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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3DS 사용기, ´배터리가 겨우 3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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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6일, 일본 현지에서 발매된 닌텐도의 차세대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 3DS(이하 3DS)’는 3D 입체 안경 등 특별한 장치 없이 3D 화면을 즐길 수 있다는 점과 지난 1980년대부터 30년 넘게 휴대용 게임기 시장을 지배해 온 닌텐도의 차세대 게임기라는 것 때문에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았다. 휴대용 게임기 치고 2만 5천엔(한화 약 34만원)의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는 순식간에 예약이 끝났으며, 발매 전날부터 물품을 받기 위해 밤새 기다리는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발매 당일에는 오전 중에 아키하바라 대부분 매장에서 품절 고지를 알리는 등 현지의 높은 기대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게임메카는 ‘3DS’가 어떠한 성능을 갖고 있으며, 기존 NDS 시리즈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7일간 직접 체험한 내용으로 정리해 보았다.

3D 효과는 확실, 다만 눈의 피로감이 심하다

‘3DS’가 가장 크게 내세우는 점은 3D 입체 화면을 눈으로 직접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닌텐도는 플레이어가 눈으로 직접 3D 화면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광판과 반사판, 휘도 향상 필름 등 7장의 패널을 이용하여 상단의 ‘3D 스크린’을 완성했다. 3D 사진을 촬영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한 쌍의 카메라를 본체 외부에 장착했고, 플레이어가 직접 3D 효과 정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3D 볼륨’을 도입했다. 이처럼 ‘3DS’는 플레이어가 3D 콘텐츠를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된 휴대용 게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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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니케이 신문에서 공개한 '3DS' 액정 패널 분해 사진

그렇다면 닌텐도가 의도한 대로 ‘3DS’에서 제대로 3D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을까? 대답은 ‘예’다. 마치 화면이 안으로 확장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특히 ‘3DS’는 다른 기기와 달리 앞서 언급한 ‘3D 볼륨’을 통해 플레이어가 원하는 정도의 3D 효과를 선택적으로 즐길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향후 닌텐도가 ‘e샵’을 통해 3D 영화, 애니메이션 등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하면 3D 기능은 더 큰 장점이 될 것이다.

문제는 눈의 피로감이 심하다는 것이다. 필자 뿐 아니라 대부분의 게임메카 기자들은 ‘3DS’를 30분 이상 즐기지 못했다. 3D 화면에 대한 눈의 피로감이 심하기 때문이다. ‘3DS’ 기본 설명서와 게임을 실행 후 첫 화면에 보이는 것은 ‘30분 이용 후 10분 정도 휴식하는 것이 좋다’는 권유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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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4 3D 에디션을 실행했을 때 볼 수 있는 경고문. 30분 하고 10분 쉬랜다

뿐만 아니라 3D 화면을 장시간 이용한 후에는 두통이 발생하고, 컴퓨터 모니터 등이 마치 ‘3DS’ 입체 화면을 보는 것처럼 들어가 보이는 등의 현상도 경험했다. 아직 눈이 성장 중이고 스스로 절제하기 어려운 어린이가 ‘3DS’를 이용할 때에는 반드시 보호자의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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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DS 볼륨을 최대로 높였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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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DS 볼륨을 낮췄을 때의 모습. 이처럼 3D 효과를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시야각에 따라 ‘3D’를 제대로 즐길 수 없다는 단점 역시 존재한다. 정확히 정면에서 바라보지 않으면 이미지와 글자가 겹쳐 보이는 경우도 발생한다. 사람마다 3D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시야각이 다르기 때문에 조절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 받고 있다.

기능은 향상, 게임 없이 즐길 거리

가장 최근에 발매된 ‘닌텐도 DS(이하 NDS)’의 최신 버전 ‘NDSi’에서는 터치펜으로 글을 써서 대화를 나누는 ‘피카챗’과 카메라, 오디오, DSi샵 기능을 기본적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3DS’는 기존에 있던 기능을 강화하고 단점을 보완했으며 새로운 콘텐츠를 추가했다.

먼저 기존 NDS보다 화면 크기를 늘리고(NDSi 3.25인치 -> 3.5 인치) 해상도를 높여서 깔끔한 그래픽을 보여준다. 그리고 ‘Home’ 버튼과 아날로그 조작이 가능한 ‘슬라이드 패드’가 추가됐다. NDS는 전원을 껐다 켜야 메인 화면으로 돌아올 수 있었지만 ‘3DS’는 ‘Home’ 버튼을 사용하면 쉽게 돌아올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콘텐츠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십자 키’에 비해 ‘슬라이스 패드’는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4’와 같이 대전 격투 게임 및 액션 게임을 즐기기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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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라이스 패드로 인해서 대전 격투 게임이나 액션 게임을 즐기기에는 훨씬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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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me' 버튼 덕분에 전원을 껐다 켜야 하는 불편함이 사라졌다

그리고 ‘3DS’는 하나의 내부 카메라와 한 쌍의 외부 카메라를 배치했다. 외부 카메라는 사람의 눈처럼 나란히 배치하여 3D 입체 사진 촬영 및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2GB SD 메모리카드를 기본 탑재해서 사진, 음악, 다운로드 콘텐츠 등을 저장할 수 있다. 내장 소프트웨어로 ‘Mii 스튜디오’, ‘AR 미니 게임’, ‘얼굴 슈팅’, ‘닌텐도 존’ 등을 탑재했고, 각 콘텐츠를 알아보기 쉽도록 아이콘화하는 등 인터페이스도 개량했다. Wi-fi 등 각종 무선 기능을 탑재하였으며 어린이를 보호할 수 있도록 보호자가 사용 제한을 걸 수 있는 옵션을 추가했다.

▲ 일본 인기 그룹 '아라시'가 출연한 3DS 광고(출처: 유투브)

이처럼 ‘3DS’는 ‘온 가족의 게임기’라는 닌텐도 게임기 개발 취지에 맞도록 디자인되었다. 그러나 이 모든 장점을 상쇄해 버리는 단점이 나타났으니 바로 ‘배터리 지속시간’과 ‘킬러 타이틀’이다.

즐기기엔 너무나 부족한 배터리 지속시간과 타이틀

‘3DS’의 3D 기능을 사용하지 않고 이용했을 경우 최대 5시간 정도 즐길 수 있으며 밝기를 최대로 높이고 3D 기능을 사용하면 3시간 안팎의 지속 시간을 기록했다. 이는 4시간에서 6시간의 지속 시간을 보이는 ‘PSP-3000’에 비해 1시간 가량 짧은 것이다.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상당히 길다. 완전 방전된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 약 3시간 30분이 걸린다.

과거 닌텐도 이와타 대표는 “휴대용 게임기는 배터리가 10시간 이상 버티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러나 ‘3DS’는 이와타 대표의 생각을 역행하는 기기다. SD 메모리 카드를 이용하여 음악을 듣고, 카메라를 이용하여 3D 사진을 찍으며 엇갈림 통신으로 다른 사람과 함께 즐기는 등 여러 가지 콘텐츠를 탑재한 ‘3DS’는 매력적이다. 그러나 ‘3DS’ 자체가 오래 버티지 못한다는 단점은 모든 장점을 가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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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주장과 반대의 길을 걸은 '3DS'

여기에 동시 발매 타이틀 중에서 ‘3DS’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킬러 타이틀’이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점 중 하나다. ‘3DS’와 함께 발매된 타이틀은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3D 에디션’, ‘릿지 레이서 3D’, ‘닌텐독스 + 캣츠’, ‘레이튼 교수와 기적의 가면’ 등 8종의 소프트웨어지만 3D가 반드시 필요하거나 혹은 제대로 활용한 타이틀은 ‘릿지 레이서 3D’와 ‘닌텐독스 + 캣츠’ 정도다. 다음 타이틀은 3월 말에나 등장할 예정이고, 인기 시리즈의 3DS 타이틀은 4월 이후에나 발매될 것으로 보인다. 킬러 타이틀이 없다는 것 때문에 3DS의 구입 시기를 늦추는 게이머도 적지 않다.

대용량 배터리와 킬러 타이틀이 시급하다

닌텐도의 NDS가 소니의 PSP에 비해 성능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휴대용 게임기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은 교육, 음악, 그림 등 여러 분야의 킬러 타이틀과 함께 ‘언제 어디서나 오랫동안 즐길 수 있다’는 휴대용 게임기의 가장 큰 장점을 살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3DS는 이전까지 보여준 닌텐도 휴대용 게임기의 장점을 배제하고 있다.

소니는 지난 1월 PS3에 근접한 성능과 강력한 서드 파티 등을 내세운 ‘NGP’를 발표하며 닌텐도를 압박하고 있다. ‘3DS’가 ‘NGP’의 도전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배터리 문제 해결과 킬러 타이틀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20세기 말에 벌어진 ‘닌텐도 64’와 ‘PS’의 대결이 재현될 수 있다.

▲ 사실 얘만 나오면 별 문제 없을 거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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