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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덤박스에 멱살, 스토리에 발목 잡힌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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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가 지난 17일 발매됐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지난 2015년, EA는 루카스 필름의 영화 ‘스타워즈’의 전장을 게임으로 고스란히 옮겨낸 ‘스타워즈: 배틀프론트’를 선보인 바 있다. 당시 EA는 AAA급 타이틀을 호언하며, 개발팀에 ‘배틀필드’ 시리즈로 유명한 다이스까지 편성했을 뿐만 아니라, 차세대 엔진으로 사실적인 그래픽을 담아내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정작 게임은 부족한 콘텐츠에 발목이 잡히는 바람에, 영화와 같은 대작의 반열에 오르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EA는 이런 실패에도 굴하지 않았다. 이미 1편 출시 시점에서 이미 그들은 차기작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를 준비하고 있었다. 전작에서 지적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부족한 캐릭터와 전장은 늘렸고, 병과 구분 도입, 커스터마이징 요소 개편, 심지어 영화에서 다뤄지지 않은 6편과 7편 사이의 이야기를 담은 ‘캠페인 모드’도 추가했다. 결과적으로 다방면에서 일신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사실 전작을 상당히 즐겁게 한 입장에서, 이번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의 귀환이 더욱 기다려졌다. 특히 전작에 대한 아쉬움을 모두 채웠다고 하니, 그 기대감은 이루말할 수 없었다. 직접 해본 바로도, 이번 게임은 그만한 재미를 선사했다고 평가한다. 다만, 홍보와 다르게 실망스러웠던 ‘스토리’만 빼면 말이다.


▲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EA 공식 유튜브)

완전체로 돌아온 ‘스타워즈’ 놀이공원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핵심 재미는 단연 영화 속 전장을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즐거움이라 할 수 있다. 영화 ‘스타워즈’에서 보던 전장을 사실적인 그래픽으로 고스란히 옮겨내, 그 위를 제국군 혹은 반란군이 되어 뛰어다니는 경험은 다른 FPS에서는 맛볼 수 없는 경험이다.

이번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 역시 이런 경험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다만, 그 경험은 더욱 확장되고, 방대해졌다. 기본적으로 반란 연합과 은하 제국, 은하 공화국과 분리주의 연합, 저항군과 퍼스트 오더 등 영화에서 다뤄진 모든 세력 간 대결을 경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만나볼 수 있는 영웅과 전장 수도 그만큼 많아졌다.


▲ 이제는 초기 '분리주의 연합'부터...(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최신 시리즈에 나온 '퍼스트 오더'까지 만나볼 수 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어느 날에는 아름다운 ‘나부’ 행성의 궁전 앞에서 치열한 전투를 펼치고, 다음 날에는 ‘데스 스타’가 파괴된 잔해를 배경 삼아 ‘타이-파이터’를 몰기도 한다. 등장하는 영웅도 다양해졌기 때문에, 이제는 포스로 목을 조르는 ‘다스베이더’나 광선검을 휘두르는 ‘루크 스카이워커’ 말고도 피해 다닐 영웅이 수두룩하다.

이런 보는 즐거움 외에도, 새로 도입된 ‘병과’와 ‘배틀포인트’ 같은 시스템은 전략적인 재미까지 더한다. 우선 ‘병과’는 어썰트(Assault), 헤비(Heavy), 오피서(Officer), 스페셜리스트(Specialist)로 구분되며, 모두 고유한 무기와 스킬을 사용한다. 가령 ‘어썰트’는 근접거리에서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산탄총’을, ‘오피서’에게는 주위 아군을 독려해 체력을 잠시 상승시키는 ‘지휘’ 같은 스킬이 제공된다.


▲ 병과가 구분되어, 이제는 어느 정도 전략 플레이도 가능!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배틀포인트'를 충분히 모았다면, 강력한 병기를 뽑아보자!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또한, 전장에 무작위로 놓여진 ‘토큰’을 집어서 탑승용 장비나 영웅으로 변신하던 방식도 달라졌다. 이번에 새롭게 도입한 ‘배틀포인트’를 통해, 이제는 활약을 할 때마다 쌓이는 점수를 소모해 다양한 장비, 상위 병과, 영웅을 불러오게 된다. 그야말로 구경하는 즐거움은 물론, 이제는 합리적인 전장의 모습까지 담아내고 있다.


▲ 전작의 아쉬움, 이번에 깔끔하게 잡아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다채로운 재미 전달하는 모드, 하지만 캠페인은...

이처럼 전장의 재미는 전작에서 아쉽게 느껴진 부분을 챙기면서, 완벽해진 느낌이다. 그렇다면 주요 모드는 어떨까? 모드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게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 모드는 다양한 플레이어 취향에 알맞게 준비되었고, 심지어 이번에는 영화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스토리 담긴 ‘캠페인 모드’도 마련됐다.

우선 멀티플레이 모드로는 대규모 전투를 내세운 ‘갤럭틱 어썰트’, 공중전에 집중한 ‘스타파이터 어썰트’, 영웅끼리 붙어보는 ‘히어로 vs 빌런’ 그리고 소규모 대전에 집중한 ‘블래스트’와 ‘스트라이크’ 등이 있다. 대규모부터 소규모 대전까지 그야말로 모든 부분을 만족하기에, 이제는 자신의 취향대로 가볍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 거대한 전장을 원한다면 '갤럭틱 어썰트'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공중전이 좋다면 '스타 파이터 어썰트'를 선택하면 된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잘 정립된 멀티플레이 모드와 다르게, 캠페인 모드는 조금 실망스럽다. 그도 그럴게, 출시 전에는 영화에서 악역으로 나온 제국군 시점으로 6편과 7편 사이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다룬다고 기대를 모아놓고는, 정작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풀었기 때문이다.
 
초반부만해도 스토리는 흥미로운 편이었다. 매번 착한 인물들 시점으로 보던 스토리를 제국군 인페르노 분대 소속 ‘아이덴 베르시오’ 눈으로 보니, 영화를 보면서 보이지 않았던 부분도 드러났다. 특히 은하 제국 말기를 다룬 스토리임에도, 거침없는 주인공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제국군의 시간이 왔다’는 말이 실감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얼마 가지 않았다. 그토록 많이 홍보된 장대한 제국군에 대한 이야기는 주인공이 네 번째 챕터 만에 보인 반란군 전향으로 인해 그 막을 내리고 만다. 이후는 지금까지 전개된 이야기는 무시된 채 급하게 전개되며, 어느 순간 반란군의 지휘관이 된 주인공 모습을 보게된다. 아무리 분량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이런 전개는 팬 입장에서도 납득하기 어려웠다.


▲ 홍보는 '제국군'의 이야기, 실상은 '반란군'의 이야기...(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주인공이 바뀌면서, 흥미롭다기보다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전형적인 권선징악의 이야기로 변모한다. 주인공은 선으로 바뀌었고, 유명 영웅과 함께하면서 주연이 아닌 조연급 조력자가 되고 만다.

스토리와 마찬가지로 게임 전개 방식에 대한 평가도 별반 다르지 않다. 초반부에는 ‘드론’ 혹은 ‘암살 액션’처럼 주인공의 참신한 액션을 이용한 임무가 많았지만, 갈수록 별다른 특색이 드러나지 않는 호위, 소탕 임무 위주로 진행됐다.


▲ '드론'으로 참신한 플레이를 하던 초반부와 달리...(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 중반부에는 우주의 구원자 '루크 스카이워커'로 파리 잡는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물론, 간간히 거대한 로봇 병기 ‘AT-AT’를 몰아보거나, 수많은 전함이 우주 공간을 수놓는 공중전도 경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중간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호위와 같은 미션이 껴있어, 플레이에 답답함과 지루함을 더했다.

어떤 의미로, 게이머들이 아쉽게 느낀 콘텐츠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나름 ‘캠페인’을 준비한 노고는 인정하는 바이지만, 그걸 멀티플레이만큼 재미나게 담아내기 위한 노력을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 새로운 시작은 좋았지만, 그 내용물은 아쉬움 뿐이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재미는 살았으나, 이번에도 AAA급은 아니다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는 전반적으로 보면, 전작의 아쉬운 점을 잘 개선한 작품이다. 확장된 콘텐츠로 게이머들의 가장 큰 불만을 잠재웠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병과’와 ‘배틀포인트’ 시스템으로 기존 FPS에서 선보이던 익숙한 전략적인 재미도 담아내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너무 급했던 걸까? 그렇게 강조한 스토리 모드는 정작 너무나도 급박한 전개와 단순한 플레이로 망쳐버리고 말았다. 특히 이번에 다룬 스토리가 영화를 좋아하는 입장에서도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올 부분인데, 진득하게 풀어내지 않고 빠르게 넘겨버린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 '랜덤 박스'로 인해, 육성 시스템도 어느 정도 타격을 받았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육성’ 시스템도 이런 아쉬움에 한몫을 더한다. 영웅이나 능력치 카드를 보다 쉽게 해금할 수 있는 ‘랜덤박스’는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면서 결국 삭제되었고, 이 때문인지 전반적으로 육성에 필요한 자원 수집이 어려워졌다. 그나마 영웅 해금에 필요한 자원은 도전 과제 수행으로 손쉽게 구할 수 있지만, 이후 육성에 필요한 자원은 구하기 힘들어 반복적인 플레이를 유도하는데 실패했다.

이처럼, 게임은 분명 수작이지만, 여전히 영화와 같은 AAA급 타이틀에는 오르지 못한 것 같다. 만약 EA에서 이런 스토리와 육성 시스템의 부족한 부분을 충분히 보완하고 게임을 내놓았다면, 이런 평가도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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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PC, 비디오
장르
FPS
제작사
EA
게임소개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는 영화 ‘스타워즈’를 기반으로 한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시리즈의 리부트 작품이다. 전작에 이어 다이스가 개발을 맡았으며, 마치 ‘배틀필드’처럼 수많은 병사들이 뛰어다니는 대규모 전...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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