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에 진행된 강신철 협회장과의 인터뷰 댓글 반응 (자료출처: 게임메카)
최근 기사를 쓰며 느끼는 점은 게이머와 게임사의 감정의 골이 깊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단적으로 느낀 부분은 ‘자율규제’에 대한 기사다. 예전에는 게임사와 같이 규제에 반대했던 게이머들이 지금은 오히려 게임사를 규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업계 입장에서는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된 모양새다. 한국 게임사와 한국 게이머, 이 둘은 왜 이렇게 꼬여 버렸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과금’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0.00…’으로 시작하는 극악한 확률을 앞세운 ‘뽑기’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해 있다. 여기에 일부 게임에서 터진 ‘확률 조작 논란’이 겹치며 여론은 그 어느 때보다 악화됐다. 게이머는 믿을 수 없고, 극악한 확률을 앞세운 ‘뽑기’에 그 어느 때보다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국내 대부분 모바일게임에 ‘뽑기’가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많은 돈을 쓰고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경험이 쌓이고, 또 쌓이며 게임, 더 나아가 게임사에 대한 불만도 시나브로 커져버린 것이다.
두 번째는 양산형 게임이다. 모바일로 넘어오며 출시되는 게임 수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문제는 대부분이 매출 상위권에 오른 게임의 흥행 요소를 답습한 ‘양산형 게임’이라는 것이다. 장르도 마찬가지다. ‘팡’류, 수집형 RPG, 액션 RPG, MMORPG까지. 뜬다 싶은 장르의 무수한 게임이 물밀 듯 쏟아진다. 처음에는 기대를 가지고 게임을 했지만 ‘양산형 게임’에 실망하고, 이러한 경험이 몇 번이나 겹치며 ‘국산 게임은 거기서 거기다’라는 생각이 자리를 잡은 것이다. 최근 모바일게임 기사에서는 ‘해보지도 않았는데 마치 해본 것 같다’는 자조적인 댓글이 종종 나타난다.
세 번째는 소통이 없다는 것이다. 게이머와 게임사는 평소에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다. 게이머는 게이머대로, 게임사는 게임사대로 각자 다른 공간에서 본인의 이야기를 한다. 기사를 써도 게임사의 말과 게이머의 댓글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 있는 느낌이다. 가끔 열리는 ‘유저간담회’도 대부분 비슷하다. 게임사가 준비해온 내용을 발표하는 것이 주를 이루고 정작 메인이 되어야 할 ‘질의응답’은 뒷전인 경우가 많다. 여기에 열심히 말한 내용이 게임에 반영되는 경우도 드물다. 게이머 입장에서는 벽에 대고 말하는 느낌이다. 1:1 문의를 보내봐도 ‘오토 답변’이 돌아오는 순간을 여러 번 경험하며 말해봐야 소용 없다는 실망감을 얻게 된다. 이는 게임사와 게이머가 온라인으로 항상 소통하는 서양 시장의 ‘포럼’ 문화와 크게 다른 점이다.
그런데 과금이나 비슷비슷한 게임, 소통 부재는 사실 최근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사이 게이머와 게임사의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 이에 대한 단초를 청강대 게임과 김광삼 교수(별바람)의 트윗에서 찾았다. “이 헬조선 땅에 무슨 좋은 것이 나오겠느냐라는 사회 정서의 토대 위에 더 쌓여 올라간 느낌인데 여러모로 걱정스럽다” 2010년에 들어 커뮤니티에 퍼진 ‘헬조선’이라는 키워드는 정치, 사회에 대한 불만에서 시작하여 국내용과 수출용에서 현격한 품질 차이를 보인 자동차, 라면, 과자 등 상품에까지 번졌다. 즉, ‘국산은 안 된다’라는 프레임이 게임에도 덧씌워진 것으로 보인다. 예전에는 그 게임을 해본 유저가 문제점을 지적했다면 지금은 이제 막 발표된 새로운 게임에도 ‘국산 게임은 안 된다’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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