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재개된 개발 프로젝트
1987년
게임기 사상 최초로 CD-ROM이라는 대용량 저장매체를 사용한 NEC인터내널의 PC엔진.
TV 애니메이션에서나 볼 수 있는 이벤트 연출을 게임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
많은 주목을 받은 게임기였는데... 이러한 게임기의 성능을 제대로 살려주는 게임이
있었으니 허드슨의 천외마경이 바로 그것이었다. 천외마경은 CD-ROM이 대용량 데이터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 화려한 애니메이션의 삽입은 물론, 독특한 세계관으로
많은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은 RPG게임이다(물론 다른 액션도 있지만 대부분이 RPG란
의미). 한편 천외마경을 접해본 게이머들 중에는 열성적인 팬이 되는 경향이 많았는데,
그러한 게이머들은 상당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과거 PC엔진으로 발매됐던 천외마경
시리즈 초기작들의 리메이크를 계속해서 요구해 왔다. 하지만 이 시리즈는 그러한
게이머들의 바램을 뒤로 한 채 97년 세가새턴의 제 4의 묵시록의 발매를 끝으로 잠복기에
들어섰다. 이번에 소개하는 작품은 시리즈 3편으로 예정돼 있었던 ‘천외마경 3 나미다’로
수차례 발매연기를 거듭하다가 개발이 중지된 비운의 게임이다. 하지만 PS2로 현대
게이머들의 취향에 맞게 재구성돼 발매한다고 하니 천외마경을 알고 있는 게이머
뿐만 아니라, 처음 접하는 게이머라 할지라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으리라고 감히
단언한다.
3개의 게임이 본래 하나의 스토리
천외마경
시리즈는 본래 3편까지 하나의 게임으로 구성하려고 의도한만큼 방대한 양의 스토리와
세계관을 자랑한다. 게임의 제작사였던 레드컴퍼니는 PC엔진이 게임용량을 무한대까지
커버할 수 있다는 소문에 그만큼 큰 스케일의 게임을 제작하려 했다는 것인데 게임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각종 애니메이션과 다양한 배경음악을 사용하고 나니 충분할 정도의
데이터를 수록할 수 없었다. 그래서 시리즈를 3편으로 나눠서 발매하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하지만 게임기의 저조한 보급률과 PC-FX라는 고사양 게임기의 스케일에 맞는
적합한 게임을 구상하다가 시간을 보내기 일수였고, 결국 다른 게임개발 프로젝트(공상과학여행
걸리버보이 등)를 맡게 됨에 따라 3편 나미다의 제작은 무기한 연기되기에 이르렀다.
어쨌거나 지금에서야 다시 발매되는 이 게임은 ‘지팡(먼 옛날 서양에서는 동양의
신비한 섬을 지팡이라 불렀는데, 그것이 일본을 의미한다는 것은 재팬의 발음과 유사하다는
점에서도 유추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일본 땅덩어리와는 그 모습이 다르다)’이라는
세계가 무대로, 3편은 그 중 9개의 섬으로 이뤄진 츠쿠스가 중심이 된다. 참고로
1편은 반도, 2편은 야마토가 주무대였다.
시대가 변한만큼 캐릭터도 새롭게 일신
10년만에
재개되는 게임이니만큼 제작사 측에서도 현대 분위기에 맞게 등장 캐릭터의 모습을
변화시켰다고 한다. 하지만 천외마경 공통의 깔끔한 이미지는 그대로 고수했는데...
특히 주인공 나미다의 머리(일명 불머리)는 하늘로 솟구치는 불과 같은 형상을 지니고
있어 시리즈 초유의 개성을 자랑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히로인 이치요는 수수한
복장으로 게이머들의 기대(?)를 져버리는데... 그 외에도 땡중을 연상시키는 수행자와
칼장사가 아닐까 의심될 정도로 많은 칼을 지니고 있는 늑대인간, 무도회 복장의
여성 캐릭터도 등장한다(아직 이름이...ㅡㅜ). 한편 천외마경 시리즈의 공통점이
주인공 캐릭터들에게 특별한 표식(부위는 상상하는데로... 팔, 다리는 물론 가슴과
엉덩이까지... 이번에는 혓바닥에도 표식이 있는 캐릭터도 등장한다)이 있다는 것인데
캐릭터 일러스트를 통해 여주인공의 경우 팔 알통 부분에 의문의 문양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필드는 3D, 전투는 2D!?
아직
실제 게임 스크린샷은 입수하지 못했지만 이보다 앞서 나오는 리메이크작 천외마경
2 만지마루의 스크린샷을 살펴보면 대충 게임의 분위기가 어떤 쪽으로 흘러갈지 유추해볼
수 있다. 일단 기존의 2D 그래픽을 탈피, 필드와 마을, 던전 등이 3D로 구성됨을
상상할 수 있다. 하지만 전투에서 시리즈 전통의 2D배틀을 고수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번에 리메이크되는 만지마루의 경우 2D전투임을 스크린샷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지만
나미다의 경우 공개된 동영상에 3D 폴리곤으로 제작된 캐릭터들이 등장해서 그러한
혼란은 더욱 가중된다(폴리곤 캐릭터가 필드 및 동영상에만 등장할지, 전투에서도
등장할지는 미지수). 한편 게임의 기획을 맞고 있는 히로이 오우지씨는 게임의 동영상
부분을 기존 시리즈처럼 2D 애니메이션만 사용하기보다는 현대 젊은이들 취향에 맞게
CG를 함께 곁들이는 방안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더욱 신선한 느낌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합체 시스템이 특징, 교역을 통해 돈도
번다!?
지난 5월에 신작개발이 최초로 공개된 이후 6월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 현재까지 대략적인 등장 캐릭터와 맵, 필드에서의 분위기만을 구상한 상태라
아직 구체적인 전투시스템이나 이벤트 내용 등은 공개돼 있지 않다. 단순히 스토리는
2 만지마루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며 특수한 공격패턴으로 다른 상대와 합체를 할
수 있다는 정도만이 공개돼 있을 뿐이다. 합체의 경우 캐릭터에 따라 여성 캐릭터하고만
합체할 수 있기도 하다는데 과연 합체 후에는 어떠한 모습이 될지 궁금증이 더욱
증폭된다(남성에 가까울지, 혹은 여성에 가까울... 인간이 아닐지...ㅡㅡ;). 엔딩을
보기까지의 대략적인 플레이 시간은 40~50시간 정도로 보통 RPG와 비슷하며 일방향으로
정해져 있는 시나리오가 아닌 조건에 따라 특별한 시나리오도 체험할 수 있게 구성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본편의 스토리와는 또 다른 재미를 안겨줄 것으로 예상되는 출도시스템이
등장한다고 하는데,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돼 있지 않다. 다만 일본 나가사키에
있는 출도(일본음 데지마)란 섬이 에도시대 이제 막 시작한 서양과의 유일한 교역로를
상징했으므로 물품의 거래를 통한 이윤의 창출(드퀘로 비교하면 카지노 정도)과 같은
이벤트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이제 막 개발이 착수된 상태라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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