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해머: 마크 오브 카오스(이하 MOC)는 우리에게 익히 잘 알려진 워해머40K와 시대관을 함께하는 차세대 RTS게임이다. SSI, THQ, EA 등 다양한 유통업체의 게임들로 발매된 워해머 시리즈의 최신작이 이번엔 콘솔게임의 유명회사 남코에 의해 재탄생된다.
게임의 개발은 블랙홀 엔터테인먼트사가 맡았는데, 이 회사는 이미 2004년말 ‘아미 오브 엑시고(이하 AOE)’란 RTS게임으로 이름을 알린 바 있다. 일단 현재까지 공개된 스크린샷과 동영상을 통해 MOC는 2004년 당시 화려한 그래픽으로 평가받은 AOE를 초월하는 그래픽을 지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AOE가 지루하고 반복적인 게임플레이로 게이머들에게 혹평을 받은 만큼, 이 게임이 ‘워해머의 명성에 먹칠을 하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생기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새로운 자원관리시스템, 두개의 맵이
등장
MOC는 스타크래프트 이후 등장한 RTS게임의 일반적인 공식, 자원채취를
과감히 빼버렸다는 점이 특징이다. 물론 예외는 있겠지만 기존에 명작이라고 알려진
RTS게임들은 대개 농부를 통한 자원채취, 빌딩건축, 유닛생산 후 공격이라는 틀에
박힌 전략법을 지니고 있었다. 이에 게임에서 전투장면은 축소되고, 자원채취와 빌딩에만
초점이 맞춰져 실질적인 전투상황을 제대로 인식할 수 없었다는 단점을 지녔었다.
하지만 MOC는 농부의 존재자체를 없애 자원채취의 틀을 과감히 벗어던졌다. 실제 역사속에서 전투는 단시간 동안 이뤄지는데 반해, 자원을 채취하는데에는 긴 시간이 걸린다는 것. 전투를 펼침과 동시에 자원이 실시간으로 보급된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한 만큼, 게임은 다른 방법으로 자원관리의 개념을 만들었다. 일단 게임속에서 자원은 새로운 영역을 확보함으로써 획득할 수 있다. 공성전을 통해 상대방의 영역을 정복하면, 그 안에 축적된 식량과 광석과 같은 자원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것. 이를 통해 도시의 발전과 빌딩, 유닛을 생산할 수 있다.
MOC는 자원관리와 전장을 확실하게 구분한다는 개념이다. 이를 위해 게임에는 배틀맵과 택틱컬맵이라는 두개의 맵이 등장한다. 먼저 배틀맵은 자원관리의 요소를 배제해 순전히 전투에만 초점을 맞출 수 있게 구성됐다. 반면 택틱컬맵은 새로 확보한 영역으로의 병력이동, 도시발전, 빌딩건축을 통해 게임 전반적인 운영을 꾀할 수 있게 구성됐다. 새로운 도시를 획득해 자원을 수급한다는 것은 삼국지 시리즈와, 전장과 운영맵을 구분했다는 것은 얼마전에 소개한 스타워즈: 엠파이어 앳 워와 비슷한 개념이라 신개념 RTS게임이라고는 할 수는 없겠지만, 기존 RTS게임들과는 확연히 다른 특징을 지녔다고 볼 수 있다.
워해머 초창기 세계관, 4개의 종족 등장
게임은
워해머 시리즈의 세계관을 유지하면서, 전혀 새로운 스토리로 전개된다. 기본적으로
4개의 종족(엠파이어, 카오스, 하이엘프, 스케이븐)이 등장하며, 종족별로 17개의
유닛과 용병부대도 등장한다. 게임은 워해머의 초창기 올드월드시대, 북방의 카오스세력이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남방의 엠파이어제국을 침공하면서 시작된다. 싱글플레이는 이
두개의 세력 중 하나를 선택함으로써 전혀 다른 시나리오로 진행할 수 있으며, 진행과정에서
하이엘프(엠파이어 측)와 스케이븐(카오스 측)의 이야기가 추가된다. 이것은 워해머
미래세계의 이야기를 다룬 워해머40K와 비슷한 설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 종족별
특성에 대해 살펴보자.
선의 세력, 엠파이어와
하이엘프
먼저 게임의 핵심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엠파이어는 가장
인간에 근접한 종족이다. 그들은 시그마라는 신을 추종하며, 이것은 모랄의 형태로
게임속에 적용된다. 그들은 그레이트 카오스 워 이후 엘프로부터 기초마법을 전수받아
이를 사용할 수 있으며, 블랙파우더를 가미한 철제무기와 방어구를 통해 전투력을
유지한다. 이들은 그레이트 카오스 워 이후 황제의 통치 아래 평화로운 시기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이를 계기로 한 각종 정치적인 분쟁이 일어 다시 한번 침략을 당하기에
이른다. 이에 세력이 다시 하나로 뭉쳐 제국을 수호할 것을 결의한다.
한편 시나리오 중 등장하는 하이엘프는 엠파이어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중요한 동맹자다. 이들은 원래 세상에 알려지기 전까지 울수안(Ulthusan)의 섬에서 은둔해 있었지만, 그레이트 카오스 워가 발생하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별다른 힘과 전술이 없었던 엠파이어에게 기초마법과 전술을 전수하고, 전쟁이 끝난 후에도 일부가 올드월드에 남아 엠파이어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다. 은둔해 있을 때부터 발전시킨 전술과 마법은 전장에서 큰 위력을 발휘하는데, 각종 공격과 회복, 범위마법은 모든 세력을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악의 세력, 카오스와 스케이븐
올드월드의
세계 북부에는 예로부터 카오스의 세력이 있었다. 단지 전해지기로는 이 땅에 어둠이
새어나오고, 곧이어 그곳의 환경과 생태가 오염되기 시작했다는 것. 이곳은 예전부터
여러 부족이 각기 다른 4명의 신을 모시며, 서로의 신앙을 위한 물고 뜯기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 챔피언이 등장, 모든 부족의 힘을 합쳐 올드월드
전체로 그 세력을 확장하기에 이른다. 이미 그레이트 카오스 워 때도 세계를 혼란에
빠뜨린 적이 있는 카오스는 강력한 전사와 신에게 받은 ‘축복’을 무기로 세계를
오염시키는 공포의 대상임엔 틀림없었다.
악의 세력으로 올드월드의 지하세계 언더월드에 살고있는 스케이븐이 있다. 이들은 올드월드 곳곳에 퍼져있는 터널을 통해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데, 겉모습은 생각만큼이나 무섭게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수백명이 무리지어 이동하는 모습은 그 누구도 접근하지 못할 정도의 위엄을 가져온다. 마구 날뛰고, 혼잡스런 이들의 행동은 때때로 통솔이 안될 정도. 특별한 신앙이 없어 같은 종족을 대상으로 한 생체실험도 서슴없이 감행, 수많은 돌연변이를 만들기에 이른다. 이들은 또한 언더월드만의 특산물인 워프스톤을 이용, 문명발전속도가 타 세력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빠르다는 특징이 있다.
소규모에서 대규모전투까지,
흥미진진한 캠페인
게임의 캠페인은 두개의 대립된 스토리를 기초로
하돼, 꽤 흥미진진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나리오에 따라 마법검을 찾기위해
소규모 부대를 파견하는 작은 스케일의 전투에서 시작해, 사다리와 캐터펄트, 트로이
목마와 같은 공성무기를 사용한 큰 스케일의 전투도 펼쳐진다. 또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펼치는 영토상의 뺏고 뺏기는 백병전이야말로 게임의 백미! 캠페인의 진행 역시
새로운 유닛과 기술, 영토를 확보해 나가는 방향으로 이어져 자연스러운 몰입을 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종족별 특징은 뚜렷, 밸런싱 여부가 관건
게임의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종족별 밸런싱을 잘 갖출 수 있을지의 여부다. 일단 게임속
종족들의 특징은 확연히 구분된 것으로 보인다. 먼저 엠파이어는 모든 종족중 가장
평범하지만, 블랙파우더를 이용한 문명발전 속도가 상당히 빠른 편이다. 하이엘프보다는
마법이 약한 반면 유닛의 숫자가 많고, 효과적인 원거리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반면 하이엘프는 전 종족을 통틀어 가장 강력한 마법을 구사할 수 있고, 뛰어난 컨트롤을
자랑한다.
카오스는 초반 유닛들이 지니는 막강한 공격력을 이용해 다른 종족을 순식간에 몰아붙일 수 있다. 또 모랄과 공포에 대해 면역이 있어, 전투중 높은 사기를 유지할 수 있다. 차지한 영역을 오염시킬 수 있는 것과 카오스신들의 힘을 이용한 공격은 무시무시할 정도. 한편 가장 취약해 보이는 스케이븐은 대규모전투에서 강점을 발휘한다. 하지만 전투중 공포를 쉽게 느끼며 이동중 낙오자가 생기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워프스톤을 이용한 각종 생화학무기야말로 스케이븐 궁극의 무기!
RTS의 지존이 될 것인가!
게임은
멀티플레이를 지원, PVP와 팀플레이 등 기존의 RTS게임에서 즐길 수 있었던 요소는
그대로 남겨뒀다. 여기에 다양한 스케일로 펼쳐지는 전장을 이용해, 기존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모드도 수록한다고 하니 기대해 볼 만 하다. 한편 같은 종족이라도 고용한
용병에 따라 다른 특성을 지니다 보니, 그만큼 다양한 전략을 요구할 것으로 기대된다.
게임은 2006년 가을발매예정이다. 과연 차세대 RTS게임의 지존으로 거듭날 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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