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이 변하고, 9년이면 패키지게임이 온라인게임이 된다. 스퀘어에닉스의 신작 ‘프론트 미션 온라인’을 두고 하는 말이다.
1995년 발매된 스퀘어에닉스(당시 스퀘어)의 SRPG ‘프론트 미션’의 주 내용인 하프만 전쟁이 종결된 이후 또 다시 하프만 섬에 불어닥친 전운을 소재로 하고 있는 프론트 미션 온라인은 ‘파이널판타지 XI’, ‘정크메탈’, ‘엄브로시아 오딧세이’와 더불어 스퀘어에닉스 온라인 프로젝트의 메인컨텐츠라고 할 수 있다.
▲프론트 미션 온라인도 이들과 어깨를 견줄만한 스퀘어에닉스의 메인컨텐츠 |
스퀘어에닉스 제 6개발사업부에서 현재 개발중인 ‘프론트 미션’ 시리즈는 1994년 프론트 미션 외에 ‘아크 더 래드’ 시리즈 개발로도 유명한 개발스튜디오 ‘G 크래프트’를 통해 시작됐다.
★프론트 미션 시리즈의 태동
프론트 미션은 당시 주로 턴제 시뮬레이션 게임을 개발하는 한 개발사의 프로그래머로 입사한 츠치다 토시로가 불편한 개발시스템에 불만을 갖게 돼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몇 몇의 동료프로그래머와 설립한 개발스튜디오인 G 크래프트를 통해 탄생하게 된다.
1994년 설립당시 신생 개발스튜디오라는 한계 때문에 대형 소프트하우스로부터 이렇다 할 외주의뢰를 수주하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우연히 스퀘어와 SCEI로부터 각각 ‘프론트 미션’과 ‘아크 더 래드’에 관한 개발의뢰가 들어오게 됐고 G 크래프트는 이 두 타이틀을 통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축적된 노하우를 자신들이 개발하고 싶어한 게임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G 크래프트가 처음 손을 댄 작품. 처녀작이지만 꽤 완성도 있는 대작으로 손꼽아도 손색이 없다 |
필자가 작년 겨울 만난, 지금은 스퀘어에닉스 제 6개발사업부장이 된 츠치다 씨는 프론트 미션 시리즈 개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내가 만든 가상의 공간에 전투라는 상황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프론트 미션을 개발하게 됐다. 그리고 장르는 단순하지 않은 스토리와 그런 상황을 객관적으로 관망할 수 있는, 그래서 유저들에게 그 상황을 쉽게 전달할 수 있는 SRPG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프론트 미션의 첫 작품을 잘 만들어 낸 G 크래프트는 진행 중이었던 아크 더 래드 2의 개발을 마무리 지은 1996년 스퀘어에닉스(당시 스퀘어)로 스카웃됐고 이후 프론트 미션 전 시리즈의 개발을 담당하게 됐다.
★FF를 통해 프론트 미션 온라인의 기틀을 다지다
스퀘어에닉스는 유저의 의도를 반영하기 쉽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스탠드 얼론형 게임에 대한 개발자의 인식이 변하고 온라인게임을 둘러싼 기술적인 문제, 인프라와 관련된 문제에 대한 것들이 해결되기 시작한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온라인게임에 대한 프로젝트 기획을 시작하게 된다.
프론트 미션 3 이후 이렇다 할 개발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지 않았던 제 6개발사업부는 파이널판타지 X의 개발에 참여하게 되고 시뮬레이션적인 배틀개념에 대한 이해정립을 위해 액티브타임배틀 방식이었던 기존의 파이널판타지의 전투방식을 전략적인 요소가 가미된 카운트타임배틀로 변형했다.
▲FF시리즈의 대표적인 전투방식인 ATB를 CTB로 바꾼 것은 바로 프론트미션 시리즈를 담당하고 있는 제 6개발사업부였다 |
또 제 6개발사업부는 파이널판타지 XI의 상용화 이후 몬스터 AI 부분도 관여했다.
파이널판타지 XI을 통해 제 6개발사업부는 개발자의 의도대로 원하는 것을 모두 삽입할 수 있는 스탠드 얼론형 게임과 달리 자유도가 높은 온라인게임에서는 개발자의 의도가 모두 게임에 원하는 형태로 반영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고, 온라인게임에 있어서 적의 AI 및 게임밸런스에 관한 프로세스가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다.
그렇게 제 6개발사업부는 프론트 미션 시리즈, 파이널판타지 X와 XI를 통해 프론트 미션 온라인의 기틀을 다졌다.
★온라인형 택티컬 액션RPG, 프론트 미션 온라인
온라인에서 시뮬레이션 장르를 구현하는 것을 그리 쉬운 작업이 아니다. 이것은 제 6개발사업부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수많은 온라인게임 개발자들은 다중 사용자의 사고를 동시에 처리해야만 하는 온라인이란 특정한 환경에서 RPG나 시뮬레이션과 같은 장르의 게임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고 액션성이 가미된 형태의 구현방식을 그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리고 이는 온라인형 시뮬레이션을 표방하는 프론트 미션 온라인에 있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다가오게 된다.
문제해결을 고민해오던 제 6개발사업부는 게임을 크게 두 가지 부분으로 분리했다. 하나는 번처를 이용한 액션게임구현이고 다른 하나는 이런 액션게임을 즐기는 다중사용자를 통한 시뮬레이션 시스템 구축이다.
즉 프론트 미션 온라인을 이용하는 유저들은 전장의 일개 병사가 되는 것이었다.
▲유저가 개인용 번처를 잘 커스텀해서 전장에 가지고 나가고 일개 병사에 불과하다 |
유저는 개인의 조작능력을 동원해 전장에서 다른 유저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액션타입의 전투를 치루고 그 움직임은 전장의 상황에 맞게 전략적이고 전술적인 측면을 고려해 정해지게 된다.
어떻게 보면 이런 프론트 미션 온라인의 게임구성은 프론트 미션 시리즈의 외전인 ‘프론트 미션 얼터너티브’와 닮았다고 할 수 있다.
★프론트 미션 시리즈에 근접한 전략과 성장요소
전체적인 게임구성은 온라인게임 정크메탈과 세부구성요소는 프론트 미션 얼터너티브와 비슷한 프론트 미션 온라인의 성장요소는 전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경험치로 파일럿의 레벨을 올리는 것과 반복된 장비셋팅을 통해 파일럿이 탑승하는 번처를 강화시키는 것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반복된 전투를 통해 얻은 자금으로 번처를 강화하는 것은 파일럿을 성장시키는 것만큼 중요하다 |
이런 프론트 미션 온라인의 성장방식은 기존의 프론트 미션 시리즈와 동일하지만 스퀘어에닉스는 여기에 전장에서의 현실감을 위해 레벨과는 별개로 숙련도가 적용되는 ‘직업’이라는 요소를 삽입해 레벨에 의존하는 기존 시리즈의 성장시스템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숙련도가 적용되는 직업시스템은 다시 전투를 주 임무로 하는 전위계열 직업과 지원을 주 임무로 하는 후위계열 직업으로 나뉜다. 전위계열 직업은 번처를 타고 전장에 나가서 전투를 하는 파일럿으로 대표되며 후위계열 직업은 보급, 회복, 정비 등의 직업으로 대표된다.
주목할만한 것은 프론트 미션 온라인은 이런 직업시스템을 이용해 시뮬레이션 장르의 완성도를 높여줄 ‘부대’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프론트 미션 온라인은 기본적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제공하며 전투병, 지원병 등의 여러 직업군도 추가로 제공한다 |
기본적으로 프론트 미션 온라인도 일반 MMORPG처럼 싱글플레이를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부수적으로 파티플레이를 지원할 수 있도록 밸런스가 잡혀있지만 게임의 특성상 파티플레이에 대한 비중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이를 ‘부대’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특화시키고 프론트 미션 온라인의 핵심컨텐츠라고 할 수 있는 성장시스템과 연관시킨다.
기본적으로 싱글플레이를 지원하기 때문에 외인부대로 전장에 나가 전투를 벌일 수 있지만 이를 통해 벌어들일 수 있는 보상은 부대에 소속됐을 때에 비해 많지 않다. 파일럿과 번처를 빠르게 성장시켜 지존이 되고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파티플레이가 필수적이다.
▲기본적으로 싱글플레이도 지원하고 있지만 게임의 본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부대개념의 파티플레이가 필수다 |
하지만 부대에 소속됐다고 해서 무조건 많은 보상을 얻는 것은 아니다. 프론트 미션 온라인의 보상분배는 전투공헌도에 영향을 받는다. 즉 적에게 얼마나 많은 대미지를 줬는가, 적에게 대미지를 입힌 아군을 얼마나 회복해 줬는가에 따라 보상분배가 달라지게 된다.
이런 부대를 구성할 때 전위계열 직업과 후위계열 직업을 어떤 비율로 조합할지는 유저의 맘이지만 부대전력에 있어 파손된 번처를 수리하고 부상당한 파일럿을 치료하고 떨어진 탄약을 보급하는 것도 그 부대가 가지고 있는 화력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복잡한 조작! 어떻게 풀까?
프론트 미션 온라인은 액션에 시뮬레이션 요소와 나름대로 독특한 성장요소까지 적용시키고 이를 다시 온라인게임으로 구현했기 때문에 기존 프론트 미션 시리즈에 비해 굉장히 난해한 게임구성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다양한 파츠로 구성된 번처가 가진 모든 액션을 듀얼쇼크 하나만 가지고 전장에서 사용하기에는 꽤 무리가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메카닉 컨트롤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건그리폰’ 시리즈나 ‘아머드코어’ 시리즈를 통해 충분히 체험해봤으며 프론트 미션 온라인에 등장하는 번처도 앞서 언급한 게임에서 등장하는 메카닉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스퀘어에닉스에 따르면 프론트 미션 온라인은 이런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게임을 시작할 때는 총, 미사일런처, 기본적인 이동파츠만 지급할 예정이며 나머지 추가장비는 유저가 번처조종과 전투에 익숙해지게 되면 전투를 통해 자연스럽게 입수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번처의 조작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
또한 스퀘어에닉스는 유저간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프론트 미션 온라인의 복잡한 시스템을 익힐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번처를 커스터마이징하는 행거에서만 할 수 있는 채팅을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도록 하는 음성채팅기능도 추가했다.
뿐만 아니라 복잡다단한 게임요소에 보다 쉽게 유저가 익숙해질 수 있도록 별도의 튜토리얼 모드도 삽입됐다.
유저는 전투에 대한 기본조작이나 부대간의 왕래, 역할분담 등을 NPC를 상대로 트레이닝하게 되는 튜토리얼을 통해 액션요소 외에 다양한 게임요소들에 대한 기본능력을 다지게 된다.
▲이런 폭격요청을 했을 때 동료와 커뮤니케이션이 안 된다면 번처의 폭파는 시간문제. 게임에서 커뮤니케이션은 굉장히 중요하다 |
하지만 게임에 익숙지 않은 유저가 튜토리얼이라는 제한적인 공간내에서 얼마나 게임에 익숙해질지는 미지수다.
★서버구성의 독특함, 이것도 전략?
일반 온라인게임과 달리 많은 양의 데이터를 전송해야하는 프론트 미션 온라인은 서버구성에 있어 독특함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스퀘어에닉스의 다른 온라인게임인 파이널판타지 XI 이나 정크메탈과 비교해도 상당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프론트 미션 온라인은 게임의 무대가 되는 가상의 섬인 하프만 섬을 하나의 서버로 구성하고 모든 유저를 한 개의 서버로만 집중시켜 모든 유저가 서버에 개의치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프론트
미션 온라인의 무대가 되는 하프만 섬은 단 하나의 서버로 구현될 예정이다
하지만 게임자체가 O.C.U와 U.S.N이라는 가상의 두 연합이 벌이는 분쟁을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에 서버는 한 개로 구성되지만 그 내부에 몇 개의 채널이 생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 스퀘어에닉스는 일정지역에 대한 유저의 집중으로 인해 생기는 서버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서버부하가 적은 지역의 리소스를 부하가 집중되는 지역으로 분배하는 일종의 로드밸런싱 시스템도 준비 중에 있다.
★이후 프론트 미션 온라인의 계획은?
3사분기에 첫 클로즈베타테스트를 실시할 프론트 미션 온라인은 처음으로 시도되는 시스템이 많은 만큼 장기간에 걸쳐 테스트될 예정이다.
일단 스퀘어에닉스는 베타테스트 기간동안 전투의 재미, 부대 내 연계시스템, 맵의 구성 및 난이도, 서버 안정성 등을 중점적으로 테스트할 계획이다.
프론트 미션 온라인은 프론트 미션 시리즈의 첫 작품인 1st와 같은 무대, 같은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프론트 미션 첫 작품에서 등장했던 로이드, 카렌, 사카타, 드리스콜과 같은 캐릭터의 등장은 없을 것이라고 제작사는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프론트 미션 시리즈를 플레이해 온 유저라면 누구나 무릎을 탁 칠만한 요소를 삽일할 것이라고 하니 1995년 발매된 프론트 미션 1st부터 2003년 발매된 프론트 미션 포스까지 9년간에 걸쳐 역사를 이어온 프론트 미션 시리즈를 즐겁게 즐긴 유저에게 있어 프론트 미션 온라인은 한 번쯤 기대해 볼만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프론트 미션 온라인은 현재 PS2용 브로드밴드시스템을 기준으로 개발되고 있지만 PlayOnline 시스템이 PC용과도 호환되기 때문에 PC용 온라인 타이틀로도 발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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