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국내 MMORPG의 대부분은 검과 마법이 존재하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다양한 종족과 캐릭터들이 펼치는 모험을 중심으로 한 ‘반지의 제왕’이나 ‘던전 앤 드래곤즈’와 같은 중세 판타지물을 소재로 해왔다.
▲MMORPG=중세판타지라는 공식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
그 덕분에 ‘MMORPG=판타지물’이라는 난감한 공식이 유저들 뇌리에 깊이 박히게 됐고 이제는 새로운 온라인게임이 개발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의례 게임업계에 종사하는 관계자를 비롯해 수많은 유저들은 중세 판타지세계를 바탕으로 한 게임을 떠올린다.
이러한 중세 판타지세계를 바탕으로 한 온라인게임은 유저들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반면 스토리, 시스템, 몇 가지 인터페이스를 제외하고는 기존의 MMORPG와 큰 차이점을 가질 수 없다는 큰 단점도 가지고 있다.
온라인게임개발사들은 이런 중세 판타지물 일색인 국내 MMORPG시장에서 성공하기위해 기존의 MMORPG가 가지고 있는 틀을 뛰어넘어야 했으며 몇몇 개발사들은 그 대안으로 SF장르중 하나인 스팀펑크를 내놓았다.
▲최근
오오토모 카즈히로 감독이 스팀보이라는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제작, 공개하면서 스팀펑크에
대한 관심은 고조되기 시작했다
스팀펑크는 19세기 증기기관시대를 배경으로 한 SF소설로 ‘What-if(만약 그랬더라면)’라는 가정을 통해 기존의 역사와는 전혀 다른 상상의 세계를 펼치는 대체역사소설의 한 장르를 일컫는 말이다.
쉽게 말하자면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낮았더라면 이집트의 역사는 바뀌었을까?’라는 질문이 이야기의 핵심이 되는 것이 대체역사소설이며 이것이 19세기 증기기관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면 그것이 바로 스팀펑크가 되는 것이다.
영화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 ‘스타트랙’이나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 ‘미래소년 코난’을 떠올리면 스팀펑크에 대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스팀펑크 장르의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꼽으라면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와 이상한 바다의 나디아를 이야기할 수 있다 |
온라인게임에 있어서 본격적으로 스팀펑크의 개념이 도입된 것은 포트리스 2 개발 팀으로 유명한 마르스 팀이 한빛소프트로 둥지를 옮기면서 제작한 온라인게임 ‘네오스팀’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에도 수많은 MMORPG시장의 후발주자들이 SF를 지향하며 다양한 온라인게임을 제작했고 최근에는 CCR이 자체개발하고 있는 온라인게임 ‘RF온라인’에 스팀펑크의 개념이 적용된 ‘아크레시아’라는 종족이 등장하기는 했지만 본격적이라고 하기에는 게임에 있어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높다고는 할 수 없다.
메모리즈의 대포도시 이후 이렇다 할 스팀펑크물이 등장하지 않던 일본에서 애니메이션 ‘아키라’의 감독인 오오토모 카츠히로가 9년간에 걸쳐 극장용 애니메이션 ‘스팀보이’를 제작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련업계 전반에 스팀펑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기 시작했고 그에 대한 영향이 뭔가 새로운 탈출구를 갈구하던 국내 온라인게임 업계에 스며들었기 때문에 마르스 팀의 온라인게임 ‘네오스팀’의 개발은 어쩌면 시대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네오스팀이란? 네오스팀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19세기 증기기관시대를 배경으로 한 SF장르인 스팀펑크를 소재로 한 온라인게임으로 ‘What-if’라는 것을 ‘일반적인 판타지세계에 과학기술과 기계가 있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으로 대체하면서 마법과 기계문명을 접목시킨 과학기술로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해 나가고 있는 한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게임의 타이틀이기도 한 네오스팀은 네오스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을 의미하는 용어로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의 중심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네오스팀의 에너지는 모든 기계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자 네오스팀 세계의 모든 국민의 생활과 문명을 책임질 수 있는 힘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게임 네오스팀은 원인모를 지각변동 이후 각기 다른 문화와 종교로 재건된 신비주의를 대표하는 엘리어드 왕국, 자연주의를 대표하는 타크샨 연합, 기술주의를 대표하는 로그윌 공화국 등의 세 국가가 퇴보했던 자신들의 문명을 꽃피우기 위해 필요한 자원인 에너지스톤을 확보하기 위해 에너지스톤의 보고라고 할 수 있는 로프아일 대륙을 둘러싸고 벌이는 국가간의 대립상태를 주요소재로 하고 있다. |
★가치관을 반영한 네오스팀?
앞서 설명했듯이 네오스팀은 한정된 자원과 그것을 필요로 하는 다수의 국가사이에서 생겨난 국가간의 분쟁을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현실과 매우 비슷한 세계관적 구도를 가지고 있다.
이런 설정은 다른 온라인게임에서도 사회시스템이라든가 경제시스템 등으로 충분히 맛볼 수 있는 것이지만 네오스팀은 여기에 ‘가치관’이라는 요소를 접목시켰다.
엘프가 주 종족이 되어 마법을 중심으로 건립된 엘리어드 왕국은 신비주의를, 난장이 폼이 주 종족이 되어 기술을 중심으로 세워진 로그윌 공화국은 기술, 실용주의를, 그리고 수인인 맹수가 주 종족이 되어 자연을 숭배하는 타크샨 연합은 자연주의라는 가치관이 각각 존재하며 그 어떤 국가에도 소속되지 않는 인간족은 자신이 속한 국가에 따라 가치관이 달라지게 된다.
▲왼쪽은 실용주의 노선의 로그윌 공화국의 폼이며, 오른쪽은 자연주의 노선의 타크샨 연합 맹수다 |
네오스팀은 자원을 둘러싼 세 국가간의 종교와 문화적 차이로 불거진 분쟁이 주된 내용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가치관적인 요소의 삽입은 필수불가결해 보인다. 하지만 네오스팀은 그런 요소에 대한 충족 이전에 이런 종족별 가치관을 통해 설정자료로만 유저에게 보여지는 종족별 성향차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세 종족간의 대립에 대한 또 다른 명확한 이유를 제시하기위해 게임에 가치관을 삽입했다.
네오스팀에 등장하는 종족은 다음과 같다.
종족 |
특징 |
인간 |
적응력이 강해 어떤 종족과도 잘 어울리는 인간은 세 대륙에 고루 분포돼 있다. 나라와 지역의 특징에 따라 능력이 조금씩 달라지지만 기본적으로 민첩성이 뛰어나 도적계 직업이 어울린다 |
엘프 |
대륙마다 그 생김새가 약간씩 차이나지만 기본적으로 엘프는 가냘픈 몸매와 수려한 외모로 사랑받고 있는 종족이다 |
폼 |
폼은 작은 키에 두리뭉실한 몸매, 천진난만한 외모를 가진 난쟁이지만 그들의손을 거쳐 탄생된 작품은 그 누구도 비웃지 못할 만큼 훌륭하다. 폼에게는 기술계 직업을 추천한다 |
맹수 |
거인처럼 큰 덩치에 짐승의 모습을 한 맹수는 루이프, 라이멜, 타룬 등 세 종류로 나눠지며 외모와 달리 직립보행을 한다. 호탕하고 용맹스런 성격에 강인한 육체를 가진 맹수족은 힘을 즐겨쓰기 때문에 전사계 직업이 잘 어울린다 |
★그외 기본적인 게임특징은?
이 외에 네오스팀은 기본적으로 MMORPG가 가지고 있어야 할 시스템을 네오스팀만의 모습으로 변형, 채용하고 있다.
첫 번째: 스팀머신을 이용한 스트레스시스템
스트레스시스템은 기존 온라인게임에서 유저가 장착한 아이템 수치와는 별도로 스테이터스 수치를 혼합한 상태에서 자신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전투보조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기계와 마법을 혼용한 고대 기술력의 결정체 중 하나인 네오스팀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기계무기인 스팀머신을 각 신체의 특정파트에 장착함으로써 유저가 자신의 기본스킬과 스팀머신의 고유스킬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유저는 기본적인 스테이터스나 아이템의 수치뿐만 아니라 스팀머신의 고유스킬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유저마다의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 |
두 번째: 애완동물이 빠질 수 없지! 펫시스템
기존의 MMORPG와 달리 네오스팀은 게임시작과 동시에 유저에게 도움말, 이동, 네비게이션 등의 기본적인 기능이 부여된 펫을 분양하며 유저는 이 펫을 통해 기본적인 게임플레이나 커뮤니티, 이동, 길 찾기 등에서 도움을 받게 된다. 네오스팀의 펫은 캐릭터 생성과 동시에 생성되며 여러 방향으로 성장하게 되는 타입과 특정 직업군을 위한 것으로 상점역할과 운반역할을 담당하게 되며 돈을 주고 구입할 수 있는 타입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뉘며 성장에 따라 특화된 능력을 소유하게 된다. |
세 번째: 네오스팀의 핵심, RvR
네오스팀의 공성전은 기본적으로 국가단위로만 이뤄지며 블록시스템이라고 하는 방식을 채용해 유저가 속한 국가가 소유한 성을 직접 건설해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요새는 기본적으로 블록이란 기본단위로 건설되며 아군의 영역을 보호하는 방어블록과 전투시 설치할 수 있는 공격블록 등으로 구성된다.
유저는 이런 공격블록과 방어블록을 제작해 요새를 만들고 블록의 적절한 배치를 통해 적의 공격을 방어하고 반격하는 등의 공성전을 펼치게 된다. 각 블록은 다양한 공성무기로 파괴할 수 있으며 새로운 블록은 해당 제작스킬을 통해 만들어 낼 수 있다.
네 번째: 스킬시스템
네오스팀이 내세우는 두뇌플레이의 근간이 되는 스킬시스템.
전체적인 스킬시스템 구조는 기존의 MMORPG와 비슷하지만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스킬이 머더스킬과 자식스킬로 나뉜다는 것과 레벨업에 따라 주어지는 스킬포인트를 통해 상위스킬인 머더스킬을 업그레이드시키면 자연스럽게 하위스킬인 자식스킬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네오스팀도 머더스킬의 선택을 통해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단순한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자식스킬에 별도의 숙련도개념이 존재해 스킬의 사용빈도에 따라 그 위력이 증가하기 때문에 같은 직업과 머더스킬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라 할지라도 어떤 자식스킬을 주로 사용했느냐에 따라 캐릭터의 다양함을 표출할 수 있다는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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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6일까지 999명의 1차 클로즈베타테스터를 모집하는 네오스팀은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아주 소량의 정보만을 공개한 채 게임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네오스팀은 아직까지 게임의 기본은 기존의 MMORPG가 가지고 있는 틀을 확실히 벗어버리지 못한 느낌이다. 블록시스템이라든가 가치관을 반영한 반목구도는 약간의 신선함을 던져줄 수는 있지만 그것이 네오스팀의 전부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제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무언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그들이 대안으로 내세운 스팀펑크에 대한 그 무언가가 모자라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과연 중세판타지 일색의 MMORPG시장에 대안으로 던진 스팀펑크라는 새로운 SF장르가 그들이 예상하는 바대로 반향을 일으킬지, 아니면 그저 그런 게임으로 남을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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