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그런 생각 가진 적 없어? 왜 온라인 게임들은 대부분 판타지일까? 기껏 다른 장르를 찾아보면 무협 정도일 뿐이지. 뭐… 사실 메카닉이나 밀리터리, 초능력 등 여러 가지 내용들이 나왔지만 참신하다는 찬사 속에서도 제대로 성공한 게임은 드물었어. 온라인 게임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RPG를 보면 모조리 판타지 게임이거든. 나 역시 그런 판타지류 게임을 좋아했고 말이야. 웬지 엘프나 드워프가 나오고, 몬스터로 좀비랑 오크가 나오지 않으면 RPG가 아닌 것 같은 생각마저 들었었으니까. -_-
이건 우리 같은 학생들이 느끼는 현실도피의 심정과 맞물린 것 같아. 무시무시한 학주(학생주임), 딱딱한 책상, 하나도 이쁘지 않은 양호선생님까지… 현실은 너무나 가혹하거든. 하지만 이런 현실에 도전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경우도 있지. 영화 화산고처럼 현실을 상당히 바탕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10대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경우도 있잖아? 그리고 좀 과격하긴 하지만 배틀로얄 같은 영화를 보면 정말 화끈하지.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거야~ 판타지 세계의 무대를 우리 학교로 옮기자는 것이지. 좀 더 현실감 있는 무대 위에서의 RPG를 해보자는 거야. 그런 내 기대에 부응하는 게임이 나왔어. 바로 ‘란’ 이라는 게임이지. 솔직히 아직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게임이야. 나랑 자주 의기투합 하는 친구놈(별명이 오징어야)이 얼마 전에 알려줬거든.
점심 때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팝업창이 뜨면서 3시부터 한다고 나오더군. 학업에 열중해야 할 시간이기에 난 눈물을 머금고 기다려야만 했어. 그리고 학교가 끝나자마자 집에 달려가 란 홈피에 접속했어. 우선 회원가입을 하라고 하더군. 회원가입이 끝나고 다운을 받아 까니 예쁘장한 아이콘이 생겼어. 이제 실행만 하면 되는 것이지! 내 벽지 이쁘지? 흠, 역시 아무리 봐도 우리 근영이는 너무 이뻐~ 실행을 하기 전에 가이드를 봐야겠다고 생각했어. 사실 온라인 게임을 많이 해봤기 때문에 가이드 읽지 않고도 대부분 키를 조작할 정도가 되었지만 예의상 봐주기로 했지. 첫 페이지에 보니 게임 내부에서 F 키 혹은 H 키를 누르면 된다고 나와 있었어. 흠~ 그럼 다 볼 필요 없겠군. 패스! |
클래스는 격투부, 검도부, 양궁부, 기예부까지 모두 네 가지가 있더군. 대충 읽어보니까 격투부는 무기 없이 싸우는 격투가고, 검도부는 검사, 양궁부는 궁수, 기예부는 마법사나 승려 같은 직업과 비슷한 것 같았어. 난 맷집 좋은 검도부를 하기로 했어.
마법사는 초반에 비리비리 해서 싫고, 궁수도 스틸 당하기 딱 좋은 직업이라서 말이야. 아마 온라인 게임 좀 해봤다는 사람들은 그 고충을 잘 알 거야. 역시 똥맷집 검사가 짱이지! 격투가도 맷집 좋긴 하지만 뽀대가 안나잖아~?
게임실행을 시키자 화산고의 장혁을 닮은 재수없는 자식이 째려보는 로딩 화면이 나오더군.
▶ 젠장 현실감이 없군. 너처럼 머리 하면 학주한테 반 죽는다 -_-+ |
로딩 화면이 끝나자 서버선택화면이 나왔어. 배경화면은 검사~ 역시 검사가 짱이라는 사실을 반증해주는 무언의 압박이 아닐까? 아직 프리라서 그런지 서버는 하나뿐이었어. 고르고 들어가니 캐릭터 생성창이 있더군.
▶ 역시 싸나이의 뒷모습은 멋지다 |
성문학원이랑 현암학원이랑 봉황학원이 있었어. 또 한 개가 있는데, 그건 사악한 놈들한테 먹혔다더군. 셋 중 하나를 고르라기에 색깔 이쁜 현암학원으로 골랐어.
▶ 성문학원 모습 |
▶ 현암학원 모습 |
▶ 봉황학원 모습 |
아니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 격투부나 검도부는 여자가 없다는 사실… 결국 여자 캐릭터를 위해선 양궁부나 기예부를 선택해야만 한다는 슬픈 현실. 난 망설일 것도 없이 기예부를 하기로 결정했어
사실 검사가 맷집도 좋고 폼도 나지만, 여자 캐릭터가 주는 플러스효과를 아는 사람이라면 내 선택에 대해 비난하지는 않을 거라고 믿어~ 어이! 거기 손가락질 하는 자네! 설마 게임상에서 여자 캐릭터가 받는 특혜를 모르는 것은 아니겠지? -_-+
아무튼 난 기예부를 하기로 하고 얼굴 모양과 머리 모양을 골랐어. 그리고 이름도 골랐지. ‘섹쉬걸’~
▶ 미니스커트가 너무 이뻐 보인다. 모 격투기 게임의 캐릭터가 생각나는군 |
내 캐릭터의 모습에 흐뭇해하며 시작버튼을 눌렀어. 잠시 로딩이 된 후 드디어 다른 플레이어들이 우글거리는 곳에 도착했어. 이제 본격적으로 게임 시작이야~
어디 그럼 내 캐릭터를 자세히 볼까? 줌인 줌 아웃은 간단히 휠로 할 수 있더군. 휠을 누른 상태에서 시점 변화도 가능하고 화살키로도 가능했어. 가까이 보면서 하나하나 점검을 시작했지.
▶흠, 나름대로 귀엽군 |
장비목록을 보며 입은 옷의 스탯도 조사했어. 응? 왜 옷을 다 벗겨서 조사 하냐구? 몰라서 물어? -_-; 여자 캐릭터를 선호하는 남성들에게 다 물어봐. 왜 그런 건지…
▶오옷, 좀 야하긴 하지만 그래도 넘 귀엽다 |
캐릭터 스탯을 보니 좀 복잡하더군. 힘, 민첩, 정신, 지력, 체력, 근력등이 있는데, 일일이 선택해서 올려야 하는 것 같았어. 알아서 올라가는 것도 좋지만 이런 방법도 외국 RPG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환영 받을만한 요소라는 생각이 들었어. 사회성향이라는 것도 있는데, 아마 착한 사람과 악한 사람을 나누는 것이겠지? 어차피 나중에 생각할 문제이니 넘어가고…
스킬을 보니 포인트를 이용해 올릴 수 있는 것이 있더군. 당장 될 수 있는 것은 회복이었어. 창에 넣어두고 마우스 우클릭하면 실행가능~
▶회복 기술을 왼쪽에 옮겨 넣었다 |
▶우클릭을 하자 회복주문이 들어간다 |
대충 알아보고 이제 주위를 살펴보기 시작했어. 정말 학교더군. 젠장! 학교에서 진저리가 나게 보는 책상 걸상을 다시 보니 괜히 인상이… -_-; NPC 역시 교직원이나 선생님이라고 하니 찾아 나서보기로 했어. 수위아저씨가 창고 역할을 하는 락커룸을 지키고 있었고, 롯데리아 아가씨처럼 생긴 귀여운 누나가 매점을 하고 있는데, 솔직히 우리 학교 매점 누나랑 바꾸고 싶었어. 그런데 매점에 왠 무기들을 -_-;;; 그리고 무시무시한 학주와 어여쁜 양호선생님까지… 한 바퀴 둘러보고 나니 대충 게임의 컨셉을 이해할 수 있었어.
▶메딕처럼 생긴 양호선생님. 여기서 힐링을 해준다. 부활위치 지정을 이곳에 했다 |
자 그럼 이쯤에서 필드에 나가 볼까? 필드로 나가는 길은 화살표로 표시가 되어 있었어. 음 두근두근! 난 떨리는 손으로 확인을 눌렀어~
▷헉, 내 뒤에서 다정한 염장을 지르는 저것들은 뭐냐? |
필드는 어디 있냐고? 급하긴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필드에 나간 이야기는 다음에 해주지. 정말 재미있는 일이 있었거든~ 궁금하면 다음 주를 기대해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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