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상반기, MMORPG로 포화된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에서 떠오른 새로운 화두는 뭐니 뭐니 해도 온라인 대전격투게임이다.
대전격투게임은 빠른 게임진행과 다양한 게임 내 변수요소 때문에 그동안 많은 온라인게임 개발사들이 온라인 컨텐츠로 제작하기 꺼려왔던 장르였다.
하지만 정보통신 환경이 급속도로 발전하자 여러 온라인게임 개발업체들은 MMORPG시장을 탈피해 다양한 장르의 온라인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그렇게 제작을 꺼려했던 격투게임 장르개발에도 활기가 생겨 현재는 게임포털 레몬볼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이지파이터즈’를 비롯해 하이윈이 개발하고 있는 ‘배틀피규어’, 막고야가 개발하고 있는 ‘크래커즈’ 등 다양한 국산 온라인 대전격투게임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것이 현재 막고야가 개발 중인 온라인 대전격투게임 크래커즈. 현재 3차 클베까지 진행된 상황 |
뿐만 아니라 일본 개발사 타이토는 ‘퍼블버블’, ‘사이킥포스 2012’ 등 약 150여 가지의 자사 패키지게임에 네트워크 기능을 추가해 서비스하는 타이토 온라인스테이션의 국내 서비스 추진을 위해 TG인터랙티브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하지만 이런 온라인 대전격투게임 개발은 개발사의 의욕만큼 쉽게 진행되지는 못했다. 사실 현재 상용화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윈디소프트의 ‘겟엠프드’나 오픈베타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써니YNK의 ‘이지파이터즈’는 온라인 격투게임이라고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유저들이 떠올리는 격투게임과 비교했을 때는 동떨어진 면도 많을 뿐 더러 완성도가 썩 좋은 게임은 아니기 때문에 MMORPG처럼 개발에 모델이 될만한 것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번에 소개할 쿠드그라스는 막고야의 ‘크래커즈’와 비슷한 컨셉의 온라인 대전격투게임이다. 두 게임 모두 무기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두 게임은 남코의 ‘소울칼리버’나 타카라의 ‘투신전’, 캡콤의 ‘스타클래디에이터’ 등의 대전격투게임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으며 ?1대 1 전 뿐만 아니라 1대 다수, 다수대 다수 등 온라인게임만의 특징을 잘 살린 게임모드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쿠드그라스가 크래커즈와 다른 점이 있다면 먼저 오픈베타테스트를 통해 온라인 게이머들에게 선을 보인다는 것. 현재 쿠드그라스는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테스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오는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범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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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온라인이지만 격투게임의 기본은 갖추고 있다
전체적으로 쿠드그라실은 대전격투게임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기는 거의 갖추고 있는 셈이라고 할 수 있다.
캐릭터별 다채로운 기술과 무기는 기본이며 상, 중, 하단의 판정, 무기사용에 따른 묵직한 타격감, 일반 콤보를 비롯한 공중콤보 구현, 각 기술에 대한 캔슬기, 재빠른 기상동작 등이 마련돼 있어 각 요소만 두고 보자면 일반적인 대전격투게임과도 견출 수 있을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체술계, 잡기 등 기본적인 부분에 대한 조작도 충실 |
쿠드그라스는 이런 외형적인 특징뿐만 아니라 조작계에서도 어느 정도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설명했듯이 쿠드그라스는 소울칼리버, 투신전과 같이 캐릭터가 양손에 무기를 들고 대전을 펼치는 3D 대전격투게임이며 조작법도 이들 게임과 비슷한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모든 캐릭터에 공통으로 제공되는 액션은 발차기, 가로베기, 세로베기, 대시, 백대시, 횡이동, 달리기 등이며 조작법도 유저의 편의를 고려해 일반 3D 대전격투게임과 같은 방식을 채용했다. 예를 들어 대시는 전진버튼을 더블클릭하면 되며 횡이동은 상단키 또는 하단키를 더블클릭하면 된다.
▲가로베기, 세로베기 등 무기 사용에 필요한 조작도 각 무기에 맞는 액션으로 제공 |
여기에 쿠드그라스는 일반 대전격투게임과의 차별성을 두기 위해 RPG에서 맛볼 수 있는 무기, 방어구, 아이템 시스템 및 육성시스템을 도입했다.
뿐만 아니라 1대 1 모드를 비롯해 1대 다수, 다수대 다수 등의 게임모드를 추가로 제공해 기존 콘솔용 대전격투게임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색다른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
▲캐릭터가 착용할 아이템은 게임머니를 이용해 별도의 샵에서 구입, 착용할 수 있다 |
▲아직은 갈 길이 더 바쁜 타이틀
이처럼 쿠드그라스는 격투게임을 기반으로 캐릭터 육성, 레벨에 따른 공격력 및 방어력 상승, 무기 및 방어구 착용, 별도효과를 가지고 있는 아이템 사용 등 RPG장르에서 경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접목시켜 독특한 재미를 줄 뿐만 아니라 기존 콘솔용 대전격투게임과 동일한 방식의 조작법을 사용해 대전격투게임을 즐겨본 유저라면 누구나 쉽게 게임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격투게임의 기본기와 색다른 게임시스템을 도입했다고 해서 게임완성도가 높아질 것이라 생각했다면 큰 오산.
아직 필자가 생각하기에 대전격투게임으로서 쿠드그라스는 완성도 높은 온라인 대전격투게임이라기보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시장에 제시한 색다른 장르의 온라인게임 이상의 가치는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쿠드그라스를 통해서는 앞절에 설명했던 다양한 기능을 그렇게 썩 매끄럽게 사용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일단 가장 눈에 띠는 것은 무거운 캐릭터 움직임, 느린 반응과 게임진행, 각 무기별 밸런스 조절에 대한 문제 등이다. 전체적으로 쿠드그라스의 캐릭터 움직임은 일반 대전격투게임에 등장하는 중량급 이상의 캐릭터가 보여주는 움직임 그 이상이다. 쉽게 말해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주어야 하는 캐릭터마저도 중갑을 입은 캐릭터처럼 무거운 몸놀림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캐릭터의 움직임이나 버튼입력에 대한 반응이 느린 편이다 |
캐릭터의 조작반응속도도 약간 답답함을 느낄 정도여서 게임의 전반적인 진행속도는 조금 느린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단조로운 스테이지 구성, 무기 및 방어구 아이템 사용시 착용장비에 따른 캐릭터 외형변화는 테스트를 진행해 나가면서 차츰 추가하고 수정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시되지 않지만 대전격투게임의 기본이 되는 조작감과 무기, 캐릭터에 따른 밸런스 조절, 어정쩡한 타이밍의 타격판정 등은 수정이 시급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서비스에 대한 쾌적함을 위해 선택한 대형 무기가 리치에 대한 판정으로 인해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 |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
쿠드그라스는 1대 1이 아닌 다수대 다수의 팀플레이 모드 및 RPG적인 요소를 도입해 대전격투장르에 새로운 재미를 선보인 작품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쿠드그라스는 유저가 3D 리얼 등신대 캐릭터를 이용해 대전격투를 즐겨도 전혀 느려짐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온라인 대전격투게임에 특화된 서버기술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일반 유저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카툰랜더링을 사용해 캐릭터를 구현했다.
이런 쿠드그라스의 등장은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수요보다 공급이 초과인 MMORPG 중심의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에 있어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RPG장르에 비해 국내에서는 크게 활성화되지 않은 대전격투장르, 게다가 현재 여러 온라인게임 개발사가 도전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베타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는 쿠드그라스는 분명 신선한 충격이다.
▲카툰랜더링으로 모든 것을 처리해 3D 풀폴리곤을 사용한 것에 비해 꽤 깔끔한 화면을 제공한다 |
아직 테스트 단계이기 때문에 많은 부분이 만족할 수 있을 정도로 구현되지는 않았지만 그 가능성을 충분히 맛볼 수 있기 때문에 오는 1월 중순에 실시될 공개서비스가 기대된다.
오락실 대신 PC방이 그 자리를 대신한 지금 동네 오락실을 주름잡던 꼬마를 더 이상 볼 수는 없지만 쿠드그라스가 안정된 서비스를 선보여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즐기게 된다면 PC방을 주름잡는 꼬마정도는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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