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가에도 리모델링 바람이 한참이다. 탄트라와 쉐도우베인, 묵향 등 초반공세에 실패한 온라인게임들이 속속 새로운 모습으로 재오픈되고 있는 가운데, ‘러쉬온라인’처럼 게임의 성격과 이름까지 바꿔 새로운 게임을 표방하는 사례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러쉬온라인은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프리스트가 변신한 게임으로 이름과 함께 내용까지 전면 재구성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해외의 평단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아 오픈베타테스트까지 실시됐음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이용자로 지난 3월 서비스가 중단된 프리스트는 ‘러쉬온라인’이라는 게임으로 새롭게 개발돼, 현재 클로즈베타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하드고어라는 게임컨셉을 완화하고 웨스턴 액션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대중을 겨냥해 개편이 진행된 러쉬온라인. 기존 온라인 게임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중세판타지에서 벗어나, 카우보이들과 건맨, 열차강도 등이 활약하던 골드러쉬 시절의 서부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세계관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액션활극 MMORPG' 표방하며 프리스트 이상의 시선집중을 고대하고 있다.
PvP는 나의 인생사
러쉬
온라인의 중심 이야기는 서로를 멸망시키고자 하는 두 계열간의 전투다. 서로 다른
계열의 싸움은 기존 게임에서 단순한 길드단위로 묶여있던 커뮤니티를 게임 전체의
규모로 확장시키며 온라인 게임 상의 필요악으로 치부되던 PK시스템을 적극적인 PvP시스템으로
구현했다.
▶ 성지 점령전의 한 장면 |
즉 플레이어의 가장 큰 적은 이제 인공지능으로 조종되는 MOB이나 NPC가 아닌 '다른 세력의 플레이어'라는 것. 완전히 다른 게임 시스템과 진행 방식을 가지는 두 계열의 캐릭터들은 게임 내 모든 대립구조의 근간을 이루며 서로의 피를 갈망하게 된다.
양 계열이 동시에 입장할 수 있는 필드에서 플레이어들은 서로를 몬스터로 인식한다. 이때 양 계열의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것은 서로를 사살하는 것 뿐, 둘 사이에는 대화조차도 허용되지 않는다. 말 그대로 PvP가 생활화된 게임 시스템이 러쉬온라인의 기본적인 게임구조라는 것이다.
러쉬온라인은 FPS 게임에서 사용 되는 것과 같은 키보드와 마우스를 동시에 사용하는 컨트롤 방식과 일반 온라인 게임과 같이 마우스만으로 플레이 하는 방식의 두 가지의 조작 방법을 제공한다. 게임 내에서는 두 가지 방식을 각각 ‘액션모드’ 와 ‘마우스모드’로 부르고 있다.
러쉬온라인 특유의 액션성을 100% 즐기려면 역시 액션모드를 사용해서 플레이 하는 것이 좋지만 마우스모드 역시 일반적인 수준에서 게임을 진행하는데는 불편함이 없다. FPS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유저들 이라면 마우스모드로 플레이를 시작해 차차 액션모드 컨트롤을 익혀갈 수 있다.
이러한 액션모드를 활용해 펼치는 연속공격은 러쉬온라인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다. 뒷걸음질하며 사격하고, 상대의 조준을 교란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좌우로 움직이는가 하면, 지그재그로 대쉬하며 칼을 휘두르는 모습은 액션게임의 그것과 다를 바 없는 긴박감 넘치는 전투의 묘미를 제공한다.
▶ PvP 전용맵에서의 전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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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공성전의 개념을 필드화시킨 성지 점령전은 전투를 중시하는 러쉬온라인의 또 다른 일면을 맛보게 한다. 게임에선 블러디스카이 라는 아이템 1,000개를 모았을 때 성지점령전이 시작된다. 전체 게임 월드의 하늘이 붉게 물들고 모든 마을과 사냥터에 전운이 감돌면서 시작되는 성지 점령전. 마침내 성지의 문이 열리고 수백명의 유저들이 정면으로 부딪치는 이 전투는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라고 할 수 있다. 파티의 형식을 유저가 설정할 수 있다는 것도 재미있는 점이다. 경험치가 공유되고 파티원간의 레벨제한이 있는 가족형 파티나 경험치 공유와 레벨제한이 없는 친구형 파티중 하나를 유저가 선택하게 된다. 친구형 파티의 경우 누가 아이템을 루팅할 것인지, 누가 새로운 파티원을 초대하는 권한을 가질 것인지 등 다양한 옵션을 유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20개가 넘는 광대한 필드 역시 서부시대의 오묘한 느낌을 살려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러쉬온라인에는 따가운 햇빛이 내리쬐는 황야에서, 울창한 숲이 우거진 산악에 이르기까지 20종류가 넘는 다양한 환경의 필드가 존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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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서부라는 세계관과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인 말의 등장도 게이머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특징으로 부를 수 있지 않을까? 러쉬온라인의 기마 시스템은 말을 타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음은 물론, 말 위에서 사냥, 거래, 커뮤니티 등 모든 행동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대중화’를 선택했던 탓에 기존의 프리스트팬들에겐 혹평을 받고 있다는 점이 러쉬온라인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는 부분. 여전히 좁은 사냥터와 비교적 떨어지는 말의 효용성, 경제시스템의 불안전성까지 리모델링된 게임의 양날의 검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런 아킬레스건을 앞으로 어떻게 개선해나가느냐가 러쉬온라인의 성공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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