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CR 윤석호 대표 |
게임메카는 포트리스의 성공신화와 함께 1대 온라인게임 개발사로서의 입지를 구축, 현재 RF 온라인이라는 2004년 국내 최고의 온라인게임 기대작을 준비 중인 CCR의 윤석호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윤 대표는 “그 어떤 게임의 도전도 즐기는 마음으로 받아 줄 수 있다”는 말과 함께 시종 자신감에 찬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게임메카: RF 온라인의 3차 클로즈베타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시점에서 판단할 때 성적이 나쁘다고 볼 순 없지만 버그가 잦고 리니지 2에서 시대만 미래로 옮겨놓았다는 게이머들의 평처럼 게임의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윤석호 대표: 지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버전은 불과 게임의 30%도 드러내지 않은 내용이다. 3차 클로즈베타테스트는 말 그대로 버그를 잡아내고 밸런스를 조정하기 위해 공개된 컨텐츠라고 할 수 있다.
MMORPG는 크게 전투와 퀘스트 그리고 그 게임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특징으로 구성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전투만이 가능한 테스트버전이라는 점을 게이머들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 윤 대표의 집무실 한 켠을 독차지하고 있는 RF 온라인의 컨셉아트 |
게임메카: 앞서 이야기한 내용처럼 RF 온라인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다른 MMORPG와 차별화될 수 있는 핵심 컨텐츠를 꼬집어서 이야기한다면?
윤석호 대표: RF 온라인에만 존재하는 특징을 들자면 기갑장비 시스템을 내세워야 하겠지만 그것보다도 심도 있는 퀘스트에 더 큰 힘이 실려 있다는 표현을 하고 싶다. RF 온라인에서 저널이라고 표현되는 퀘스트 시스템은 에피소드별로 나뉘어 게임의 커다란 축을 형성하고 있다.
해외 온라인게임이 작은 퀘스트가 모여 큰 축을 형성한다면 RF 온라인은 큰 줄기에서 잔가지를 쳐가는 형태라고 생각하면 된다. RF 온라인 퀘스트의 큰 줄기는 그랜드퀘스트라는 이름으로 게임의 세계관과 스토리라인을 아우르고 있으며 이것을 받치는 미들퀘스트와 미니퀘스트로 잔가지가 구성된다.
이는 국내 게이머들이 즐겨하는 일본형 롤플레잉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스템이긴 하지만 온라인이라는 특성에 맞춰 좀 더 흥미진진하게 구성될 계획이다. 잔가지를 형성하는 작은 퀘스트의 종류인 미들퀘스트의 클리어시간만 약 일주일 이상이 소요된다.
게임메카: 이네트의 트라비아라는 게임이 있긴 하지만 CCR은 MMORPG 운영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다. 때문에 게임의 매끄러운 운영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시각도 있다.
윤석호 대표: 포트리스라는 캐쥬얼 온라인게임의 노하우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되었지만 사실 트라비아가 게임운영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 시금석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게임의 밸런스와 컨텐츠의 질을 무시할 순 없겠지만 추후 온라인게임의 성공여부에 있어 매끄러운 운영만큼 중요한 요소가 없다고 판단한다.
그렇기 때문에 CCR은 RF 온라인의 운영인원을 별도의 대규모 팀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현재는 여러방면에서 경력을 쌓은 40명 정도의 운영인원이 RF 온라인을 전담하고 있으며 추후 오픈베타테스트가 이루어지면 100명 이상으로 운영인원을 충원할 예정이다.
게임메카: 운영팀에 너무 많은 힘이 실리게 되면 게임개발 자체가 역행하는 일도 종종 생기게 될텐데. 윤석호 대표: 물론 운영팀의 목소리에도 큰 힘을 실어 줄 것은 분명하지만 개발일정에서의 마찰이 없도록 사업기획팀이 중간자 입장을 대변할 것이다. 게임메카: RF 온라인의 가장 큰 경쟁상대는 어떤 작품이라고 생각하는가? 윤석호 대표: 리니지 2와 RF 온라인을 비교하는 시각이 많은데 회사 입장에서 리니지 2는 그다지 신경이 쓰이지 않는 상대로 판단한다. |
굳이 예를 들자면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리니지 2를 준결승의 상대로 판단하고 있으며 궁극적인 목표는 상당한 수의 코어유저를 보유하고 있는 ‘리니지 1’이다.
RF 온라인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 중의 하나는 스피드감이다. 국내 게이머들의 취향을 고려할 때 이 스피드는 게임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적인 차별화 요소라고 생각한다. 리니지 2를 플레이하던 게이머가 RF 온라인을 즐길 때 그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국내에서 온라인게임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5분’이다. 그 5분 안에 게임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보여주지 않으면 게이머는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려버리고 만다.
▲ RF 온라인 |
게임메카: 추후 RF 온라인의 서비스 스케쥴은 어떻게 되는가? 상용화 이후 동시접속자를 어느 정도로 예상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윤석호 대표: 일단 5월 21일 3차 클로즈베타테스트가 종료되면 컨텐츠 작업을 마무리 한 다음 서버 부하 테스트를 거친 후 오픈베타에 돌입할 계획이다. 여름방학을 전후로 시작될 오픈베타테스트에는 게임의 70% 정도가 공개되지 않을까 한다. 안정적인 궤도로 오를 수 있는 동시접속자는 약 5~7만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상용화 스케쥴은 민감한 부분이라 미리 말씀을 드리기 어렵지만 2003년 리니지 2의 서비스 스케쥴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게임메카: 지금 CCR이 펼쳐나가고 있는 마케팅 정책을 보면 PC방쪽에 상당한 힘이 실려 있는게 사실이다. PC방 마케팅에 총력을 쏟아붓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일반적인 온라인게임의 유료이용자 상황을 감안할 때 PC방에서 얻는 이익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 않은가? 윤석호 대표: 초고속인터넷망이 보편화되고 온라인게임이 포화상태에 이른 지금 시점에서 사실 PC방에서 얻는 수익이 크지 않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PC방은 온라인게임의 성공여부를 가르는 ‘핵’이다. 리니지나 뮤 등 롱런을 지속하고 있는 온라인게임을 살펴보면 지금껏 PC방에서도 이용고객이 많은 사실을 알 수 있다. PC방이 온라인게임의 홍보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
개인적으로 엔씨소프트는 개발력도 충분하지만 그보다는 한국유저의 성향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마케팅을 펼치는 능력이 대단하기에 지금의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PC방 마케팅 역시 그렇다. CCR도 RF 온라인의 테스트를 개인유저보다 PC방에서 먼저 실시하는 정책 등 다양한 마케팅을 고려하여 최대한의 혜택을 마련할 예정이다.
게임메카: 현재 상용화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는 트라비아와 RF 온라인을 동시에 퍼블리싱한다는 것은 회사입장에서 위험부담이 크지 않다고 생각하는가? 일각에서는 두 작품 모두 흐지부지 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한다.
윤석호 대표: 많은 분들이 그런 지적을 하고 계신 걸 잘 알고 있다. 이번에 트라비아를 퍼블리싱하면서 느낀 점이 하나 있는데, 온라인게임시장은 크게 ‘쿼터뷰시점의 온라인게임’과 ‘풀3D 기반의 온라인게임’이라는 두 종류로 구분되고 있다는 것이다.
트라비아를 서비스 하기 전까지 RF 온라인에 쿼터뷰 시점을 도입할 계획도 심각하게 고려했으나 이 두 종류의 온라인게임은 서로 유저층이 확연하게 구분된다는 점을 알게 됐다. 쿼터뷰는 쿼터뷰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고 풀 3D는 그 나름대로의 매력을 발산하며 서로 다른 유저층을 끌어모으고 있었다. 사실 엔씨소프트에 고맙게 생각하고 있는 점은 그것이다. 리니지 2가 이런 유저층의 구분을 명확하게 만들어 줬으며 사업팀에서 심각하게 고려했던 PC사양 문제에서도 적잖은 참고가 될 수 있었다.
게임메카: 앞서 질문한 내용처럼 이런 점 때문에 CCR의 정체성 확립이 안되고 있다. 게임퍼블리셔인지, 개발사인지 구체적인 정체성이 확립되어 있어야 앞으로의 사업전개나 해외에서의 투자 등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지 않겠는가? 윤석호 대표: 나 역시 현재 시점에선 회사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점에 동감하고 있다. 확실하게 말씀드리자면 현재 시점에서 CCR은 개발사다. 그러나 이것은 스튜디오 개념으로 분리, CCR이라는 큰 축 아래에서 개발과 유통이 병행되는 시스템으로 바꿔나갈 계획이다. |
적절한 비교가 될 진 모르겠지만 세계적인 게임개발/유통회사인 Ubi소프트가 자체 개발사인 몬트리올 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게임메카: 지금 CCR에서 서비스하는 트라비아, RF 온라인, 포트리스 외 캐쥬얼온라인게임 외에도 새롭게 퍼블리싱할 작품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졌는지 궁금하다.
윤석호 대표: 리스트를 작성해놓은 상황에서 여러 가능성 있는 후보를 타진하고 있지만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지금 시점에서 말씀드리긴 곤란한 내용이긴 하나 국내외 작품 중의 하나를 선택해 2005년 초 정도에 선보일 계획을 가지고 있다.
게임메카: RF 온라인의 해외진출계획은 어떤가?
윤석호 대표: 일본 시장이 첫 번째 타깃이다. RF 온라인이라는 게임 자체가 일본 게이머들이 친근감을 가지고 있는 파이널판타지 시리즈 풍의 분위기를 띠고 있는 만큼 적응에 부담을 느낄 사람은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게임메카: CCR의 향후 사업방향이 어떤지 궁금하다. 코스닥 등록 계획 역시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는가?
윤석호 대표: 정상의 자리보다는 안정된 경영을 토대로 차츰 수익을 늘려나가는 방식을 고수해나갈 것이다. 급성장은 우리의 모토가 아니다. 코스닥 역시 투자된 자금 등의 문제로 2004년 말 준비를 거쳐 2005년 등록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절실한 목표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CCR은 다수의 게임을 퍼블리싱하며 입지를 구축해 나가는 것보다는 가능성 있는 작품을 발굴해 전력투구하는 회사가 되고 싶다. 비록 개발사에게는 시어머니처럼 까다로운 유통사가 되겠지만 우린 그에 ‘성공’이라는 단어로 보답할 자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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