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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으로선 아직 ‘자격미달’(피파 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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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최대의 스포츠, 축구
단일 스포츠 중 축구만큼 대중적인 스포츠는 없을 것이다. 월드컵이라도 열리는 해에는 전 세계가 단지 스포츠하나 때문에 울고 웃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게임에서도 마찬가지다. 축구는 여타 다른 장르의 스포츠게임을 제치고 최고의 인기 종목으로 부상했다(적어도 국내에서만은). 스포츠의 인기를 타고 우후죽순으로 난립한 축구게임계를 정리한 양대 산맥이 있었으니 이들이 바로 코나미의 위닝시리즈와 EA의 피파시리즈다.

▲ 피파 시리즈는 코나미의 위닝 시리즈와 함께 축구게임의 양대산맥을 이뤄왔다

다행히도 이 두 거물은 PC와 콘솔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을 장악해 나름대로 시리즈를 발전시켜 왔다(물론 서로의 영역으로 이식되기도 하지만 원래 플랫폼보다는 그다지 인기를 얻지 못했다). 그리고 게임계에 커다란 지각변동이 예견되는 2005년, 피파는 위닝보다 한발 앞서 패키지에서 온라인으로 영역을 넓히려 하고 있다.

온라인 축구전쟁
피파 2005 온라인(이하 피파온라인)은 작년 출시된 패키지게임 피파 2005를 온라인화한 게임이다. 물론 아직은 세계 3대 리그라 일컫는 프리미어리그, 프리메라리가, 세리에 A 리그밖에 지원하지 않지만 온라인상에서 컴퓨터의 인공지능이 아닌 실제 플레이어들끼리 축구전쟁을 펼친다는 사실은 상당한 매력을 주기에 충분하다. EA코리아는 대한축구협회에 계약을 맺고 피파 온라인에 한국대표팀도 등장시킬 예정이라고 하니 나름대로 기대해 볼만하다.

▲ 스타들의 화려한 플레이와 지축을 흔드는 관중의 함성을 온라인 상에서 만날 수 있다. 가슴 벅찬 일이지 않는가?

여기에 깔끔한 한글화가 덧붙여져 쾌적함을 더한다. 작년에 출시된 PC패키지와는 달리 텍스트는 물론 해설까지 한국어로 나오기 때문에 게임의 재미가 대폭 상승했다. 사실 일부러 돈 주고 PC패키지를 구입한 피파 팬들은 온라인게임의 등장으로 본전생각 날 법도 하다.

랭킹시스템과 클럽전
랭킹시스템은 피파온라인의 핵이다. 각자 겨룬 승부에 따라 랭킹이 달라지는데 주간, 월간 랭킹 등이 있어 유저들의 승부욕을 자극한다. 여기에 승수가 더해갈수록 월드컵에서 우승한 팀이 유니폼에 별을 달듯 유저의 아이디 옆에 별이 붙여진다.

▲ 처음 사이트 화면은 이렇다

▲ 아직 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리그 밖에 없다. 빨리 K-리그나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은 차후 지원될 예정이다

피파 온라인에는 클럽시스템이 있다. 이는 다른 온라인게임의 길드 시스템과 같은 맥락이다. 유저들은 각자 자신이 원하는 클럽에 가입하거나 클럽을 만들어 회원을 모집할 수도 있다. 그리고 길드에서처럼 회원들간의 커뮤니티를 통해 전략과 전술을 연구해서 더욱 강한 클럽을 만들 수 있다. 당연히 클럽간의 랭킹이 존재하며 클럽 대항전 등 다양한 방식의 경기를 펼칠 수 있다.

▲ 랭킹은 루키, 베테랑 등으로 나뉘며, 랭킹이 높으면 별을 달 수 있다

▲ 방을 만들 때 해상도, 부상, 오프사이드 등을 조정할 수 있다

간편한 인터페이스도 돋보인다. 간단한 옵션지정으로 방을 만들 수 있다. 홈, 원정 선택이나 유니폼 선택, 선수교체 등도 편하게 할 수 있다. 여기에 경기 중 선수교체 횟수를 3회로 제한해 기다리는 시간을 최소화했다.

▲ 게임의 랙을 최소화 시키려는 이유 때문인지 피파 2005에 비해 그래픽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온라인게임으로서는 ‘자격미달’
피파온라인에서는 온라인게임만의 특징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아니 오히려 PC판 피파 2005보다도 못한 느낌이 든다. 물론 랭킹이나 클럽시스템으로 차별화를 두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온라인게임이라고 말하기는 부족하다.

▲ 버그를 발견하면 바로 운영자에게 알릴 수 있도록 준비된 버그 리포트

축구게임에서 진형을 짜고 골을 뽑아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을 만큼 강력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는 챔피언십 매니저의 경우 경기자체보다는 선수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더욱 큰 재미를 느낀다.
잘나가는 패키지게임을 온라인으로 급조해서 그런지 피파온라인은 온라인게임으로써의 특징이 전혀 갖추어져 있지 않았다.

▲ 피구의 골 세리머니

▲ 베컴의 그림같은 프리킥

앙리, 세브첸코, 지단 등의 스타급 플레이어들은 팀의 질을 높여주는, 온라인게임으로 치자면 레어급 아이템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피파 온라인에서는 선수 트레이드 시스템이 없어 수준 높은 선수를 영입해 팀을 업그레이드시킨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다. PS2용 위닝일레븐 8의 다양한 리그전에 비교한다면 피파온라인은 온라인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없다.

▲ 제목에 온라인만 붙이면 그만인가? 피파 2005와 다른 점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피파온라인의 가장 큰 핸디캡이다

수십 번을 이겨도 랭킹만 오를 뿐 별다른 보상이 없다. MMORPG처럼 꾸준한 레벨업을 통해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RPG적 요소도 없고, 챔피언십 리그처럼 팀 관리를 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적인 요소도 없다. 그렇다고 팀의 능력을 끌어 올려주는 특별한 아이템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패키지의 멀티플레이 기능을 확장해 놓은 개념이라고나 할까? 이정도 메리트라면 단순한 멀티플레이 기능으로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
온라인 게임의 궁극적인 목표는 성취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파온라인은 온라인게임만의 특별한 성취감을 느낄 수 없다. 앞으로 정식서비스를 하려면 온라인게임으로써의 특징을 더 갖추어야 할 듯싶다.

사양이 높아도 랙은 여전!!
그래픽도 기존 피파에 비해 떨어진다. 배경과 선수가 따로 노는 느낌이 강하다. 또 랙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일부러 그래픽 옵션을 낮게 잡기라도 하면 더욱 열악한 그래픽 환경에서 플레이 할 수밖에 없다. 현재 최대 200여명 밖에 되지 않는 동시접속률에 낮은 수준의 그래픽에서 플레이하는데도 랙은 여전히 심하다.

▲ 랙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선 할수 없이 그래픽 옵션을 최소로 맞출수 밖에 없다

방관자적 운영마인드
특히 피파 온라인의 첫인상을 안 좋게 만든 가장 큰 이유는 EA코리아의 무성의한 운영방식에 있다.

피파온라인에서는 경기중에 고의적으로 나가버리는 비매너 유저들이 특히 많다. 이런 비매너 유저들에게 점수를 깎는다든지 벌점을 준다든지 하는 페널티가 전혀 없다. 지든 이기든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페어플레이가 축구게임의 원칙이건만 일부 몰지각한 유저들에 의해 자행되는 비매너 플레이 때문에 짜증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게시판에는 이 문제로 인해 연일 욕설과 악플로 도배되고 있다.

▲ 게시판은 온통 비매너 유저들에 대한 고발(?)과 운영자에 대한 불만으로 도배되어 있다. 비매너 유저에 대한 정리(?)없이는 유저로부터 환영받기 힘들것이다

답답한 것은 서비스사인 EA코리아 운영방식이다. 이런 비매너 플레이가 만연하는데도 운영에 대한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결국 만 명의 테스터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테스트인데도 불구하고 최대 동접자수가 2백 명 안팎을 넘지 못한다. 왕년에 잘나갔던 피파의 명성을 생각하면 정말 초라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EA코리아는 게임운영에 대한 최소한의 마인드라고 갖추고 서비스에 임해야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하면 피파온라인은 피파 시리즈 중 최악의 타이틀이라는 오명을 벗기 힘들 것이다.

▲ 이번 클베테스트를 통해 지금까지의 단점을 보완, 더욱 완벽한 피파 온라인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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