한 유닛의 위치 선정과 적절한 “유닛 별 특수 능력”의 운용이 더해져야지만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 수 있을 정도로 게임 내 유닛 컨트롤의 중요성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아무리 강력한 카드들로 이루어진 조합을 가지고 있다 해도, 정확한 컨트롤이 함께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전체적인 인터페이스 단축키들이 일반적인 RTS장르에서 사용되는 것과 거의 동일한 구조이기에 평소 이런 장르를 즐겨 했던 유저라면 어려움 없이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각종 유닛들의 특수 능력 사용은 Z키 하나로 거의 통할 정도

 

 

패자에게는 눈물의 쓴 잔마저도 허락되지 않았다.

배틀포지의 PvE 시나리오 미션은 최소 1명에서 최대 12인용 맵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다. 월드맵에서 자신이 플레이 하고자 하는 미션의 방을 개설하면, 동일 서버에 접속중인 다른 플레이어들이 월드맵에서 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해당 맵의 최대 인원수에 맞춰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다. 미션을 돌파할 때마다 배틀포지의 각종 세계관과 카드, 영웅들의 정보 등이 담긴 책이 점점 완성되어가는 모습은 타 게임들의 도전과제나 업적을 떠올리게 했다.

 

▲미션을 수행해야 책과 지도에 수록된 정보/고난도 미션이 개방된다

 

각각의 미션들은 화면 상에 제시되는 과제를 순차적으로 완수해야 하는 방식이며, 다인용 맵의 경우 유저들마다 과제의 내용과 역할이 다르게 배분되기 때문에 여러 번 플레이를 하더라도 지루하지 않은 편이다. 게다가 미션을 클리어 할 때마다 그 보상으로 경험치와 골드, 업그레이드 카드 등을 받기 때문에 자신의 덱을 강화하고 다음 단계의 미션에 안전하게 도전하기 위해서라도 꾸준한 미션 플레이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문제는 미션을 실패했을 경우다. 1시간이 넘도록 플레이를 했더라도, 해당 미션을 실패하게 되면 패자에게 돌아오는 보상이 거의 전무한 것은 지나치게 가혹해 보였다. 특히 다인용 미션의 경우 구성원 중 한 명만 실수하더라도 다른 플레이어들까지 모두 함께 무너져버리기 때문에, 12인 까지의 컨텐츠가 구성되어 있다 해도 자연스럽게 다인용 콘텐츠 보다는 솔로~2인용 플레이를 선호하는 분위기로 흘러가게 되었다.

 

▲많은 인원수, 고난이도의 미션을 플레이한 만큼 합당한 보상이 필요하다

 

 

영리한 부분유료화, 가격 형평성은 글쎄

부분유료화 모델은 지속적인 수입 창조 면에서 매우 효율적인 요금제이다. 배틀포지에서는 게임을 플레이 하는데 필수적일 수 밖에 없는 “카드 부스터 팩”을 구입하기 위한 수단에 바로 이 부분유료화를 접목시켰다.

 

게임 내에서 기본적으로 제공받는 덱 외에 새로운 덱들을 구해보고 싶다면 BF(BattleForge Point)를 지불하고 구입해야 되는데, 문제는 그 가격 자체가 절대 만만한 편이 아니라는 것에 있다. Steam에서 서비스하는 단일 패키지의 가격이 49.99$인데 비하여 부스터 팩 4개를 구입 가능한 BF의 1,000캐쉬 가격은 20$에 달한다. 이 정도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수준이 되기 딱 좋은 비율이다.

 

▲부스터 한 팩당 200종의 카드 중 8장이 랜덤으로 당첨!

EA가 점점 부분유료화의 맛을 알게 되는 것 같아 두려울 뿐이다.

 

현재 해외 유저들이나 타 게임사이트 리뷰에서도 이러한 과도한 가격 책정에 대한 불만이 조금씩 새어 나오고 있는 상태이다. 게임의 가장 핵심적인 “카드”에 대한 컨텐츠를 캐쉬 아이템으로 묶어버린 것으로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받는 면에서는 성공했을지 모르나, 다양한 유저 층의 플레이 접근성에는 걸림돌이 되고 말았다.

 

 

퓨전 장르의 진수를 즐겨보시라

드래곤볼에서 손오공과 배지터의 퓨전을 기억하는가 완벽한 퓨전을 위해서는 퓨전을 시도하는 두 사람의 힘의 균형과 자세, 체격적인 조건까지 완전히 일치해야만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들이 필요하지만, 일단 성공하고 나면 1+1=3을 상회하는 파워를 발휘할 수 있었다.

 

만화에서 나온 허무맹랑한 기술이라고 치부해버릴 수도 있겠지만, 함께 섞이는 두 개체의 균형을 팽팽하게 유지하면서 하나로 만들어내는 것은 분명 현실에서도 쉬운 일은 아니다. “퓨전 장르”를 지향했던 게임들의 대다수가 빛도 보지 못하고 사라져간 것도, 이런 퓨전 실패 예시와 무관하진 않을 것이다. 퓨전을 시도하려는 각 장르에 대한 깊이와 이해가 부족했거나, 어느 한 장르의 영향이 너무 큰 나머지 함께 합쳐진 나머지 장르가 묻히거나 들러리가 되어버린 모습이라고나 할까

 

배틀포지는 TCG 특유의 덱 수집과 구성의 묘미, RTS의 전략과 컨트롤적인 요소를 모두 잘 우려낸 덕분에 다른 단점들을 모두 커버해버릴 만큼 충분한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TCG와 RTS라는 가까운 듯 하면서 멀게만 느껴졌던 두 장르를 어떻게 하면 성공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이 궁금하다면, 앞으로는 결코 이 게임을 빼놓고 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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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전략시뮬
제작사
EA
게임소개
'배틀포지'는 RTS와 TCG를 결합한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불과 얼음, 자연, 암흑 등 4가지 종족을 이용하여 자신만의 덱을 구성하고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여기에 RTS가 아닌 TCG의 소환 방식을 채택하여...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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