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 식스’는 UN산하 특수부대원들이 지구를 어지럽히는 테러리스트들을 멋지게 진압하고 세계평화를 지켜낸다는 다소 진부한 내용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레드스톰의 FPS게임이다. 톰 클랜시의 소설이 게임화된 이 FPS게임 ‘레인보우 식스’는 90년대 후반 높은 사실성과 긴박감으로 전 세계에 많은 팬들을 확보했다.
한국 게이머들에게도 ‘레인보우 식스’라는 이름은 특별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90년대 후반 PC방에서 ‘레인보우 식스’ 한번 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 게임은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PC방에 일대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당시 국내에서 FPS라는 장르는 생소했지만, 레인보우 식스의 ‘대중화’로 FPS장르가 주류게임의 반열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었다. 오늘날의 서든어택, 카운터스트라이크, 스페셜포스 등의 1인칭 FPS 게임의 인기도 따지고 보면 레인보우 식스가 이루어낸 토대 위에서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터.
▲ 이 각진 로딩화면 다들 기억나시죠? (클릭하면 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
하지만 이런 레인보우 식스의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빠르게 등장하는 ‘신예’ FPS 게임 속에서 레인보우 식스 시리즈는 예전의 인기를 유지하지 못하고 계속 하향곡선을 그리게 된다.(적어도 한국에서만큼은) '
그렇다고 실망할 것은 없다. 알게 모르게 레이보우 식스 시리즈는 꾸준히 우리 곁을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레인보우 식스는 오리지널부터 시작해서 이글워치, 로그스피어, 어반 오퍼레이션, 코버트 옵스, 코버트 오퍼레이션 에센셜, 테이크다운, 블랙쏜, 레이븐쉴드, 아테나스워드, 블랙애로우, 락다운에 이르기까지 자리를 지키며 꾸준히 시리즈의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 시점에서 발매가 임박한 ‘레인보우 식스: 베가스((VEGAS)’(이하 베가스)를 미리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베가스’는 향락의 도시 라스베가스를 배경으로 대 테러전을 펼치는 특수 부대원들의 활약을 담고 있다. 제작팀은 실제 라스베가스를 방문, 발로 뛰며 최대한 사실적으로 라스베가스를 게임 안에 구현시켰다.
명가의 재건을 이끌 ‘베가스’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났는지 살펴보자.
▲ 이런 장면은 라스베가스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죠 |
낡은 것들은 가라! 이제는 새로운 팀이다
그 동안 레인보우 팀을 이끌었던 백전노장 ‘딩 차베즈’는 팀 전체 책임자로 승진하여 더 이상 현장투입은 어렵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랬다고, 이제는 새로운 리더 터프가이 로건 켈러(Logan Keller)가 팀을 이끈다. 새로운 캐릭터로는 폭발물&중화기 전문가 마이크 월터(Mike Walter)와 저격&전자 전문가 박 정(Jung Park)이 등장한다. 싱싱한 신예에게 뒤를 맡기자.
▲ 한국인 요원 박정 |
임무는 그때 그때 내리는 거죠!
제작진은 ‘베가스’에서 레인보우 식스의 ‘계륵’ 미션브리핑을 과감히 손봤다. 베가스에서는 기존의 텍스트 위주의 딱딱한 미션 브리핑의 방식을 과감히 탈피. 브리핑이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플레이가 진행되는 동안 수시로 새로운 미션이 하달되어 플레이어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인다. 시작하기 전에 ‘중요’하다는 이유로 지루하게 봐야 했던 미션브리핑. 이제는 안녕이다.
▲ 굵고 짧은 헬기브리핑. 그런데 영어다... |
영리한 동료와 함께라면 두려울 것이 없다
전작인 ‘락다운’은 뛰어난 점보다는 아쉬운 점이 부각되면서 레인보우 식스 팬들에게서조차 좋은 평을 받지 못했다. 특히나 답답했던 AI는 많은 원성을 샀었다. 그래서일까? 이번 ‘베가스’에서는 동료와 테러리스트들의 AI가 대폭 향상됐다. 전작 ‘락다운’처럼 실망스러웠던 AI와 때로는 혼자서 다니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답답했던 동료의 움직임. 이제는 없다.
실제로도 게임 제작 기간 상당부분을 동료들의 AI능력향상에 투자했다고 하니 마음이 든든하다. 이 믿음직한 동료들과의 연계는 분대단위의 테러 진압이라는 게임의 개념을 새로이 확립할 것이다.
▲ 보기만 해도 믿음직한 동료들 |
강화된 전술, 세세한 부분까지 터치가 가능해져
람보는 이제 그만. 이젠 전술로 적을 섬멸할 때다. 기존 FPS게임들도 다양한 전술성을 추구했지만 ‘베가스’의 전술성은 그 중에서도 단연 발군이다. 게다가 제작사측에서도 ‘전술’이 게임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밝힌 만큼 다양한 전술적 효과를 기대해본다.
팀원들간의 엄호사격과 시간차 돌입, 양동작전 등을 구사할 수가 있으므로 플레이어의 선택의 폭이 더욱 높아졌다. 일례로 분대원을 적이 있는 방 문 앞에 대기시켜놓고 자신은 다른 문으로 가서 ‘스네이크 캠’으로 방안의 상황을 살핀 후 분대원들에게 돌입명령을 내린다. 적들이 돌입한 분대원에게 정신이 팔린 동안 플레이어는 뒷문을 열고 후방을 급습하여 간단히 적을 제압하는 멋진 전술도 직접 구사할 수 있다. 좀 더 머리를 쓰자.
예를 들어 문을 열고 안을 공격하는 장면은 ‘문 열어’/ ‘문 열고 들어가’/ ‘문 열고 들어가서 소탕’/ ‘문 열고 수류탄 투척’ 등 4가지 세부동작으로 나뉘어져 보다 세밀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그 외에도 특정상황에서 뜨는 아이콘을 사용해서 벽 폭파, 컴퓨터 해킹 같은 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
▲ 람보의 시대는 갔다 이제는 전술로 승부하자 |
새로운 액션과 새로운 장비로 임무성공률을 높인다
‘베가스’에는 새로운 액션과 새로운 장비가 도입되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레펠’이다. 건물의 상층부나 헬기 등에서 레펠을 이용할 수가 있어서 은밀한 침입이나 신속한 타격이 더욱 쉬워졌다. 레펠액션의 도입으로 침투경로도 다양해졌다는 건 보너스!
새로운 장비로는 ‘스플린터 셀’에서도 등장했던 ‘스네이크 캠(snake cam)’이 등장했는데 이것을 이용해서 문 밑으로 카메라를 넣어 방안의 상황을 엿볼 수가 있다. 이 기능을 이용해서 적과 인질의 위치를 미리 알고 들어가면 임무완성이 한결 수월하다. 적극 활용하여 무고한 인질을 구하자.
▲ 특수부대라면 레펠정도는 기본이다 ▲ '스네이크 캠’ 문밑으로 들이밀면 방안 상황이 보인다 |
엄폐 시 3인칭시점으로 변화. 폭 넓은 공격이 가능하다
어느 FPS게임이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엄폐물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임무수행 및 생존에 크게 도움이 된다. 레인보우 식스라고 별다를 것은 없으나 ‘베가스’에는 엄폐물을 이용하면 좋은 점이 한 가지 더 있다.
기존 레인보우 시리즈에서는 벽이나 엄폐물에 붙으면 적을 향한 정찰이나 사격이 평상시보다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베가스’에서는 벽에 붙으면 시점이 3인칭으로 변화하여 상황파악 및 사격이 용이하게 되었다. 위험하게 머리를 내밀지 않고도 엄폐물 건너의 상황을 볼 수가 있고 손만 내밀어 위협사격을 할 수도 있으니 임무수행에 큰 도움이 되리라.
이 시스템은 ‘메탈기어솔리드’ 시리즈에서 스네이크가 벽에 붙어서 우측 아날로그 스틱으로 주변을 살펴보는 것과 유사하다.
▲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 이런 앵글과 비슷하게 된다 |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아직 멀티플레이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판단하기 이르지만, ‘베가스’는 싱글 플레이만으로도 평이한 FPS의 수준은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레인보우 식스 시리즈가 자랑해온 총기의 다양성, 원샷 원킬의 긴장감과 리얼리티를 그대로 살리고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부분인 전술성과 AI를 수정보완 함으로써 보다 완성도 높은 작품이 나오리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150여명의 개발자가 상당한 공을 들여 개발한 만큼 퀄리티 면에서는 자신하고 있는 신작 ‘베가스’가 왕년의 레인보우 열풍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신호탄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어서 레인보우 식스와 함께 밤을 불태울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
▲ 멀티플레이 지원은 당연 ▲ 라스베가스를 떠날 일은 당분간 없을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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