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들은 아직 지구를 지킨다! 독수리 5형제
세상에는 정말 많은 영웅이 있다. 하지만 인간의 이미지를 포기하고 당당히(?) 한 마리 조류가 되어 저 하늘로 날아올랐던 ‘독수리 5형제’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뭐니 뭐니 해도 그들은 ‘불새가 되어서 싸우는 우리 형제’ 가 아닌가.
▲ 헤이 브라더~ 우리 몰라? (지금의 초등학생들은 모를 가능성이 크다-_-) |
복장은 물론이고 성격도 각각 다른 5명이 팀을 이뤄 지구를 지키는 것이 독수리 오형제의 매력이다. 지구를 노리는 악당 알렉터의 함정에 빠졌을 때도, 여자인 백조의 수나(쥰)가 섞여 있는데 왜 오‘형제’냐는 시청자의 항의가 빗발칠 때도, 그들은 꿋꿋하고 끈끈하게 브라더(형제)의 연을 과시해 왔다. 이들이 힘을 합쳐 난관을 극복할 때, 우리도 함께 알렉터를 미워하고 형제의 활약에 열광했다.
이런 독수리 오형제가 FPS로, 그것도 캐주얼FPS(혹은 엄격히 말하자면 TPS)로 등장한다니 플레이 하지 않는 것은 내 어린 날에 대한 배신이 아닐까. (조금 거창해졌다...) 이번에 실시된 클로즈베타테스트를 통해 조류독감도 두려워하지 않는 슈퍼 조류, 독수리 오형제를 먼저 만나보자.
◆ 새로운 시작은 새로운 캐릭터로, 여자 박사님과 럭시독 특공대
게임을 실행하면 “어서 오게 박사”로 시작하는 간단한 상황설명이 나왔다. 생각과 다르게 게이머는 박사의 역을 맡고 있었다. 귀여운 캐릭터를 보니 남박사님의 그윽한 수염이 떠오르며 다시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그러고 보니, 게임 독수리 오형제에는 조류 형제 외에도 ‘럭시독’이 함께 나왔다. 강아지와 햄스터의 이미지를 가진 멤버로 구성되어 있고, 예쁜 언니가 리더를 맡은 5인조였다.
럭시독의 박사님일까? 남박사님 외에 여자 박사님도 있었다. 신선하다는 생각을 하며 여자 박사님으로 정했다. 이제는 중요한 대원을 고를 차례. 럭시독과 독수리 오형제, 총 열 명의 대원 가운데 마음에 드는 대원을 선발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슬롯은 두 개 밖에 없지만 이후 오픈 서비스에서는 얼마든지 원하는 슬롯을 더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밝고 화려한 색이 많이 쓰인 화면을 보며, 기존의 국방색으로 채워진 정통 FPS게임들과 달리 캐주얼 FPS게임을 표방하는 게임답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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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 녀 게이머를 위해 남, 녀 박사님이 대기중 |
각양각색의 개성을 자랑하는 캐릭터들이 나타났다. 원작 만화의 설정과 동일한 캐릭터의 성격과 특징이 적혀있었다. 고민하다가 독수리 일호를 고르기로 했다. 이름은 ‘건’이라고 하고 싶었지만, 워낙 인기 있는 이름이라 그냥 미국 대통령을 지키는 최고의 요원 ‘잭바우어’로 하기로 했다. (오늘은 왠지 긴~ 긴~ 하루가 될 것 같다 )
귀여운 병아리 헬멧의 멍한 눈동자를 보니 웃음이 났다. 레벨이 올라가면서 캐릭터의 모습이 바뀐다고 하니 키우는 재미도 쏠쏠하리라. 빠른 레벨 업을 위해 잭의 무기도 골라 주었다.
베타테스트에서는 무기 아이템을 종류별로 하나씩 제공하고 있었다. 원래 가격은 1000~2000캐쉬 정도이고, 캐릭터에 따른 착용 제한은 없다. 만화에서 보던 독수리 표창 같은 것은 등장하지 않지만 ‘이글 바주카’, ‘고단백 레이저’ 등 10종이 넘는 무기가 지원되었다. 깜찍한 외형만큼 재미있는 특징을 가진 무기가 많다. 한명의 캐릭터가 장비할 수 있는 무기는 총 4가지로 장비하는 무기의 조합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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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무기라도 ‘향상된’이 붙은 무기가 (당연히) 훨씬 좋다 |
◆ 알렉터 군단을 향해, 독수리 오형제 출격!
FPS는 'First Person Shooting'의 영어?약자다. 친절한 네이버 사전을 찾아보면 ‘기관총, 수류탄, 권총 등의 '현대무기'를 들고 싸우는 1인칭, 3인칭 슈팅게임’이라고 적혀있다.
그림으로 볼 수 있듯이 독수리 오형제는 1인칭이 아닌, 엄밀히 이야기하면 3인칭을 채용하고 있다. 보통 FPS게임은 손맛으로 하는데 그만큼 유저의 몰입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독수리 오형제는 유저가 박사라는 입장에 있고, 3인칭의 시점을 사용하고 있어 몰입도가 훌륭하다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단점을 독수리 오형제라는 친근한 캐릭터가 많이 완화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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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점의 이동은 매우 자유롭지만 3인칭은 아쉽다 |
전투를 위해 대기실에 들어갔다. 한방의 최대 인원은 10명이다. 개인전과 팀전 등으로 나뉘어 있었다. 팀전에도 같은 팀을 공격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가 있어, 선택의 폭이 넓었다. 지원되진 않았지만 보스전과 미션 모드 등 앞으로의 재미를 예고하는 여러 모드가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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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맵과 중형맵. 베타인데도 크기에 따른 다양한 맵이 지원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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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가 시작되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렸다. 박사캐릭터는 전투에 사용할 수 없는데 처음 시작하는 유저들은 대부분 박사캐릭터를 맨 앞에 두고 있어 ‘준비(레디)’가 실행되지 않는 일이 빈번했다. 그러다 보니 대기실에서 이동이 잦아서 기다려야하는 일이 많았다. 또 유저 간에 로딩시간에 차이가 존재하는데, 가끔 꽤 길어지는 로딩을 기다리는 동안 시선을 돌려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음악도 효과음도 나오지 않아 지루한 느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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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맵 곳곳에 놓인 아이템이 눈에 띈다 |
드디어 전투가 시작되었다. 요리조리 캐릭터를 살펴보던 시점이 정면으로 고정되었다.
‘영웅은 높은 곳에서 등장한다’는 법칙을 충실히 따라 건물 옥상에 서서 아래를 내려 보았다. 마우스로 움직이는 시선은 부드러웠고 상당히 시야가 넓게 보였다.
▲ 곳곳에 놓여있는 수많은 아이템 |
열심히 상대 팀을 찾았다. 건물과 건물 사이로 간간이 이름이 보였다. 왼쪽 상단에 레이더가 있어 적의 위치를 표시해 주었다. 방향을 잡고 신속하게 아래로 뛰어 내렸다. 캐릭터의 움직임이 매우 부드러웠다. 뛰어내리자마자 푸른색 박카*병이 나를 맞이한다. 피로회복이 아니라 액션 게이지를 채우기 위해 푸른병들을 전부 마시며 돌진했다. 액션 게이지가 떨어지면 이단 점프나 대시가 불가능해진다. 빠른 이동을 위해 벌컥벌컥 마셔주자.
▲ 과녁 주위에 파랗게 보이는 것이 총알 게이지 |
아이템은 한계까지 먹으면 더 이상 먹을 수 없지만, 다시 나타나는 속도도 빠르다. 독수리 오형제는 아이템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싸움의 흐름이 굉장히 빠르다. 조작은 어렵지 않지만 너무 빠른 화면의 변화에 처음 게임을 할 때는 총 한번 제대로 못 쏴보고 죽어 버렸다.
‘락온’ 기능이 없어 시점도 끊임없이 흔들린다.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당황하다 죽기를 반복했다. 최강요원 잭바우어, ‘처음이라 그렇겠지...’를 연발하면서 끊임없이 뒤를 잡혀 당하고 또 당했다. 밖으로 나서자마자 단 두 번의 유도미사일에 당하기도 하고, 방향을 잡지 못하고 뒤를 잡혀 점프만 반복하다가 당하기도 했다.
▲우주 맵에서는 떨어져서 죽기도 한다 |
▲ 따라다니며 공격하기 |
또 아이템 먹는데만 신경 쓰다 우주의 바닥으로 떨어져 전사. ‘잭바우어님이 자신을 KO시키셨습니다.’ 라는 부끄러운 문구로 온 우주를 도배했다. (하지만 걱정 없다. 금방 다시 출격할 수 있으니까.ㅜ_ㅜ)
아이템은 흔하게 널려 있지만 그만큼 자주 먹어 줘야 했다. 빠른 이동을 위한 푸른 병모양의 아이템과 공격을 위한 번개가 그려진 네모난 아이템. 떨어진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 십자가가 그려진 아이템도 먹어야 한다.
▲ 빠른 대시 이동, 게이지가 금방 떨어진다 |
▲ 그럴 땐 박카* 원샷 |
방패모양의 아이템은 특히 중요하다. 전투 중 공격을 받아 실드 게이지가 100이하로 떨어지면 캐릭터는 그만 변신이 풀리고 만다. 변신이 풀린 상태에서 공격을 받으면 체력이 굉장히 빨리 줄기 때문에, 이때는 재빨리 건물 사이로 도망쳐 아이템으로 회복해야 한다.?
▲ 변신이 풀리면 |
▲ 전사하기 십상 |
◆ 깜찍한 디자인, 그러나 아쉬운 타격감
내 추억 속의 그들이 너무 강해, 기대가 컸던 탓일까? 귀여운 독수리 오형제의 슈팅 대전은 신선하고 독특했지만 훌륭한 FPS게임이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귀여움이 돋보이는 다양한 아이템과 정교한 맵은 확실히 기대 이상이다. 특히, 독수리 오형제는 부드러운 캐릭터의 움직임과 상당히 빠른 움직임 덕분에 팽팽한 긴장감이 장점이다. 익숙해지면 무기를 조합하는 재미와 아이템을 먹어야 할 타이밍도 알게 된다.
하지만 중요한 타격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것은 앞으로 상당한 수정이 필요하다. FPS게임이라면 무엇보다 타격감에 비중을 두어야 하지 않을까. 멀리 있는 적을 바주카로 쏠 때와 가까이 있는 적을 레이저로 공격할 때 거의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 만화적인 표현의 의성어가 깜찍하다 |
▲ 굴러오는 공에 부딪히면 터진다 |
캐릭터가 흥겹게 내지르는 효과음과 경쾌하게 리믹스된 독수리 오형제 주제가에 비해 타격음은 몹시 부족하게 느껴졌다. 또 자신이 공격당할 때에도 이렇다 할 효과 없이 에너지만 줄어들기 때문에, 갑자기 변신이 풀리면 당황하게 된다.
▲ 인기 있는 ‘단백질 레이저’ |
▲ 단백질 레이저를 맞아 커진 모습 (막 쏴도 다 맞는다) |
다양한 무기는 매력적이지만, 레벨 업을 중시하다 보면 나중에는 가장 파워가 강한 무기만을 사용하게 되어서 공격이 획일화되는 것도 아쉬운 부분의 하나다.
또 캐릭터의 특성에 따른 공격이나 스텟의 차이가 거의 없고, 영웅이라면 반드시 있어야 할 필살기나 합체 공격이 없는 것도 아쉬웠다. 원작 만화에서도 필살기로 다함게 힘을 합쳐 불새가 되는 것이 가장 기억에 남지 않는가? 럭시독의 캐릭터들이 비중이 약한 이유도 독수리 오형제 캐릭터와 디자인 외에는 별 차이를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 강력한 화염공격 |
▲ 이후 등장할 알렉터의 비밀연구소 |
아쉬움은 많지만, 독수리 오형제는 아직 첫 번째 베타테스트를 치렀을 뿐이다.
기억 속의 독수리 오형제보다 훨씬 깜찍하고 날랜 동작을 보여준 캐주얼 독수리 오형제는 이제 시작이다. 독수리처럼 날랜 동작과 레벨 업의 즐거움, 다양한 아이템 사용으로 가능성을 보여준 게임, 독수리 오형제가 성장을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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