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남은 것은 희망, 새로운 시작을
위한 희망
자유가 없는 삶은 더 이상 삶이 아니라는 깨달음에 10년 동안
벙커에서 지내던 7명의 일행은 죽거나 혹은 살 각오를 하고 지상으로 나오게 된다.
2004년 11월 4일 도쿄에서 첫 환자가 나왔을 때만해도 이런 결과가 발생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 2주가 지나 그 환자는 인간이라기보다는 퉁퉁 부운 고기 덩어리로 변해 죽음을
맞이했다. 한달이 자나자 모스코바, 베를린, 런던, 그리고 L.A.에서 급성 유전변이
증후군(SGDS)에 감염된 사람들이 발견되었고 그들은 몇일내 모두 사망했다. 감염자들이
발견된 도시는 엄격하게 격리되었다. 격리도시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거세게 저항했고
유혈사태로까지 확대됐다. 프랑스 정부는 파리에 전략핵을 사용하는 극약처분을 내렸지만
전염병의 확산을 막을 수 없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했다
솔저
오브 아나키의 배경 스토리는 다소 장황하다. 아예 메인메뉴에 따로 스토리 메뉴를
마련하고 게이머가 언제나 배경 스토리를 볼 수 있게 했다. 보통 인트로(Intro)로
처리하는 부분을 싱글 플레이에서 따로 떼어 놓은 것이다. 물론 이러한 시도가 처음
이뤄진 것은 아니다. 배경부터 플레이방식까지 너무나 유사한 ‘폴아웃 택틱스’
역시 이러한 방식이다. 차이점이라면 10년 전에 일어나 대재앙을 설명하고 여기에
어떤 배후가 있다는 암시로 이야기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어드벤처나 롤플레잉에나
어울릴 법한 이러한 설정은 게임이 진행되면서 궁금증을 증폭시켜 게이머에게 묘한
매력으로 작용한다.
고라설(Gorasul)로 발더스 게이트의 아성에 도전했다가 엄청난 벌레의 공격(버그가 많았다)으로 3류 개발사라는 소리를 들어야했던 실버스타일은 깨달은 바가 있었는지 이번엔 제대로 일을 저질렀다. 폴아웃 택틱스 형태의 소대전투를 3D로 옮기고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만큼 현대 시가전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그렇다고 솔저 오브 아나키가 그렇고 그런 모방게임은 아니다. X-COM, 재기드 얼라이언스, 클로즈 컴뱃, 폴아웃, 새도우 와치 등 유사한 형태의 게임이 많이 나와 있어 독특함을 주장하기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전술게임의 묘미를 잘 표현하고 있으며 3D 엔진을 활용한 방대한 맵은 솔저 오브 아나키만의 독특한 플레이를 가능하게 한다.
낮은 포복은 기본, 벽을 넘어 적의 허를
찌른다
솔저 오브 아나키에는 생산개념이 없다. 제한된 인원과 장비를
가지고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 바로 게이머가 맡은 임무다. 따라서 잦은
세이브가 불가피하며 전면전보다는 게릴라와 비밀침투작전이 효율적이다. 이러한
전술은 각 캐릭터의 머리위에 있는 역삼각형의 색깔을 보고 상황을 판단해서 진행하게
된다. 주황색 적을 발견하면 자세를 최대한 낮춰 은닉을 시도한다. 그리고 캐릭터는
크게 3가지 상태로 지정할 수 있다. 공격(주위에 적이 있으면 능동적으로 공격한다),
수비(공격을 받아야 대응한다), 회피(공격을 받아도 공격명령을 내리기 전까지는
대응하지 않는다)로 적에게 가까이 접근하기 위해서는 회피나 수비상태로 적에게
접근해야한다. 캐릭터의 자세는 서기, 앉기, 엎드리기로 구분된다. 물론 자세가 높아질수록
이동속도가 빠르다.
미션목표는 화면왼쪽 미니맵에 녹색점으로 표시된다. 게이머는 미니맵을 보고 목표지점으로 이동해서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다. 인질구출이나 기지점령 등 목표는 비교적 단순한 편이나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열려있다. 가령 갱의 두목을 제거하는 것이 목표인데 갱의 기지입구가 비교적 잘 방어되고 있다면 기지후미로 접근한다. 장거리 무기를 사용해 보초를 없애고 벽을 넘어 적기지 침투에 성공했지만 적은 아군에는 없는 강력한 탱크가 버티고 있다. 그렇다고 수류탄을 던지면 한번에 탱크를 폭파할 수 없어 아군피해가 불가피하다. 할 수 없이 폭파병으로 탱크 뒤로 몰래 다가가 탱크 주위에 대전차 지뢰를 매설하고 탱크를 지뢰가 묻힌 곳으로 유인한다. 아니면 기지입구에 지뢰를 설치하고 적을 기지 밖으로 끌어내면서 공격하거나 아군피해를 감수하면서 전면전을 전개할 수도 있다. 게이머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미션이 진행되면 적도 강해지고 아군도 새로운 탈 것과 무기를 얻게 되며 캐릭터들도 레벨이 올라 비슷한 목표라 할지라도 색다른 방식으로 풀어나갈 수 있다. 맵도 방대한 편이어서 제한된 공간에서 일시적으로 벌어지는 소규모 전투(싸움)라기보다는 실제로 전쟁에 참가한 느낌을 준다.
캐릭터와 미션준비 과정
캐릭터는
능력치가 있어 롤플레잉처럼 계급이 오르면 새로운 스킬을 익힐 수 있고 미션이 진행되면서
새로운 부대원이 추가되거나 무기나 차량, 헬기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부대원,
무기, 탄약, 차량 등은 다음 미션으로 이어진다. 미션이 끝나면 부대로 복귀해 차량이나
헬기를 수리하거나 장갑을 강화할 수 있으며 거래를 통해 차량이나 아이템을 구할
수 있다. 스킬에는 베레타, Uzi, MP5, 샷건에 능한 라이트건(Light Gun), RPK, AK-74,
M60, RPG-7, SA-7에 전문화된 헤비건(Heavy Gun) 외에도 폭파, 저격, 치료 등이 있다.
이러한 스킬은 전투를 통해 경험치를 얻어 일정 계급에 도달해야 선택할 수 있다.
미션을 마치면 자동으로 6개의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는 화면으로 이동된다. 팀원을 선택해 미션을 시작하는 훈련장(Drill Yard), 캐릭터 정보나 미션 브리핑을 볼 수 있는 전술 회의실(Tactic Room), 무기나 탄약을 배분하거나 이러한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는 저장고(Stock), 차량을 수리하거나 아머를 강화할 수 있는 차고(Garage), 헬기를 관리하는 헬기장(Hanger), 캐릭터를 치료하거나 호르몬을 투약할 수 있는 실험실(Lab)이 바로 그것이다.
한글판 발매를 기다리며
솔저
오브 아나키는 도시 시가전을 배경으로 한 소대전투를 경험해보고픈 게이머라면 한
번쯤 기대해볼만한 작품이다. 국내에는 다소 생소한 실버스타일은 93년 베를린에
설립되어 그동안 십여 개의 게임을 개발한 베테랑 개발사다. 솔저 오브 아나키의
저력은 이러한 경력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어색한 시점이나 단순하게 보이는
첫인상과 달리 시점조절에 익숙해지고 게임 시스템을 이해하게 되자 세밀한 캐릭터
묘사나 흥미로운 시나리오에 빠져 게임에 몰입하게 됐다. 단순하게만 보이던 플레이방식도
다양한 상황과 캐릭터 성장 시스템이 어우러지면서 깊이가 더해진다. 인터페이스는
마우스와 몇 개의 단축키를 외우는 수준에서 완벽하게 컨트롤이 되므로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