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B 1/48 아이돌과 사랑한다면, 러브플러스 급의 충격과 공포

일본의 여성 아이돌 그룹 ‘AKB 48’ 을 알고 있는가? 지난 2005년 데뷔한 ‘AKB 48’ 은 무려 48명의 멤버로 이루어진 아이돌 그룹으로, 워낙 많은 멤버 수 때문에 팀 내에서도 A, K, B의 세 팀으로 나뉘어 활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AKB 48’ 과 관련한 좋지 않은 사건(탈퇴 후 AV 진출, 데뷔 전 누드사진 유출 등)등이 보도되면서 인기 그룹이라는 느낌이 덜하지만, 일본에서는 오리콘 차트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오르고 있으며, 아키하바라를 중심으로 한 ‘만나러 갈 수 있는 아이돌’ 컨셉의 활동이 먹혀들어 엄청나게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인기 아이돌 그룹이다.

그런 ‘AKB 48’ 팬을 대상으로 한 게임 ‘AKB 1/48 아이돌과 사랑한다면(이하 AKB 1/48)’ 이 오는 23일, PSP로 발매된다. ‘AKB 1/48’ 은 ‘AKB 48’ 멤버들이 직접 연기한 사진과 대사, 영상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48명의 멤버 모두가 플레이어를 사랑한다는 설정 속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멤버와 데이트를 즐기고 연인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듣기만 해도 정신이 아득해지는 게임, 그러나 만약 소녀시대나 카라가 이렇게 나온다면 국내에서도 환영받을 만한 방식의 게임, ‘AKB 1/48’ 을 파헤쳐보자.

47명의 고백을 거절하고 한 명을 선택하라고?

‘AKB 1/48’ 은 ‘AKB 48’ 멤버들과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데이트 약속을 잡고, 데이트를 하며 이벤트를 경험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통화 기록에서 좋아하는 멤버를 선택하여 전화를 걸면 그 멤버의 음성이 흘러나오며 데이트 약속을 잡을 수 있다. 데이트에 나가면 좋아하는 멤버의 모습을 보며 각종 대화를 할 수 있으며, 특정 상황에서 찾아오는 선택지에서는 선택에 따라 호감도를 높이거나 낮출 수 있다.

데이트를 거듭하면 메일이나 전화가 오기도 하며, 실시간으로 전화를 받고 고백을 받는 등의 다양한 상황이 발생한다. 또한, 특정 멤버와 데이트 중 다른 멤버에게 그 모습을 들켜 메일 주소를 삭제당하는 사건도 일어나며, 이렇게 연락이 끊긴 멤버에게 다시 연락이 오는 등 밀고 당기는 다양한 연애를 즐길 수 있다.

▲ 게임 메인 화면은 엄청나게 간단하다
하긴, 주 콘텐츠가 이런 게 아니니...

▲ 전화를 통해 데이트 날짜를 잡는 것이 1차적인 목표

▲ 좋아하는 멤버를 집중 공략하자
기본적 방식은 일반 연애 시뮬레이션과 같다

이런 방식으로 ‘AKB 48’ 멤버들을 만나며 데이트를 즐기다 보면 곧 대쉬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플레이어는 다른 멤버들의 유혹과 고백 등을 뿌리치고 마음에 드는 한 명의 히로인의 고백을 받아들여야만 해피 엔딩을 맞이할 수 있다. 모든 캐릭터의 고백 씬은 동영상으로 처리되어 있으며, 고백 동영상을 모두 합하면 80분이 넘어가는 거대한 볼륨을 자랑하기 때문에 실제로 아이돌에게 고백받는 듯한 상황을 체험할 수 있다. 아무리 봐도 망상 가득한 설정이긴 하지만, ‘AKB 48’ 팬들에게는 더없이 좋을 것이다.

▲ 'AKB 1/48' 소개 영상, 다양한 게임 내 영상들도 볼 수 있다

팬의 기본은 아이돌 관련 제품 모으기! 다양한 수집 요소

‘AKB 1/48’ 은 무서울 정도로 팬들의 욕구를 잘 공략한 게임이다. 게임 속에서 얻은 스틸컷을 보관, 감상할 수 있는 앨범 기능, 특정 조건을 만족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트레이딩 카드 수집/교환 기능 등은 팬들의 기본적 욕구인 수집욕을 엄청나게 자극한다.

특히 직접 얻은 멤버 이미지에 다양한 문자 메시지를 합성하여 자신만의 이미지 카드를 만들 수 있으며, 미처 획득하지 못 한 카드의 경우 다른 플레이어와의 교환을 통해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교환으로 얻은 카드나 사진은 정가운데에 ‘copy’ 라는 문자가 찍혀 있으며, PSP 바탕 화면으로 사용할 수 없는 등의 단점이 있기 때문에 진정한 팬이라면 직접 플레이해서 카드를 모아야 직성이 풀릴 것이다.

▲ 다양한 이미지 카드 수집 기능은 팬들의 정열(?)에 불을 붙일 것이다

‘AKB 1/48’ 에는 게임에 관심이 없는 팬들이라도 탐낼 만한 기능도 준비되어 있다. ‘AKB 48’ 멤버의 사진으로 시간을 알려 주는 ‘포토 시계’ 기능이 그것으로, 시간 표시뿐 아니라 알람 및 음성 재생 기능도 존재한다. ‘AKB 1/48’ 패키지에는 K팀 멤버인 우치다 아유미의 ‘포토 시계’ 가 기본으로 내장되어 있으며, 나머지 멤버들의 ‘포토 시계’ 는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에서 유료 DLC로 다운받을 수 있다.

멤버 1인의 ‘포토 시계’ 가격은 300 엔(한화 약 4,100 원)이며, 팀 단위 혹은 전체 멤버들의 포토 시계를 구입할 경우에는 대폭 할인된 가격(팀 단위 2,200~2,400 엔, 전체 3,500 엔) 에 구입할 수 있다. 사실 저렴한 가격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멤버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후에 나오는 수집 제품들에 비해 훨씬 양심적이긴 하다.

▲ 멤버들이 시간을 알려 주는 '포토 시계' 기능
왼쪽은 기본으로 제공되는 우치다 아유미, 오른쪽은 DLC로 구입 가능한 시노다 마리코

아이돌의 인기를 등에 업고 대흥행 중!

‘AKB 1/48’ 는 무려 네 가지 형태로 출시된다. 통상 판매용 패키지의 경우 ‘AKB 48’ 멤버의 사진 144장 중 1장이 랜덤하게 들어 있으며, 예약 한정판의 경우 사진 3장과 게임 미수록영상 디스크(멤버 전원 키스와 고백 영상, 특별 인터뷰 영상 수록)가 포함된다. 단 한 번의 출시 이후 다시는 생산하지 않으며 옥션 출품이 금지되어있는 초회 한정 생산판의 경우 사진 10장과 게임 미수록영상 디스크, 실물 크기의 ‘AKB 48’ 멤버들 키스 마크 스티커, 메이킹 영상이 담긴 DVD, 표지를 갈아끼울 수 있는 게임 케이스가 동봉된다. 여기에 ‘AKB 48’ 버전 PSP가 동봉된 프리미어 스페셜 팩까지 출시되어 PSP가 없는 팬들까지 공략한다.

다행인 점은 144장의 카드를 전부 모아야만 참가할 수 있는 이벤트 같은 것은 열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AKB 48’ 소속사는 싱글 앨범에 랜덤으로 1장씩 동봉된 44종류의 포스터를 모두 모은 팬에 한해 ‘봄의 제전’ 에 초대하는 등 대량구매를 부추기는 이벤트를 자주 진행해 그 악명(?)이 국내에까지 퍼져 있다.

▲ 게임 메이킹 영상, 팬들이라면 환영 또 환영일 듯

▲ 많기도 하다

현재 ‘AKB 1/48’ 한정판 패키지는 지난 9월 예약주문이 시작된 이후 약 25만장 이상이 판매되었으며, 지금도 계속해서 수치가 늘어나고 있는 형편이다. 마치 악마의 게임 ‘러브플러스’ 를 연상케 할 정도다. 크리스마스 이틀 전, ‘러브플러스 크리스마스 파티’ 와 동시에 발매되는 ‘AKB 1/48’ 이 얼마나 많은 일본 남성들의 영혼을 구원(?)해 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