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룸 온라인으로 일본 경험을 탄탄하게 쌓은 넷타임 소프트의 플로렌시아(florensia)는 이전의 해양 게임들과 다른 캐주얼 대항해시대의 개막을 예고했다. ‘동경게임쇼’를 의식해 한글 홈페이지보다 일본 홈페이지가 먼저 공개되는 등 아직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지만 그래도 그 살짝 드러난 뱃머리를 구경해 보자.
플로렌시아는 중세의 대항해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아예 제목이 대항해시대인 게임이 있을 정도이니, 이 시대의 매력에 대해서는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과도기. 새로운 대륙을 찾아 돌아온 콜롬부스는 대항해시대의 성공신화였다. 항해는 당시 귀족들에게 굉장히 비싼 로또 같은 것이었다.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어도, 귀족들은 발달된 항해술과 지도를 믿고 거액을 들여 함선을 바다로 보냈다.
운이 나빠 배가 돌아오지 못하면 귀족은 파산을 했고, 신대륙을 발견하기라도 하면 황금과 동방의 향신료 등이 엄청난 이익이 되어 돌아왔다. 이것이 15세기에 실존했던 대항해시대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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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세를 모티브로 한 플로렌시아의 캐릭터와 마을 |
하지만 플로렌시아는 대항해시대처럼 신대륙 찾기와 상업의 발달 같은 사실적인 상황을 고증하는 것보다 새로운 역사관과 배경을 만드는 쪽을 택했다.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총과 검이 뒤섞인 과도기의 혼란스러운 상황은 비슷하지만, 거기에 고대의 문명을 가졌다는 전설 속의 공중도시와 마법. 고도의 고대 기술 등이 살아있는 판타지적 세계관을 더했다. 플레이어는 모험가가 되어 산을 넘고 황야를 지난다.
자신의 범선으로 거센 파도를 넘어서 전설의 고대 도시를 찾으러 떠난다. 처음 보는 동물, 식물. 신비한 특산물을 찾아내면, 자신이 개척한 항로로 교역을 할 수 있다. 순식간에 큰돈을 벌면 인생역전도 남의 일이 아니다.
▲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
▲ 소녀도 야망을 가져라! |
◆ 동화 같은 세계에 돛을 올려라
플레이어의 캐릭터는 물론 인간이지만, 판타지의 특징을 살려 여러 가지 다른 종족인 NPC들이 나온다. 캐릭터 직업은 항해사, 용병, 모험가, 상인의 4종류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좀 더 확장되면서 직업도 더 늘어날 예정이다.
‘항해사’와 ‘탐험가’
새로운 발견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다. 신항로의 개척과 도시를 발견하는 데에 특화된 직업.
‘상인’과 ‘용병’
세계 제일의 교역 상인을 꿈꾸며 교역선로를 개척하고 도시를 건설한다.
선박을 건조하거나 함대를 설립 할 수 있다. 해상전투나 도시를 점령하는 일에 특화된 직업이다.
대항해시대 온라인이 고급화를 표방한 깔끔한 그래픽으로 승부를 한다면 플로렌시아는 귀여운 분위기를 강조한 동화풍의 화사한 그래픽으로 여성 게이머를 비롯한 많은 유저들의 부담 없는 접근을 유도 한다.
애완용과 전투용으로 나뉘어 있는 펫 시스템을 보면 아기자기함과 실용성을 잘 조화시킨 게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애완용 펫은 애정도에 따라 성장하고, 전투용 펫은 유저와 함께 전투에 참가해 성장해 나간다. 캐릭터에게는 마법 스킬이 없고, 오로지 애완동물에게만 마법스킬이 존재하기 때문에 펫의 비중이 꽤 높다. 펫의 육성이 전투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 육상전투 이동 모습 |
플레이어는 퀘스트를 비롯한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 모험, 교역, 육상전투, 해상전투의 4가지 항목에 관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스킬 포인트도 같은 4가지 항목에 관해 경험치를 쌓으면 스킬을 취득할 수 있다. 게임 중에 사회적인 명성을 취득하는 것도 가능하다. 명성을 얻으면 플레이 중에 도움이 되지만, 때로는 명성으로 인해 제약을 받는 경우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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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여운 캐릭터 뿐 아니라, 스타크래프트의 세계에서 가출한 몹도 살고 있다 |
◆ 나의 범선으로 역사를 새로 쓴다
플레이어는 1척의 범선을 조정할 수 있다. 범선을 가지면 해상활동을 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함선은 기본적으로 상업용과 전투용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삼각형 혹은 사각형 돛을 이용해 바람을 받아 움직이는 형태이다. 이후 특별한 기능을 가진 배가 추가 될 예정이라고 한다.
같은 배라도 조선소에서 목적에 따른 개조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 돈을 많이 투자할수록 배의 규모와 돛. 돛대의 수가 많아진다. 기능적인 면 뿐 아니라 외관을 자신만의 오리지널 스타일로 호화롭게 장식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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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구에 정박한 각양각색의 배들. 범선을 파츠로 나누어 개조도 간단하다 |
* 역사창조 시스템
나의 이름을 서버에 길이길이 남긴다. 분명 매력적인 일이다. 역사창조 시스템은 플로렌시아의 핵심적인 시스템중 하나이다. 플레이어의 업적을 해당 서버에 남길 수 있게 하였는데 ‘가장 먼저’ 발견한 자와 ‘가장 빨리’ 발견한 자의 이름이 서버에 남게 된다. 서비스 초반부 ‘가장 먼저 발견하기 위한’ 플레이어간의 ?불꽃 튀는 경쟁이 예상된다. 물론 그 이후에도 가장 단시간에 발견하기 위해 도전하는 재미와 이미 역사에 올랐어도 자신의 기록을 단축하기 위해 여러 번 도전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 교역항로시스템과 상인 장부 시스템
대항해시대를 배경으로 높은 자유도를 자랑했던?PC용 게임 ‘포트 로얄’을 플레이 해보았다면 익숙한 시스템이다. 자신이 발견한 교역 루트를 교역선로시스템에 자동 설정해 두면 이후 편리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상인장부를 통해 각 지역의 시세를 수시로 체크해 주면 교역으로 이익을 얻기에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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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릭터에 뒤지지 않는 개성적인 NPC들도 마을에 가득 |
◆ 육상과 해상, 솔로 플레이와 커뮤니티의 조화를 중시한 전투
플로렌시아의 전투는 육상 전투 와 해상 전투가 있다.
플레이어의 캐릭터 외에 항해의 기본이 되는 ‘선원’과 플레이어를 보좌하는 ‘부관’이 있는데, 부관은 포병대장, 항해사, 회계사의 3종류가 있고 각각 성장한다. 해상 전투에서는 아케이드 형 함포 사격을 도입해 적의 경로를 예측하도록 유도했다. 범선의 이동을 생각해서 유리한 위치를 먼저 차지해야 하기 때문에 전략적인 부분이 강화되었다.
플로렌시아의 육상 전투는 기존의 MMORPG의 전투와 큰 차이가 없다. 해양 게임이라는 장르에서 이미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 ‘대항해시대 온라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항해시대 온라인이 높은 수준의 그래픽과 검증된 게임성으로 고정 유저층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플로렌시아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육상 전투뿐 아닌 해양 전투만의 재미를 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아직은 다양한 해양 전투에 대한 고려가 미흡해 보인다.
* 카리아드 시스템
육상 전투에는 카리아드 시스템이라는 특이한 시스템이 있다. 전투 중에 물약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카리아드 시스템이 개인 힐러와 전투의 보조를 지원한다. 솔로플레이가 가능하지만 카리아드의 MP를 채우는 시간을 두어, 물약으로 인한 무한 사냥을 막고, 플레이어간의 커뮤니티를 활성화 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카리아드는 유저가 직접조정 하는 수동모드와 설정치를 기준으로 하는 자동모드가 있다.
펫과 카리아드가 육상 전투에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그 외에도 커뮤니티의 비중을 높이기 위한 함대(파티), 길드, 연맹 시스템 등이 있다. 레이드나 도시 점령전. 무역 활동 등을 생각하면 게임에서 플레이어의 커뮤니티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해양 게임이라는 전형적이라면 전형적일 수 있는 장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해상 전투와 육상 전투에서 기존 게임과 눈에 띄는 차이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항해시대 온라인이 마니아층을 가지고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리얼한 세계관의 고증과 그를 뒷받침하는 게임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항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인 리얼함을 포기했을 때, 플로렌시아는 그를 대체할만한 탄탄한 세계관과 좀 더 차별성 있는 전투 방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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