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곱 번 리그 우승의 비밀? ‘족구’에게 물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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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프로축구리그에서 플레이오프를 거쳐 통산 일곱 번째 우승을 차지한 성남일화는, 솔직히 인기가 높은 팀은 아니다. 일화재단의 후원을 받는 덕분에 통일교 논란이나 유니폼 스폰서인 ‘삼정톤’이나 ‘고려인삼’을 물고 늘어지는 엉뚱한 트집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 일곱 개의 별을 차지한 성남일화의 강력한 내공의 배경은 여전히 궁금하다. 히딩크식 파워트레이닝, 선수 간 치열한 경쟁과 협동, 신구의 조화, 감독의 카리스마, 굳이 승리의 원인을 찾자면 한둘이 아닐 것이다. 다만 성남의 우승원동력으로 꼭 하나 들고 싶은 것이 있다면 바로 연습 전에 하는 ‘족구’ 경기다. 성남일화는 ‘프로축구팀’인데도 불구하고, 연습 전에는 족구를 빼놓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엄청난(?) 돈이 걸린 ‘내기족구’라고 하니, 그 열기는 상상 이상으로 후끈하다고. 이렇게 옆집 아저씨부터 프로축구팀, 국가대표팀까지 즐긴다는 ‘대한민국 족구’의 내공은 넓고도 심오하다. |
더이상 족구는 대한민국 군인들과 아저씨들만의 스포츠가 아닌 것이다. (온라인 미소녀 족구게임도 나온다는데, 족구가 비치발리볼화(?)되는 날도 멀지 않았다)
온라인 FPS게임 ‘아바’를 개발하면서 개발사로서의 첫 이름을 알린 레드덕이 개발 중인 ‘공박’도 이처럼 족구는 아저씨들의 스포츠가 아니라며 나서고 있다. 캐주얼 스포츠게임으로 옷을 갈아입고, 깜찍발랄한 캐릭터를 내세운 공박. 우리 손으로 만든 스포츠, 우리 손으로 제일 먼저 게임으로 내놓게 되는 영광(?)을 얻었다.
◆ 초필살기 성공시키면 3점 득점, 역전의 명수를 찾아라
피파 온라인을 제외하면 캐주얼 스포츠게임들의 반응이 다소 잠잠한 올해. 무수히 쏟아져 나온 숫자에 비하면 그 흥행은 아직 미지수다. 그렇다면 얼어붙은 캐주얼 스포츠게임 시장을 향해 공박이 내놓은 특별함은 무엇일까?
▲ '취권' 기술인가? 싶지만, 우스꽝스러운 동작의 리얼한 묘사도 중요하다 |
우선 공박의 제목 유래는 영화 ‘옹박’이 아니다. 족구의 룰을 직관적으로 설명하는 ‘공치기, 박치기’에서 나온 말이 공박으로 굳어진 것. 쏘고 피하는 경기방식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띵소프트의 온라인 피구게임 ‘쏘구피구’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먼저, 공박은 캐주얼 스포츠게임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서 팀플레이를 내세웠다. 1:1이나 2:2의 단조로운 게임플레이가 아닌 3:3 세 명이 한 팀이 되는 시스템이다. (향후 유저들의 요구에 의해 달라질 수도 있지만, 일단 현재의 공박은 3:3 단체전만 지원한다)
▲ 캐릭터 커스트마이징부터, 스킬습득, 스폰서 계약, 경기장면까지 '공박의 모든 것'
자동 매칭 시스템을 통해 3:3 단체전에 들어가게 되면, 양 팀은 서브에 이은 리시브, 토스, 스파이크로 이어지는 공격과 수비에 나선다. 방향키와 함께 쓰이는 ‘A. S, D, Q’ 4가지 키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데, 이 중 A키만 사용을 잘 해도 게임을 즐기는 데 무리가 없다.
물론 게임 조작에 익숙하다면 S키를 이용해 순서와 상관없이 스파이크를 바로 때릴 수도 있다. 공이 서브되어 넘어오면 떨어지는 곳으로 그림자가 생긴다. 공이 떨어지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캐릭터가 활성화되고, 방향키와 함께 누르는 ‘A. S, D, Q’ 키를 사용해 토스, 리시브, 스파이크 등 다양한 기술을 쓸 수 있다. (물론 스파이크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스태미너 게이지도 확인해야 한다)
▲ 게임의 조작은 눈이 아니라 손으로 배운다는 사실, 처음엔 누구나 어렵다. |
특히, Q키를 이용하면 한 번에 2점 이상을 얻을 수 있는 필살기를 쓸 수도 있다. 공박은 11점을 먼저 득점하는 팀이 이기는 룰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포인트 득점에 따른 역전기회가 많다. 상대방이 보낸 ‘필살기’를 받아내면, ‘초필살기’ 상태에 들어가고, 이 스파이크가 성공했을 경우에는 한꺼번에 3점 득점이 가능하기 때문에 뜨거운 역전경기도 가능하다.
▲ 아저씨만 족구하란 법 있나요? '필살기' 발동~ |
또한, D키로 네트 앞에서는 드롭킥으로, 기습적인 네트플레이를 노릴 수도 있다. 각 캐릭터들이 필살기를 쓸 때마다 화면 하단에 등장하는 ‘피구왕통키’를 연상시키는 애니메이션도 볼거리다.
▲ '날라차기'가 아닙니다 |
◆ ‘열혈’, ‘명랑’, ‘순종’ 캐릭터별 필살기 타이밍도 달라
공박의 팀플레이는 캐릭터의 포지션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모든 캐릭터가 경기상황에 따라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해 낼 수 있다.
캐릭터 생성 시에 선택되는 ‘열혈’, ‘냉혈’, ‘명랑’, ‘순정’ 등 네 가지 특성은 실제 게임플레이 시 상황에 따라 활용이 달라진다. 바로 각기 다른 필살기 발동 타이밍을 가지고 있는 것. 고정된 자리를 지키며 맡겨진 플레이만을 해내는 것이 아닌 팀의 득점상황에 따라 필살기를 쓸 수 있는 ‘에이스’가 결정된다.
▲ 전략적인 팀플레이는 포지션이 아닌 필살기 발동 특성으로 구성한다 |
대기실에 있을 때 서 있는 동작 모션만으로 각각의 캐릭터의 특성은 바로 구별이 된다. 예를 들면, 순정 캐릭터는 손을 모아 다소곳이 서있는 수줍은 모습이다.
이들은 각각 게임 속에서 '선도', ‘역경’, ‘도발’, ‘폐쇄’ 등으로 표시된다. [역경] 필살기를 가진 캐릭터는 큰 점수차로 지고 있을 때 필살기가 발동되고, [도발] 필살기를 가진 캐릭터는 상대방이 필살기를 쓰면 갑자기 발동이 된다. 자신의 특성 및 우리팀 선수의 특성을 잘 숙지한 뒤, 상황에 따른 적절한 토스가 필요하다.
▲ '위기는 기회!' 필살기를 받아내면, 초필살기로 3점슛(아니 3점 득점)이 가능하다 |
따라서 게임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세 명의 캐릭터가 서로 다른 속성을 가져야만 한다.
◆ 월(月)마트? 나인일레븐 편의점? 톡톡 튀는 스폰서 시스템
스포츠게임으로써 공박이 내세운 또 하나의 독특한 시스템은 바로 ‘스폰서 시스템’이다. 단순히 캐릭터가 입고 있는 유니폼 디자인 커스트마이징에서 한 걸음 나아가, 캐릭터의 플레이 결과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하는 시스템이다.
실제 프로스포츠의 스폰서 시스템을 적극 반영한 것이 공박의 스폰서 시스템. 캐릭터들은 팀의 승리 및 승리 기여도(득점으로 연결된 스파이크냐 토스의 횟수 등)에 따라 ‘랭크포인트(RP)’를 얻는다. 이 RP는 실력의 척도로써, 스폰서와 연결되는 데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친다. 나의 RP에 따라 나는 보통의 스폰서가 아닌 고급 스폰서와 계약을 맺을 수 있고, 계약이 성사되면 스폰서의 유니폼을 입는 동시에 경기결과에 따라 스폰서를 통해 추가적인 골드(게임머니)를 얻을 수 있다. 일정 RP를 얻으면 자동적으로 메일을 통해 스폰서 계약을 맺자는 제의가 온다.
▲ 내 유니폼 스폰서의 레벨은 곧 나의 레벨! |
기존의 보통 스폰서와 계약을 맺었더라도, 실력이 증가하면 더 나은 스폰서와 계약할 수 있다. 만약, 내 경기력이 좋지 않아 스폰서가 요구하는 수준 이하로 RP가 떨어지게 되면 계약은 자동적으로 파기된다.
현대의 스포츠는 이미 기업이나 상업화의 흐름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상태다. 실제로 프로스포츠팀이나 스타에게 유니폼 스폰서는 중요한 수익 창출의 공간이다. 공박은 스폰서 시스템을 통해 게임 속에 적극적으로 PPL을 끌어들였고, 동시에 게이머의 플레이 동기를 자극시킨다는 묘안을 냈다.
▲ 게임에서 얻은 골드(게임머니)와 랭크포인트로 스킬을 습득한다 |
이외에도 공박은 게임의 결과에 따라 주어지는 골드로 기술 습득을 하고, ‘특수스킬’을 살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한다. 공격, 수비, 도움 등의 일반적인 기술 습득뿐만 아니라 경기 중에 캐릭터가 사라지는 식의 ‘필살기’와 같은 특수스킬의 획득도 가능하다.
▲ 레드덕의 '공박' 얼어붙은 캐주얼 스포츠게임 시장의 '반전'이 될 수 있을까? |
캐주얼게임은 일반적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장르로,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은 편이다. 족구는 배구나 피구보다 일상적인 스포츠지만, 어딘가 촌스럽고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고정관념을 친근한 캐릭터, 쉬운 조작, 역동적인 심리전을 무기로 내세운 공박. 스포츠게임의 유례없는 홍수 속에서도 ‘풍요 속의 빈곤’을 느끼는 게이머들. 그들을 노리는 공박의 반전을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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