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순위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신입이 있다. 갓 나온 따끈따끈한 신작은 아니고, 2년 전에 출시된 해외 게임이다. 그 이름은 바로 어몽 어스, 이번 주 48위로 2년 만의 첫 진입에 성공했다. 역주행은 국내 시장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국산 게임도 어려운데, 기존 인지도가 높지도 않았던 해외 게임이 2년 만에 순위 경쟁에 뛰어든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어몽 어스는 굉장히 간단한 게임이다. 가장 가까운 예시를 들면 친구들과 자주 하는 마피아 게임과 비슷하다. 일단 배경은 우주선이다. 우주선에 탄 승무원 중 배신자가 하나 있고, 배신자 역할을 맡은 플레이어가 마지막까지 정체를 들키지 않고 모두를 죽이면 승리한다. 반대로 모두가 죽기 전에 배신자를 찾아내면 승무원 측이 이긴다. 규칙은 간단하고, 그래픽은 캐주얼하다. 아울러 가격도 5,500원으로 저렴해서 친구들과 부담 없이 즐기기 좋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만으로 어몽 어스가 2년 만에 순위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아니다. 그 배경에는 개인방송이 있다. 어몽 어스는 마피아 게임이라는 친숙한 룰에, 누가 배신자인지 알아내거나 반대로 모두를 속이기 위한 심리전이 상당하다. 어몽 어스를 잘하려면 정치력이 상당해야 한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규칙이 간단해서 처음 보는 사람도 바로 이해할 수 있고, 진행자가 썰을 풀기 좋은 게임이기에 어몽 어스는 개인방송과 궁합이 꽤 잘 맞는다.
실제로 최근 트위치에서 어몽 어스는 시청자 수 기준으로 AAA급 게임 틈바구니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어몽 어스 방송을 보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이처럼 개인방송을 통해 어몽 어스가 인기를 끌고, 이러한 인기가 게임 자체도 밀어 올리며 어몽 어스는 역주행에 성공했다고 분석된다. 실제로 어몽 어스는 스팀 최고 인기 제품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데, 게임에 유입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속도 내는 오버워치, 추격하는 발로란트
FPS 1위를 차지하기 위한 오버워치와 발로란트의 대결이 치열하다. 오버워치는 3위로 올라서며 FPS 선두를 내주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고, 발로란트는 5단계를 뛰어 5위를 기록하며 오버워치를 매섭게 추격했다. 오버워치는 최근 유저들이 지나치게 강하다고 지적한 겐지를 너프하는 밸런스 패치를 진행하며 팬 의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냈다. 발로란트 역시 최근 PC방 혜택을 강화하며 집객에 온힘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두 게임 모두 추진력을 내고 있기에 FPS 1위를 가운데 둔 대결구도는 더 첨예해질 전망이다. 관록의 오버워치일지, 패기의 발로란트일지 그 결과는 쉽게 짐작하기 어렵다. 다만 조금 씁쓸해지는 부분은 FPS 1위 싸움에 국산 게임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서든어택은 7위까지 밀려나며 선두대결에서 멀어지는 분위기다. 다만 서든어택 역시 15년간 산전수전 겪으며 살아남은 노장이기에, 타이밍을 잘 노린다면 노련한 한방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여지는 남아 있다.
이번 주 상위권에서는 배틀그라운드가 4위까지 치고 올랐다. 좀처럼 치킨각이 안 나와서 답답했던 배틀그라운드에 드디어 기회가 왔다. 지난 15일에 리마스터 과정을 거쳐 환골탈태한 사녹 맵이 공개된 것이다. 예전에 하던 사녹이 달라졌다는 소식은 떠났던 유저를 전장에 돌아오게 할만하다. 실제로 사녹 맵 리마스터 이후에 이를 살펴보기 위해 간만에 배그를 켰다는 유저도 적지 않다. 배틀그라운드 입장에서는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한 추가 보급이 필요하다.
이어서 중위권에서는 FPS 장르가 유독 강세를 보였다.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와 레인보우 식스 시즈가 큰 폭의 순위 상승을 이뤄내며 각각 21위와 27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스페셜포스 역시 28위를 기록하며 간만에 30위 안에 진입했다. 더 높은 순위를 내기 위해 맹렬히 싸우는 게임들의 총성으로 가득했던 한 주였다.
마지막으로 하위권에서는 하스스톤이 두 달 만에 복귀했다. 순위는 43위로 높은 것은 아니지만 순위경쟁을 다시 이어갈 기회를 잡았다는 것은 분명한 청신호다. 수면 아래에 가라앉아 있던 하스스톤을 끌어올린 주역은 신규 확장팩이다. 마법학교를 테마로 앞세운 스칼로맨스 아카데미가 8월 초 출시를 예고하며 기대감을 자극한 것이다. 어렵게 복귀한 하스스톤이 고질적인 단점인 지구력 부족을 이번에는 극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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