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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뎅, 아름다운 팔라딘으로 기억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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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퀘스트 : (18) 뎅, 아름다운 팔라딘으로 기억되리라!

서버 : 안토니카
이름 : 달님드둥실

뎅님의 길드 '빛과 소금'의 경우 레이드를 지향하는 길드가 아니라는 것은 이미 지난 기행에 밝힌 바와 같다. 따라서 뎅님은 레이드가 있는 몇 안 되는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그룹 사냥을 통해 레벨을 올리면서 팔라딘 전용 갑옷인 '로 아머'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라쓰를 누비고 있었다.

사실 뎅님이 로아머에 대한 준비를 시작한 것은 35레벨 정도였다. 처음 웹사이트에서 로아머를 만드는 순서를 봤을 때는 퀘스트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콤포의 다양함과 그 과정의 복잡함에 혀를 내둘렀었지만 우연히 보았던 로 아머의 뽀대는 뎅님과 달님에게 잊을 수 없는 강인한 인상을 남겼고 꼼꼼한 분석을 한 뎅님은 현재 가지고 있는 것보다 좋은 성능을 가진 부위의 아이템을 로 아머로 채우기로 했다.

☞ 왼쪽, 영문 사이트에서 발견했던 로 아머 사진!
무언가 조작이 있다 싶을 정도로 멋있었다.
오른쪽, 뎅님은 머리, 팔, 발에 해당하는 세 가지 아머를 제작해서 입고 있다. 비교된다. 캬캬

☞ 사진 촬영 차 잠시 뎅님으로 접속했다가 톨킨님을 만났다.
드워프들의 만만치 않은 기싸움이 느껴지는가

처음 로 아머에 대한 정보를 알았을 때부터 뎅님은 필요한 콤포들을 모으는 데에 열을 올리며 한동안 끈질기게 집착했다. 게임에 접속해 있지 않는 달님에게 전화를 걸어 '어서 들어와 추적과 택시를 하라!' 는 어이없는 요구를 하기도 했으나...

3시간 후. 뎅님은 로 아머 제작 콤포 중 하나인 '멜러타이트'를 가만히 들여다보던 도중 예전 솔비에서 사냥할 때 자신이 '멜러타이트'를 루팅했었다는 사실과 그것이 오크나 놀들이 떨어뜨리던 하등 쓸 곳 없이 무겁기만 한 '가공하지 않은 철광석 덩어리'(초보자 아머에 유용하게 쓰이는 재료이기는 하다. 광석 덩어리 하나의 무게가 10이다)와 똑같이 생겼다는 이유로 루팅한 후 '없애기'를 했었다는 걸 깨달았고, 그 순간 자신에게 밀려드는 자괴감과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한 채 괴로워했다. 결국 그는 특유의 장기인 스트레스 컨트롤 기능을 발휘해 딱 3시간 후에 이렇게 말했었다.

'하핫, 천천히 하면 돼. 급할 건 없지. ^^;; 한 번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그의 스트레스 컨트롤 방법은 바로 '빨리 마음 고쳐먹기' 다 ^^;;;)

이후 뎅님은 로 아머 재료를 모두 구한 후에도 우연히 누군가 용암산맥 드루이드 링에서 멜러타이트가 있는 것을 보고는 그 자리에서 사두어야겠다며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수중에 돈이 없다는 것을 알자 길드원 및 동료들에게 긴급히 말을 걸어 하는 말이...

'여기 누가 멜러타이트를 팔아 두었어요. 멜러타이트를요. 사실 분 안 계세요? 그럼 돈 가지신 분??'


참으로… 안타까운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뒤에 앉아 구경하던 달님,

달님 : 뎅~ 말 팔아서 사. 말 팔면 돈 많이 줘. 캬캬.
뎅 : 오홋… 팔아져? ………… 뭐라구?!? -_-+

지난 호에서도 밝혔듯이 '뎅'은 정말 축복 받은 캐릭터가 아닐 수 없다. 그 축복은 로 아머를 진행할 때도 행운을 계속 가져다주었는데 그 첫번째가 흔치 않은 네임드 자이언트 '휴삼'의 스크롤을 구할 때였다.

국으로 사냥을 자주 다니던 뎅님은 로 사막 남/북부와 오아시스를 지나다닐 일이 상당히 많았고 그때마다 샌드 자이언트와 카젤 등의 자이언트들을 찾아보곤 했다. 로 아머를 찾아보고 나서부터는 존재 자체가 의심이 될 정도로 희귀한 자이언트 '휴삼'을 찾기 위해 로 사막 남부를 헤매 다니기 시작했다. 달님도 뎅님으로부터 '휴삼' 이라는 자이언트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기 전에는 그런 몬스터가 있는지조차 몰랐으니 말이다. 사실 얼마 전 우연히 로 사막 남부를 지나다가 쓰러져 있는 휴삼의 몸을 본 것이 전부라고 할 수 있다

☞ 휴삼이다. 도저히 사진을 구할 수 없어 GM에게 요청해서 받아낸 사진이다. 존재한단 말이다!!

이토록 흔치 않은 휴삼을 만나서 그가 주는 스크롤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은 굉장한 업이 아닐 수 없었는데…. 모두들 아시다시피 로 사막에는 자이언트를 잡기 위해 몇 시간씩 대기하는 고 레벨들을 자주 만날 수가 있다. 로 사막을 지나던 뎅님, 사람들을 검색한 후 고 레벨 클레릭과 네크로맨서를 발견하고 어김없이 외쳐본다.

뎅이 외칩니다. 안녕하세요 ^^ 샌자 캠프 중이신가봐요.

이때 그 네크로맨서분의 말씀,

뎅님, 휴삼 스크롤 필요하시면 오셔서 루팅하세요.

헉!! 과연 나타나기는 하는지 의심했던 그 휴삼인데... 만나도 혼자 잡기 힘들 것 같아 고민했던 휴삼인데... 그 휴삼을... 그 스크롤을... 기쁨과 감동의 물결을 느낄 새도 없이 로 사막을 가로질러 그 분을 찾았고 휴삼의 스크롤을 거저 얻을 수가 있었다.

뎅님의 행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휴삼의 스크롤과 마찬가지로 로니움의 재료인 미스트무어 그레나이트를 구할 때였다. 미스트무어 성의 경우는 트레인이 심각하게 일어나는 지역이라 혼자서는 도저히 그 재료를 구할 수가 없었다. 그룹을 지어 사냥을 할 때마다 열심히 루팅을 했지만 성과가 없었고 힘들어하던 뎅님은 어느 날 혼자 도전을 해보기로 마음먹은 뒤 미스트무어성으로 향했다.

☞ 비밀의 문을 통과해서 계단을 올라가면 '조롱하는 가고일'을 만날 수 있다

도착하자마자 지도책을 펴 들고 꼼꼼히 지리를 살피며 들어갈 준비를 하는데 언제 다가 왔는지 알 수 없는 검은 늑대 폼의 드루이드 분이 옆에 앉아 계셨다. 그 분은 뎅님이 '미스트무어 그레나이트'를 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뎅님을 능숙한 솜씨로 이끌며 미스트 무어 성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 분은 지리를 매우 잘 알고 있었기에 뎅님을 이곳저곳으로 데리고 다니며 위험 요소를 제거해 가며 조롱하는 가고일들의 위치를 알려주고 사냥을 도와주었다.

가고일들이 있는 특정 지점을 두세 번 왕복한 후 뎅님은 어렵지 않게 그레나이트도 구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일이 쉽게 풀려가는 것을 본 달님은 뎅님에게 그 비결을 물었더니 먼산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한다.

'근 3주 동안을 돌아다니면서 구한 재료들이야.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 으흠…'

스스로 캠프해서 구한 건 별로 없으면서... -_-;;

이때쯤 달님은 쿼드 카이팅 솔로잉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혹시 택시 요청 등으로 다른 곳으로 가더라도 빨리 캠프로 돌아오기 위해 티모러스 오지 앵무새 캠프에 영혼을 묶어두고 부지런히 섬과 대륙을 오가고 있었는데…

이 때 뎅님에게 찾아온 고난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역병의 상어'. 에루딘 앞바다에 출몰한다는 역병의 상어를 잡아 그것의 고기를 구해야 했던 것이다. 추적 기술이 없는 뎅님으로는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었고 역병의 상어가 가장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로아머 재료였기에 몸이 달아 한 시도 더 기다릴 수 없었던 뎅님은 달님에게 애걸을 하기 시작했다.

☞ 레인저와 드루이드, 바드 클래스가 사용할 수 있는 추적 기술이다. 추적하고자 하는 사람 또는 몬스터의 이름을 클릭하고 추적을 하면, 동서남북 방향의 위치가 채팅창에 표시된다.
레인저의 추적은 거의 전 존을 아우르는 수준이라고 한다

뎅 : '달님, 달님. 나 오더스에 가보고 싶어.'
달님 : '아 그래? 그럼 택시 타고 가자. 근데 오더스는 왜?'
뎅 : '아.. 아, 그냥. ^^'

톡술리아 숲으로 택시를 태워 소우를 걸어주고 다시 티모러스 오지로 떠나려는 달님에게 뎅님은 다시...

뎅 : '달님 달님. 에루딘 앞바다로 가려면 어떻게 가야해?'
달님 : '웅, 지도 책 있잖아. 보구 찾아가.'
뎅 : '으응… 같이 안 갈래? 우리 둘이 같이 다닌지도 오래되었고….'
달님 : '엉? 지금 앵무새 캠프 비어 있어서 얼른 다시 가야 돼.'
뎅 : '저기.. 실은 에루딘 앞바다에서 상어를 잡아야 하는데, 가서 추적 좀 해줘. 앙? ^^*

달님은 뎅님과 함께 에루딘 앞바다를 향했고 배를 기다리는 도중에 우연히 역시 '역병의 상어'를 잡다가 죽었다는 팔라딘 분을 만나 역병의 상어가 출몰하는 위치를 들을 수가 있었다. 그러나 그 날 우리의 상어 사냥은 상어가 나타나주지 않아 무위로 돌아갔고 뎅님은 자유항으로 달님은 티모러스로 오지로 떠났다.

다음 날, 또 그 다음 날…. 달님이 접속을 하기가 무섭게 귓말을 하는 뎅님.

뎅 : '달님, 역병의 상어 잡으러 가자아아~~. 유후.'
달님 : '앗… 어엉. (ㅡㅜ 딱 캠프가 비어 있는데…)'

에루딘 부두에서 함께 배를 기다리던 뎅님.

뎅 : '달님아 매번 올 때마다 배를 타야 되니까 불편하다. 그치? 달님 거기다 영혼 묶고나서 달님이 가서 추적해 보구 역병의 상어가 있으면 내가 쫓아가는 걸루 하면 안될까?'
달님 : '와우! 정말 좋은 생각이야. 그리구 나는 티모러스 오지에 갈 때마다 오아시스에서 배 타고 가고. 그지? -_-+'
뎅 : '아... 아니 뭐. 힘들면 안 그래두 돼. 근데,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게 아니지!'
달님 : '엥? 머라?? 근데, 대체 역병의 상어라는 게 있기는 한 거야? 혹시 다른 곳에 있는 거 아니야?'
뎅 : '그럼. 내가 찾아봤으니까 여기까지 온 거잖아. 나를 못믿는 거야 지금?'

유후~~. 달님의 사냥 욕심과 뎅님의 아이템 욕심이 충돌하며 우리는 노라쓰에서는 처음으로 싸움을 벌였다.

☞ 에루딘 앞바다에 무인도에 단둘이 떨어져 있으면서 싸움 아닌 싸움을 했다. 슬퍼 ㅡㅜ

한참 열을 내며 등을 돌리고 있던 우리들은 너무나 바보 같은 짓을 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돌아앉아 서로에게 사과를 한 후 달님은 그곳에 영혼을 묶었다. 그리고는 함께 우릴 고난으로 몰아넣은 '역병의 상어' 에게 저주를 보내며 화를 달랜 것이다.

☞ 우리의 싸움은 보통 1시간을 넘기지 못한다. 음... 너무 야한가... 후후

노라쓰 생활 이후 첫 다툼이라는 기록만 남긴 채 우리는 그 날도 '역병의 상어'의 존재를 함께 의심하기 시작하며 철수해야 했다.

다음 날 접속하자마자 켰던 달님의 추적 창에 걸려든 '역병의 상어'. 황급히 호출을 받고 달려온 뎅님은 근 나흘의 스토킹 끝에 역병의 상어를 잡을 수가 있었다.

함께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든 달님은 뎅님에게 택시, 추적, 소우 모두 제공해 가며 함께 레이드 산맥으로 가서 로 아머를 완성하는 기쁨을 함께 했다.





☞ 뎅님이 완성한 세 가지 부위의 로 아머이다

자랑스럽게 로 아머를 착용한 뎅님. 그 후 평소 알고 지내던 친구를 만나 몇 가지의 좋은 팔라딘 장비를 더 얻어 더욱 예쁘고(흠... 이게 아닌가) 강인하며 당당한 팔라딘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얼마 전 달님은 카노성에서 그룹을 하던 중 끝없이 밀려드는 드롤박의 압박에 에박을 탄 적이 있었다. 에박을 타는 도중 계속 두들겨 맞아 마법 시전은 방해를 받고 HP는 쭉쭉 빠지며 그룹원 전원 전멸의 위기에 처한 적이 있다. 겨우 에박 주문을 성공적으로 외우고 밖으로 나와보니 나의 HP 바는 꽉 차 있는 게 아닌가. 그리고 채팅창에 올라와 있는 한 마디.

달님, 그대에게 신의 손길을 바칩니다~

크하... 매크로 문구 자체도 멋지지만 그 순간에 날 살리기 위해 게임 시간으로 하루 실제 시간으로는 72분에 한번만 쓸 수 있는 신의 손길을 사용해 준 팔라딘 분의 마음이 너무 멋지지 않은가. 감동의 물결을 이기지 못한 채 달님은 게시판에 이에 관한 글을 썼고 달린 답글 중 이런 말이 있었다.

예전에 저도 피 거의 끝까지 가서 누운 줄 알았는데 뎅님의 신의 손길로 살았다는 ^^
다 베푼 대로 돌아오는 것이라는… ^^

언제 이런 선행을 베풀고 다닌 것인지. 후후...

달님은 처음 뎅님이 팔라딘으로 시작 할때 별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 땐 팔라딘이라는 직업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했지만(사실 지금도 모르지만) 그냥 왠지 특징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그러는 달님은 특성이 강해 드루이드인가!! ㅠㅠ).

하지만 달님이 에버퀘스트라는 게임을 통해 느꼈던 참 재미는 서로 도움을 주고받음으로써 느끼는 기쁨이었고 오랫동안 쌓아 가는 우정과 서로 믿고 함께하는 의리였다. 그리고 이런 게임 전체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는 클래스는 바로 '팔라딘' 이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드워프 팔라딘 '뎅'을 말하는 것이다. ^^;(날아오는 돌에게 스네어를 겁니다)

☞ 마지막으로 올리는 뎅님의 사진입니다. 멋있죠? 어흑... 보고싶어라

글의 분위기가 팔라딘 예찬으로 치닫는 것을 보고 독자분들 중 누군가는 이상한 낌새를 챘을 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오늘은 <노라쓰에서 살아가는 뎅과 달님의 사랑이야기> 그 마지막 회이다. 기행의 후반부에서 뎅님이 노라쓰에 모습을 보일 수 없어서 고귀한 팔라딘으로 거듭나는 뎅님의 활약상을 구체적으로 다루지 못한 것이 차마 아쉬움으로 남는다.

☞ 그럼 모두 노라쓰에서 만나요~~~

그 동안 노라쓰 최고의 미남 미녀도 아닌 최고의 강한 커플도 아닌 최고의 '삽질' 커플 뎅과 달님의 이야기를 읽어 주신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리며 다시 돌아올 뎅님과 이제 마감 날의 압박에 대한 걱정 없이 편안하게 게임을 즐길 달님을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다음 주부터는 엔씨소프트 에버퀘스트팀의 '한군'이라 불리는 GM의 흥미진진한 레이드 안내가 연재된다고 합니다. 지금껏 삽질 기행을 읽느라 고생하신 여러분에게 드디어 정보다운 정보가 담긴 유익한 기행문이 선보이게 되려나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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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온라인
장르
MMORPG
제작사
게임소개
98년에 출시된 에버퀘스트는 99년에 울티마 온라인을 누르고 해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온라인 게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현재는 국내 서비스가 중단되었다.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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