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퀘스트 : (18) 뎅, 아름다운 팔라딘으로 기억되리라!
처음 로 아머에 대한 정보를 알았을 때부터 뎅님은 필요한 콤포들을 모으는 데에 열을 올리며 한동안 끈질기게 집착했다. 게임에 접속해 있지 않는 달님에게 전화를 걸어 '어서 들어와 추적과 택시를 하라!' 는 어이없는 요구를 하기도 했으나... 3시간 후. 뎅님은 로 아머 제작 콤포 중 하나인 '멜러타이트'를 가만히 들여다보던 도중 예전 솔비에서 사냥할 때 자신이 '멜러타이트'를 루팅했었다는 사실과 그것이 오크나 놀들이 떨어뜨리던 하등 쓸 곳 없이 무겁기만 한 '가공하지 않은 철광석 덩어리'(초보자 아머에 유용하게 쓰이는 재료이기는 하다. 광석 덩어리 하나의 무게가 10이다)와 똑같이 생겼다는 이유로 루팅한 후 '없애기'를 했었다는 걸 깨달았고, 그 순간 자신에게 밀려드는 자괴감과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한 채 괴로워했다. 결국 그는 특유의 장기인 스트레스 컨트롤 기능을 발휘해 딱 3시간 후에 이렇게 말했었다. '하핫, 천천히 하면 돼. 급할 건 없지. ^^;; 한 번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그의 스트레스 컨트롤 방법은 바로 '빨리 마음 고쳐먹기' 다 ^^;;;) |
이토록 흔치 않은 휴삼을 만나서 그가 주는 스크롤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은 굉장한 업이 아닐 수 없었는데…. 모두들 아시다시피 로 사막에는 자이언트를 잡기 위해 몇 시간씩 대기하는 고 레벨들을 자주 만날 수가 있다. 로 사막을 지나던 뎅님, 사람들을 검색한 후 고 레벨 클레릭과 네크로맨서를 발견하고 어김없이 외쳐본다. 뎅이 외칩니다. 안녕하세요 ^^ 샌자 캠프 중이신가봐요. 이때 그 네크로맨서분의 말씀, 뎅님, 휴삼 스크롤 필요하시면 오셔서 루팅하세요. 헉!! 과연 나타나기는 하는지 의심했던 그 휴삼인데... 만나도 혼자 잡기 힘들 것 같아 고민했던 휴삼인데... 그 휴삼을... 그 스크롤을... 기쁨과 감동의 물결을 느낄 새도 없이 로 사막을 가로질러 그 분을 찾았고 휴삼의 스크롤을 거저 얻을 수가 있었다. 뎅님의 행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휴삼의 스크롤과 마찬가지로 로니움의 재료인 미스트무어 그레나이트를 구할 때였다. 미스트무어 성의 경우는 트레인이 심각하게 일어나는 지역이라 혼자서는 도저히 그 재료를 구할 수가 없었다. 그룹을 지어 사냥을 할 때마다 열심히 루팅을 했지만 성과가 없었고 힘들어하던 뎅님은 어느 날 혼자 도전을 해보기로 마음먹은 뒤 미스트무어성으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지도책을 펴 들고 꼼꼼히 지리를 살피며 들어갈 준비를 하는데 언제 다가 왔는지 알 수 없는 검은 늑대 폼의 드루이드 분이 옆에 앉아 계셨다. 그 분은 뎅님이 '미스트무어 그레나이트'를 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뎅님을 능숙한 솜씨로 이끌며 미스트 무어 성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 분은 지리를 매우 잘 알고 있었기에 뎅님을 이곳저곳으로 데리고 다니며 위험 요소를 제거해 가며 조롱하는 가고일들의 위치를 알려주고 사냥을 도와주었다. |
뎅 : '달님, 달님. 나 오더스에 가보고 싶어.' 달님 : '아 그래? 그럼 택시 타고 가자. 근데 오더스는 왜?' 뎅 : '아.. 아, 그냥. ^^' 톡술리아 숲으로 택시를 태워 소우를 걸어주고 다시 티모러스 오지로 떠나려는 달님에게 뎅님은 다시... 뎅 : '달님 달님. 에루딘 앞바다로 가려면 어떻게 가야해?' 달님 : '웅, 지도 책 있잖아. 보구 찾아가.' 뎅 : '으응… 같이 안 갈래? 우리 둘이 같이 다닌지도 오래되었고….' 달님 : '엉? 지금 앵무새 캠프 비어 있어서 얼른 다시 가야 돼.' 뎅 : '저기.. 실은 에루딘 앞바다에서 상어를 잡아야 하는데, 가서 추적 좀 해줘. 앙? ^^* 달님은 뎅님과 함께 에루딘 앞바다를 향했고 배를 기다리는 도중에 우연히 역시 '역병의 상어'를 잡다가 죽었다는 팔라딘 분을 만나 역병의 상어가 출몰하는 위치를 들을 수가 있었다. 그러나 그 날 우리의 상어 사냥은 상어가 나타나주지 않아 무위로 돌아갔고 뎅님은 자유항으로 달님은 티모러스로 오지로 떠났다. 다음 날, 또 그 다음 날…. 달님이 접속을 하기가 무섭게 귓말을 하는 뎅님. 뎅 : '달님, 역병의 상어 잡으러 가자아아~~. 유후.' 달님 : '앗… 어엉. (ㅡㅜ 딱 캠프가 비어 있는데…)' 에루딘 부두에서 함께 배를 기다리던 뎅님. 뎅 : '달님아 매번 올 때마다 배를 타야 되니까 불편하다. 그치? 달님 거기다 영혼 묶고나서 달님이 가서 추적해 보구 역병의 상어가 있으면 내가 쫓아가는 걸루 하면 안될까?' 달님 : '와우! 정말 좋은 생각이야. 그리구 나는 티모러스 오지에 갈 때마다 오아시스에서 배 타고 가고. 그지? -_-+' 뎅 : '아... 아니 뭐. 힘들면 안 그래두 돼. 근데,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게 아니지!' 달님 : '엥? 머라?? 근데, 대체 역병의 상어라는 게 있기는 한 거야? 혹시 다른 곳에 있는 거 아니야?' 뎅 : '그럼. 내가 찾아봤으니까 여기까지 온 거잖아. 나를 못믿는 거야 지금?' 유후~~. 달님의 사냥 욕심과 뎅님의 아이템 욕심이 충돌하며 우리는 노라쓰에서는 처음으로 싸움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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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라쓰 생활 이후 첫 다툼이라는 기록만 남긴 채 우리는 그 날도 '역병의 상어'의 존재를 함께 의심하기 시작하며 철수해야 했다. 다음 날 접속하자마자 켰던 달님의 추적 창에 걸려든 '역병의 상어'. 황급히 호출을 받고 달려온 뎅님은 근 나흘의 스토킹 끝에 역병의 상어를 잡을 수가 있었다. 함께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든 달님은 뎅님에게 택시, 추적, 소우 모두 제공해 가며 함께 레이드 산맥으로 가서 로 아머를 완성하는 기쁨을 함께 했다.
자랑스럽게 로 아머를 착용한 뎅님. 그 후 평소 알고 지내던 친구를 만나 몇 가지의 좋은 팔라딘 장비를 더 얻어 더욱 예쁘고(흠... 이게 아닌가) 강인하며 당당한 팔라딘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
글의 분위기가 팔라딘 예찬으로 치닫는 것을 보고 독자분들 중 누군가는 이상한 낌새를 챘을 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오늘은 <노라쓰에서 살아가는 뎅과 달님의 사랑이야기> 그 마지막 회이다. 기행의 후반부에서 뎅님이 노라쓰에 모습을 보일 수 없어서 고귀한 팔라딘으로 거듭나는 뎅님의 활약상을 구체적으로 다루지 못한 것이 차마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 동안 노라쓰 최고의 미남 미녀도 아닌 최고의 강한 커플도 아닌 최고의 '삽질' 커플 뎅과 달님의 이야기를 읽어 주신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리며 다시 돌아올 뎅님과 이제 마감 날의 압박에 대한 걱정 없이 편안하게 게임을 즐길 달님을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다음 주부터는 엔씨소프트 에버퀘스트팀의 '한군'이라 불리는 GM의 흥미진진한 레이드 안내가 연재된다고 합니다. 지금껏 삽질 기행을 읽느라 고생하신 여러분에게 드디어 정보다운 정보가 담긴 유익한 기행문이 선보이게 되려나 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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