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리뷰 > 프리뷰 >

2004년 ‘개혁’으로 거듭난 카운터스트라이크 체험기(카운터스트라이크: 소스 (체험기))

/ 1

▶ 카운터스트라이크: 소스의 시작화면

[카운터스트라이크: 소스 베타 신청하러 가기]

일견 시대를 앞서나가는 듯 보이지만 하나의 게임에 익숙한 유저들은 변화를 몹시 두려워하는 편이다. 그것이 밀리터리와 같은 코어한 분야에 국한될 경우 게이머들의 보수적인 결집은 더욱 강화되며 즐기는 유저들의 숫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서비스 시기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게임제작사는 자신이 의도한 방향의 기획을 실제 게임에 구현시키기가 어려운게 사실이다.

▶ 카운터스트라이크 오리지널

카운터스트라이크(이하 카스)는 게임제작사로서 참으로 난감한 이 세 가지 난제를 안고 있는 문제작(?) 중 단연 대통령감으로 꼽을만한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다. 딱총 하나만을 들고 어정쩡한 액션을 보여주던 카운터스트라이크로선 수많은 변화를 겪은게 사실이지만 그것은 제작사의 창의력보다는 열성적인 유저들의 참여로 쌓인 노력의 산물이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세상에서 가장 많은 동시접속자를 보유하고 있는 게임 카스는 더 이상 개발사의 전유물이 아닌, 유저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는 일종의 밀리터리 커뮤니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하프라이프 2 엔진으로 새롭게 태어난 카운터스트라이크!

이같은 존재감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기에 밸브소프트가 지난 E3에서 발표한 '카운터스트라이크: 소스(이하 카스 소스)'는 유저와 게임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을 수밖에 없었다. 하프라이프 2 엔진으로 새롭게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진 2004년판 카스. 물론 환영받을만한 발전이지만 총신의 형태만 조금 바뀌어도 극렬한 토론이 벌어지곤 하는 국민게임이라는 존재감 때문에 되려 골수팬들은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자체가 달가울 수 없었다.

▶ 현재 베타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는 카스 소스

이처럼 발표 이후부터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켜온 카스 소스가 드디어 일반인에게도 공개됐다(비록 소수가 되겠지만). 지난 7월 한국에 최초로 플레이가능 버전이 공개된 이래 게임메카에서는 이미 체험프리뷰가 게재된 바 있지만 지금까지도 온갖 추측이 난무한 희대의 문제작으로 떠오르는 작품인 만큼 새롭게 공개된 베타버전을 좀 더 세밀한 각도로 살펴보고자 한다.


테스트사양:
CPU: 팬티엄 4(C) 2.8G Mhz
RAM: 1024Mb(PC - 3200)
Graphic Card: GeforceFX 5700 (256Mb)
Sound: AC97(Onbord)

베타버전인 상태에서 최적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탓으로 여겨질 수도 있는 문제이나 카스 소스는 예상보다 조금 높은 사양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최근 발매되는 1인칭액션게임의 추세에서 크게 높아지지도, 낮아지지도 않은 요구사양이라지만 오리지날 카스 자체가 워낙 저사양을 요구했던 작품인 만큼 주머니 사정이 헐거운 게이머들로선 카스 소스가 보여주는 퍼포먼스가 궁금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 그래픽세팅 화면

무리없는 게임을 즐길만한 1024*768의 해상도와 High 디테일 아래 테스트된 사양에서 카스는 평균 30~40fps 가량의 프레임을 보여줬다. 적이 없는 상황에서는 50~60fps 이상으로 올라가기도 하지만 6~7명 이상이 뒤엉켜 전투를 벌이고 있을 땐 10fps 이하로 프레임율이 떨어지기도 한다. 퀄리티에 비해 사양이 높은 것이라고 볼 순 없으며 개인게이머들도 최근 업그레이드 바람을 타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재 PC방이 보편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하드웨어에서는 쾌적한 플레이를 기대하기 어려운 결과라고 밖에 할 수 없다.

하프라이프 2 엔진자체가 ATI 계열의 그래픽카드에 최적화된 시스템이라는 것이 밸브소프트의 설명이지만 엔비디아의 FX계열 그래픽카드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볼 수 있다. 단 ATI의 그래픽카드가 다이렉트X 3D에 최적화되어 있는 만큼 좀 더 나은 프레임을 보여주는 것일 뿐 일부 하드웨어 벤치마킹에서 그래프로 표시된 어마어마한 차이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수준이었다.


▶ 8월 18일자에 형성된 서버들. 소수의 인원들만 참여한 관계로 숫자는 많지 않다

게임의 시작과 인터페이스
스팀서비스 접속 후 카스 소스를 실행하면 화면 우측 상단의 큼지막한 '베타(Beta)' 마크와 함께 메인메뉴가 나타난다. 현재 사이버카페(PC방 대상) 스팀프로그램에만 카스 소스가 공개된 관계로 실질적으로 사람들이 모여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서버는 예닐곱개 수준. 아쉽게도 수면효과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던 아즈텍맵이 공개됐던 지난 시연회 때와는 달리 단 한 개의 맵(de_dust)만 공개돼 대부분의 서버가 동일한 형태로 유지되고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게임 시작전 메뉴나 게임세팅, 무기구입화면 등 인터페이스는 스팀서비스로 진행되는 카스 1.6과 거의 동일하다. 버그리포트 역시 F5 키만 입력하면 스크린샷 첨부까지 가능한 형태로 곧바로 제작사 측에 송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유저들의 피드백을 수용하기 위한 제작사의 노력이 엿보인다.

주목할만한 점은 국내의 경우 캐릭터의 이름을 한글로 입력할 수 있고 또 한글채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음성채팅도 보편화되어 있는 카스라지만 이용 빈도가 높지 않은 편이고 또 한국유저의 경우 대부분 국내서버에 함께 모여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많아 한글채팅의 지원은 상당한 메리트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게임 속으로…
카스 소스에서 게이머들이 가장 기대한 요소 중의 하나인 그래픽 모델링과 물리엔진은 이전에 소개된대로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다. 카스 소스의 컨셉자체가 오리지널 작품의 이미지를 최대한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업그레이드를 이루자는 것인 만큼 얼핏 살펴보기엔 별다른 변화가 느껴지지 않은 듯한 느낌도 줄 수 있겠지만 게임을 조금만 플레이해보면 오리지널로의 복귀를 선택하기 힘들만큼 비약적인 향상을 이뤘다고 할 수 있겠다.

▶ 모델링의 경우 얼핏 차이가 없다고 느껴지기도 하나 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이뤄진 것을 알 수 있다

캐릭터 및 총기 모델링 자체는 견고하지만 사실 리얼팩 등의 패치를 입힌 오리지널 카스와 비교해볼 때 큰 변화를 느끼긴 힘들었다. 허나 이는 오리지널에서 워낙 많은 스키너(모델링과 텍스처를 전문으로 만들었던 유저)들이 세밀한 형태의 텍스처그래픽을 선보였기에 느껴지는 것일 뿐 발전된 엔진의 효과는 여러 부분에서 목격되고 있다.

▶ de_dust 맵. 배경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중 하나로 총기의 질감과 표면에 비치는 배경그래픽을 들 수 있다. 데저트이글과 같은 표면질감이 매끄러운 화기를 들고 있을 경우 주위에 있는 배경이 총기 위로 그대로 비치는가 하면 AWP와 같은 저격용소총을 들고 있을 땐 망원렌즈에 뒷배경이 그대로 비치는 효과는 절로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드는 세밀한 발전의 진면목이다.

▶ C4를 메고 있는 테러리스트와 설치광경

테러리스트의 영원한 필살화기(-_-;)인 C4 역시 그래픽 업그레이드와 더불어 좀 더 폭탄스러운 면모(?)를 선보인다. 갈색 가죽가방으로 대표되던 C4는 폭탄자체가 외관에 드러나는 연출로 테러리스트가 폭탄을 메고 있는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냈으며 설치 시에도 실제번호가 입력되는 광경이 나타난다(번호는 항상 똑같지만).

벽면이나 폐차 등 주변환경에서 볼 수 있는 텍스처 그래픽 역시 뛰어난 발전을 이루었다. 특히 de_dust 맵에서 초반 격전이 일어나는 지점인 터널에 들어갔을 때 천장에서 새어 들어오는 빛과 그 빛에 반사돼 하늘거리는 먼지입자의 모습은 만족스러운 느낌을 주는 변화 중의 하나다. 이러한 먼지효과는 터널 밖 필드에서도 뿌연 모래먼지가 떠다니는 등의 효과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 터널에서 빛이 새어들어오는 광경과 모래먼지

배경텍스처는 화기로 발사된 탄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나이프로 벽이나 나무를 그었을 때 손을 내지른 방향에 따라 분명한 흔적이 남게 되며 총으로 쏜 배경은 그 강도에 걸맞는 탄흔을 남겨준다. 이는 M249와 같은 기관총으로 얇은 벽을 쏠 때 극명한 효과를 볼 수 있는데 탄환에 벽이 아예 뚫려버리는가 하면 탄환에 튀어 오른 먼지가 아른하게 피어오르는 모습 등 오리지널에서 볼 수 없었던 효과들이 속속 연출된다.

하지만 랙으로 일어나는 문제 때문인지 탄환을 발사한 0.2~0.3초 뒤 불을 뿜는 광경이 연출되고 나이프를 이용할 때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하는 등 싱크가 맞지 않는 장면이 눈에 계속 거슬렸다. 지난 시연회에서도 느꼈던 점이지만 조작보다 캐릭터의 반응이 조금 느리고 왠지 땅 위에 미끄러져 다니는 듯한 인상은 베타테스트과정에서 반드시 개선해야할 점으로 보인다.

▶ 탄환에 맞아 쓰러지는 드럼통과 타이어를 굴리는 광경

하복2 물리엔진으로 비약적인 향상이 이루어진 물리효과 역시 카스 소스에서 주목해볼만한 발전이다. 지난 체험기에서도 설명했듯 카스 소스에선 맵에 등장하는 거의 대부분의 물체가 게이머와 상호연동이 가능하다. 이미 동영상에서 수차례 봤겠지만 드럼통의 효과가 대표적인 예. 조금 오버하는 감은 있지만 게이머가 직접 몸으로 밀거나 총으로 쏘는 위치에 따라 드럼통은 현실과 비슷한 움직임으로 굴러다니게 된다. 이는 타이어를 비롯 깡통, 종이박스 등 대부분의 물체에 적용되고 있으며 HE 그레네이드, C4 등이 폭탄이 터질 때도 여러 방향으로 날아다니는 광경과 함께 극명한 효과를 나타낸다.

▶ 시체가 죽었을 때 볼 수 있는 놀라운 효과 중의 하나. 그림처럼 적에게 사살된 캐릭터는 총을 떨구게 되는데 넘어지는 방향이나 각도에 따라 총이 날아가는 방향이 각기 틀리다. 또 떨어진 총은 주위에서 힘을 가하는 방향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기도 한다

하지만 카스가 워낙 스피디한 게임이고 또 개량된 오리지널 맵만 즐겨본 수준에서 이러한 주변사물에 대한 물리효과가 전술의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생각이 든다. 밸브에서는 구르는 드럼통 뒤로 몸을 숨기는 예를 들기도 했지만 그것보다는 한쪽에 물건을 굴려놓고 다른 방향에서 적을 치는, 일종의 페인팅은 어느정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정말 다채로운(?) 모습으로 죽어있는 시체들

캐릭터들이 각종 화기에 반응하는 장면 또한 물리엔진의 발전으로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재미중의 하나다. 인체골격에 따른 세부적인 모델링이 이루어진 듯 탄환을 쏜 방향에 따라 제각각 다른 움직임을 보여주는 캐릭터들은 벽에 기대고 죽은 모습, 뒤에서 탄환을 맞아 엎어진 모습, 폭팔에 날아가다가 상자틈으로 구겨진 모습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 똑같을 것 없는 다채로운 죽음(?)을 맞이한다. 이렇게 죽은 시체는 탄환으로 쏘거나 주변에서 폭탄이 터질 때면 어김없이 물리효과에 따라 이리저리 내동댕이쳐진다. 비매너 플레이 중의 하나로 정신적 대미지를 유발하곤 했던 "죽은 시체 또 죽이기"의 망령이 제대로 부활할 듯한 예감이 드는 장면이랄까.

각종 화기의 타격감은 만족할만한 수준이지만 어색한 느낌이 드는 부분도 없지 않다. 지난 시연회 때 대표적으로 지적됐던 몇몇 무기의 탄착군 형성이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 이번 베타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AK-47 소총과 파마스의 경우 상상을 초월하는 집탄률로 3점사에서도 집탄률이 매우 낮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M4A1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일정한 탄착군을 형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지속적인 밸런스 조정이 요구된다.

▶ 플래쉬뱅을 터뜨리고 난 후의 효과. 위에서부터 오른쪽

보조화기로 사용되는 HE 그레네이드와 플래쉬뱅, 스모크 그레네이드는 엔진의 변화와 함께 업그레이드를 이룬 대표적인 무기 중의 하나다. 이 중 레인보우식스 3의 그것과 상당히 닮아있는 카스 소스에서의 플래시뱅은 전편에서 약 2초간 화면을 하얗게 만들어버리는 눈부심 효과 외에도 2~3개의 장면이 오버랩 되는 착시현상까지 겹쳐져 팀 전체에 상당한 대미지를 가져온다. 특히 새로운 플래시뱅은 폭파와 동시에 주변의 소리가 고주파음에 묻혀버리는 효과와 함께 아예 총을 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게 해 전편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정신적 데미지(?)를 유발한다.

▶ HE 그레네이드가 폭파되고 난 후의 효과

HE 그레네이드는 실제 파편으로 대인을 살상하는 파쇄수류탄과 동일한 그래픽효과를 연출한다. 오버되지 않는 폭발효과랄까. 추가된 효과는 HE 그레네이드가 폭발한 장소 근처에 캐릭터가 있을 경우 플래쉬뱅이 터진 듯 삐~하는 소리와 함께 잠시간 주변의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된다는 것. 연막을 형성해 일정구간의 지역을 보이지 않게 만들어주는 스모크 그레네이드 역시 좀 더 현실적인 모습으로 효용성을 높게 만들어준다. 오리지널 카스에서 랙을 형성하는 주범이었던 스모크 그레네이드는 카스 소스에 와서 프레임의 저하가 없는 이외의 모습으로 꽤 높은 활용도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체험기에서도 언급했듯 어쨌든 카스 소스는 현재진행형으로 개발되고 있는 작품이다. 얼마 남지 않은 개발기간동안 현재 버전에서 비약적인 향상을 이룰 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오리지널버전이 그랬듯 카스 소스도 수많은 유저들의 손을 거치고 난 후엔 새로운 폭풍을 몰고올만한 잠재력을 충분히 지니고 있다. 그 기대는 하프라이프 2 엔진이라는 강력한 뼈대가 지원군으로 버티고 있기에 한번쯤은 상상해볼만한 꿈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카운터스트라이크: 소스 베타 신청하러 가기]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플랫폼
PC
장르
FPS
제작사
게임소개
하프라이프 2 엔진으로 새롭게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진 2004년판 카스. 물론 환영받을만한 발전이지만 총신의 형태만 조금 바뀌어도 극렬한 토론이 벌어질 정도로 많은 팬과 비평가들을 확보한 작품이기도 하다. 카운터스... 자세히
게임잡지
2000년 12월호
2000년 11월호
2000년 10월호
2000년 9월호 부록
2000년 9월호
게임일정
2024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