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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고’라는 수식어는 아무에게나 붙이는 것이 아니다(퀘이크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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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C Gamer에서 최초로 공개된 퀘이크 4

이름만 들어도 아드레날린이 용솟음치는 게임이 있다. ‘신’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아깝지 않을 플레이어들이 존재하는 게임이 있다. 1인칭액션이라는 장르는 물론이고 게임계 전체의 역사를 통틀어서도, 하드웨어 판매시장의 역사를 통틀어서도 가장 거대한 영향력을 지닌 게임 ‘퀘이크’. 그 불멸의 역사가 다시 새로운 부활을 꿈꾸려 하고 있다.

불멸의 역사가 부활한다
퀘이크 4의 제작소식은 3편의 열풍이 식기도 전인 2000년 후반부터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비록 'Xbox로 퀘이크 4와 둠 3가 발매된다더라…‘하는 소문은 id소프트 사장인 토드 홀랜스헤드의 부정에 의해 루머로 판명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그 루머는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물론 패드로 조작하는 Xbox용 퀘이크 4라는건 상상하기도 어렵고 공개적인 발표가 없었지만 말이다).

▶ 지난 2001년 게임발표 이후 공개된 퀘이크 4 아트웍. 스트로그 병사의 모습이다

무성한 소문을 끌고 다니던 퀘이크 4는 결국 2001년 8월 11일 원시리즈 제작사인 id소프트에서 발표됐다. 레이븐소프트와 함께 제작한다는 내용으로. 당시 유행처럼 불고 있던 매트릭스 효과(슬로우타임, 불릿효과)를 장착할 것이라는 항간의 루머와 함께 발표된 퀘이크 4는 이후 스크린샷 유출소동과 함께 id소프트의 강경대응 메시지가 전달되고 인터넷을 통해 ‘퀘이크 4’ 바이러스가 유포되는 등 수많은 이슈를 불러 모으며 게임계의 뜨거운 감자로 회자되어 왔다.

▶ 그리고 부활했다! 퀘이크 4

그리고 2004년. 레이븐소프트에서 둠 3 엔진으로 제작 중인 퀘이크 4는 해외의 유명잡지를 통해 최초의 프리뷰가 게재되기에 이른다. 지금껏 무수한 루머를 낳았던 내용들의 진위여부가 점차 베일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처음으로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낸 퀘이크 4. 몇 개의 글과 스크린샷만으로 이 거물급 블록버스터를 함부로 예측하긴 어렵지만 어찌됐든 FPS의 역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 퀘이크는 결코 기존의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작품으로 돌아올 것만은 분명한 느낌이 드는 첫 인상이었다.

▶ 퀘이크 4의 해병대

개발사가 바뀌었다구?
리턴 투 캐슬울펜슈타인로 전세계 게이머들의 인정을 받은 그래이매터스튜디오가 그렇듯 레이븐소프트 역시 id소프트를 비롯한 다양한 개발사들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저력 있는 스튜디오라고 할 수 있다. id소프트의 호러액션게임인 헥센의 PS버전을 시작으로 메이지슬레이어, 섀도우캐스터 등을 개발해 제작사를 꾸려온 레이븐소프트는 이후 헥센의 공식 확장팩과 헥센 2, 솔저 오브 포츈 시리즈, 루카스아츠의 제다이나이트 시리즈, 스타트렉 등 수많은 FPS게임을 개발하며 세계 최고의 1인칭액션개발스튜디오로 이름을 날리게 된다.

▶ 레이븐소프트의 다양한 대표작들

이처럼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역시 ‘퀘이크’라는 네임밸류는 너무나 무거운 짐이었을까. 기존의 퀘이크 시리즈를 즐겨온 게이머들은 시리즈의 성격자체가 레이븐소프트와는 맞지 않을 것이라며 여러 경로를 통해 상당한 우려를 보내왔다. 그러나 레이븐소프트에서 리드프로그래머를 맡고 있는 릭 존슨은 이러한 우려를 아랑곳 하지 않는 듯 만면에 웃음을 띈 얼굴로 겸손하게 말한다.

“적어도 우리가 느끼기엔 그렇습니다. 퀘이크 4라는 것. 퀘이크 3의 장점을 모두 내포하고 있으면서도 새로운 게임이 된다는거죠. 결코 기존의 게이머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며 이 게임을 처음 접한 유저에게도 신세계를 보여드릴 자신이 있습니다”

퀘이크 4
게이머들을 걱정스럽게 만드는 퀘이크 4의 정보 중의 하나는 ‘싱글플레이를 충실하게 만들겠다’는 제작사의 설명이다. 사실 봇과의 연습대전 말고는 있으나마나 했던 퀘이크 3의 싱글플레이보다는 완성도가 높았던 퀘이크 2의 싱글플레이라지만 시리즈를 즐겨온 유저들이 결코 싱글플레이를 고대해 오진 않았을 터.

▶ 게이머들에게 둠의 후속작이라고 불리기도 했던 퀘이크 2. 4편은 이 퀘이크 2의 엔딩을 시작으로 한다

퀘이크 4는 2편에서 볼 수 있었던 정체불명의 외계인과의 또다른 혈투를 그리고 있다. 2편에서 외계인들의 정체를 연구한 지구는 스트로그(Strogg)로 불리는 그들이 블랙홀을 이용해서 은하계 저편으로부터 왔으며, 역으로 우리도 그들의 별로 갈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스트로그의 방어는 대규모 공격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최첨단의 시스템으로 구축됐고, 따라서 지구는 이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정예 우주 해병대를 개인침투선을 이용해 스트로그의 행성에 투하한다. 이 수많은 침투선 중의 하나에 몸을 실은 주인공은 결국 스트로그의 방어선을 괴멸하고 그들의 보스인 마크론을 죽여 지구를 구해낸 것이다.

▶ 그들은 죽지 않았다

퀘이크 4의 시작은 이들 스트로그가 모두 괴멸되지 않았다는 가정에서 시작한다. 주인을 잃은 스트로그는 불가사의한 힘으로 부활한 마크론을 주축으로 새롭게 그룹을 결성, 지구에서의 대규모공격을 막아낼 준비를 시작한다. 즉 퀘이크 4는 스트로그의 방어선이 무너진 직후인 퀘이크 2의 엔딩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새로운 주인공은 무력화된 방어선을 뚫고 들어간 침투선의 새로운 해병. 그러나 전편에서 스트로그들을 상대로 혼자 외로운 투쟁을 벌였던 주인공은 이번 편에선 심심치 않은 여행을 즐길 듯 하다. 함께 상륙한 해병들과 다양한 팀플레이를 펼쳐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스트로그 행성을 그리기 위해 레이븐소프트는 엄청난 분량의 공상과학 컨텐츠를 연구했다. 지구의 미래공장시대를 시작으로 고도의 인공지능 문명을 지닌 스트로그의 심장부까지 그려진, 음울하면서도 사이버제네틱(?)한 분위기가 게임 속에서 펼쳐지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파크라이나 비슷한 종류의 게임에서 볼 수 있었던 드넓고 밝은 필드는 퀘이크 4에서 결코 구경할 수 없지만 이전의 시리즈처럼 아주 폐쇄적인 분위기에서 게임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로켓런처로 이루어진 팔, 머신건을 몸에 지니고 다니는 스트로그 병사들의  아트웍과 스크린샷에서도 잘 알 수 있는 사실이다. 또 개발사는 허황되지 않은, 현실적인 미래의 기갑장비와 외계인들을 표현해내기 위해 다각도로 연구의 연구를 거듭, 각각의 배경과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 스트로그의 비행물체로 추정(?)되는 장면

게임의 배경이 말해주듯 퀘이크 4는 2편의 분위기와 컨셉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둠 3의 엔진을 기반으로한 놀라울만한 기술적인 발전을 안고서 말이다. 기존의 시리즈에서 볼 수 없었던 차량(무장지프, 버기카, 스카우트 바이크 등)이 지구의 해병대편이 도입되고 스트로그 진영에 하늘을 나는 호버탱크와 비행물체가 삽입된 것이 이를 증명하는 사실. 물론 이러한 발전은 트라이브스나 언리얼토너먼트 2004와 같은 작품에서 도입된 차량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 형태는 헤일로처럼 무게감 있는 스타일이 될 것이라는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폐쇄적이지만 차량을 활용할만한 다양한 레벨을 제공한다 하니 한번 기대해볼만하지 않겠는가.

이러한 배경을 안고 가는 퀘이크 4는 둠 3보다 더욱 뛰어난 공포를 선사할 것이라고 레이븐소프트는 설명한다(점점 불안해진다 -_-;). 그러나 그 공포는 둠 3처럼 게임의 분위기로서 죄어드는게 아닌, 전투 그 자체에서 오는 것이라고. 즉 게임 그 자체로 게이머에게 공포를 선사하기보다는 엄청난 스피드로 즐기는 전투에서 오는 아드레날린 분비(a fast-paced adrenalin rush of combat)가 퀘이크 4의 핵심이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퀘이커들이 원하는 정보는 이게 아닐 것이다. 한방으로 적을 고기파편으로 만들어버리는 쿼드-데미지 아이템이 삽입되는지, 라이트닝건의 삽입유무, 로켓점프의 중력비율, 레일건의 업그레이드 수준에 이르기까지 멀티플레이에 있어 변화되는 요소가 무엇인지 그 궁금증은 극에 달한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결코 싱글플레이의 퀄리티에 주머니를 털어줄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닌, 하드코어 마니아들이며 이는 퀘이크 시리즈를 처음 접하게 될 유저라해도 달라질 점이 없을 것이다.

이러한 질문에 대해 레이븐소프트는 “퀘이크 4는 프랜차이즈의 명예를 더럽히지 않을 정말 가치있는 후속작이 될 것”이라고 답한다. 전작들의 완성도가 완벽에 가까운 것이었기에 그만큼 부담이 막중할 수밖에 없는 후속작. 그 열매의 결실이 빛을 발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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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PC
장르
FPS
제작사
게임소개
게임계의 명작인 퀘이크 시리즈가 돌아왔다. 퀘이크 4의 싱글플레이가 퀘이크 2의 형태를 띠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일례로 퀘이크 2에 등장했던 스트로그(Strogg)가 게임 속에 등장한다. 물론 멀티플레이 모드...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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