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기간 3년이라는 인고의 세월을 거쳐 개발된 게임이 있다. 그것도 국내에서, PS2라는 (개발자에겐) 생소한 플랫폼 하에서 제작된 게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게다가 개발전력이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레이싱 장르라니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닌가?
그 주인공은 지난 2월 22일 개최된 PS2 국내 정식발매 1주년 기념 행사장에서 공개된 액시즈 엔터테인먼트의 ‘액셀 임팩트’였다. 그날 공개된 액셀 임팩트의 오프닝 영상은 행사장의 관객들로 하여금, 거짓말 조금 보태서 ‘충격’ 수준으로 몰아넣었고 이를 기점으로 이 작품에 대한 궁금증은 계속 높아지기만 했다. 그리고 2003년 여름, 드디어 개발사는 목을 빼고 게임출시일을 기다려오던 게이머들을 위한 정보공개를 시작했다.
돈 좀 들였다
엑시즈
엔터테인먼트는 2001년 11월 SCEI로부터
PS2게임개발 라이센스를 취득, 액셀 임팩트의 뼈대를 만드는 기초작업공사를 시작했다.
이들이 먼저 시작한 일은 당시 국내 개발사 역량으로는 엄두도 낼 수 없었던 ‘레이싱 코스’를 만들기 위한 세계답사였다. 액셀 임팩트에서는 일본의 요코하마를 비롯, 하코네, 독일의 뉴버그링, 모나코 등 실존하는 세계 각국의 이채로운 도로들을 게이머가 선택한 차량을 이용해 직접 달려볼 수 있다. 이런 배경은 개발자들이 현지답사를 통해 촬영 후 게임 내에 도입한 것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레드 데블 시티’라는 이름으로 압구정동과 청담동 일대의 도로가 완벽히 재현되어 있는 등 단순히 해당 도시의 이미지만을 따오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런 요소는 인터내셔널 버전과 차별화되는 한국판만의 특징! 이처럼 여러개의 도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코스는 도시별로 22가지 종류를 제공한다.
단순한 아케이드 게임으로 생각하면
곤란하다구
엑시즈는 액셀 임팩트가 단순히 그란투리스모나 릿지레이서의
변방에 머무르면서 주변국들의 틈새시장을 노리는 작품이 되는 것을 지양했다. 이들은
차체 물리학을 게임에 그대로 적용, 실제 차 운전과 똑같은 느낌을 재현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자동차 및 레이싱 전문가 등의 유수 인력을 투입하여 지속적인 감수를
받으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말 그대로 그란투리스모의 아성에 버금가는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이들의 야심찬 목표.
심지어 이 작품은 낮과 밤, 날씨와 같은 자연 환경에 따라 차량이 감응하도록 프로그래밍에 만전을 기했으며 차량 데미지 시스템을 사실적으로 적용해 충돌에 따라 차체가 완전히 일그러진 형태로 부서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주행시 데미지를 입으면 차량의 속도가 느려지는데 타이어에 손상이 발생했을 경우 실제처럼 핸들조작이 어렵게 된다. 이것이 또한 전륜이냐 후륜이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은 이 게임이 추구하고 있는 극도의 시뮬레이션성을 증명해주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색적인 점은 운전자 시스템이라는 정체국적불명의 요소를 게임에 삽입, 실제 운전자가 탑승 운전하는 광경이 연출된다는 것이다. 나스카/인디카 시리즈나 랠리를 배경으로 한 레이싱 게임이 아닌, 도로 스피드 주행 게임에 이런 요소가 삽입된다는 점 자체가 꽤 재미있게 여겨지지 않는가? 차량은 일반 카와 레이싱 카, 그리고 1대의 스페셜 카가 등장하며 8가지 색상 선택이 가능하다. 페라리 모데나, 람보르기니, 바이퍼 등 현존하는 차량이 모두 등장하는 건 사실이지만 차량 라이센스를 획득하지 못해 로고가 빠지는 등 일종의 수정(?)이 가해진 사실은… 벌써 모두 알고 있는 사실?
우물 안의 개구리로 남진 않을 것이다
PS2용
게임이 자국시장만을 노리고 폐쇄적으로 개발되는 경우는 많지 않으나 장르의 특성상
특정국가에서만 인기몰이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 점에 예외요소로 작용하는
장르가 스포츠, 레이싱 게임으로 국가와 인종(?)을 불문하고 좋은 작품엔 모두 비슷한
수준의 인기표가 던져지게 된다.
액시스 엔터테인먼트 역시 이러한 좋은 제반조건과 뛰어난 퀄리티를 내세워 미국과 유럽의 게임 퍼블리셔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공식적인 국내출시일인 9월을 중심으로 전 세계 공략에 들어간다.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수식어를 단 국산 레이싱 게임이 세계를 질주한다는 사실. 생각만 해도 짜릿할 것 같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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