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겜ㅊㅊ]은 매주 특별한 주제에 맞춰 게이머들이 즐기기 좋은 게임을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최근 의외의 호평과 함께 떠오른 신흥 강자가 있었습니다. 공포게임에 스토리텔링을 조합해 호평을 받은 ‘쿼리’가 바로 그 주인공이죠. 쿼리는 흡입력 있는 컷신과 공포감을 절묘하게 버무려낸 스토리에 선택지를 더해 유저에게 뒤에 일어날 상황을 끊임없이 상상하게 만들며 압박감을 주는 것으로 긴박함을 극대화합니다.
이런 스토리텔링 게임은 피지컬을 요구하지 않고 선택과 집중에 모든 신경을 쏟기에 깊은 몰입이 가능합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한 번 모든 이야기를 알게 되고 나면 처음과 같은 경험은 제대로 즐기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죠. 이어지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다음이 궁금해지는 것이 이런 게임들의 참맛이지만, 한 번 ‘아는 뇌’가 되어버리고 나면 모를 때로는 돌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주 [겜ㅊㅊ]에서는 돌아가지 못한다면 새로운 게임을 하자는 생각으로 선택하기 좋은 ‘스토리텔링’ 게임을 모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1. 헤비 레인
‘헤비 레인’은 2010년에 출시된, 제목 그대로 게임 내내 눅눅한 비가 쏟아지는 ‘심리 스릴러’ 중심의 게임입니다. 폭우가 몰아치는 미국 필라델피아를 배경으로, 연쇄 살인마 ‘종이접기 살인마’를 뒤쫓는 4명의 사람을 조작하며 게임 내에 숨겨진 비밀을 찾아나가게 되죠. 이들은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각자의 관점에서 사건을 지켜보기에 하나의 스토리에 더욱 다각적으로 접근하게 됩니다.
헤비 레인의 장점은 여러 캐릭터들을 통해 전개하는 스토리와, 이 스토리를 부각시키는 음울한 배경, 그리고 OST입니다. 연출 또한 훌륭해 게임 중에 발생하는 이벤트에 실패하더라도 실패라는 메시지 없이 자연스럽게 ‘실패한 컷신’을 이어 보여줘 흐름을 끊지 않죠. 출시된 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작품인지라 조작감이나 그래픽에서 약간의 아쉬움을 느낄 수 있겠지만, 스토리텔링 방식만으로는 흠잡을 곳 없는 수작으로 불립니다.
2. 스탠리 패러블: 울트라 디럭스
‘스탠리 패러블: 울트라 디럭스’는 지난 2013년 출시된 ‘스탠리 패러블’과는 같으면서도 다른 게임입니다. 기존 ‘스탠리 패러블’을 기반으로 더 많은 콘텐츠를 추가해 이미 '스탠리 패러블'을 즐겨본 유저에게 처음 느낀 그 감정을 주지는 못하는 대신 ‘역시 스탠리 패러블!’이라는 감상만은 반드시 남기고 가는 게임이죠. 게임은 거대한 빌딩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427번 직원 ‘스탠리’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미스터리하게 사라진 것을 알게 되며 시작됩니다.
게임의 설명을 여기에서 끊는 이유는, 스탠리 패러블은 ‘모를수록 재미있는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영화나 드라마 등으로는 보여주지 못하는, 게임만이 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압도적인 호평을 받았죠. 출시 직후 한국어 번역이 되어있지 않아 한국 게이머들에게 슬픔을 안겨주었지만, 지난 3일 ‘팀 임시’가 한국어 패치를 배포하며 게임 내 텍스트뿐만 아니라 게임 내 텍스쳐에도 한국어 번역이 적용된 게임을 만나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른 스토리 중심 게임에 비해 플레이 타임이 짧고 굵은 게임을 원하시는 분께는 제격인 게임입니다.
3. 언틸 던
PS4에서 즐길 수 있는 언틸 던은 앞서 말씀드린 ‘쿼리’ 제작사가 2015년에 개발한 스토리텔링 게임입니다. 외딴 산 속에서의 휴가 계획이 틀어지며 고립된 8명의 친구들이, 이 산에 자신들 외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느끼며 상황이 점차 심화되죠. 플레이어는 게임을 진행하며 모두를 살릴 수 있는 선택도, 죽일 수 있는 선택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선택은 더없이 신중하게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자동으로 진행되는 세이브 시스템 때문이죠. 게임을 하는 동안 진행한 선택은 결코 번복할 수 없고, 이 선택을 취소하기 위해서는 오직 각 에피소드를 새롭게 시작하는 방법뿐입니다. 이는 게임 내 캐릭터가 아니라 플레이어도 긴장을 갖게 만드는 장치로 작용하죠. ‘돌이킬 수 없는’ 선택에 대한 긴장감과 섬뜩한 공포를 원하시는 분들께 필요한 게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4. 디스코 엘리시움
디스코 엘리시움은 ‘레바숄’이라고 불리는 도시에서 벌어진 살인사건과 ‘기억을 잃은 형사’가 중심이 되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이 기억을 잃은 형사가 되어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우중충한 도시를 거닐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다양한 스킬과 선택지를 활용해 진실에 점점 다가가게 되죠. 그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형사가 기억을 잃은 이유나 이 도시에 있는 비밀스러운 것을 알아나가게 됩니다. 형사로서의 자신을 공고히 만들거나,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고요.
이 게임은 앞서 설명한 게임들과는 달리 영상미적 연출보다 텍스트적 연출이 주가 되는, 조금 거칠고 날카로운 게임입니다. 앞선 게임들이 가진 영상미나 흐름과는 전혀 다른 내면 묘사 연출로 호불호가 조금 뚜렷한 게임이기도 하죠. 제작사 ‘자움’은 이 텍스트적 연출을 위해 약 97만 개의 단어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폴아웃4가 약 98만 개의 단어를 사용했다고 하니, 엄청난 볼륨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죠. 게다가 동일한 사건도 자신이 가진 스킬이나 선택지에 따라 그 묘사가 달라진다고 하니 ‘풍부한 스토리’를 원하는 분에게 특히나 추천하는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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