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까지 수많은 농구게임이 있었지만, 90년대부터는 사실상 EA의 NBA 라이브 시리즈가 독주를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축구게임(피파와 위닝)이든 야구게임(하이히트와 트리플플레이)이든 라이벌이라고 부를만한 게임들이 서로 경쟁을 펼쳤지만, 필자가 기억하는 한 농구만큼은 NBA 라이브에 도전할만한 게임이 없었다(판매량과 게임성 모두를 놓고 봤을 때의 얘기다). 하지만 올해에도 과연 NBA 라이브의 독주가 이어질까? 라고 물어본다면 그것은 그리 쉽게 대답할 수는 없는 문제다. 지난 E3에서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NBA 2K6을 비롯해 무려 4가지의 농구게임이 등장했기 때문.
자,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최고의 자리에 올라있는 EA는 어떤 게임을 내놨을까? 플레이 가능한 빌드가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달려가 직접 플레이해 본 NBA 라이브 2006의 모습을 생생히 전달해보겠다!
더 이상 발전할 수 없을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EA의 스포츠게임들은 매년 게임 그래픽의 새 장을 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작년에 매든, NHL, NBA 2005 시리즈들이 출시됐을 때만해도 스포츠게임에서 더 이상의 그래픽적인 발전은 없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번 NBA 라이브 2006(이하 NBA 2006)을 플레이 해보니 필자의 생각이 틀려도 한참 틀렸다는 걸 깨달았다.
특히 놀라운 것은 모션의 발전. 전작까지는 아무리 잘 만들었어도 역시 게임인지라 캐릭터가 뛰어다니는 것이 아니라 미끄러지는 것처럼, 또 점프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X좌표가 높아지는 것처럼 느낄 때가 많았다. 그러나 NBA 2006에서는 각 선수들의 모든 움직임을 모션캡처해 게임상에서 그대로 적용함으로써 엄청난 사실성을 가지게 됐다. 필자가 놀란 것은 샤킬 오닐이 백다운을 사용해 상대를 밀고 들어가는 장면이었는데, 오닐이 엔드라인쪽에 있었고 상대 수비 두 명이 그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때 오닐이 왼쪽 방향으로 턴을 하는 동작이 나왔는데, 오른쪽 발로는 지면을 밀고 왼쪽 발로는 상대를 당기는 모션이 완벽하게 재현되는 것이다. 필자도 10년 넘게 각종 스포츠 게임을 플레이해봤지만 게임에서 이런 장면이 연출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물론 이 모션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모든 동작들이 전작보다 훨씬 사실적이고 물리법칙에 들어맞도록 제작되어 있다. NBA 라이브 시리즈의 팬이라면 동영상을 꼼꼼히 체크해보길 권한다.
▲ 앨리웁 패스가 어긋나 점프슛으로 연결하는 장면 |
▲ 단순한 페이크 동작도 훨씬 자연스럽게 변했다 |
▲ 박력이 그대로 느껴지는 리바운드! |
▲ 백다운! 필자를 미치게했던 바로 그 장면 |
프리스타일 슈퍼스타
NBA 2006의 핵심! 이라면 바로 이 프리스타일 슈퍼스타라는 시스템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어느 정도의 높은 능력치를 가진 선수를 대상으로, 그 선수의 최대특기를 명확하게 구분해서 보다 확실하게 표현하기 위한 시스템. 샤킬 오닐이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아마도 파워풀한 덩크슛과 시원스러운 블락샷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바로 이런 두 가지 특징을 게임속 캐릭터에게 부여해 그 특징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NBA 2006에서 선수들(물론 어느 정도 이상의 능력을 가진 선수)은 각각 스토퍼, 플레이메이커, 파워, 하이 플라이어, 슈터 등으로 구분된다. 샤킬오닐은 파워와 스토퍼 두 가지 특수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덩크슛이 가능한 상황에서 L1 버튼과 함께 <X, O, △, □>를 누르면 평소보다 훨씬 강력한 마치 상대를 꽤 뚫는듯한 덩크슛이 발동되는 것이다(이것이 파워). 마찬가지로 블락샷이 가능한 상황에서 L1버튼과 <X, O, △, □>를 누르면 더욱 강력하고 범위가 넓은 블락샷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전작에서는 CPU가 임의로 리플레이를 결정했던 것과 달리, 이번 작에서는 특수능력을 사용해서 성공했을 경우에만 리플레이를 볼 수 있는 <△> 버튼이 활성화되기도 한다.
▲ 드웨인 웨이드가 공을 잡자 그의 프리스타일인 하이플라이어가 표시되고 있다 |
▲ 페넌트레이션을 위해 마크맨을 픽앤롤로 따돌리고 있는 드웨인 웨이드 |
▲ 하이플라이어의 특수능력인 덩크슛 폭발! 제대로 성공해야만 리플레이도 볼 수 있다 |
하지만 이 프리스타일 슈퍼스타의 하일라이트는 역시 포인트가드의 플레이메이커 능력. 플레이메이커는 특수능력을 사용했을 때 노룩패스 등 갖가지 묘기를 부리면서 패스를 뿌리는데, 이 장면이 정말 압권이다. 특히 동영상에서처럼 비하인드 백패스를 시도하는 척하다가 상대의 뒤쪽으로 앨리웁 패스를 찔러주는 모습은 그야말로 가슴이 뛰게 만드는 명장면!
사실 전작까지는 분명 재미있는 게임이었지만 48분을 풀 플레이하기에는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NBA 스트리트에서 넘어온 것으로 보이는) 이 시스템의 추가로 인해 게임의 재미가 1.5배쯤 늘어난 느낌이다.
▲ 플레이메이커 능력은 프리스타일 슈퍼스타 시스템의 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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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매직존슨 전성기 시절을 보는 듯한 패스가 이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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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퍼는 스틸과 블락샷에 특화되어있다 |
▲ 게리 페이튼이 비비의 뒤에서 스틸을 노리는 장면 |
강화된 올스타 위크앤드와 중계
NBA 라이브 시리즈의 또 하나의 즐거움이라면 사운드. 특히 2006버전에서는 마브 앨버트와 스티브커(NBA 마니아라면 이 이름을 기억할 것이다)가 중계를 맡아 훨씬 깊이있고 생생한 해설을 감상할 수 있다.
올스타위크앤드란 실제 NBA에서 한 시즌의 꽃이라고 불리우는 올스타 주간을 게임으로 표현한 것으로 루키챌린지, 올스타전, 3점슛 대회, 덩크슛 컨테스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전작에서 많은 호평을 받았던 슬램덩크 컨테스트는 이번 작에서 좀더 다양한 덩크슛과 세세한 구성으로 더 많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슬램덩크 컨테스트와 3점슛 대회는 어니 존슨과 케니 스미스(!)가 따로 중계를 맡아 박진감 넘치는 화면에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
▲ 자유투에도 선수의 능력이 확실히 반영되었다. 원래 잘 못 넣는 놈들은?확실히! 못 넣는다 |
▲ 이번작의 다이내스티 모드에서는 스탭들의 고용도 훨씬 세분화되었다. 한글화가 되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
바클리는? 조던은?
마지막으로 비보를 전하게 되어 안타깝지만, 이번 작에도 찰스 바클리와 마이클 조던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하긴 이 둘의 라이센스 비용이 웬만한 현역팀 하나보다 훨씬 비싸다고 하니, 이 둘의 모습을 게임상에서 보려면 한 10년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하지만 그 외의 다른 올드스타들은 충실히 재현되어 있으며, 특히 전작보다 강화된 선수 에디트 기능이 있으니 너무 실망할 일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이번 2006버전은 리얼한 모션과 게임 플레이에서의 템포가 중시된 느낌이었다. 때문에 난이도는 오히려 전작보다 높은 편. 필자도 떨어지는 실력은 아닌데 슈퍼스타 모드에서는 CPU에 밀릴 정도였다. 때문에 동영상은 망신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ㅠ.ㅠ) 루키모드에서 촬영한 것으로, CPU 수비수들의 압박이나 전체적인 플레이가 평균이하로 설정되어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자, 다시 한번 동영상을 감상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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