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식 ‘짬뽕’을 보여준다, 컬트게임 ‘참프루’
‘카우보이 비밥’, ‘애니 매트릭스’, ‘사무라이 참프루’. 이 세 애니메이션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와타나베 신이치로라는 감독의 작품들이라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카우보이 비밥’은 애니메이션, 게임, 심지어 뮤직비디오로 만들어 질 만큼 많은 팬을 가지고 있다.
그런 유명한 감독과 스텝들의 신작. 사무라이 참프루는 제목부터 범상치 않다. ‘참프루’ 라는 단어부터가 영 수상쩍은 기운을 풍기는데 이 단어는 오키나와 사투리로 잡탕. 어감 상 ‘짬뽕’ 정도의 단어라고 한다. 즉, 이리저리 뒤섞여 있는 상태, 혼돈상태를 나타내는 말이다.
▲ 감각적인 그래픽은 그래피티, 전통화, 팝아트 등이 장르를 가리지 않고 ‘참프루’ 되어있다.
게임의 장르 명을 보면 언밸런스한 단어들이 줄줄이 손을 잡고 등장한다. 힙합 사무라이 액션? 당황할 것 없다. 힙합과 사무라이와 액션이 뒤섞여 있는 게임. 그것이 바로 사무라이 참프루의 세계다.
▲ 힙합
카우보이 비밥에서는 칸노 요코라는 작곡가의 음악이 사용되었는데, 이때에도 영상에 녹아드는 O.S.T의 완성도가 극찬을 받았다. 칸노 요코는 ‘마크로스 플러스’, ‘대항해 시대’, ‘에스카플로네’ 등의 작품에서 잔잔하게 때로는 웅장하게, 아름다운 멜로디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 게임에서 음악이 얼마나 중요한가는 두부가게 청년의 성공기에서 잘 볼 수 있다.
사무라이 참프루도 이에 뒤지지 않는 일본 언더그라운드의 자존심 ‘NUJABES’사단이 음악을 담당했다. NUJABES는 외국의 언더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아쉽게도 우리나라에는 그리 알려지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프로듀서이며 인디 레이블의 설립자이고 일절 광고 없이 음악성만으로 승부하는 NUJABES의 음악에는 동양적인 사운드가 강하게 살아 있으면서 서양 힙합과의 세련된 조화가 있다. 그야말로 또 ‘참프루’
힙합이라는 코드는 작품의 전반을 흐르는 테마와도 같다. 특히 등장인물들이 싸우는 모습은 비보이의 배틀을 보는 것처럼 짜릿하다.
▲ 사무라이
기본적인 주인공은 ‘무겐’, ‘후우’, ‘진’을 꼽을 수 있다. 깡패와 양아치의 경계를 넘나드는 돌발행동만 일삼는 제멋대로 무법자 무겐. 지적이고 샤프하게 보이지만 따지고 보면 성격은 무겐이랑 똑같은 선글라스 사무라이 진, 사연도 아픈 과거도 있지만 청순과는 거리가 먼 여주인공 후우.
애니메이션에서는 해바라기향이 나는 사무라이를 찾는 후우를 도와 세 사람이 함께 일본을 횡단한다는 내용이었지만, 게임은 약간 번외적인 스토리를 다룬다. ‘킬러7’, ‘꽃과 태양과 비와’ 등으로 유명한 그래스호퍼 매뉴팩쳐가 원작의 재해석을 감행했기 때문이다.
앞의 장면을 보고 눈치 채신 분들도 있겠지만, 사무라이 참프루의 그래픽은 그다지 환영 받을 만한 것은 아니다. 특히 3D로 변한 캐릭터들의 첫인상이 너무 강렬해, 어지간한 강심장이 아니고서야 대부분 비명을 지르거나 잠시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눈을 돌리게 된다. 하지만 성급함은 금물이다. 찬찬히 뜯어보면 원작만의 분위기를 살린 흔적이 엿보인다.
▲ 누구세요? 라고 외치지만
▲ 캐릭터의 느낌을 잘 살린 그래픽은 점점 귀엽게 보인다.
게임만의 오리지널 스토리가 사용되면서 새롭게 등장하는 ‘월슨’을 비롯한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조연들도 많이 등장한다. 시대 배경은 여전히 에도 시대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일단 시대 배경일 뿐이다. 사무라이 참프루의 세계관은 비틀려 있으므로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모든 캐릭터는 어딘가 ‘참프루’ 되어 있으므로 어떤 캐릭터가 등장해도 놀라지 말도록
▲ 이도류를 사용하는 신 캐릭터 윌슨과 모 게임에서 자연을 사랑하던 자매를 연상시키는 소녀
▲‘아바바마‘의 코스프레냐! |
▲무겐과 대립하는 마녀 |
플레이어는 무겐과 진, 월슨으로 플레이 할 수 있다. 무겐편과 진편은 스토리가 다른데(원작을 생각해 봐도 이 둘이 나란히 손잡고 다닐 스타일은 아니지 않은가), 이 두 스토리를 이어주는 것이 월슨의 스토리이다.
▲ 액션
▲ 리듬트랙을 산다!
마을로 나가면 리듬 트랙을 파는 가게가 있다. 플레이어는 여기에서 ‘리듬 트랙을 산다.’ 구입한 리듬트랙을 전투에 가지고 들어가 다양한 공격을 펼칠 수 있게 된다. 이 리듬 트랙에 따라서 사용하는 콤보가 달라지므로 전투에 가지고 갈 리듬트랙의 조정도 마을에서 하게 된다. 마을 안에는 연습을 할 수 있는 도장이 있으므로 실전에 앞서 다양한 기술을 연습할 수 있다.
▲ 리듬트랙을 고른다.
특히 게이지를 나타내는 댄스맨의 경우, 다양한 동작을 보여주는데 저절로 눈이 가는 수상쩍은 디자인은 놀라울 정도이다.
▲ 모드는 변하는 거야
기본적인 베기로 게이지를 모으다 보면 댄스 맨의 머리 위에 별이 뜨는 순간이 있다. 이때 등장하는 머리에 별이 뜬 적을 베면 ‘살진 모드’로 들어가게 된다.
▲ 한명 두 명 베다가, 별이 뜨면 그냥 달리는 거다.
살진 모드에서 표시된 버튼을 눌러 피버 타임으로 들어가게 되면 사무라이 게임의 묘미라 할 수 있는 콤보 베기가 가능해진다. 적들을 베면 동전이 떨어지므로 쏠쏠한 재미도 맛볼 수 있다. 콤보 수가 100이상 올라가면 트랜스 모드로 돌입. 그림자로 표현된 적을 베면 벤 적의 수에 따라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 그림자로 표현된 특이한 트랜스 모드에서는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버튼 하나로 콤보가 달라지고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눌러야 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이런 순간의 판단을 요하는 부분이 전투를 흥미진진하게 해준다. ?또 마을에서는 많이 먹기 대회나 사슴벌레 싸움 같은 미니게임도 즐길 수 있다.
▲ 청순미와는 거리가 먼 여주인공, 후우로 많이 먹기 대회에 참가해 보자.
약간은 컬트적인 참프루 고유의 분위기를 잘 살리면서, 게임 나름의 재해석의 가능성을 보여준 이 게임이 단순한 캐릭터 게임으로 남을지, 원작을 보지 않은 팬들에게도 독특한 게임성을 무기로 선전 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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