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가 밀집한 판교에 ‘게임중독은 질병’이라는 슬로건을 담은 현수막을 건 국회의원의 활동이 도마에 올랐다.
문제의 현수막이 확인된 곳은 서현역 사거리와 동판교다. 두 곳 모두 국내 주요 게임사가 밀집된 지역이다. 이러한 곳에 ‘게임중독은 질병이다’라는 슬로건을 거는 것은 게임업계 종사자에게 본인의 뜻을 강하게 전하고 싶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현수막을 건 장본인은 보건복지위원회 및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위원으로 활동 중인 윤종필 의원이다. 윤종필 의원은 현수막과 함께 게임 이용 장애를 질병으로 삼는 것에 찬성한다는 논평을 냈다. 하지만 이 논평 역시 공감하기 어려운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윤종필 의원이 지난 27일에 낸 논평의 핵심은 ‘게임 이용 장애’를 포함한 ICD-11 개정판을 채택한 WHO 결정에 찬성하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에서도 게임중독 예방과 관리, 치료에 대한 입법활동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 의원은 논평을 통해 "최근 20대 남성이 생후 2개월 된 아들을 게임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학대해 숨지게 한 사건을 국민들은 잘 기억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2개월 된 아기를 학대한 것에 대한 법적인 처벌은 마땅히 받아야 하지만 이 사람은 게임 아이템을 팔아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아울러 조사 과정에서 양육으로 인한 경제적인 부담감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가 보채자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강력범죄에는 복잡한 요인이 얽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윤 의원은 게임에 빠져서 아이를 해쳤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준 셈이다.
아울러 윤종필 의원은 게임업계에 대해 "게임시장 위축을 우려하며 WHO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게임중독으로 고통받는 이용자들과 그 가족을 외면하는 것은 게임으로 이익을 창출한 업계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게임업계는 단순히 이익이 줄어들까봐 WHO 결정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업계에서 걱정하는 부분은 게임이 질병의 원인으로 알려지며 산업 이미지가 악화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력이 가장 중요한 자산인 게임업계에 인재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은 큰일이다.
윤종필 의원은 작년 국정감사에서도 '게임 이용 장애'를 질병으로 삼는 것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WHO '게임 장애' 질병 분류에 맞춰 한국에서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전했고, 그 이후에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당시 수사 중이던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이 일어난 원인을 게임 중독 하나로 몰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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