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의 개들(Reservoir Dogs)’은 1992년에 개봉한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감독의 갱스터 영화를 소재로 한 액션어드벤처게임이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펄프 픽션’, ‘킬빌’ 등 인간의 잔인함을 그대로 표현하는 영화감독으로 유명한데, 그 첫 번째 데뷔작이 바로 ‘저수지의 개들’이다. 최근 갱스터영화의 교본이라는 ‘대부(The Godfather)’도 게임으로 출시돼 화제를 모은 바 있는데, 이제 ‘저수지의 개들’까지. 수많은 아류작들을 배출한 GTA를 필두로 바야흐로 전세계가 갱스터게임에 주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 ‘저수지의 개들’이 어떤 게임인지 알아보자.
보석강도를 위해 한 곳에 모인 갱들의
암투를 담았다!
일단 현재 공개된 내용은 게임의 공식 트레일러 동영상과
몇 장의 스크린샷 뿐이다. 게임의공식홈페이지에서는 간략한 특징들도 살펴볼 수
있는데, 그 전에 원작인 영화에 대한 대강의 줄거리를 나열해 본다. 영화는 대규모보석강도를
위해 6명의 갱들이 LA시내에 모이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들을 모은 장본인은
도둑경력이 완연한 죠 캐봇(Joe Cabot)과 그의 아들 나이스 가이 에디(Nice Guy Eddie)다.
갱들은 서로 정보를 교류하는 것까지 금지된 채, 보석강도의 거사에 참여한다. 따라서
이들은 실명도 없이 단지 미스터 화이트(Mr. White), 오렌지 등의 가명만 사용한다.
어쨋거나 죠 캐봇과 에디가 짜놓은 각본대로 행동해 은행에서 보석을 탈취하는 것까지 성공한 갱들. 손안에 거머쥐게 될 부를 누릴 기쁨도 잠시, 갱들은 은행을 둘러싼 경찰들에 의해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한다. 각자 다른 경로로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나오지만, 피해도 만만치 않아 갱들 중에는 죽거나 부상, 행방불명을 당하는 이들까지도 생겼다. 여기에 모든 일을 계획한 죠 캐봇과 에디는 행방을 알 수 없었는데. 이에 갱들이 서로의 임무를 이야기하며, 일행을 배신한 자가 누군지 밝혀나간다는 것이 영화의 주된 스토리다.
‘저수지의 개들’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로 잔혹한 장면들이다. 특히 인질을 의자에 묶어놓고, 춤을 추며 인질의 귀를 자르는 장면은 이 영화를 본 모두에게 잊지 못할 기억을 남길 정도다. 공개된 트레일러를 살펴봐도 은행을 털기위해 갱들이 활약하는 내용에서부터, 인질 앞에서 칼춤을 보이는 장면까지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모두 다 게임으로 재현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럼 이제 게임 대강의 특징들을 알아보자.
하나의 사건을 갱들의 다른 입장으로
해석하는 옴니버스식 게임구성
게임은 영화에서와 같이 동일한 시간동안
다른 사건을 일으키는 6명의 갱들에 초점을 맞춘 옴니버스식 플레이가 가장 큰 특징이다.
‘보석상점에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부터 시작해 ‘미스터 핑크(Mr. Pink)가 다이아몬드를
숨긴 장소는?’, ‘나이스 가이 에디는 도주차량을 두고 어디를 가는 거지?’, ‘어째서
미스터 브론드(Mr. Blonde)는 인질을 잡고 창고에 들어간 걸까?’, ‘미스터 오렌지(Mr.
Orange)와 화이트는 강도현장에서 어떻게 빠져나온 거지?’, ‘미스터 블루(Mr. Blue)에게
무슨 일이?’라는 수많은 의혹이 난무하는 동영상을 통해서도 이런 게임의 특징을
엿볼 수 있다. 게이머가 할 일은 사건의 전모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 여러명의 갱들을
직접 플레이하며, 그들이 흘린 단서를 찾아 배신자를 색출해야 한다.
게임의 또 다른 특징은 게이머의 잔혹도를 측정하는 PP레이팅 시스템(Psycho/Professional Rating System)이다. 이것은 게이머가 사람들을 죽이느냐 죽이지 않느냐, 만약 죽인다면 어떤 방식으로 죽이는지 평가되는 시스템이다. 평가치가 게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미지수지만, 이를 통해 새로운 특전도 기대할 수 있을 듯. 그 밖에도 인질을 교묘히 다뤄 경찰의 포위망을 빠져나오는 위협시스템(Threat System), 주인공의 아드레날린 분비수치를 조절해 군중을 선동하는 총알세례(Bullet Festival)시스템도 특징이다. 그 밖에 GTA와 같이 자동차를 훔쳐 타고, 경찰과의 추격전을 펼치는 레이싱모드도 등장한다.
게임의 빼놓을 수 없는 요소라면, 저절로 흥이나는 경쾌한 사운드를 꼽을 수 있다. 힙합음악 일색의 다른 갱스터게임들과 달리 저수지의 개들에서는 남미풍의 밝고 경쾌한 음악들이 수록된다. 실제로 게임음악은 영화의 OST를 모두 수록했는데, 약 70곡 분량. 욕설과 폭력, 살인이 난무하는 게임의 분위기는 음악을 통해 마치 하나의 축제처럼 묘사된다. 그 밖에도 실제 영화속에서 열연한 배우들과 흡사한 음성을 게임속에서도 맛보게 될 예정이라고 한다(제작비가 없던 것인가^^).
독특한 스타일에 각자의 임무를 분담한
캐릭터 다수 등장
그럼 이제 게이머가 플레이하게 될 갱들에 대해
알아보자. 영화 속에서는 더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오지만, 홈페이지에 소개된 것으로
봐서 나이스 가이 에디, 미스터 화이트, 핑크, 브라운, 브론드, 오렌지의 6명만 조작이
가능한 모양. 이하 각 갱들의 사연과 명대사를 하나씩 나열해 본다.
나이스 가이 에디 “내 아버지를 겨누는
빌어먹을 총을 치우지 못해!”
에디는 죠 캐봇의 아들로 다이아몬드탈취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매사에 농담을 하지 않고, 잘못된 점이 있으면 앞장서서
바로잡는다. 이런 그의 성격으로 인해 이번 사건에서도 죠의 든든한 오른팔 역할을
담당하게 된 것. 모든 사건이 매끄럽게 풀어지도록 계획한 것은 모두 에디의 능력이었다.
에디는 게임에서 난처한 상황을 벗어날 방법을 가장 빨리 찾는데, 상대의 빈틈을
보고 인중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 승부사의 기질도 있다.
미스터 브론드 “네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빨리 죽기를 기도하는 것 뿐이다. 그 외 다른 선택은 없어”
브론드
역시 죠와 에디의 오랜 친구로, 최근 교도소에서 4년을 복역하고 나온다. 죠는 절묘한
타이밍이라며, 이번 다이아몬드 탈취계획에 브론드를 동참시킨다. 브론드가 맡은
일은 대중의 관심을 빼앗는 일, 그 사이 동료들이 거사를 치르는 계획이다. 그는
매우 잔인한 고문관의 면모도 보이는데, 누군가를 토막내는 일에 추후의 망설임도
없다. 앞에서 언급한 귀를 자르는 행위의 주인공이 바로 브론드다.
미스터 화이트 “안돼. 네가 말한데로
하는 것은 멍청한 프로들이나 하는 짓이야!”
미스터 화이트와 죠는
오래전부터 알고지낸 막역한 사이다. 따라서 죠는 그를 신뢰해, 이번 거사에도 참여시킨다.
한편, 화이트는 두 개의 상반된 직업을 갖고 있다. 평소에는 첩보요원으로 활약하지만,
큰 돈이 걸린 일에는 종종 범죄자로 둔갑하기도 한다. 화이트는 불길한 일이 있을
때마다, 사전에 그것을 느끼는 예지력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뭔가 느낌이 안좋다.
일단 보석의 매니저를 찾아 그것을 탈취, 그를 쏴버리는데까지는 성공했지만 그 다음에
벌어질 일들은 알 수 없었다. 한편, 화이트는 게임속에서 상대의 엄지를 절단하는
잔인한 면을 보이기도 한다.
미스터 핑크 “그게 다 빌어먹을 계획이라는
거야?”
핑크 역시 다른 갱들과 마찬가지로 프로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아
이번 거사에 참여하게 됐다. 그는 다른 사람들을 경계해 주변에 쉽게 사람을 두지
않는데, 이번엔 화이트와 함께 행동한다. 하지만 다이아몬드를 손에 넣은 핑크는
홀로 그곳을 빠져나와 다이아몬드를 은밀한 곳에 숨겨놓는다. 게임속에선 에디만큼은
아니더라도, 각종 도구들을 잘 사용하는 지략가로 묘사된다.
미스터 브라운 “내 눈에서 피가나고
있어. 제길, 눈이 먼 것 같아.”
브라운은 입으로 욕을 쉴새없이 내뱉는
인간따발총이다. 그는 머리에 총을 맞아 비몽상태인 상태에서도, 자동차를 몰고 달릴
정도로 의지력이 대단하다.
미스터 오렌지 “죠…당신이 일러준 계획이
전혀 생각이 나질 않아.”
오렌지는 갱들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리다.
그의 속내에는 뭔가 다른 생각이 있는 것 같기도 한데, 일단 그는 은행에서 대중들의
관심을 끄는 역할을 담당한다.
영화의 잔인함, 게임속에서도 여전할까!?
이상으로
‘저수지의 개들’에 대해 알아봤다. 게임은 GTA, 대부와 상당히 비슷한 느낌이지만,
원작을 바탕으로 한 캐릭터별 플레이는 상당히 인상적이다. 또, 영화와 마찬가지로
욕설도 여과없이 등장할 예정(공식홈페이지 역시 죄다 욕이었다). 그 밖에 잔혹성을
수치로 평가하는 시스템과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경쾌한 음악까지 여러면에서 특이한
게임임에는 틀림없다. 게임은 대놓고 극악의 폭력성을 선전하고 있는데, 과연 영화
이상으로 잔인한 게임으로 기억될 수 있을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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