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에 있는 것이 캘타스 선스트라이더 |
안녕하세요. 저는 캘타스 선스트라이더라고 합니다. ‘불타는 성전’의 인기를 독차지한 블러드 엘프 종족의 왕자이지요. ‘불타는 성전’이 뭐냐구요? 오, 이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모르시나요? ‘블리자드’에서 제작하고 ‘블리자드 코리아’에서 국내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MMORPG 게임이랍니다. 호드와 얼라이언스라는 두 진영의 대립이 중심이 되는 게임이지요.
▲왼쪽이 얼라이언스, 오른쪽이 호드. 이 둘은 항상 대립합니다 |
제가 ‘블리자드’에서 일을 했었던 ‘워크래프트 3: 프로즌 쓰론’,’불타는 성전’ 시절은 참으로 좋았었습니다. 갑자기 백성이 늘어나서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블러드 엘프 종족이 번영한다니 참 기뻤어요. 그런데, 제가 퇴사한지 반년이 채 되기도 전에, 이상하게 저를 찾아와서 하소연하는 게이머들이 갑자기 늘었더라구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4월 중순이나 하순에나 나올 3.1 패치와 울두아르만이 희망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제가 ‘불타는 성전’을 끝내고 퇴사한지 이제 5개월째인데, 무슨 말인가 싶었어요. 전 이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세계에서는 사망한 것으로 나와 게임진행에 더 관여할 수 없었거든요. ‘불타는 성전’이 나오고 5개월쯤 되었을때는 게이머들이 할 것이 참 많았거든요. 전장과 투기장,공격대 던전 모두 활기가 넘쳤었죠.
▲리치왕 |
이상해서 무슨 일인지 알아보았더니, 제가 퇴장면서 다음 주인공으로 아서스 메네실이 들어왔더라구요. 그를 리치킹이라고도 하던데, 저는 친구니까 그냥 아서스라고 하겠어요. 이 아서스가 ‘불타는 성전’에서 제가 이뤄놓은 업적을 전부 망가뜨리고 있었어요.
▲아서스 너 오늘 주거써 |
공격대 던전은 너무 쉽게 해 놓았고, 전장은 죽인데다 투기장마저 엉망으로 해놓았죠. 게이머들은 그나마 필드 전장인 겨울 손아귀만을 낙으로 알고 사네요. 도대체,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지 대답을 받아야겠어요.
죽어버린 전장, 애증의 겨울 손아귀
▲전장에 방이 하나도 없다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는 전장이 있어요. 이 전장이란, 호드와 얼라이언스가 특정한 목표를 놓고 싸우는 곳으로, 싸우는 과정에서 얻고 또 싸운 뒤에도 추가적으로 명예 점수를 얻게 돼요. 이 명예 점수를 모아서 좋은 아이템을 살 수 있기 때문에, ‘불타는 성전’ 시절 게이머들이 무척 좋아하는 장소였죠.
이 전장은 총 5가지가 있어요. 알터랙, 전쟁 노래, 아라시, 폭풍의 눈, 그리고 ‘리치왕의 분노’ 확장팩에서 새로이 추가된 ‘고대의 해안’이 있지요. 전장은 참여하고 싶어하는 게이머 수에 따라 방의 수가 결정돼요. 방이 뭐냐구요? ‘스타크래프트’ 배틀넷에서 다른 게이머와 싸우고 싶을 때 들어가는 것과 똑같은 방이에요. 각각 독립되어 있으며 모든 게이머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지요.
▲방이 겨우 두개. 무슨 전장에다가 전세내는 것도 아니고 |
방의 수는 두 진영 중 적은 쪽의 숫자에 따라가요. 왜냐하면, 방의 인원수 제한이 50명인데, 어느 한쪽이 더 많이 신청했다고, 그 이상으로 받게 되면 신청한 사람이 적은 진영 입장에서는 공평한 전투를 할 수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인원수가 적은쪽을 기준으로 방이 개설된답니다.
전장은 내가 활약할 때까지, 그러니까 ‘불타는 성전’ 까지는 엄청난 인기였어요. 최소 10명이 넘는 인원수가 전투에 참여하기 때문에 꼭 컨트롤이 좋을 필요도 없었고, 빠르게 끝났거든요. 하지만, 지금의 전장은 정말로 우울하기 짝이 없네요.
한 번 뛰려면 10분 정도는 기본으로 기다려야 하고, 방이 하나도 없는 전장도 쉽게 찾을 수 있죠. 왜 이렇게까지 전장이 죽어버렸을까요? 아서스에게 전화해서 물어보니, 겨울 손아귀 때문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럼, 겨울 손아귀가 무엇인지 알아봅시다.
▲영어로 나오지만 한국 서버 맞습니다! 맞고요 |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치열한 싸움이 이루어진다 |
겨울 손아귀는 ‘리치왕의 분노’에서 새롭게 나온 필드 전장으로, 호드와 얼라이언스 두 진영이 겨울 손아귀 윗쪽에 위치한 성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곳입니다. 이 성 안에는 아카본 석실이라는 10인,25인 공격대 던전이 있어요. 하지만, 이 던전만을 위해 두 진영이 싸우는 것은 아니지요.
겨울 손아귀 호수에는 매일 한번씩 수행할 수 있는 퀘스트들이 있습니다. 이 퀘스트들을 다 하고 전투까지 열심히 참여했다면, 40분 밖에 안 되는 시간에 무려 1만에 가까운 명예 점수를 얻을 수 있어요.
▲이기는 자에게 명예 점수가 쏟아질지니 |
그 뿐인가요. 전투에 참가하고 난 뒤에는 겨울 손아귀 명예 훈장이라는 것을 얻게 됩니다. 이긴 진영은 3개, 진 진영은 1개를 얻게 되죠. 참여할때 마다 주는 것이기에 모으기도 쉬워요. 어느정도 모으게 되면 이 훈장을 명예 점수로 바꾸거나 탄력도 아이템을 살 수 있어요. 모으는 과정에서도 명예 점수를 얻을 수 있으니 꿩먹고 알먹고, 도랑치고 가재잡고 일석이조인거죠.
탄력도가 뭐냐구요? 탄력도란 PVP시에 플레이어의 공격으로부터 치명타를 맞을 확률을 줄어주는 것입니다. 높으면 높을수록 치명타를 맞을 확률을 줄여주고, 받는 데미지가 감소됩니다. 쉽게 말해서 몸빵을 좋게 해준다는 이야기이지요.
▲여러가지 아이템을 살 수 있다 |
또, 겨울 손아귀에서 이기는 진영은 2시간 반 동안, 그러니까 다음번 겨울 손아귀 전투가 시작되기 전까지 겨울 손아귀 버프라는 것을 얻게 돼요. 이 겨울 손아귀 버프는 노스렌드 지역에 있는 해당 진영 캐릭터 모두에게 들어갑니다.
이 버프의 효과는 두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몬스터를 처치해서 얻는 경험치를 5% 늘려줍니다. 레벨업할 때 아주 유용하지요. 다른 하나는, 이 버프가 있을 때 5명이서 갈 수 있는 던전을 가서 보스를 잡으면, 바위 문지기의 조각이라는 아이템을 줍니다. 이 것도 모아서 유용한 아이템으로 교환이 가능해요.
▲어이쿠. 감사합니다 |
반면에, 전장만을 뛸 경우 얻어지는 혜택은 미미합니다. 아니, 겨울 손아귀에 비하면 없는거나 마찬가지죠. 전장을 뛰기 위해 기다리는 대기 시간과 겨울 손아귀에 비해 적은 명예 점수를 감수하고서라도 전장을 계속 뛸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요.
아서스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들어가고 나서 정말로 전장을 죽이려고 작정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네, 저도 잘한 것 없다고요? 맞다. 알터랙 계곡 지형 패치는 미안하게 생각해요. 하지만, 북미쪽은 호드쪽이 알터랙 계곡의 승률이 높아서 어쩔 수 없었다구요. 그리고, 국내 게이머들의 성향도 한 몫했어요. 빠르게 하는 것을 너무 좋아하다보니, 어차피 질 것 명예 점수 조금이라도 빨리빨리 먹자는 분위기였거든요.
어쨌든, 패치 후에 알터랙 계곡에서의 호드 진영의 승률은 더 낮아졌지요. 호드와 얼라이언스 양 진영에 모두 캐릭터를 가진 게이머들이, 알터랙 계곡 만으로 명예 점수 모으기 비교도 할 정도였으니까요. 결론은 호드 진영이 명예 점수 모으기가 더 어렵다는 이야기였죠.
▲버려진 알터랙 계곡 |
그러다보니, 가뭄에 콩나듯 생기는 전장 방들 중에서도 유별날 정도로 알터랙 계곡은 방 하나 보기가 힘들어요. 앞에서도 이야기했다시피 전장 방 숫자는 신청인원이 적은 진영쪽을 따르게 되어있고, 호드 진영은 지기만 하는 알터랙 계곡을 싫어해서 신청을 안 하니까요. 어쩌다, 호드 게이머가 신청을 해서 방 1개가 만들어져 들어간다 하더라도, 호드 인원수가 얼라이언스에 비해 적은 경우가 많기에 더 알터랙 계곡을 외면하게 되는거지요.
▲대기 시간만 48분. 하지말라는 소리 |
▲얼라이언스 입장에선 알터랙 계곡이 버려지는게 답답하다 |
겨울 손아귀는 이 부분에 있어서도 이점이 있어요. 겨울 손아귀 지역만 따로 양 진영의 인원을 체크해서 인원수가 싸우기에 힘들 정도로 적은 진영에겐 버프를 주거든요. 이 버프는 중첩될수록 더더욱 강해지기 때문에, 8중첩쯤 되면 같은 레벨 게이머 3명을 그냥 혼자서 다 처리할 수도 있을 정도지요.
물론, 겨울 손아귀라고 장점만 있는 건 아니에요. 재밌는 요소가 많고 최대한 공평하게 싸울 수 있게 했지만, 전장이 너무 죽어버려서 많은 게이머들이 몰린 탓에 심한 렉을 발생시켰기 때문이죠. 지금은 아서스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꾸준히 노력하는지 예전과 비교해서 렉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하지만, 전장은 렉이라는 것 자체가 없었으니, 쾌적해졌다 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불타는 성전’에서 했던 것 처럼 아서스가 전장을 살렸더라면, PVP를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어 지루함도 덜했을텐데 말이죠.
▲많은 유저가 화려한 스킬을 쓰며 싸우니 렉이 발생할 수 밖에 |
더군다나, 겨울 손아귀에는 싸움없이 단 시간안에 성을 차지할 수 있는 치명적인 버그가 있어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전문 기술중에는 기계 공학이 있는데, 폭탄을 제작할 수 있어요. 이 폭탄으로 겨울 손아귀의 성벽도 부술 수 있는데, 이걸 이용하는 거에요.
먼저, 게이머들이 폭탄을 잔뜩 들고서, 성 안에서 게임 종료를 합니다. 다시 접속을 하더라도 같은 자리기 때문에, 겨울 손아귀 전투가 시작된 뒤 접속해서는 성 안에서 벽을 부수는 거에요. 그러면, 자기 진영의 게이머들이 수월하게 들어올 수 있을테고, 버그를 쓴 진영은 큰 전투없이 쉽게 성을 점령하는 거에요. 이건, 하루라도 빨리 패치가 되어야하는 버그인데, 아서스는 뭐하는지 모르겠네요. 패치하라는 게이머들의 원성이 안 들리나요.
▲앞에서나 안에서나 다 막는다고 막았지만 결국.. |
전장 만큼은 아니지만 투기장 역시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2vs2, 3vs3은 아직 할만하지만 5vs5는 한때 5천도 넘어갔던 투기장 팀의 수가 2천대 초반으로 줄어들었습니다. 투기장 팀의 수가 이만큼 줄어들었다는 것은 싸울 수 있는 상대를 만나기가 무척 어려워졌다는 이야기입니다.
‘불타는 성전’ 시절에는 공격대 던전의 난이도가 높았고, 그만큼 보상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높은 난이도만큼 일반 유저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었지요. 이런 공격대 게이머와 일반 유저 사이의 아이템 격차를 줄여줬던 것이 투기장 아이템이었습니다. 레이드 아이템과 성능이 비슷하거나 훨씬 더 좋은 능력을 보여줬기에 일반 유저는 물론이고 정규 레이드를 뛰는 이들도 투기장을 뛰곤 했거든요.
▲문이 열리며 뛰어들어가는 순간을 만끽하기도 어려워졌다 |
하지만, ‘리치왕의 분노’에 들어서 투기장 아이템의 이득이 적어지고, 탄력 아이템과 레이드 아이템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어서 투기장을 뛸 필요성이 적어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클래스와의 1대1 전투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는 몇몇 클래스 때문에 다른 클래스를 키우는 게이머들의 흥미를 반감시키기까지 했죠. 우위 클래스가 있느냐 없느냐와 얼마나 있느냐로 승패가 판가름 나기 때문입니다.
북미,유럽,국내의 투기장을 통 틀어 똑같은 것이 바로 이 우위 클래스들의 존재와 전사,드루이드가 엄청나게 적다는 점입니다. 전사와 드루이드 수가 줄어들었으니, 투기장의 방식도 조금 달라졌겠지 하고 생각하면 오산이에요. 전사와 드루이드의 조합은 공격력이 높은 딜러와 오랫동안 끈질기게 버티는 힐러의 조합인데, 죽음의 기사와 신성 기사의 조합도 이와 똑같기 때문이죠. 클래스만 바뀌었다 뿐이지 ‘불타는 성전’때와 똑같습니다.
▲멋진 죽음의 기사. 그리고 너무나 사기인 죽음의 기사 |
▲전사와 드루이드는 죽고 죽음의 기사와 신성기사는 사는 투기장 |
전사와 드루이드는 그 조합을 파괴할 수 있는 상성 조합이라도 있었지만, 죽음의 기사와 신성 기사는 사실 무적이라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때문에, ‘불타는 성전’ 시절 2천대를 쉽게 찍을 정도로 컨트롤이 좋았던 전사와 드루이드라 해도, 1900이상을 가기가 너무나도 힘들다고 할 정도입니다.
이런 현상으로 인해 게이머들은 투기장을 떠났고, 우위 클래스를 가진 게이머들은 투기장을 할때마다 같은 클래스와 붙어야만 하게 됐죠. 어느쪽이든 투기장에 흥미를 잃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아서스는 서리고룡 탈것과 작은 서리고룡 펫 등으로, 투기장 게이머들을 독려하고 있지만 기본 밸런스가 무너진 상태에서 이는 미봉책에 지나지 않아 보이네요.
▲멋지지만 우위인 클래스를 키우지 않으면 가지기가 거의 불가능 |
확장팩 초반임에도 분위기는 세기말, 공격대
공격대에 비하면 PVP는 양반입니다. PVP는 겨울 손아귀라는 대안이 있지만, 공격대는 아무 대안도 없이 울두아르 패치만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에요. 서버 내 상위 공격대 팀들 조차도 명맥을 유지하기 힘겹다고 불평할 정도니 어느 정도일지 상상이 가지요?
한국에는 막공이라는 형태의 특이한 공격대가 존재합니다. 전혀 모르는 타인끼리 서로를 믿고 아이템과 골드를 맡기며, 공격대 던전을 가서 보스를 잡는 것이지요. 때문에, 길드단위로 공격대를 구성하는 해외라면 괜찮았을 난이도 낮은 공격대 던전이, 국내에서는 정규 공격대를 폭파시킬 수도 있는 문제가 되어버렸습니다.
▲ 불타는 성전 당시의 하드코어 지향 공격대들 |
‘불타는 성전’에서는 공격대 던전을 공략한 순위가 정규 공격대, 그 중에서도 일주일 동안 계속 게임을 하는 하드코어 지향 공격대들로 채워졌어요. 하지만, ‘리치왕의 분노’에서 등장한 공격대 던전 공략 순위권에는 막공이 자리하고 있지요. 그나마 순위권에 올라간 정규 공격대들도 그리 명예롭게 여기지는 않는 분위기구요.
‘리치왕의 분노’에서 공개된 공격대 던전 4개 전부 난이도가 낮기 때문이에요. 흑요석 성소, 아카본 석실, 낙스라마스, 영원의 눈 이 던전들이 확장팩 초반부터 막공이 운영되어 왔으니 얼마나 낮은지 알 수 있지요.
▲ 너는 내 밥. 아카본 석실 |
아카본 석실과 낙스라마스는 이미 아무때나 가서 아이템을 꺼내 쓸 수 있는 창고 취급을 받고 있고, 가장 난이도가 높다는 흑요석 성소 3비룡 (3비룡이 전부 생존한 상태로 보스 몬스터를 잡는 방법)과 불사신 업적(공격대원 아무도 죽지 않고 해당 공격대 던전 보스들을 전부 죽이는 것)까지 성공한 막공이 각 서버마다 나오고 있어요.
때문에, 정규 공격대들은 울두아르가 진짜 ‘리치왕 분노’ 레이드의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최고 난이도까지 돌파한 막공이 나오는 상황에 정규 공격대를 계속 뛰는 유저가 많을까요. 아니면, 정규 공격대에서 이탈하는 유저가 더 많을까요?
▲ 울두아르 |
정규 공격대와 달리 막공은 아무때나 갈 수 있어 시간 부담이 적은 것은 물론, 골드만 있다면 얼마든지 원하는 아이템을 얻을 수 있습니다. 포인트나 출석률에 부담이 있는 정규 공격대에 비해 골드만 있으면 다 해결되는 것이죠. 이에, 정규 공격대는 이탈하는 공격대원들을 붙잡기 위해, 또 새롭게 충원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빠져나가는 공격대원과 이를 다시 충원하는 일에 지쳐서, 아예 공격대가 해체되기도 합니다.
공격대 던전 중 하나인 낙스라마스의 심한 렉도 정규 공격대를 힘들게 했습니다. 정규 공격대는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함께 공격대 던전을 공략하자는 약속이죠. 하지만, 거의 일주일 내내 이어지는 심한 던전 렉은 정규 공격대의 일정을 불규칙하게 만들어버렸고, 불규칙해진 정규 공격대 일정에 직장인 게이머들은 결석을 반복하다 결국 떠나버립니다.
원래, ‘불타는 성전’ 시절에도 많은 수의 공격대가 한 던전에 모이면, 렉이 발생하거나 한두개 가량의 공격대가 이유없이 서버에서 튕겨버리는 버그가 있었어요. 하지만, 진행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힘들진 않았죠.
▲ 많이 지워지고 욕도 많이 먹은 타디우스 |
낙스라마스, 그 중에서도 특히 특정 보스에서 발생하는 심한 렉 현상은 게이머들의 짜증을 불러일으켰을 뿐 아니라, GM들이 낙스라마스의 보스 문제를 해결하는데 바쁘도록 만들었습니다. 렉이 너무 심해서 보스를 잡을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GM이 와서 보스를 던전에서 아예 지워버리거나, 잡을 수 있게끔 능력치를 향상시켜주는 버프를 해줘야 했습니다. 약 2년간의 ‘불타는 성전’에서 본 GM 횟수보다 낙스라마스에서 한달간 만난 GM 횟수가 더 많을 정도니, GM이 체감하는 낙스라마스 문제는 더 심각했을 거에요.
막공 이외에도 정규 공격대원들의 이탈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게이머들이 게임을 하는 시간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크지 않나 싶네요. 전장이 죽고 투기장이 활기를 잃은데다, 더 이상 도전할 것이 없는 공격대 던전으로 인해 전반적인 게임에 대한 재미가 많이 줄어들었어요.
그러다보니, 아서스는 ‘블리자드’에 들어간 이래로 최고로 고심 중일거에요. 울두아르의 난이도 조절을 무척 잘해야 하거든요. 확장팩 처음으로 나온 공격대 던전이 너무 쉬워서 하드코어 공격대 유저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으니, 그 다음으로 나오는 던전은 모든 게이머를 만족시켜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 있죠.
▲ 계속 배신때리는 죽기 때문에 바쁜가 리치왕 |
하지만, 하드코어한 보스 공략을 즐기는 공격대 유저들의 아쉬움을 달래주면서도, 일반 유저들도 접근할 수 있게끔 만들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에요. 국내에선 일반 유저도 검은 사원을 막공으로 다닐 수 있었지만, 해외에서는 ‘불타는 성전’ 마지막까지도 검은 사원의 ㄱ자조차 못본 게이머들이 많기 때문이에요.
해외 공격대는 길드 단위로 하고 자리 비움이나 소소한 일들로 공격대,파티를 떠나는 것이 비교적 자유롭지요. 그러다보니, 같은 소속이 아닌 생판 남에게 골드나 아이템을 맡기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 하드코어 공격대마저도 엌소리 나게했던 태양샘 고원 |
▲ 킬제덴 옆에 내가 있네요(캘타스 선스트라이더) |
이와는 정 반대로, 하드코어 공격대 게이머들은 ‘불타는 성전’ 마지막으로 공개된 공격대 던전인 태양샘 고원을 겪어본 사람들이에요. 본섭에서 패치되기 전에 테스트 서버에서 제대로 된 애드온도 없이 들쭉날쭉하는 보스 난이도를 겪어보고 잡아본 이들도 많구요.
그렇기에, 어느때보다도 울두아르 난이도 조절에 신중할 수 밖에 없을거에요. 울두아르의 성공과 실패에 따라 앞으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어떻게 될지 판가름 나는 거나 다름없는 상황이기에 더더욱 그러하겠죠.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
저 이전에도 ‘블리자드’에서 열심히 일 한 사람들은 많았어요. 그래서, ‘워크래프트’,’디아블로’,’스타크래프트’ 시리즈 등 많은 히트작을 내고 게이머들에게 신뢰받을 수 있었죠. 따지고보면, 그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죠. ‘워크래프트’ 시리즈를 좋아하는 게이머가 많았고, ‘블리자드’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회사라는 인식 덕분에 더 많은 유저가 호기심을 가질 수 있었구요.
하지만, 현재까지 게이머들은 ‘리치왕의 분노’ 확장팩에 대해 긍정적 평가보단 부정적 평가를 더 많이 하고 있습니다.
죽어버린 전장과 활기를 잃은 투기장, 나아졌지만 확장팩 출시 이후 약 세달간 게이머들을 괴롭혔던 겨울 손아귀의 렉, 거기에 너무나 빠르게 공략되어버린 공격대 던전에 게이머들은 새로울 것 하나 없는 세상에 지치는 거에요. 그래서, 이번 4월 중순,후반 또는 5월 초에 이루어질 3.1 패치를 게이머들이 그토록 목말라하며 기다리는 것이구요.
3.1패치와 울두아르가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어요. 다만, 3.1패치와 울두아르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앞으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성장하느냐 후퇴하느냐를 가르게 될 것이라는 점은 명백합니다. 그리고, 나의 친구이자 라이벌인 아서스의 운명도 그때 판가름 날 것입니다.
▲ 정일님이 보고 계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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