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기는 작지만, 아이디어는 크다 'Wii'
어두운 방안에서 앉아서 멍하니 손가락만 까딱이는 사람. 게이머하면 부정적인 모습이 떠 오를 때, 밝은 방안에서 팔을 휘두르고 몸을 흔드는 사람들의 모습은 획기적이었다. 차세대 게임기 시장에 ‘그래픽’이 아닌 ‘재미있는 컨트롤러’로 승부수를 던진, 닌텐도의 풍운아 ‘wii’가 드디어 일본에서 발매됐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wii의 색다른 컨트롤러 ‘위모트’와 ‘눈차크’는 기능은 심플하지만,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이미 북미에서 선행 발매되어, 발 빠른 사람들의 즐거운 비명(체험기)이 속속 들려오고 있다. 그래도 우리에겐 아직 손가락 물고 바라만 봐야하는 머나먼 wii.
하지만 2006년도 남은 달력 한 장. 12월 2일 wii의 일본 발매일이 다가왔다!
화제를 모았던 wii의 콘트롤러는 그 세세한 기능이 공개된 지 오래다. 기능이 공개되기 전에도 루머가 섞인 논란이 무성했지만, 발매 된 후에도 논란은 여전하다. 얼마나 리얼한 조작감을 즐길 수 있을까? 얼마나 질리지 않고 즐길 수 있을까?
▲ 이것이 바로 위모트! |
좋은 콘솔의 뒤에는 대작 소프트가 있는 법. 방바닥에 호떡같이 착 달라붙은 게이머의 몸을 벌떡 일으킬 획기적인 wii의 소프트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음악에도 영화에도 하다못해 입맛에도 취향은 각각 다른 법. 12월 2일 일본에 동시 발매되는 타이틀 중에서 ‘어디, 내 몸을 움직일만한 게임이 있나’ 찾아보자.
◆ 새로운 조작과 전통 RPG의 만남 ‘젤다의 전설 : 황혼의 공주’
게임 큐브와 동시에 발매되는 대작 RPG ‘젤다의 전설 : 황혼의 공주(이후 젤다)’는 wii RPG의 대표작으로 부족함이 없다. 젤다의 전설 시리즈는 원래 명성이 자자한 RPG. 게임큐브와 wii로 동시 발매된 것만 보아도 닌텐도의 간판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큐브와 wii, 두 버전의 젤다는 단지 콘트롤러에 따른 조작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이것은 wii가 차세대 게임기로는 부족한 그래픽을 보여준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픽이 떨어져서 게임의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젤다에서는 해가 뜬 낮의 분위기와 해가 진 밤의 분위기가 엄청나게 다르다. 특히, 바람이 불면 살랑이는 젤다의 머리카락, 물 속에 들어가면 젖은 후 서서히 말라가는 옷 등의 표현은 매우 우수하다.
▲ 이번 작에서 늑대로 변신하는 링크 |
▲ 위모트를 사용한 새총 쏘기 |
‘젤다 공주의 밝혀지는 비밀’이나 ‘링크가 죽는다(?)’는 스토리 부분에도 많은 흥미가 가지만 wii용으로 발매되는 젤다에서 가장 기대하는 부분은 위모트를 이용한 액션이다.
위모트로 취한 간단한 동작이 화면에서 박진감 넘치는 동작으로 재현되는 것은 기존의 RPG게임과 차별되는 색다른 즐거움이다. 게임 큐브 판에서 링크는 여전히 왼손잡이지만, wii에서는 위모트의 조작감을 살리기 위해 링크가 오른손으로 칼을 사용한다. 전통보다 wii 컨트롤러의 재미를 살리는 것에 중점을 둔 것이다.
▲ 와이드 화면을 지원한다 |
▲ 늑대로 변해도 조작은 비슷하다 |
링크는 눈차크의 아날로그 스틱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 검을 사용하는 공격에도 여러 종류의 동작이 있다. A버튼을 누르면 베기 동작이 나가고, 좌우로 돌리면 회전 베기가 된다. 다양한 무기도 지원된다. 6종류 검과 4종류의 방패가 등장한다. 검중에는 한 쌍으로 이루어진 것도 있어서 이도류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눈차크와 위모트를 조합하면 보다 다양한 액션을 취할 수 있다. 말이나 매를 부를 수도 있고 활을 쏘기도 한다. 링크의 움직임은 비교적 부드럽지 못하다는 평도 있지만, 늑대로 변했을 때나 말을 탔을 때의 움직임은 훌륭하다. 링크가 늑대로 변신했을 때에는 A버튼이 물기, B버튼이 발로 공격하기가 된다.
게임 안에서 낚시도 할 수 있다. 진동이 있고, 낚시 줄 감는 소리 등 여러 가지 장치들이 위모트의 손맛을 기대하게 한다.
▲ 월척! 좋아하는 링크의 표정 연기가 훌륭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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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전의 기다림에 기대치가 높아진 탓일까. 젤다에 대한 북미 쪽의 반응은 그리 열광적이지만은 않았다. 리얼 젤다, 역대 최고의 타이틀이라는 찬사도 있었지만, 기존의 시리즈에서 너무 변화가 없었다는 평도 있었다. 방향과 상관없이 휘두르기만 하면 공격이 들어가는 위모트 때문에 정확한 조작이나 안정적인 진행을 위해서라면 차라리 게임 큐브 쪽이 낫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문제는 ‘좋은 게임인 것은 분명한데, 대작이나 최고작의 찬사를 달아 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B+’과 ‘10점 만점’으로 엇갈린 게임 잡지들의 평점도 이런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하지만 취향과 문화적 차이가 있는 북미에서의 평가만으로 이번 젤다에 대해 말하는 것은 아직 이른 감이 있다. 닌텐도의 홈그라운드이자 오리지널 젤다의 팬이 가득한 일본에서 출시된 후 북미 유저들과 얼마나 차이나는 반응을 볼 수 있을지, 한글판 젤다를 기다리면서 좀 더 지켜보자.
◆ 위모트 작렬! 던지고 휘두르는 스포츠의 세계
wii의 새로운 컨트롤러 ‘위모트’와 ‘눈차크’의 등장을 보고 가장 기대 된 장르는 스포츠 게임 장르이다. 가만히 앉아서 버튼만 눌러도 이렇게 재미있는 스포츠 게임 장르인데, 내가 휘두르면 게임 속의 캐릭터도 휘두르고, 내가 공을 던지면 게임속의 캐릭터도 공을 던진다. 위모트의 매력을 100% 발산하는데 가장 완벽한 장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wii로 즐기는 스포츠 게임의 맛보기를 위한 소프트가 있다. 2인용을 위해 추가로 구입하는 위모트와 동봉해서 발매된 ‘wii 스포츠’라는 타이틀이다.
‘이건, 그래픽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한 유저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의외로 이런 간단한 타이틀이 더 중독성 있다는 사실.
위스포츠는 본격적인 스포츠 게임은 아니다. 위모트의 조작을 즐기며 모두와 어울리는 파티게임이다.
‘테니스, 야구, 볼링, 권투, 골프’의 5가지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연령과 성별을 불문하고 누구나 알고 있는 스포츠들이다. 위모트로 즐기는 모습을 본다면 평소 게임을 하지 않던 사람도 자연스레 관심이 쏠린다. 2~4인용을 지원하는데 혼자서 하는 것보다 여럿이 할 때가 훨씬 재미있다.
‘테니스’는 버튼을 누르지 않고 휘두르기만 하면 된다. 포핸드와 백핸드가 가능한데 오른쪽에서 오는 공은 오른쪽으로, 왼쪽에서 오는 공은 왼쪽으로 쳐주면 된다. 휘두르는 스피드에 따라 공이 라켓에 빨리 맞으면 오른쪽으로, 늦게 맞으면 왼쪽으로 날아간다.
‘야구’에서는 커브, 직구,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던질 수 있다.
‘볼링’은 방향키를 사용해 방향을 정한 후 B버튼을 누르면서 실제 볼링을 하는 것처럼 위모트를 뒤에서 앞으로 휘두르면 된다.
‘복싱’은 눈차크와 위모트를 양손에 들고 복서처럼 사실적인 펀치 동작을 한다.
게임을 하다보면 스트레스가 풀리면서 내 안에 숨겨진 투혼과 폭력성을 깨닫게 될 것이다.
또 Mii 라는 오리지널 캐릭터 만들기가 지원된다. 엄마, 아빠, 옆집 누나등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 운동회를 열어보자.
▲ 다양한 타입의 파츠가 지원되는 Mii 만들기 |
좀 더 발전된 스포츠 게임이 즐기고 싶다면 국산 온라인 게임. ‘팡야’의 wii판인 ‘스윙 골프 팡야’는 어떨까. 온라인 게임 팡야가 콘솔용으로 변화하면서 스토리 모드가 추가되었다. 온라인 게임이 그대로 이식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존의 팬들도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귀여운 캐릭터와 판타지 세계의 분위기를 살리는데 중점을 두었지만, 게임 진행에서는 골프의 리얼한 ‘치는 맛’에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 위모트를 들고 즐기는 풀스윙은 마치 실제 골프를 치는 자세와 같다. 위모트를 골프채 대신 쥐고 스윙 하듯이 휘둘러준다. 이때 팔의 각도, 힘의 세기, 몸의 방향 등 전체적인 밸런스에 따라 ‘팡야’가 결정된다.
◆ 박진감 넘치는 리얼 액션 FPS ‘레드 스틸’
일인칭 사무라이 액션 ‘레드 스틸’도 기대를 모으는 타이틀이다. 일본 사무라이의 무사도에 대한 내용을 현대적으로 차용해, 죽이지 않고 적을 쓰러트리면 신분이 올라간다는 재미있는 발상의 액션 게임이다. 최대 4인용까지 지원한다.
사실적인 그래픽과 ‘위모트, 눈차크’를 이용한 wii 오리지널 FPS라는 점에서 출시 전 많은 기대를 모았다. 주인공이나 등장인물의 모습을 보면 사무라이 액션이라기보다 야쿠자 액션처럼 보이기도 한다. 리얼 액션을 표방하고 있음에도 전체적인 분위기나 줄거리들이 실제의 일본보다 서양의 시각에서 보는 ‘판타지 저팬’에 가깝다는 평이 많다. |
화면은 일인칭의 리얼함을 잘 살렸다. 화면의 하단에 독특하게 두 개의 손이 튀어나와 있다. 주인공은 오른손에는 공격용 일본도를, 왼손에는 방어용 단도를 들고 있다. 검 뿐 아니라 총을 사용하기도 한다. 건콘처럼 눈차크를 사용해 리얼한 총격전을 연출한다.
하지만 FPS에서 중요한 시선의 이동이나 조작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총격은 재미있지만, 칼을 사용하는 전투에서 흐름이 끊기고 어색함이 느껴져 기대한 만큼 리얼한 액션을 즐길 수는 없다는 평도 있다.
▲ 가볍게 휘두르면 칼날이 번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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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모트로 즐기는 중독성 미니게임
wii는 기존의 게이머뿐만 아니라 게임을 잘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재미를 주고자 한다.
그래서 미니 게임이 강세를 보인다. 동봉된 소프트인 '시작의 wii'만 해도, 위모트의 조작에 익숙해 질수 있는, 재미있는 게임이 많다.
GBA에도 있었던 타이틀, 와리오가 등장하는 미니게임 ‘춤추는 메이드 인 와리오’도 재미있다. 간단한 조작을 그림으로 설명해주기 때문에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하나의 위모트를 가지고 최대 12인용까지 지원하는 것도 모두가 즐기는 미니게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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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할 수 있는 간단한 조작이 재미를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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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i만의 독특한 액션 게임
헤머를 들고 적을 물리치는 건담. ‘SD건담 스커드 헤머즈’는 일년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액션 게임이다. 귀여운 SD건담이 헤머를 들고 등장한다.
수없이 달려드는 거대 병기에 맞서 헤머 하나로 맞서 싸우는 SD건담. 유저는 위모트를 헤머처럼 들고 휘두르며 조작을 즐길 수 있다. 실드나 아이템 등의 커스텀은 가능하지만, 위모트로 휘두르는 헤머 공격이 기본이 되어 쉽고 간단하게 ‘파괴’에 몰입할 수 있다.
▲ 휘두르면 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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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서 붙잡는 액션'이라는 재미있는 장르명을 가진 '엘레비츠'도 wii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액션게임이다. 집안이나 거리 곳곳에 숨어 있는 엘레비츠라는 불가사의한 생물을 붙잡는 게임이다. 나타났다 사라지는 엘레비츠를 직감적으로 빠르게 잡아내는 순발력이 요구된다.
플레이어가 의사가 되어서 수술을 진행하는 드라마틱 수술 액션게임 ‘카두케우스Z : 두 개의 초집도’. 원래는 DS판으로 나왔던 게임이지만, 새롭게 wii용으로 등장했다.
플레이어가 의학집단 '카두케우스'의 일원이 되어 미지의 병원체와 싸운다는 스토리에는 변함이 없다. 주인공은 ‘초집도’ 라는 특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초집도는 시간의 흐름을 느리게 하는 능력이다. 이번 작에서 초집도를 사용할 수 있는 간호사도 등장하여 의사인 플레이어를 돕는다.
▲ 봉합을 할 때는 지그재그로 흔들어 주세요 |
이 게임에서는 깨끗하고 빠르게 수술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NDS버전 초집도의 확장판과 비슷하지만 wii의 ‘위모트와 눈차크’ 양쪽을 모두 사용해, 더 리얼한 수술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왼쪽 하단의 수술 도구 중에 상황에 알맞은 도구를 골라 상처 부위에 정확히 시술하는 것으로 수술을 진행 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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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모트로 오각형을 그리면 특수한 능력인 ‘초집도’가 발동한다. |
wii는 발매 전, 다른 차세대 게임기들보다 유리한 가격과 독특한 콘트롤러로 선풍적인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북미에서의 발매 이후 그 신기함과 독특함의 열풍이 약간 수그러든 것도 사실이다. ‘쉽게 질린다’, ‘생각보다 조작이 매끄럽지 않다’는 평도 있지만,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부모님과 처음으로 즐겁게 게임을 즐겼다’, ‘역시 다르다’, ‘만족했다’는 평도 있다.
◆ wii 그리고 닌텐도 코리아의 성공은?
이후 발매되는 게임 중에는 닌텐도의 슈퍼스타 마리오를 비롯해 스네이크, 피카츄 등 쟁쟁한 스타들이 등장하는 ‘슈퍼 스매쉬 브라더즈’나 만화로도 익숙한 대전 액션 ‘드래곤볼 Z Sparking!NEO’, ‘콜 오브 듀티3’등의 여러 기대작이 있다.
차세대 게임기라고 하기엔 부족한 그래픽. 미니게임 위주의 간단한 조작을 강조한 wii는 자칫 단순하고 유치하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독특한 아이디어와 재미를 추구하는 wii의 정신은 게임의 기본에 가장 충실한 것이다.
독특하고 실험적인 타이틀이 많이 나오고, 닌텐도 코리아의 ‘타이틀 한글화’가 잘 이루어진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wii를 즐기게 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해본다. 컨트롤러의 장점을 살려 스포츠와 FPS 장르에서 다른 게임에서 얻지 못하는 리얼한 재미를 준다면 wii의 미래는 앞으로도 쨍쨍 밝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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